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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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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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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24
추천수 :
1,566
글자수 :
1,933,298

작성
23.07.25 21:00
조회
264
추천
5
글자
17쪽

135화. 창조신화

DUMMY

파세토의 강한 힘에도 저항하면서 뒤로 빠져나가려는 사나운 말에게 루한이 가까이 다가서는 것을 니아케들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루한님이 말을 타보신 경험도 없으신 것 같은데...어떻게 저렇게 사나운 말을 길들이시려고...루한님을 좀 더 설득해서 온순한 놈으로 바꿔드려야 했었는데...’


루한이 사나운 눈빛이 일렁거리는 말의 눈을 보면서 주변과 기감을 연결시켜 나가다가 오른손으로 말의 어깨 쪽에 갖다 대며 기운을 자신과 연결해 갔다.

루한이 예전에 느꼈었던 성령 누나의 편안한 기운을 마음속에 떠 올리며 폭풍처럼 날뛰는 말의 기운을 가라앉혀 가자, 사납던 말의 기운이 조금씩 안정되어가는 것이 루한의 기감에도 느껴졌다.


‘어떻게 저럴 수가...루한님이 말을 길들여 보신 경험이 있으신 걸까...전문적으로 하는 조련사들도 저 말을 여태까지 길을 못 들인 걸 보면, 불가능한 일에 가까운 일일 건데...’

니아케가 루한의 뒤에서 회색말을 보니, 사납게 날뛰는 눈빛이 가라앉으면서 점차 편해지는 눈빛으로 변하는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었다.


말이 끌어당기는 고삐를 강하게 움켜잡고 있던 파세토도 이제는 느슨하게 잡고 있으면서, 놀라운 눈으로 말과 루한을 번갈아 보며 서있을 뿐이었다.

콘호스와 사역마의 고삐를 잡고 있던 로반도 처음 보는 광경에 할 말이 없었던지, 의미모를 감탄사만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이제 말 내부의 기는 순화된 것 같은데...이놈이 나를 받아 드릴까...’

루한이 잠잠해진 말의 머리와 갈퀴를 부드럽게 쓰다듬어가자, 말이 자기와 같은 동종의 기운을 느끼는 것처럼 루한의 손에 머리를 맡기고 기분이 좋은 듯 비벼대는 것을 보니, 루한 자신의 기와 거의 동조가 된 것 같았다.


“니아케..네 밤색 말을 한번 타 보거라..일단은 어떻게 타는지 요령을 알아야겠어...”


“...네...그렇지만..조금 순해졌다고 해도, 그 말을 바로 타시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좀 더 길을 들이고 나서 타시는 것이...”


루한이 괜찮다고 말하는 소리에 어쩔 수없이, 니아케가 예전에 받았었던 승마훈련의 기억을 떠 올리며 자신의 밤색 말에 조심스럽게 올라탔다.

다행히 순한 말이라 그런지 니아케가 조금씩 적응해가자, 무리 없이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니아케와 한 몸이 된 듯이 편하게 보였다.


루한이 니아케가 말의 등자를 밟고 올라서는 것과 똑같이 몸의 반동을 주며 가볍게 말 등에 사뿐하게 올라서자, 보고 있던 파세토와 로반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말에 올라탄 루한이 부드럽게 말의 목을 어루만지며, 고삐를 잡고 살짝 반동을 주자, 그 사납던 말이 원래의 주인을 태운 듯이 의젓하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걷던 말이 조금씩 속도를 높여가면서 루한이 말의 움직임에 맞춰서 동조를 해가자, 말과 사람이 한 몸이 된 것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앞으로 달려 나갔다.


멀찍이 달려 나가서 다시 되돌아오는 루한을 니아케가 바라보며,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한지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마스터라고 해도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분명히 루한님은 승마를 배우지 못했고..말을 타는 것도 오늘이 처음이라는 걸 내 느낌으로 분명히 알고 있는데..저렇게 사나운 말을 길들이고 또 저렇게 능숙하게 승마까지 하신다니..루한님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이제 웬만큼 탈 수 있을 것 같으니, 이대로 가면 되겠어...이 녀석이 그동안 고생을 했는지 살도 좀 빠지고 상처도 있는 것 같은데..아무래도 몇일은 좀 더 보살펴줘야겠지?”

