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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bong 님의 서재입니다.

Project Alchemist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완결

crossbong
작품등록일 :
2022.08.21 18:26
최근연재일 :
2023.08.25 19:00
연재수 :
140 회
조회수 :
18,595
추천수 :
377
글자수 :
772,766

작성
23.06.07 20:45
조회
52
추천
2
글자
12쪽

121화.

DUMMY

이번엔 두 번 빠르게!

깜박. 깜박.

이번엔 빠르게 두 번 마지막은 한 번은 길게!

깜박. 깜박. 깜~~~박!


정확하게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민서는 다시 자신의 몸인 이 AI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분명 어떤 충전기도 꽂혀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분명히 비어있던 충전지는 미세하게나마 조금씩 에너지가 차고 있었다. 모든 공간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그 어떤 곳에서도 이 AI 로봇을 움직일 원동력을 제공해주지 못했다.


“치지지직~~!!”


원인을 찾기 위해 집중한 그사이를 못 참고 울리는 스피커 속의 기계음. 뭔가 이상함을 느낀 민서는 이용천이 누른 스위치를 다시 확인해보았다.

분명 꺼져있었다.

그는 스피커가 켜져 있는 것처럼 소리를 내는 것과 자신을 가둬놓은 로봇 충전기의 변화가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낸다면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서는 다시 잿빛 유리창 너머를 주시하였다. 전기가 발생한다면 분명 저 스위치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말이다. 점점 집중할수록 그리고 점점 전기가 충전될수록 스위치도 점점 그의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엄청나게 확대된 스위치에 그도 놀랐지만 그만큼 이 로봇의 기능을 조금씩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좋은 징조였고, 이어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이용천이 만든 AI 로봇의 일부 기능이 발동되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사물의 다각화인데 평면이나 일부 속이 가려져 있어도 그것을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전체를 3D 환경으로 볼 수 있었고 거기에 이어 겉의 형태뿐만 아니라 내부의 모습까지 스캔하여 구조적인 부분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그 기능을 활용하여 스위치를 분석해 본 결과 매우 놀라운 사실을 알아내는데 아주 미세한 나노입자가 스위치의 전류 지점에서 스스로 전기를 충전한 후 전선을 타고 민서가 갇혀있는 공간으로 들어와 저 스피커를 타고 이 로봇으로 들어와 에너지를 충전해주고 있었다.


일상적인 공간이었으면 아주 약한 공기의 흐름이라도 날아가 버려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기 힘들었겠지만, 사방이 막힌 데다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이 로봇조차 가만히 있으니 그 어떤 위험도 없이 매우 사뿐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에겐 천운 같은 행운이 따르고 있었지만, 혹시 모를 녀석, 그러니까 호문쿨루스의 작전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그는 이번엔 나노입자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그 작은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피커와 스위치를 연결한 일부의 전선이 그 나노입자였다.

작동원리까진 몰랐으나 어쨌든 저것들 때문에 그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였다. 하지만 이대로는 이 거대한 충전지에 에너지를 가득 채우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에 민서는 속도를 올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내어 나노입자들의 움직임을 쳐다보았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희망의 실체가 뚜렷해지기 시작하였고 거기서 신기하게도 주파수와 같이 보이는 극도로 미세한 선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그 미세한 입자들 사이 사이에서 로봇의 특수한 렌즈로도 겨우 보일 정도의 아주 적은 전류였고 그 전류는 이 로봇의 머리, 그러니까 뇌를 담당하고 있는 장치를 거처 충전지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민서는 주파수가 아닌 그 실선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의식을 AI처럼 복사해서 저 선에 이어진 나노입자에 집어넣어 자신이 조종할 수 있다면?

문제는 사람의 의식을 복사할 수 있느냐? 란 가설에서 그게 불가능하다면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의식이 위험할 수 있었다. 산산 조각난 의식은 결국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니면······. 엄청난 숫자의 자아를 탄생시키는 결과를 말이다.


민서는 가만히 있었을 때 완전히 충전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보았다.


[24시간]


그렇다면 움직일 수 있을 때는?


