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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하시길.

돌기돌발 오징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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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day7
작품등록일 :
2023.03.13 11:14
최근연재일 :
2023.04.19 13:1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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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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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수 :
154,172

작성
23.03.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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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촉수 열둘

DUMMY

12




김금태는 좀 고민하는 듯하다가 마지못해 입을 살짝 벌렸다.


나대통은 김금태의 입 속을 똑바로 보았다.


이로써 가루를 들이킬 준비가 된 것이다.


그래. 이걸로 귀찮은 남정발도 치우고 이 거지 같은 김금태도 안녕이다.


이거야 말로 진정한 ‘EEJ’지. 나대통은 빵긋 웃었다.


그리고 입을 벌린 김금태를 향해 팔을 쭉 뻗고서 이렇게 말했다.


“CODE 1005”

“러블리 파우더.”


나대통이 그런 말을 뱉자마자, 벚꽃색 가루가 김금태에게 날아갔다.


입을 벌리고 있던 김금태는 흡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김금태의 이목구비가 한 곳도 빠짐없이 반드러워졌다. 거기에 피부가 미끈해지고 눈꺼풀까지 길게 자라났다.


뒤이어 매끄러워진 허리선을 따라 머리칼이 주르륵 늘어났다.


김금태는 이제 어디로 보나 완전히 여자였다.


나대통은 속으로 신기해했다.


여자로 변했는데도 김금태에겐 강인한 인상이 꽤 남아 있었다.


햇빛에 검게 탄 피부라거나, 키가 크다거나, 금발이라거나, 뭐랄까.


이 남자 저 남자 먹고 버릴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흘렀다.


나대통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씩 웃었다.


분위기가 어쨌건 예쁘게 변했으니 그만이었다.


이 정도면 남정발이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이···이게 뭐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김금태는 부르르 떨고 있었다.


겨드랑이가 가려질 만큼 큰 가슴과 두툼한 엉덩이가, 자신의 것임을 알고는 눈이 뒤집히기 직전이었다.


나대통은 큰 소리로 웃고 싶었지만 입술을 씹으며 참았다.


그 뒤 나대통은 작위적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보이쉬하게 잘 변했는데요?”

“음··· 대학생모델 잡지의 표지 같기도 하고.”


“뭘 태연하게 지껄이고 있어요! 장난해요 지금?!”


“장난은 씨발. 그쪽이 먼저 한다고 했잖아요?”

“이제 와서 남자답지 못하게 징징대지 마요.”


“아니, 이 꼴로 뭘 어떻게 하라고?”


“그거야 그쪽 하기 나름이죠.”

“그 정도 와꾸면 남정발이 뭐야.”

“다른 선수도 호올딱 홀리겠구만.”


비아냥 섞인 대답은 김금태에게 들리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정도로 머리가 복잡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느닷없이 여자가 되었는데 어느 누가 냉정해지겠어.


나대통은 더 비아냥대려다 그만두었다.


대신 더 늦기 전에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바로 방송을 켜고 자신의 얼굴을 화면에 담았다.


방송을 켠 지 1분조차 안 지났는데, 저번보다 더 많은 시청자가 우수수 들어왔다.


- 속보! 오징어 누나가 돌아왔다!

- 호에엥! 뷰징어 눈나!

- 보정 필름도 아닌데 진짜 존나 예쁘다.


채팅창은 외적인 칭찬으로 쭉쭉 치고 올라갔다.


그러던 중 채팅 하나에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 어? 뭐임···? 지금 옆에 금발 살짝 보였는데, 게스트임?


나대통은 이때다 싶어 김금태의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았다.


김금태는 방송에 나오는 줄도 모르고, 아직도 몸 이곳저곳을 만지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 역시 게스트였네.

- 백발 백피부 눈나랑, 금발 흑피부 눈나 조합? 우리 동네. 개 같이 부활.

- 개 같이 부활, 이 지랄ㅋ


- 근데 미드만 보면 둘이 빼박 자매인 듯?

- 내가 봤을 땐 그냥 자매가 아님. 너구리 자매임. 둘 다 쫄깃쫄깃하고 오동통통함.

- 이 정도면 너구리가 아니라 빠구리죠? ㅋㅋ


과한 말을 뱉은 시청자에게 벤을 먹였다.


그사이 어느새 시청자가 1000 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나대통은 이쯤이면 됐다 싶어 사정이 생겼단 말을 남기고,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방송을 껐다.


조금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남정발을 불러오는 것이니까.


이미 미끼는 던져졌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화들짝 놀라고만 것은, 누군가 엉덩이를 콱 잡아 왔기 때문이었다.


나대통은 급하게 뒤를 돌았다.


거기에는 얼굴만 멀쩡한 변태 새끼가 있었다.


“저번에는 왜 그냥 가셨어요?”


욕을 하기도 전에 남정발이 선수를 쳐왔다.


나대통은 우선 한 발짝 떨어진 후 그 말에 답했다.