루한이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니아케 가까이 말을 몰고 와서 말했다.


“...아...네..지금 보러가는 장원에 마구간도 있다고 하니.. 약도 발라주고 건초나 콩도 좀 먹여서 이삼일만 쉬게 한다면 원래의 기력을 되찾을 것 같습니다...”

니아케가 루한이 물어보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면서도, 말과 그 위에 탄 사람을 이해가 안 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이해의 범주를 벗어난 분이야...그냥 그렇거니 생각하고 받아 들여야지.. 괜히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루한과 니아케가 말을 타고 앞장을 서고, 그 뒤를 파세토와 로반이 각자의 말고삐를 끌고 걸은 지 얼마 안 돼서, 강가의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 잡고 있는 제법 그럴 듯하게 보이는 장원이 보였다.

루한이 여기까지 오면서 보았던 몇 채의 장원보다는 조금 더 떨어져 있었지만, 밖에서 보기에도 꽤 괜찮아 보이는 집이었다.

‘이 정도 규모의 저택이 보통 상인이 별장으로 이용하는 수준인가...그럼 진짜 귀족의 대저택이면 대체 어느 정도의 규모란 말이지...’


약속이 되어 있는 거간꾼이 미리 도착했던 것인지, 대문이 열려 있어서 말을 내려서 걸어 들어가니 널찍한 마당 뒤로 이층의 테라스가 있는 제법 큰 주택이 보였다.

잘 가꾼 정원수 뒤로 마구간과 창고처럼 보이는 건물도 잇대어 지어져 있는 것을 보니, 상인이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하려고 지어놓은 장원 같았다.


니아케가 미리 와서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오십대 정도로 보이는 거간꾼과 몇 마디 말을 주고받고는, 루한을 집안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맘에 드시면 보증금을 포함해서 선불로 월세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이층에 방 세 개와 테라스가 있고..아래층에는 주방과 응접실 그리고 큰방이 하나 붙어 있다고 합니다.

마구간 외에도 창고도 비어있어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쪽으로 물건들을 옮겨 놓아도 될 것 같습니다.“


루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집안을 둘러보니, 각방마다 침대도 놓여있을 뿐 아니라 식탁이나 응접실의 가구까지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주인이 이따금씩 들러서 사용하는 집이 아닌가 싶었다.

“괜찮은 것 같은데..주변 집들과 떨어져 있는 것도 괜찮고... 침구류 정도만 사면 다른 건 살 필요도 없을 것 같고..말을 사는데 돈을 썼으면 이 집을 빌리는데 모자라지는 않아?”


“아닙니다..오크 마핵을 처분한 것만 해도.. 이 골드 사십 실버이니, 말은 네 마리 다해서 육십 실버가 들었고, 집의 보증금과 월세도 합해서 두 달분으로 삼십 실버라고 하니 아직 충분합니다.”


‘이집을 한 달 빌리는데 십오 실버면 지구의 가치로 대략 육백만원 정도인가..그렇게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이군..’

니아케가 집을 중계한 거간꾼에게 계산을 치루고 영수증을 받아와서 루한에게 보여주자, 루한이 슬쩍 한번보고는 니아케에게 말했다.

“니아케가 성내로 가서 수고를 더해 주어야겠어..아까 말한 것처럼 파세토를 데리고 가서 무구와 복장을 갖춰주고 필요한 것들도 사와야지 싶은데...집에서 편하게 입을 옷들도 좀 사다 주었으면 좋겠어..방호복만 계속 입으려니 좀 불편하군...”


“네...그렇지 않아도 루한님 옷들을 좀 사려고 했습니다..다른 것은 필요한 것이 없습니까..”


“성내의 그 마법점에 가서 이 마핵들도 처분했으면 좋겠어..대수림에서 잡은 놈들인데 갈귀가 달려있던 늑대의 마핵인데..트롤의 마핵 보다는 조금 커더군..”


니아케가 루한이 주머니에서 꺼내어 테이블에 올려놓는 마핵을 유심히 보며 말했다.

