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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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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작품등록일 :
2017.08.19 15:44
최근연재일 :
2019.03.10 20:19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6,496
추천수 :
86
글자수 :
386,280

작성
17.09.03 21:45
조회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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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자연을 사랑하는 보쌈맨들

DUMMY

때는 다섯 시간 전. 우리는 말도 안되고 어처구니없는 우연의 화를 맞게되었다.


-“NPC인가봐~ 여기까지 사냥오기도 하는구나~”


-“우리 돈 꽤 많잖아~! 필요한거 돈주고 살 수 있나 한 번 물어보자!”


빅대디도 잡았겠다 만 하루의 노가다로 셋의 장비를 모조리 철제로 탈바꿈하고 집 주변에 철벽과 철문까지 세우는데 성공한 우리는 무서울게 없었다.

13일 전. NPC무리로 추정되는 스물의 인영이 먼 곳에서 발견되자 나의 악우 임예선은 미친듯이 손을 흔들며 뛰어가버렸고 나는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껴야했다.

그 무리는 인간NPC가 아니었던 것이다.


-“같이가 예선아~ 악···! 왜, 왜 그래 자영아···?!”


나는 자신의 친구를 그대로 따라가려던 소연이의 손을 붙잡고 은폐. 소연이가 어리둥절하며 내 눈을 처다보았지만 나는 소리 없이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침묵을 권장할 뿐이었다.


피잉-! 퍽! 쿠당! 털썩!


-“아아악! 왜, 왜 그래욧?! 왜, 왜!! 뭐야 이 사람들?! 꺄악!”


그 무리들이 쏘아내는 스턴용 화살에 맞고 몽둥이에도 후두려맞은 뒤 바닥에 실신한 임예선.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가져온 마대자루에 그녀를 담아 업고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어, 어어어어어, 어떡해 자영아?!! 예선이가-!”


-“...............저 답도 안나오는 트롤 녀석. 엘프야 엘프~ 인간 사냥에 나온 엘프~”


그 무리들의 정체는 바로 인간 사냥을 나온 ‘엘프(Elf)’들의 무리. 인간들은 한낱 원숭이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저들에게 나 또한 수 없이 당해보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몸부터 숨긴 것이다.


-“엘프?! 이런짓들도 하는거야?!”


-“좀 잘하더라고?”


-“그런데 왜 숨었어!? 예선이 잡혀가는데 왜 안싸우고···!! 예선일 혼자두면 어떡해!”


먼저 뛰어간 놈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무사할 놈은 무사해야할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예선이가 보통 친구도 아니고 나 또한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반격을 위해! 타종족에게 잡힌 플레이어가 그들의 손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본인이 탈출에 필요한 아이템을 소지하고 있거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아이템이 없는 이상 우리까지 잡히면 게임 오버나 마찬가지.


-‘일정 날짜가 지나면 자연스레 노예에서 해방되긴 하지만 노예인 기간 동안 레벨과 스킬숙련도 하락도 크니까. 우리 둘은 절대로 잡혀선 안되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을 소연이에게 설명하며 그녀를 진정시키는 동안 부지런히 발을 놀려 집으로 돌아왔다.


-“구출하러가는데...얘, 얘들 다 데려가게? 오히려 잘 들키지 않을까 자영아···?”


우리가 지금까지 테이밍한 백 여 마리의 몬스터들을 데려오자 그렇게 이야기하는 소연이었지만 나는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렸다.


-“......? 무슨 소리야 소연아~? 난 구출만 하겠단 말은 한마디도 안했어~”


-“자, 자영아?”


내 얼굴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소연이가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미묘했지만 나는 할 말을 끝까지 하는 성미다.


-“한낱 원시인들이 감히 누굴 건드려? 우리 자연을 사랑하는 보쌈맨들에게 주제를 알게 해줘야지~”


우리가 거닐던 부근은 ‘하이엘븐(엘프세력)’의 본거지가 있는 세계수 쪽과는 거리가 꽤 있었다. 즉, 다시 말해서 그 보쌈맨 무리들은 본거지에서 꽤 동떨어진 장소에 있는 소규모 부락에서 왔다는 말.