“바쁘니까.”


“그러면 가시기 전에 말이라도 해주시지.”

“그리고 저번부터 자꾸 반말이시네요?”


“싫으면 꺼지던가.”


나대통은 무표정에 모자라 목소리까지 차갑게 내리깔았다.


낮은 톤으로 이런 소리를 들으면 무안한 기색을 보여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남정발 이 새낀 정상이 아니었다.


“뭐 입담도 하나의 매력이죠~.”


남정발은 욕을 처먹고도 그 같은 말을 내뱉었다.


게다가 웃고 있었다. 진짜 독하다 독해.


웃음 뒤에 있는 시커먼 속내에 이제는 코가 저릿할 정도였다.


나대통은 코를 집게 손으로 막은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끼린 인사 끝났으니까, 내 친구 소개해줄게.”

“이름은 김갸루. 그쪽 기업에 입사신청 할거래.”


남정발은 그 말을 듣고 나대통의 뒤편을 보았다.


남정발의 시야에 곧 금발의 여성이 들어왔다.


애 여섯은 거뜬히 나을 것 같은 풍만한 엉덩이.


허리라인도 가슴도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거니와, 큰 키에 드센 눈매라니.


남정발은 자신의 이상형이 바로 앞에 있자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불끈거렸다.


“···김갸루 씨요?”


흥분한 목소리로 남정발이 말하자, 나대통은 씩 웃고 입을 열었다.


“예쁘지? 저는 지금부터 자리 비켜줄 테니까. 둘이서 일 얘기 좀 나눠.”


남정발은 시선을 앞으로 고정한 채 고개만 까닥였다.


그 시선 끝에 김금태가 있음을, 나대통은 알고 있었다.


나대통은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남정발의 눈이 상상 이상으로 벌겋게 물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에이, 그래도 설마 진짜 이상한 짓이라도 하겠어?’


나대통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혹시 몰라 이런 말을 뱉었다.


“갸루는 나보다 6 배 정도는 강하거든?”

“너무 비벼대다간 처맞는다.”

“그러니까 알아서 잘 처신해.”


아마 이 정도면 될 거라고 나대통은 끄덕였다.


남정발이 자신보다 센 상대를 건드릴 일은 없을 테니까.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김금태가 알아서 도망갈 거고.


사실 김금태에게는 이런 배려도 사치였다.


김금태에게는 아예 이런 말을 내뱉고 싶었다.


‘좋아하는 여자애. 유망기업 입사. 교수님의 사랑까지.’

‘좋은 건 다 뺏어갔잖아, 너도 엿 좀 먹어봐라.’


나대통은 눈을 감으며 속마음을 구겨 넣었다.


그다음 다시 눈을 뜨고 너그럽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난 가볼게! 일 얘기 잘하고!”

“앞으로 다신 마주치지 말자!”


이는 남정발뿐 아니라,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김금태에게 말한 것이기도 했다.


둘 다 이쪽 말이 안 들리는 것 같았다.


남정발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져 가고 있었다. 남정발은 그 상태로 서서히 김금태를 향해 걸어갔다.


이제부터는 알 바 아니었다.


건들지 못하게끔 보험까지 들어줬으면 다 해준 거지.


나대통은 기지개를 쫙 켰다. 그 뒤 거지 같은 둘을 지나쳐 앞을 향해 털레털레 걸었다.


두 사람이 안 보이게 된 건 금방이었다.


이제부터는 마음 편히 방송을 켠 채 동네 사냥을 다니면 된다.


나대통은 그런 생각으로 방송을 킨 다음 시청자를 듬뿍 늘리고 집으로 귀가했다.





*





<¥ 시>


자신을 나타내기 좋아하는 패션의 신세대가 가장 거주하고 싶은 곳.


각종 엔터테인먼트가 넘쳐나는 그곳의 이름은 ¥시였다.


번잡한 ¥시의 중심에는 턱을 끝까지 올려도 꼭대기가 안 보이는 건물이 있었다.


산 같은 자본으로 세워진 건물의 이름은 루삥뽕 타워로, BJ 위주의 사업을 추진하여 성공한 기업의 본거지였다.


일반 사업가는 이름만 들어도 혀를 내두른다는 총수가 바로 루삥뽕 타워의 꼭대기 층에 있었다.


꼭대기 층.


거기에는 혼자 사용하기엔 과하게 넓은 실내가 은은한 향을 품고 있었다.


향은 창가 자리에 딱 달라붙은 호랑이 소파에서 퍼져 나왔다.


정확히는 호랑이 소파에 침대 눕듯 누워 있는 젊고 요염한 여성에게서 나왔다.


젊고 요염한 여성은 스마트폰을 보는 중이었다.


“음···. 1시간 만에, 라이브 시청자 2000 명인가.”

“그것도 어디서 온 지 모르는 무명 아가씨가?”


사장인 그녀는 그렇게 혼잣말하곤 호랑이 꼬리를 쭉 잡아당겼다.