“갈귀가 달린 늑대라면..대수림 깊은 곳에 산다는 라코니카를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구하기가 어려워서 비싸게 쳐주는 물건이니..트롤이 최소한 개당 이 골드 이상은 하니, 그 보다는 더 받을 것 같습니다만..기사 수준에서 잡을만한 마수가 아닌데 두 개나 나오면, 마법점에서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


“그 정도도 처분하기가 힘들다면..다른 마핵들까지 처분하려면 큰 도시까지 가야 되겠군..”


“아직 남은 돈도 일 골드 오십 실버는 되니..지금 당장 처분하지 않으셔도 괜찮지 싶습니다만.. 소마르 영감님에게 들리면서 라코니카의 마핵을 구매할 수 있을지 물어보겠습니다.”


“그러면 니아케의 검을 만들 때 그 라코니카의 마핵을 쓰면 되겠구나..트롤과 별 차이가 없으니 그 정도까지 해도 니아케에게는 크게 부담이 없을 거야..그렇게 하고 갖다와”


“트롤만 해도 저한테는 넘치는데...귀한 라코니카의 마핵까지..”

니아케가 당황한 눈빛으로 루한을 보았지만, 루한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자리에 일어서며 말했다.

“니아케가 다녀올 동안 나는 여기 주변을 좀 둘러보겠다....”


루한이 마당으로 나오니, 파세토가 마구간에서 나오며 루한에게 말했다.

“루한님..마굿간에 약간의 건초가 있어서, 말들에게 먹였지만..회색말의 상처를 보아주려해도 제가 다가오는 것은 경계해서.. 그것까지 살펴주지는 못했습니다.”


루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파세토에게 할 일이 있을 거니 니아케에게 가 보라라고 하고, 마구간으로 가보니 진회색의 종마가 루한이 오는 기척을 벌써 알고 있었는지 귀를 쫑긋이 세우고 루한을 보며 머리를 들이 밀었다.


‘이것 참...지구차원에서는 변종체의 위험으로 애완견도 키우지 못했는데..여기 와서 애완견보다 더한 놈을 얻었어...어째든 이것도 인연인데 이름이라도 지어줘야 될 텐데.. 등 쪽으로 가면서 갈색의 점들이 흩어져 있으니, 바둑이라고 해야 하나..’

“바둑이와 비슷하게 갈색 점을 문신한 것 같으니....바투..이것이 네 이름이다.”

루한이 바투의 상처를 보니 채찍에 맞은 상처들이 제법 되는 것 같았다.

마구간에는 바투 이외에도 니아케의 밤색 말을 비롯해서 네 마리가 들어차 있었지만, 자리가 넉넉해 보였다.


“말씀하신 가축에 바르는 약도 있는지 알아보고.. 있으면 구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건초나 식자재는 상인에게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더 낮지 싶어서, 가격이 괜찮으면 그렇게 계약을 하도록 하겠습니다...그러면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니아케가 밤색말에 올라타서 앞서가고, 파세토가 커다란 방패는 놔두고 사역마의 고삐를 잡고 그 뒤를 따라서 대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니아케의 저 석궁이 아버지한테 유품으로 받았다고 하더니, 나의 이 목검처럼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는구나..’

“바투...너는 좀 쉬고 있어..혼자서 주변을 좀 돌고 올 테니..”

루한이 바투의 머리를 어루만져 주고 마당으로 가는 모습을 바투가 마구간에서 목을 내밀어 강아지처럼 루한을 지켜보았다.


루한이 장원의 주변을 돌며 기감의 파동을 넓게 펼쳐 보았지만, 위험이 될 만한 기척은 느끼지 못했다.

대삼림에서 시작되는 강이 프롤케를 휘감아 돌면서 강폭이 제법 넓어졌지만, 지구차원에서 자주 보았던 한강에 비하면 아직도 작은 강이었다.

‘이강도 바다에 닿을 때 쯤 이면 커다란 강으로 변하겠지...내가 이 세계에 진입하면서 여기 동대륙의 역사도 나 때문에 영향을 받아서 변할 수도 있겠어.. 목적을 이루고 나면 나또한 이곳을 떠나야 될 것이고.. 결국은 남아있는 자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겠구나..’

