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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작품등록일 :
2017.08.19 15:44
최근연재일 :
2019.03.10 20:19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6,503
추천수 :
86
글자수 :
386,280

작성
17.09.26 16:34
조회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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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이상징후

DUMMY

누군가에 들었던 것 같다.


“엎드리는 것만으로 피할 수 있는 공격이야!! 납작 엎드려!?”


쿠화아아아악---!!!!

스하아아아-!!


사령들의 비명이 귀를 후벼파는 파동. 바닥에 납작 엎드린 우리들의 머리 위로 그것들이 스쳐지나간다.


누군가에게 들었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저건 구조물 뒤로 숨어야 해!!”


쿠구구구구......!!

콰하아아아---!!!!


구조물들의 뒤에 숨어 폭염들이 달군 뜨거운 숨에 허덕이며 두 일행이 무사히 공격을 피해내는 것을 살폈다.


누구나가 위화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순간 순간의 감정과 들뜬 마음이 흐트러트린 평점심에 그것을 지나친다고.


콰아앙!!

끄워어어어어----!!!!!


어비셜 리치의 사이한 안광 위로 들어올려진 앙상한 두 손뼈. 나는 어비셜 리치가 제 2 페이즈에 돌입했다는 것을 느꼈다.


“2 페이즈야!! 뒤로 물러나서 언데드들부터 처치해야 해!”


어쩌면 나는 지금도 들뜬 기분일지 모른다.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세계에서 이러한 살벌한 전투를 벌이고 있더라도 그 누가 조심스럽겠는가. 감각적인 위화감을 느끼기에는 여러모로 요소가 부족한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비셜 리치와의 전투 내내 드는 기이한 위화감에 아직도 신경 한 쪽이 어디론가 빠져있었다.


‘이런 느낌을 처음 받았을 때는 그리폰과 조우했을 때였는데.’


1731이란 레벨을 찍을 동안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리폰의 변종. 내가 아는 올 인 원 세계와는 분명하게 ‘다른’ 사실을 접했을 때 좀 더 확실하게 느껴야 했던 위화감이 이제와 어비셜 리치라는 보스 앞에서 스멀스멀 터지고 있는 것이다.


‘왜...설마 내가 눈치채지 못한 부분이 있는건가···?’


나는 언데드들을 상대하며 리치의 움직임을 생김새를 살피기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는 어비셜 리치와 다른 점! 그것을 찾아야 한다! 위화감의 정체를 찾지 못한다면 지난번 그리폰 때처럼 곤경에 처하리라!



쩌엉--!!

카가가가강-!!

콰득-! 뿌드득!! 쩌걱!!


언데드 무리의 뼈들을 조각내며 나의 눈동자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내가 리치의 이질감을 찾아내기도 전에 어비셜 리치는 스스로 그것을 내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저벅-!


바로 어비셜 리치라는 보스 몬스터가 보일 수가 없는 행동 패턴! 근접해오는 유저를 멀리 밀어내고 언데드를 일으키며까지 철저하게 원거리 전투만을 하는 어비셜 리치가 자신의 뼈를 달그락거리며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우르르-

워어어어-!


성서에 기록된 하나의 연출. 깊은 바다가 스스로 벽을 만들어내며 갈라졌다는 이야기처럼 수십의 언데드 군세가 하나의 길을 만들어냈다. 바로 어비셜 리치의 길을 막지 않기 위해서!


“뭐, 뭐야 자영아···? 도, 도망가야 하는거야?”


“......야, 야! 빨리 뭐라도 해봐! 멍하니 있으면 어떡해!?”


소연이와 임예선 또한 보스의 행동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언성을 높였다. 그야 거세던 언데드들의 공격이 멈추고 자리를 고수하던 리치가 걸어나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들보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이것은 분명한 이상현상이다.


“......작전 변경. 퇴각하자.”


““----!!!!””


그녀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리치를 쓰러트리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정신력. 그에 아쉬움이 남아 망설일 법 했지만 그보다도 내가 퇴각하자는 이야기까지 꺼내오는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승산을 알 수가 없음. 이길 수 없는 싸움이기에 죽기 전에 도망가자는 것이 나의 제안이었다.


두 여성이 아주 신속한 움직임으로 들어왔던 보스홀 입구를 넘어 그리폰과 합류했을 때. 나는 굳은 얼굴로 어느새 지척까지 걸어온 어비셜 리치와 마주서고 있었다.


“이봐. 근접전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제대로 버그 아니야?”


절대로 대답을 바라고 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저 혼잣말이자. 그저 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심정의 호소.

하지만 믿을 수 없게도. 언데드이자 리치인 로브 차림의 보스 해골은 나에게 목소리를 건네기 시작했다.


-“우리의...세상을...구하기...위해...온···”


“............!!!! 뭐, 뭐야! 리치가 말을 한다는 소리는 듣도보도 못했다고!!”