늘어난 꼬리가 제자리로 돌아올 즈음이었다.


소파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의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응.”


사장이 외마디로 긍정했다.


그러자 제복을 입은 비서 한 명이 소파 뒤까지 걸어왔다.


정갈하게 바로 선 비서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긴급 호출에 명 받은 비서 48번입니다.”


“응. 그래, 혹시. 아까 Ұ시의 개인방송 봤어?”


사장은 특유의 고혹적인 목소리로 띄엄띄엄 물었다.


“네 안 그래도 다른 비서들도 말이 좀 있었습니다.”


“음, 역시. 꽤 눈에 띄는 아이니까.”


사장은 투명한 블라우스에 비치는 자신의 반드러운 허리를 죽 펴며 다시금 이어 말했다.


“다들, 감상이 어땠어?”


“백발에 수려한 외모. 약간 큰 키에 건강한 몸매.”

“게다가 외람되지만 목소리가 사장님과 비슷하다고 했어요.”


“흐음. 과연 목소리만 비슷할까.”


사장은 갸름한 턱을 비스듬히 기울였다.


직후 자리에서 일어난 사장은 자신의 하얀 머리칼을 뒤로 넘겼다.


등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이 찰랑거릴 때, 사장은 혼잣말했다.


“머리 색도 비슷하고 이목구비도 비슷해.”

“게다가 목소리까지. 나랑 닮은 구석이 너무 많아.”


“확실히 이목구비는, 그래도 사장님의 머리 색은 정확히 밝은 은색 계열이시잖아요?”

“사장님이 더 아름답습니다.”


“음, 그래. 머리 색은 조금 다른가.”


“그럼요. 다음 생은 저도 그런 머리칼 좀 가지고 태어나고 싶습니다.”


비서는 머리칼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부러워했다.


한편, 사장은 은색 눈꺼풀을 깜빡이며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시선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사장 자신의 가슴이다.


“하지만, 저 아이가. 나보다 가슴이 큰 걸.”


비서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글쎄요, 확실한 건 선의 부드러움이라던가.”

“바라보는 방향은 사장님이 훨씬 위라는 거죠.”


“······그런가. 듣고보니 확실히.”


그런 대답이 돌아오자 비서는 속으로 안도했다.


비서는 조금 진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이 눈여겨 보셨다는 건, 지금 바로 연락해볼까요?”

“저희 루삥뽕 엔터테인먼트를 마다할 BJ는 없으니.”


“그래, Ұ지역에서 방송하는 아이니까.”

“각별히 신경 써서 우리 ¥지역에 올 수 있게끔.”

“잘 구슬려봐. ···예산은 얼마든지 지출해도 좋아.”


“어, 얼마든지요? 무명인 신입인데, 너무 파격적이지 않을까요?”

“다른 BJ들이 분명 시기할 거고, 그러면 사냥하기 힘들어질 텐데···.”


그 말을 들은 사장은 나긋한 미소를 짓고 답했다.


“괜찮아. 합방할 거니까··· 나랑.”


비서는 자신이 잘못들은 건가 싶어 입을 벌린 채 앞을 보았다.


“어··· 어··· 사장님?”


사장은 거기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뒤를 돌아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 뒤 창문 아래의 풍경을 보며 이렇게 입을 열었다.


“나랑, 합방할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내가 좀 도와주지 뭐. 궁금하거든.”

“나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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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촉수 스물다섯 23.04.14 25 1 12쪽
24 촉수 스물넷 23.04.13 21 1 13쪽
23 촉수 스물셋 23.04.11 29 1 11쪽
22 촉수 스물둘 23.04.07 35 1 11쪽
21 촉수 스물하나 23.04.05 29 1 11쪽
20 촉수 스물 23.04.04 35 1 12쪽
19 촉수 열아홉 23.04.01 30 1 12쪽
18 촉수 열여덟 23.03.31 23 1 11쪽
17 촉수 열일곱 23.03.30 38 1 11쪽
16 촉수 열여섯 23.03.28 28 1 11쪽
15 촉수 열다섯 23.03.26 20 1 11쪽
14 촉수 열넷 23.03.24 31 1 11쪽
13 촉수 열셋 23.03.23 32 1 12쪽
» 촉수 열둘 23.03.22 29 1 12쪽
11 촉수 열하나 23.03.19 22 1 12쪽
10 촉수 열 23.03.18 28 1 11쪽
9 촉수 아홉 23.03.17 32 1 12쪽
8 촉수 여덟 23.03.16 26 1 11쪽
7 촉수 일곱 23.03.15 35 1 12쪽
6 촉수 여섯 23.03.14 45 1 11쪽
5 촉수 다섯 23.03.13 56 1 11쪽
4 촉수 넷 23.03.13 41 1 13쪽
3 촉수 셋 23.03.13 50 1 14쪽
2 촉수 둘 23.03.13 58 1 14쪽
1 촉수 하나 23.03.13 1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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