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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글렛.J

두 번 사는 재벌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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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글렛.J
작품등록일 :
2020.08.19 17:18
최근연재일 :
2020.09.13 18: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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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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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6,345

작성
20.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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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시작(1)

본 글에 등장하는 구단, 인물 등은 현실과는 상관 없는 허구의 내용입니다.




DUMMY

시즌 시작 전에 과감한 트레이드로 모두의 우려를 샀던 청조였다.

스프링 캠프의 대미를 장식했던 대형 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결국 청조는 1승도 얻지 못하고 캠프를 마감했다.

많은 사람들은 청조의 이런 결과가 당연하다는 의견이었다.

주축 선수 중에서 남아 있던 모태영이 연습 경기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게 원인이라했다.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확실히 젊어진 청조의 선수단이 이 시즌을 어떻게 완주하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달라진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연습 경기 전패의 성적을 받은 청조의 분위기는 확실히 가라앉아 있었다.

“아쉽네요. 어제 같은 경기는 꼭 잡아야 했는데요.”

모처럼 4점 차의 넉넉한 점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노장운은 결국 팀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2개의 볼넷과 안타, 홈런으로 이어진 최악의 마무리였다.

“몸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그건 아니라네요. 선수 스스로는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고 해요.”

최강수 감독 역시 노장운의 연이은 흔들림에 걱정이 생겼다.

결국 어제 경기 후에 개인 면담을 한 결과 몸에는 이상이 없었다.

“그럼, 심리적인 면이 크겠네요.”

“아무래도 이번이 첫 마무리라서 부담감이 있는 모양입니다.”

사람들은 마무리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그 중압감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좋은 성적을 보인 불펜 투수가 마무리의 자리에만 가면 흔들리는 건 마무리가 받는 부담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였다.

“경험 많은 노장운도...압박감이 상당한 모양입니다.”

“그러게요. 이건 저도 예상하지 못한 흐름인데....”

서서히 나아질 거란 기대와 다르게 노장운은 여전히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그 점이 시후는 슬슬 신경이 쓰였다.

“이제 벌써 시범 경기입니다. 계속 저렇게 흔들리면...결단이 필요하지 않을 까요?”

오현태는 조심스럽게 마무리의 변동을 언급했다.

하지만 시후는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일러요. 게다가 노장운 말고 마무리에 어울릴 선수가 있나요?”

“하긴...”

당장 청조의 불펜진을 이끌 3인방은 노장운과 장채진, 이도진이었다.

이도진은 연습 경기에서 가벼운 통증을 느끼며 쉬고 있는 중이었다.

우려했던 건강 문제가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었다.

“그나마 장채진이 확실히 좋아요.”

노장운이 오르기 전에 확실히 이닝을 삭제해주는 장채진의 활약은 든든했다.

“장채진을...마무리로 돌리는 건...어렵겠죠?”

“작년 기록 기억하시죠?”

“어렵겠군요.”

장채진을 마무리로 바꿔볼 생각을 했던 오현태는 금방 수긍했다.

작년 매지션즈에서도 장채진을 마무리로 기용했던 적이 있었다.

결과는 대 실패였다.

“일단 지켜봅시다. 노장운이 계속 흔들리면...그땐 슬슬 고려해볼 필요가 있으니까요.”

불안한 불펜을 채우기 위해서 장채진과 이도진을 수급했던 시후였다.

설마 노장운이 흔들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시후 역시 꽤 당황스러웠다.


*


탕!

쭉 뻗어간 공은 담장을 넘어가기 직전에 권하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당연히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주자들은 권하수의 슈퍼 캐치와 함께 이어진 플레이로 허무하게 이닝이 끝났다.

청조에게 다행인 상황이었지만 라이언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아쉬운 상황이었다.

“간당간당 한데요?”

오현태는 시후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무덤덤하게 경기를 바라보는 시후와 다르게 오현태는 초조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분명 나쁘진 않은데...애매합니다. 기복이 너무 심해요.”

“확실히 생각보다는 더 적응에 어려움을 보이긴 하네요.”

시후의 시선은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하고 내려오는 존 화이트에게로 향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존 화이트는 여전히 한국 야구에 적응하기 힘들어 했다.

잘 던지다가도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주자가 없을 때는 자신의 페이스로 잘 던졌지만 주자가 나가면 여지없이 흔들렸다.

그 감정의 변화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탓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차라리 스패너를 1선발로 바꾸는 건 어떨까요?”

시후는 일찌감치 최강수에게 존 화이트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떻게 보면 월권이라 할 수 있는 행동이었음에도 최강수는 흔쾌히 수락했다.

최강수 역시 스패너보다는 존 화이트를 1선발에 더 적합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 분의 기대가 크다는 건 알지만...지금까지 성적은 비교가 안 될 수준입니다.”