-“구원자를......향하여...내 베슬을...바친다......구원자를...향한...나의...경의···”


어비셜 리치라는 보스 몬스터는 체력을 0%까지 깎아 소멸시켜도 유저에게 전투 보상이 들어오지 않으며 2분 안에 다시 부활하는 몬스터다. 그 이유는 바로 어비셜 리치의 생명력이 따로 존재했기 때문. 전투에서 힘을 휘두르는 리치의 본체를 쓰러트려도 그 ‘라이프 베슬’이라는 자그마한 구슬이 건재하다면 120초 이내로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쿠화악-


눈이 찢어질듯 커지며 내가 놀란 이유는 다가온 어비셜 리치가 스스로의 손아귀에 소환해낸 그 구슬 때문이었다.


파사학!!!

쩌적-! 파하앙-!!


심지어 리치는 자신의 손아귀로 그 베슬을 강하게 움켜쥐어 부숴트리기까지 한다. 이어지는 알 수 없는 현상들에 나는 눈썹까지 찌푸리게 되었고 일으킨 언데드들과 함께 생명력을 잃고 사라져가는 리치만이 내게 목소리를 흘려왔다.


-“드래곤들이......구원자를...불렀다...했을 때는...고개를 저었다......허나...실로...완전한 존재로군···”


‘드래곤이......? 드래곤?! 그 무지막지한 존재가 뭘 불러? 구원자?! 지금 날 보고 말하는거야?!’


-“심연의 마도사......짐을...이토록 완전히 압도한......그대에게...경의를 표하며......부탁하기를...”


나는 뒤늦게나마 완전히 사라져가는 리치를 향해 손을 뻗어보았다. 하지만 무언가를 묻기도 전에 그 형상은 완전한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이 세계를......부탁한다···”






<유소연>


“허허허허허-!!! 이리도 귀한 광석을 이렇게나 구해와줄 줄이야!! 더군다나 모두 상태가 최상이고!! 그대들은 대체 누구인고~?”


인간들의 왕이 자리한 왕성 또한 작다고는 절대 이야기할 수 없었지만 드워프 왕의 것에 비한다면 작디 작은 것이리라.

거대한 알현의 장에서 울려퍼지는 드워프 왕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귀가 아플 지경. 두 명의 여인은 호쾌하고 스스럼없는 왕의 태도에 어색한 웃음만을 짓고 있었고 리더인 남자는 보스홀에서부터 계속 멍한 표정만을 짓고 있었다.

드디어 열린 입술에서 흘러나온 남자의 대답이라고는 고작.


“.........아, 네. 저희 레오 폐하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게 모두 레오 왕의 뜻 아니오! 내 어찌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제껏 인간이란 종족들은 약하고 오만한 종족이라 생각했거늘! 이리도 당당하고 이리도 멋진 이들일 줄은!! 여봐라!! 오늘은 저 세 귀빈을 맞아 성대한 축배를 들 것이니 당장 준비하거라!!”


지나칠 정도의 대접.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의심하고 볼만한 드워프 왕의 태도였지만 두 명의 여인은 안자영이 자신들에게만 은밀히 흔드는 고개를 보았다.


“......원래 저런 분이셔. 레오처럼 엄청 착하고 올곧은 왕이야.”


““우와아......””


하지만 그 자그마한 속삭임이 드워프 왕의 귀에도 들렸는지 높은 왕좌 앞의 드워프에게서 다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은밀히 이야기하기에 무엇인가 생각했거늘!!! 짐을 칭찬하는 소리렸다-!! 여봐라!! 어서 귀한 옷부터 가져와 선물부터 시작하라~~!! 크하하하하하~!!”


문명을 일으킨 세 종족 중 가장 신체능력이 발달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드워프 종. 그 중에서도 왕으로 받들어지는 드워프는 무려 50미터 거리의 속삭임까지 캐치해낼 정도였다.

오랜 고생 끝에 귀한 대접을 받는 이들의 기분 또한 좋지 않을 리는 없었고 세 남녀의 얼굴엔 작은 미소가 그어졌다.


‘.........레오 왕성보다도 큰 곳이면 분명 더 많은 정보가 있을거야. 어비셜 리치가 이야기했던 부분에 대해 조사해볼 좋은 기회다···!’


다만 남자는 미소 짓는 이유가 조금 달랐다.






드워프들이 건네는 술잔<술통이라 부르기가 알맞을 큰 잔>을 거침없이 받았던 두 여인은 빈 일행의 한자리를 보고 턱을 괴었다.


“자영이 상태가 많이 이상하지~?”


“응......걱정이야...물어봐도 대답해주지도 않고......”


“어머어머~ 소연이 마음 아파서 어떡해~? 뭐, 이상하긴 했지? 갑자기 우리한테 도망가자고 해놓고선 금새 리치를 잡고 전리품까지 싸그리 챙겨왔잖아?”


“응......아! 왔다!”


풀석!


약 한 시간 동안 어딜 그렇게 나돌아다녔는지 소리가 날만큼 의자에 엉덩이를 던져보인 안자영. 자연스레 고개가 숙여지는 것을 보아하니 술 또한 꽤나 들이킨 모양이었다.


“야, 야~ 많이 마셨어?”


“응? 아아~~ 드워프 형님들 만나는 분들마다 한잔씩은 꼭 하자고 하셔서~ 우와, 진짜 존경스럽다 존경스러워.”