[09시간]


둘 다 기다리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었다.


만약, 이 모든 것도 이용천의 변수라는 시나리오에 포함된 상황이라면?

그런 생각이 문득 들자 민서는 바로 결단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의식 일부를 매우 극소한 단위로 나누기 시작하였다. 최대한 부작용을 없애는 방법으로 만에 하나 실패해도 의식 전체가 피해를 입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것은 고도의 숙련된 의사가 메스를 들고 매우 위중한 환자의 뇌를 수술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했다! 극도의 긴장감과 두려움, 그리고 실패에 대한 공포로 인해 그는 몰랐지만, 그의 의식과 떨어진 몸에서도 반응이 일어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다행히 지금까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제 그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넘어가기로 하였다. 천천히 AI의 의식을 복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힘들게 나눈 모래 입자보다 작은 의식을 복사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 넷, 여덟. 열.. 여섯.


놀랍게도 그 의식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세포가 분열하듯이 늘어났고 그리곤 자석처럼 나노입자 사이에서 흐르는 미세한 전류에 달라붙더니 하나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순간 민서는 매우 불안하였다. 자신이 복사한 그 의지가 마치 각자 자아를 가지고 있는 듯이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떨린 마음을 부여잡고 그의 의지는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좀 더 빨리 움직여줘.’


반응이 없다.


‘시간이 없어. 빨리 부탁해.’


그때 방금 복사한 자신의 의지와 결합한 나노입자에서 미세한 떨림을 확인하였고 그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다시 간절하게 그들에게 호소하였다


‘부탁이야. 나를 도와줄 수 있겠니?’


그 순간! 둥실둥실 한가로이 여행을 다니는 하늘 위의 구름 같았던 녀석들이 갑자기 열병식 때 행진하는 군사들처럼 열과 오를 맞추고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속도도 속도였지만 하나씩 움직이던 나노입자가 자신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로 끌어내어 움직이니 효율은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였다.

그는 바로 다시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놀랍게도


완충되는데 걸리는 시간 [08시간]

움직이는데 걸리는 시간 [03시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단축하게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의 의식이 결합한 나노입자의 행렬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 시간조차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벌써 1시간이면 움직일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변수는 있었다. 그렇기에 대비책을 마련해두어야 했지만, 지금은 선택의 폭이 거의 없다시피 하였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빌 수밖에 없었다. 위험을 건 만큼, 이 상황이 녀석의 시나리오에 들어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끼이익~!”


그때 닫혀있던 문이 음산은 소리를 내었고 그 틈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민서는 소리는 듣지 못하였지만 밝은 빛이 붉은색과 스며드는 모습을 보고 알아차렸다.

그는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라며 상대가 누구인지 긴장하고 있었으나 오히려 상대는 그를 무시한 채 그대로 스위치로 걸어가 스피커를 작동시키자 이용천과 만났을 때의 그 상태로 복귀되었다. 그리고 그곳엔 이용천의 딸, 이용진이 서 있었다.


“넌 날 처음 보지?”


민서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누군지 알았으니까.


“얼추 알고 있는 것 같네. 지금 너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은 그분의 의지라고 했는데, 여기 있는 나는 좀 달라.”


“뭐가 다르다는 거지? 결국 너도 녀석과 한패 아닌가?”


“한배에 탄 건 맞지만 한패는 아니야. 그랬다면 난 바로 여기 있는 전선을 잘라버렸겠지. 안그래?”


“전부 아는거냐?”


“당연하지. 그분의 목적은 널 절망에 빠뜨리는 거니까. 그리고 그거 알아?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자는 오직 신만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그럼 넌 왜 그렇게 하지 않는거지? 그것 또한 녀석의 의지인거냐?”


“말했지만 나는 달라.”


“웃기는군. 그래서 뭐 다르다는 거야?”


그때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충전이 되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상대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봐선 이용진의 짓인가 분명하였다. 그는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아주 살짝 손끝을 움직여보고는 이용진을 노려보았다.