강가의 언덕에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맞으며 루한이 깊은 상념에 빠져 들었다.


루한이 주변을 산책하듯이 한참을 둘러보고 나서, 장원 안으로 들어서니 로반이 청소를 마무리 하는지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층의 테라스에 면한 큰방을 먼저 청소해 두었다는 로반의 말을 듣고 올라가 보니, 어제 밤을 보냈었던 여관의 방보다 훨씬 넓고 쾌적하게 보였다.

눈앞으로 탁 트인 강가의 전망을 바라보며 테라스의 의자에 앉아 있으니,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잊어버리고, 그냥 이곳에서 이렇게 편안하게 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내가..무슨 생각을...그럴 것 같았으면, 그 고생을 하면서 대산맥을 넘어오지도 않았겠지...”

중얼거리며 앞을 보는 루한의 눈에 장원으로 오고 있는 니아케와 파세토의 모습이 보였다.

나갈 때의 파세토의 모습과 다르게 새로운 방호복위에는 조끼형의 사슬갑옷을 걸치고, 어깨에는 둥근형태의 무쇠방패까지 고정한데다 머리에도 판쇠를 덧댄 투구까지 쓴 모습이라 멀리서 보니, 바로 전쟁에 뛰어든 중갑병 전사의 모습이었다.

‘전투 도끼는 등 뒤로 돌려 매어 놓아서, 자루를 잡고 바로 내려치면 기사급도 받아내기 힘들겠어...덩치도 있으니 저렇게 해놓으니까 제법 볼만하네..’


“생각지도 못하고 소마르 영감님의 공방에 갔다가..니아케 조장이 전해준 루한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이 파세토가 염치없게 이렇게 무구를 얻게 되었습니다...루한님의 명이라면 불속이라도 바로 뛰어 들것임을 아누에게 맹서하겠습니다.”

파세토가 일층으로 내려온 루한에게 무릎을 꿇고 장황하게 말했다.


“그 정도를 가지고 맹서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일단은 점심이 늦었으니 파세토가 뭘 좀 만들어줘야겠다.”

루한이 쓴 웃음을 지으며 파세토에게 점심을 부탁했다.


씩씩하게 주방으로 걸어가는 파세토를 보며 루한이 니아케에게 말했다.

“다행히 파세토의 몸에 맞는 무구들이 있었나 보구나..”


“창고에서 찾아낸 중고품이지만, 관리가 잘되어 있는데다..특히 저 무쇠방패도 트롤의 마핵이 합성된 것이라 도끼와도 궁합이 잘 맞을 거라고 소마르 영감이 말하더군요..그리고 루한님이 주신 저 도끼가 남대륙에서 만드는 특별한 기술이 들어간 특상의 제품 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니아케가 주방으로 걸어가는 파세토의 등에 걸린 도끼를 보며 말했다.


다행히 니아케의 검이 아직 제련에 들어가지 않아서, 라코니카의 마핵으로 검을 만들 수 잇었고, 나머지 한 개의 마핵과 트롤의 마핵은 금화로 바꾸어 왔다며, 루한에게 오 골드를 건네주었다.

루한이 골드화를 보니 거의 금메달 수준의 큰 금화로 전면에는 사람의 옆얼굴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 사람이 누구지?”


“아카드 제국의 초대 황제 얼굴인줄 압니다..금화는 제국에서만 발행하며, 일반국가에서는 은화나 동화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그 역시 제국 은화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니아케가 금화에 새겨진 제국 황제의 얼굴을 유심히 보는 루한에게 말해 주었다.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제국과 황제라...책에서 묘사되었던 시기가 틀린 것이 아닐까..’

큰 도시로 들어가게 되면, 이곳의 역사책들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루한이 니아케에게 말했다.

“니아케..이곳의 역사를 기록한 책들을 보려면 역시 큰 도시로 가야겠지?”


“아무래도 귀족들이 거주하는 큰 도시정도가 되어야 서점이 있으니까요..역사책은 아니지만 어릴 때 아버지에게 받은 책이라.. 아직 가지고 다니면서 한번 씩 읽는 게 있습니다만...”


“어떤 책이지?”