“뭔데 그렇게 바쁘게 다녀~ 쉴 때 쉬자고 좀~”


하지만 안자영은 건진 것들이 많았는지 검지 손가락을 천장으로 치켜세우며 웃어보일 뿐이었다.

다만 그 다음으로 안자영의 입에서 이어지는 대답은 그녀들이 전혀 웃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알아냈어. 우리들이 왜 이 세계에 왔는지를 말이야.”


““............에?””






드워프들은 인간과 엘프 사이에 있어선 중립과도 같은 존재. 어느 곳과도 교류하며 굳이 어느 한 편을 들지 않는 거대한 하나의 세력이었다. 그러한 세력에서 안자영이 들을 수 있었던 것들은 드워프 마법사들의 정보. 바로 드워프 마법사들이 엘프 마법사들에게 전해들었던 일련의 이야기였다.


“올 인 원 세계에서는 5명의 대마법사들이 있었어. 그건 소연이도 잘 알지?”


“으, 응! 레오 세력에선 없지만 엘프 세력에 두 명이랑 나머지 둘은 드래곤이고......하나는 모르겠당~~”


취기에 발음을 약간 말아 대답하는 유소연. 순간 안자영은 코에서 비릿한 혈향이라도 느꼈는지 왼손으로 코와 입을 가려버렸고 임예선은 조용히 남자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악- 아, 아파 예선아···! 아무튼. 나머지 한 명은 어지간한 마니아층들만이 알더라고~ 몰라도 이상한게 아니야. 5명의 대마법사. 하지만 다섯이라는 수는 어디까지나 과거야. 나머지 한 명은 지금 이미 죽어서 드워프 왕국 지하에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


“.........?! 자, 잠깐만 그 이야기···”


“맞아~ 우리가 갔던 지하던전 보스의 이야기야. 어비셜 리치. ‘심연의 마도사’가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를 불사의 언데드로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어비셜 리치라고. 마지막으로 너희들한테 도망가라고 이야기했던거 기억나?”


안자영은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자 그제서야 두 여인에게 모든 것을 밝히기 시작했다. 10분에 걸쳐 세세하고 자신의 생각까지 곁들인 최고의 정보로 말이다.


“그렇게 사라졌어. 내가 리치를 격파한 것으로 되고 말이야. 술 자리에서도 여기저기 다녔던 이유는 엘프의 이야기를 듣는 드워프들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서였고?”


“그, 그래서 뭐 알아낸게 있는거야?”


“응. 지금 남은 4인의 대마법사. 레벨로는 700을 넘어가는 그 마법의 대가들이 ‘대마법’을 준비했던 때가 있었대. 이계와의 문을 열고 그곳에서 이계의 존재를 소환해내는 마법.”


그 때부터 안자영 혼자만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들이 바랬던 건 ‘구원자’래. 올 인 원 세계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상징후들을 절대적 존재라는 드래곤 조차 막지 못해 바랬던 구원자.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어찌할 방도가 없어 이세계에서 인재를 구하기 시작했던 모양이야. 내 추측이지만 그로 인해 소환된 이들이 바로......”


저벅-

스륵.


귀는 열고 있었지만 취기에 휩쌓인 셋은 누군가가 자연스레 자신들의 옆자리에 앉는 장면을 쉽사리 인식하지 못했다. 그저 그 존재가 안자영의 옆에 앉아 빈 술잔을 잡을 때까지 그쪽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늦게나마 세 사람의 시선이 돌아가 그 존재를 확인했고 그 존재는 머리까지 눌러쓴 색바랜 붉은 후드 사이로 사이한 목소리를 흘릴 뿐이었다.


“추측이 아니다. 이 몸이 증거하지. 그 구원자로 선택받은 이들은 너희 인간 셋. 그리고 한 차례의 공격을 용서하지 않고 이 몸을 압도한 절대자들이다.”


드워프 왕성 안까지 자연스럽게 걸어들어와 자신들의 옆자리에 앉은 이가. 수 시간 전 지하 던전에서 어마어마한 힘을 뿌렸던 언데드. 어비셜 리치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에는 셋 모두가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동행할 것인데 문제 없겠지? 그러기 위해 죽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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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화합 또는 전쟁 17.10.17 201 2 22쪽
22 절대자의 면모 17.10.14 219 1 26쪽
21 아 그거? 나도 있어. 요즘 하나씩 두잖아 그거? 17.10.10 176 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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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제 좀 '큰 놈'을 잡아봅시다 +2 17.08.29 40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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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뭐든 말하고 합시다 17.08.25 488 4 20쪽
6 세력을 늘리자 +2 17.08.24 594 5 21쪽
5 토끼 가라사대 가진걸 내놓으라 (2) +2 17.08.23 716 4 15쪽
4 토끼 가라사대 가진걸 내놓으라 (1) 17.08.22 844 5 21쪽
3 제로(Zero)에서부터! +4 17.08.20 1,129 6 17쪽
2 그 남자의 인생게임 +4 17.08.20 1,505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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