“지금이면 움직일 정도의 에너지가 충전되었겠지만, 이상하지? 눈과 뇌는 움직이는데 손과 발, 심지어 어깨, 종아리, 허벅지, 허리, 가슴도 그대로인 게 말이야.”


“설마.......”


“맞아. 나노섬유로 만든 근육이 없거든. 넌 그 로봇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모르니 오직 눈에 보이는 것만 정보만 쫓아갈 거라고 하더군. 그대로네. 한 치의 오차도 없어.”


“날 놀릴 생각이면 마음대로 해라. 하지만 나중에는 이런 기회를 준 것을 후회하게 해줄 테니.”


“그런 기회는 없을걸? 그 충전이 완료되면 넌 저 콘크리트 천장에 눌려 찌부러질 테니까.”


“내 육체는 이게 아니다. 의식만 있다면.”


“그래서 육체를 준 거 아냐. 아직도 모르겠어? 의식과 육체는 하나야. 네가 스스로 원래의 육체를 벗어난 시점에서 너의 육체는 네 의식이 담긴 그릇이 진정한 네 육체가 되는 거라고.”


이용진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용천의 말이겠지만, 맞는 말이었고 그 점을 생각해보면 왜 자신이 의식을 분리해서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말을 들은 호문쿨루스가 이런 말을 해주더군. 그렇다면 그 의지는 자신의 육체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도 생긴다고. 당연히 그분도 그 말에 동의했어. 그렇다면 넌 그 육체를 너의 육체로 결정한 거야?”


“무슨 소리지. 넌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말했잖아. 나는 달라.”


“자꾸 똑같은 말을......!?”


뭔가를 눈치챈 민서는 그녀가 반복한 그 말을 말해보기로 하였다.


“나는 달라.”


“코드 인식 완료. A-001. 지금부터 정상 작동합니다.”


“넌 A-001 인가?”


“네.”


“이용진은?”


“그분은 저에게 당신을 도우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시는 거라면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이용천이나 호문쿨루스와 연관되었나?”


“전 그 둘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곳에서는 오직 저의 주인님 이용진님과 지금 앞에 당신이 속해있는 그 로봇만을 알고 있습니다.”


“날 어떻게 도와줄거지?”


“전 나노로봇입니다. 당신의 비어있는 부분을 제 일부로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진 님께서는 절 흔적도 남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뭐라고? 그게 가능해?”


“가능합니다. 그럼 시작해도 될까요?”


“어? 어.”


“알겠습니다.”


A-001 로봇은 유리창에 붙더니 손바닥을 펴서 바짝 가져다 대더니 순간 엄청난 진동을 일으켜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그리고는 그 로봇의 어깨에 양손을 각각 올리고는 말을 하였다.


“한 가지 부탁해도 될까요?”


“뭐지?”


“얼굴을 바꿀 예정입니다. 움직일 수 있게 되면 지금의 제 가발을 사용해주세요.”


“알았다.”


“그럼 시작합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A-001 로봇의 몸이 모래알처럼 사르르 사라지면서 곧장 민서의 의식이 속해있는 로봇으로 순식간에 스며들었다. 마지막으로 그 로봇이 가진 충전지까지 완전히 흡수되자 갑자기 몸에 활력이 생기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지금까지 움직일 수 없었던 갑갑한 몸체가 유연하게 이리저리 움직여졌다.


그때 민서의 의식으로 A-001이 말을 걸었다.


[몸은 제가 조종하죠. 명령만 하시면 됩니다.]


그말을 들은 민서는 콘크리트벽을 노려보았고 그러기가 무섭게 손이 뻗어 나가며 일순간에 박살 내버렸다. 그 상황을 온몸으로 느낀 민서는 의식 안에서 짜릿한 느낌을 느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그는 바닥에 널린 콘크리트 파편 속에서 그 녀석이 말한 가발을 주워 툴툴 털고는 머리에 썼다.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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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130화(완) 23.06.21 8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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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8화 23.06.16 55 2 13쪽
127 127화 23.06.15 65 2 13쪽
126 126화 23.06.14 4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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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123화 23.06.09 5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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