오현태의 말처럼 2선발로 내정된 스패너는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를 포함해서 2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스패너 역시 피안타율이 높은 편이었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했다.

존 화이트가 스패너보다 앞서는 기록은 딱 하나, 삼진이었다.

“확실히 삼진을 잡는 능력은 뛰어나지만...그만큼 볼넷도 많습니다.”

냉철한 오현태의 평가에 시후는 말없이 존 화이트를 바라봤다.

힘겹게 이닝을 마치고 돌아온 존 화이트를 격려하는 최강수를 보며 시후가 말했다.

“이미 정해졌어요. 아직 시범 경기고, 딱히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보네요.”

“....”

답답함에 작게 한숨을 쉰 오현태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1승도 올리지 못하는 팀의 부진에 오현태의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고작 시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청조의 부진을 크게 부각시켰다.

그 이유는 시후가 시즌 전에 단행한 트레이드들이 큰 원인이 되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의 부재가 팀의 경쟁력을 매우 약화시켰다는 시선이 많았다.

주변의 흔들기에도 시후는 애써 침착한 모습으로 여유롭게 대처하고 있었다.

그 정신력만큼은 오현태조차 절로 존경이 들 정도였다.


나이스!

위험했던 상황을 넘긴 청조는 다음 공격에서 활발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권하수의 센스 있는 플레이로 순식간에 무사 2루 상황이 된 상태에서 이번에 새롭게 주전으로 올라선 김상오가 깔끔한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방망이 컨트롤이 좋네요.”

“거봐요, 괜찮은 선수라고 했잖아요?”

김상오는 라이언과 트레이드를 통해서 데려온 선수였다.

라이언에 있을 때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면서 좋은 활약을 보인 김상오였다.

하지만 라이언에는 이미 확실한 2루수이자 국가대표 선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무리 김상오가 잘한다고 해도 라이언에서는 주전으로 풀타임을 뛰긴 힘들었다.

그런 김상오의 사정을 눈여겨 본 시후는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작년에 약물 파문으로 큰 곤욕을 치루면서 데려온 김상오는 기대에 맞는 활약을 보였다.

“그때 무산 됐으면 두고두고 아쉬웠겠습니다.”

오현태 역시 김상오의 새로운 발견에 크게 만족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내야 전체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로이스도 좋군요.”

김상오에 대해서 평가를 내릴 때, 새롭게 팀에 합류한 짐 로이스가 시원하게 장타를 때렸다.

“처음엔 꽤 걱정했는데...금방 적응했네요.”

초반만 해도 로이스는 화이트와 함께 적응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경기를 통해서 확실히 감을 찾은 모습이었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과 함께 뭐든 배우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훌륭한 로이스였다.

시후는 자신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로이스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김동찬도 좋아요, 확실히 장타 능력이 있습니다.”

올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자의 자리를 맡게 된 김동찬 역시 나쁘지 않은 활약을 이어갔다.

삼진이 많긴 했지만 그만큼 볼넷도 잘 고르고 있었다.

애초에 김동찬에게 높은 타율을 원하지 않았기에 타율은 상관이 없었다.

“모태영이 들어가니 확실히 타격이 잘 돌아가네요.”

부상을 털고 돌아온 모태영의 합류는 확실히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아직은 두 타석 정도만 소화하고 있었지만 차츰 출전 시간을 늘려갈 계획이었다.

“확실히 타격은 올 시즌에 기대해도 되겠어요.”

오현태는 생각보다 잘 돌아가는 야수진을 보면서 웃었다.

걱정과 다르게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각 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팀에 꼭 필요한 플레이를 해주고 있었다.

“이때 필요한 게 승리인데....”

시후는 지금이 딱 승리가 필요한 시점임을 느꼈다.

연습 경기부터 지금까지 청조는 승리가 없었다.

이제 남은 시범 경기도 고작 한 경기였고, 그게 끝나면 3일의 휴식 후에 정규 시즌이 시작이었다.

“그러게요. 승리를 맛보고 들어가야 더 잘 될 텐데....”

오현태의 시선은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들에게로 향했다.

확실히 시즌 개막에 맞춰서 올라온 타격과 다르게 투수들은 여전히 불안했다.

1선발인 화이트는 여전히 흔들렸고, 3선발로 나설 박진광도 기복이 심했다.

4선발인 문태영 역시 아직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꾸준히 활약해주는 건 2선발인 스패너와 올해 입단한 신인 정명국이었다.

“스패너는 확실히 기대만큼의 활약인데, 정명국은 의외였습니다.”

오현태는 덕 아웃에 앉아 있는 정명국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1년을 부상으로 쉬고, 이제 데뷔한 신인이라기엔 안정감이 돋보였다.