껏해야 100도 안되는 머릿수일텐데 충분히 해볼만하단 소리다.






그 부락이 어떤 규모의 부락이며 어느 위치에 있는지까지 꿰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집에서 부락까지 향하는 직코스로 백 여 마리의 몬스터 무리를 이끌고 전진한 우리는 썩 괜찮은 상황을 맞았다.


“사냥 갔다와서 바로 근무라니~! 그래도 인간 하나 잡았으니 기분 좋게 서야지-? 캬하하~”


“교육 제대로 시켜놓을테니 끝나거든 편하게 쉬라고~ 캬하하하~”


몬스터 대군을 먼 후방에 배치해놓고 부락의 입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수풀 위로 몸을 숨긴 우리. 거리도 가까웠기에 그들의 대화 또한 잘 들렸다.

오는 길에 이곳 저곳을 들러왔는지 직코스로 달려온 우리보다도 늦게 도착한 그들을 보며 나는 비릿하게 웃었다.


“...그런데 엘프들이라고 말이 안통하지 않네···?”


“...인간들의 언어는 모두 엘프에게서 나온거니까.........여기 잠깐 있어 소연아~’


스륵-


소연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고 양손 철제 망치를 꺼내든 나는 아주 평화로운 마음으로 뛰어내렸다. 홀로 부락의 입구를 지키는 여성 엘프 머리 위에서. 두 손을 굳게 쥐고.


뻐억!!


“껙···!”


털석.


양손 해머 스킬. 공중에서 발동 가능한 기절용 스킬이며 어지간히 기절 저항력이 높지 않으면 무조건 한 방에 눕는다.


“유레카~ 역시 엘프들 얼굴은 아주 이뻐요~ 캬하하하~”


기절한 여성 엘프의 뒷덜미를 잡고 몬스터들이 있는 후방으로 질질 끌고가면서 그들처럼 웃어보았다. 여성 엘프들의 미모는 남자라면 누구나 혹할 법한 정도였지만 올 인 원에서 질릴만큼 봐왔던 내게는 해당사항이 될 수 없었다. 그저 ‘넌 이제 노예다’라는 기쁨 뿐.


‘뭐. 눈호강은 제대로 되니.’


나는 다시 소연이가 있는 수풀로 돌아와 ‘엘프 부락 섬멸전’을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소연아.”


“으, 응?”


“......왜 말을 더듬어?”


“아, 아니...꽤 이뻤는데......정수리를 그걸로 그렇게 내려치니까···”


“얼굴이 이쁘면 뭐해? 내 친구 보쌈해가는 나쁜 엘픈데. 안그래?”


“그렇긴 해! 그래서 난 이제 뭐하면 돼~?”


나는 그녀를 향해 웃으며 본론으로 돌아갔다.


“솔직히 소연이가 보기에도 예선이 천상 여자잖아~? 얼굴 이쁘고 착하고 씩씩하고 만사에 열정적이고. 그런 친구를 저 녀석들은 짐승 다루듯 때리고 발로 차고 마대자루에 담아 노예로 쓰려고 했지. 나도 화가 나는데 소연이가 얼마나 화가 났겠어~?”


“응......!! 엄청 화났어!”


“그러니까 빅대디 위에 올라타서 몬스터들을 앞에 세우고 마법들로 모조리 불태워버려. 쟤들 활 잘 쏘니까 보호막 마법이랑 아이템 아끼지 말고~ 할 수 있지~?”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인벤토리를 열어 눈에 불을 켜고 전투에 필요한 마법 아이템들을 정리하고 있을 뿐.

충분히 그 행동으로 대답을 받았다고 생각한 나는 그녀가 정면으로 치고 들어올 부락 입구의 반대방향으로 몸을 옮겼다.






휘리리리릭-!!!!

콰가가강!!!!!

콰하아아앙---!!!! 쿠우웅......!!!!


“적습이다아--!!!!”


“나, 남문!! 마, 마녀다!! 몬스터 대군과 뒤에서 마법을 쓰고 있어!! 집중 사격!!!”