“그냥..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흔한 신화에 관한 책입니다..책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기는 하지만 루한님이 보시기에는 조금 수준이 낮을 수가..”


“괜찮으니 한번 가져와 보거라..용병패를 받을 때까지는 할 일도 없을 것 같으니..”

‘이곳의 창세신화 같은 건가...이 세계를 이해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정보가 될 수 있겠어..’


루한이 파세토가 만들어준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니아케가 건네준 얇고 낡은 책을 들고 이층의 테라스의 의자에 앉아서 책을 펼쳐 보았다.

‘생각했던 대로 필사본이구나..이러면 필사할 때마다 조금씩 내용이 바뀔 수밖에 없겠는데..아누..엘프..인간이라..김태현 선생의 책에서 말했던 창조신이 아누가 아닐까...‘


루한이 책의 뒷장들을 계속 읽어 보았지만, 앞의 이야기를 몇 번이고 각색하면서 꾸며 놓은 이야기 같았고, 제일 앞장의 내용이 가장 핵심인 내용인 것처럼 보였다.


-....하늘이 불타오르고 땅이 용암에 들끓을 그때에 수정 같은 밝은 빛이 터져 나오면서, 아누께서 이 땅에 강림하셨도다.

아누께서 이 땅에 강림하실 때, 카라트의 대산맥이 솟아오르고 땅과 하늘과 바다가 비로소 생겨났다...

아누께서 거대한 용으로 현신하면서 뿌린 핏방울에서 최초의 거대한 마수들이 생겨나고.. 다시 최초의 마수들이 죽고 난 몸에서 다른 마수들이 저절로 생겨났다...

마수들만이 넘쳐나는 세계에 아누께서 공을 들여 엘프를 창조하시고..고귀한 엘프들께서 다시 우리 인간을 창조하시었다.


‘엘프가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어..그러면 엘프는 반신같은 존재인가...’

루한이 책의 앞 구절들을 몇 번이고 읽어보면서, 우리 우주와 다르다는 이계차원의 근원에 대해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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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158화. 검법서를 얻다. 23.08.05 257 4 16쪽
157 157화. 찾아가는 길 23.08.05 255 7 15쪽
156 156화. 테라로 길을 내다. 23.08.04 259 5 15쪽
155 155화. 쥬신의 터를 찾다. 23.08.04 247 3 16쪽
154 154화. 쥬신의 이름을 걸다. 23.08.03 266 4 16쪽
153 153화. 붉은 악마 23.08.03 267 3 16쪽
152 152화. 붉은 트롤 23.08.02 259 4 17쪽
151 151화. 데노스의 황무지 23.08.02 266 6 16쪽
150 150화. 라도노스를 떠나며 23.08.01 259 8 16쪽
149 149화. 블루문 23.08.01 262 7 17쪽
148 148화. 정체를 추측하다. 23.07.31 264 5 16쪽
147 147화. 라도노스 23.07.31 258 5 16쪽
146 146화. 전장을 압도하다. 23.07.30 262 7 15쪽
145 145화. 마을을 구하다. 23.07.30 262 7 16쪽
144 144화. 프사돈을 떠나다. 23.07.29 266 5 17쪽
143 143화. 산테 안 사우르 23.07.29 270 6 16쪽
142 142화. 앞으로의 여정 23.07.28 270 7 17쪽
141 141화. 얽히는 인연들 23.07.28 270 7 16쪽
140 140화. 검법서 23.07.27 269 6 17쪽
139 139화. 초상화 23.07.27 272 7 15쪽
138 138화. 프사돈으로 23.07.26 262 7 16쪽
137 137화. 케마이아 상회 23.07.26 260 7 17쪽
136 136화. 마법 23.07.25 268 6 18쪽
» 135화. 창조신화 23.07.25 265 5 17쪽
134 134화. 애마를 구하다. 23.07.24 267 5 16쪽
133 133화. 뜻밖의 소란 23.07.24 264 5 15쪽
132 132화. 용병패를 받다. 23.07.23 262 6 16쪽
131 131화. 칼을 제련하다. 23.07.23 264 6 17쪽
130 130화. 오러를 보이다. 23.07.22 265 5 16쪽
129 129화. 입성 23.07.22 274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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