현재 스패너를 제외하고 청조의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감이 높은 선수가 정명국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오현태는 시후의 안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에 들어가면 또 모르겠지만...그래도 내년에는 확실히 선발로 자리를 잡을 거 같습니다.”

“올해는 큰 기대 안 하고 지켜보죠. 차라리 올해는 열심히 얻어 맞으면서 배웠으면 좋겠네요. 맞으면서 부족함을 깨닫고 채우면...내년이 기대될 선수니까요.”

“그렇죠. 그래도 아쉽네요...후반기는 거의 나오지 못할 테니까요.”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이미 정명국에 대해서는 구단 내부적으로 엄격한 관리에 들어가기로 합의를 본 상태였다.

부상을 당하고 입단한 선수였기에 이닝의 제한을 걸기로 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보면서 철저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정명국이 빠진 자리는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예정이었다.

“문태영이 계속 흔들리면 이건우로 바꾸죠. 이건우도 선발로 괜찮아 보이니까.”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건우가 구속은 느리지만 확실히 제구가 좋아요.”

이건우는 현재 팀의 6선발로 내정된 유망주였다.

작년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부터 합류한 선수로 원래는 후반기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태영의 부진과 함께 시범 경기부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강수도 여차하면 문태영에게 시간을 주고, 이건우를 쓰려고 고민하는 중이었다.

“오늘은 이겼으면 좋겠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두 사람은 어느덧 마지막으로 향하는 경기를 보면서 긴장 했다.

설마 오늘도 무너지는 경우가 나오진 않겠지.

“노장운이 오늘은 막아주겠죠?‘

“믿어야죠.”

공격이 끝나고 수비에 들어가는 선수들을 보면서 오현태는 조마조마했다.

3점의 점수 차.

이번만큼은 노장운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그였다.


*


“고민이 필요하겠는데요?”

조심스러운 오현태의 말에 시후는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회귀 전의 기억과 다르게 노장운은 좀처럼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동점 홈런을 내주고 만 노장운이었다.

“문제는 제구가 불안한 게 아니라...공에 힘이 없다는 거네요.”

시후의 말에 오현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제구에 문제가 있다면 조금 더 신경을 쓰면 되겠지만...구위가 떨어진 건 답이 없습니다.”

애초에 노장운은 빠른 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었다.

정교한 제구력으로 승부를 보는 기교파 투수가 노장운이었다.

그런 노장운이 제구가 되는 공도 여지없이 홈런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시후가 전혀 생각도 못한 그림이었다.

“구장과 맞지 않는 걸까요?”

오현태의 말에 시후는 쓰게 웃었다.

아니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없었으니까.

‘역시 구장을 타는 선수였던가?’

회귀 전의 노장운이 활약하던 구장과 청조의 구장은 전혀 달랐다.

좀처럼 홈런이 나오지 않던 노장운의 친정팀과 다르게 청조는 언제든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

그 작은 차이가 결국 노장운의 영입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겼다.

“제 실수네요.”

시후는 노장운의 영입이 자신의 첫 실패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회귀 전의 활약으로만 선수를 영입했던 대가를 이렇게 치뤘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결단을 내리도록 하죠.”

시후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마운드를 내려가는 노장운을 보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감독님과 다시 상의를 해보는 게 좋겠네요. 이대로 계속 갈지, 아니면 적응할 시간을 줄지는 전적으로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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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시작(4) +1 20.09.08 619 15 13쪽
21 시작(3) 20.09.07 612 15 12쪽
20 시작(2) 20.09.06 686 23 13쪽
» 시작(1) 20.09.05 709 21 13쪽
18 스프링캠프(5) +1 20.09.04 681 21 13쪽
17 스프링캠프(4) +1 20.09.03 693 21 14쪽
16 스프링캠프(3) 20.09.02 732 15 12쪽
15 스프링캠프(2) 20.09.01 755 18 13쪽
14 스프링캠프(1) 20.08.31 817 19 12쪽
13 준비(4) +2 20.08.30 885 22 12쪽
12 준비(3) 20.08.29 880 26 12쪽
11 준비(2) 20.08.28 907 23 13쪽
10 준비(1) +1 20.08.27 931 20 12쪽
9 정리(3) +1 20.08.26 956 21 13쪽
8 정리(2) +1 20.08.25 978 24 13쪽
7 정리(1) +1 20.08.24 1,000 21 13쪽
6 새로운 시작(5) +3 20.08.23 1,036 21 12쪽
5 새로운 시작(4) +2 20.08.22 1,051 20 12쪽
4 새로운 시작(3) +2 20.08.21 1,104 21 13쪽
3 새로운 시작(2) +2 20.08.20 1,146 23 13쪽
2 새로운 시작(1) +1 20.08.19 1,355 27 14쪽
1 회귀 +1 20.08.19 1,923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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