“뭐, 뭐뭐뭐, 뭐야아--!! 저, 전서구부터 보내!!?”


소규모라 부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작은 부락 크기. 엘프보다 엘프 같이 자연과 동화된 나는 나무 사이에 몸을 숨기고 조용히 전서구를 준비하는 엘프를 노리고 있었다. 그 여성이 혼자 남을때까지 아주 침착하게 기다리면서 전서구가 준비되기 직전까지!


“돼, 됐다···! 이걸로 전서구를...”


뻐걱!!


“돼, 됐다~ 이걸로 노예 한 명이 늘었어~! 캬하하~”


엘프들의 부락이 우거진 수풀 사이에 있는 한 나의 해머 스턴은 무한한 빛을 발할 것이다.


‘남문을 향해 엘프들이 모조리 빠져버린 부락을 여성의 뒷덜미를 잡아끌며 유유히 산책하는 나라는 남자. 캬~ 꽤 멋진 타이틀 아니냐.’


이상한 자아도취에 빠져 부락을 살피면서도 머리는 친구가 갇혀있을 곳을 찾고 있었다. 인간을 원숭이로 밖에 보지 않는 엘프들이 노예를 감금시켜놓을만한 장소. 가장 허름한 건물.

바로 저기다.


휘웅- 뻐석!!

뻐드득-!


나무창살로 되어있는 문을 양손 해머로 힘차게 부숴내자 속옷차림으로 앉아있는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자, 자영아......?”


“---!!! 미, 미안!? 깜빡했어!”


“............!!!!”


노예로 잡히면서 장비가 모조리 벗겨졌을텐데 눈을 제대로 마주하는 실수를 해버리다니! 임예선도 뒤늦게 자신의 옷차림을 자각하고 두 팔로 몸을 가렸고 나는 얼른 인벤토리에 넣어온 철제장비를 그녀 앞에 던져주었다.


‘와, 와......! 근데 피부가 저렇게 뽀얄 수가 있어? 가슴도 그렇게 없지는 않···’


“다, 다 입었어! .........고마워 자영아.”


“어, 응. 최대한 빨리 왔어~”


자신의 속옷차림을 보였다는 사실이 굉장히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터질듯 붉어져있는 임예선. 나는 한창 불바다가 되어있는 부락 남쪽을 가리키며 웃어보였다.


“안가? 리벤지.”


“당연히 가야지......!! 진짜 다 뒈졌어!! 활도 더럽게 못쏘는 원시인들이···!!”


단언컨데 그녀가 이렇게까지 화난 모습은 처음이었다.


몬스터 대군과 맞서느라 혼비백산한 엘프들의 뒤를 치려 이동한 임예선과 나, 그리고 노예 확정 여성체. 하지만 내 친구가 제대로 복수에 나서기도 전에 상황은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콰하아아앙----!!!!!

쿠구구구--!! 콰아앙!!!!

커허엉!!


“아, 아아···!! 안된다!! 후퇴해라!! 부락을 버려야···! 커헉!!”


“초, 촌장님!! 이익-!!”


“저 멍청이가!! 나, 나라도 살아야···!”


부락 촌장이 울프에게 뜯겨 생을 마감하시고 분노한 청년 엘프가 자살길로 뛰어들며 현명한 하나의 엘프만이 우리가 서있는 곳으로 도주해오고 있었다. 내가 할 일이 따로 있겠는가 그저 내게 다가오는 마지막 남성 엘프를 향해 양손 해머를 치켜들 뿐.


뚜각!


“이, 이 멍청이가!! .........어서와~? 캬하하하~”


그렇게 1남 2녀의 엘프를 노예로 잡고 부락을 괴멸시켜버린 우리는 임예선을 달래가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물론 사라진 부락을 뒤로하고 승리의 오른팔을 하늘로 치켜드는 것은 의무! 그리고 승리의 대사를 쳐보았다.


“나쁜 짓을 하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너 누구한테 말하니?”


“예선아아~~ 걱정했어어~!”


친구가 내게 난감한 질문을 던져왔지만 소연이가 그녀에게 달려들어 막아주었다.


작가의말

권선징악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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