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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기돌발 오징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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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day7
작품등록일 :
2023.03.13 11:14
최근연재일 :
2023.04.19 13:1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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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수 :
154,172

작성
23.03.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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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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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촉수 여섯

DUMMY

6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인가.


나대통은 음흉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


꿀을 삼킨 것처럼 침이 달달하다.


눈이 부릅떠 지는 건 말할 것도 없었다.


머리 들어찬 돈 생각.


어느샌가 그게 저절로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주위에 있던 바람이 한순간 일그러지는 소리가 났다.


이는 나대통이 제자리에서 달려나갈 때 생긴 것이었다.


나대통 자신도 놀랐다.


상당한 거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단숨에 머쉬마더의 코앞에 도착해 있었으니까.


얼떨떨해 하다가 얼른 정신을 되잡았다.


나대통은 바로 앞에 있는 적의 몸통을 노려 촉수를 뻗었다.


커다랗고 탱글탱글한 머쉬마더의 몸통.


촉수는 그 몸통에 꽂히지 않고 ‘퉁’ 튕겨 나왔다.


‘역시 보통 몬스터와 다르다 이거지.’


아무래도 쉽게 이기긴 어려울 듯하다.


가능한 머쉬마더가 포자를 뿌리기 전에 이기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


나대통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어느샌가 좌우에 건장한 남자 둘이 자리 잡고 있었다.


뭐하는 사람들이지 싶은데, 여자에서 남자가 된 두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들고 있던 나무 빗자루를 검처럼 강하게 내려쳤다.


나대통은 재빠르게 피하고 슬그머니 거리를 벌렸다.


그러자 두 남자가 공격 방식을 바꿔왔다.


두 남자는 빗자루로 불덩이를 만들었다.


불덩이는 곧 나대통을 향해 날아갔다.


나대통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불덩이를 피했다.


공간이 여유로운 덕에 지그재그로 피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뒤로 빠지니까 괜찮은데 전진할 때가 약간 걱정된다.


특히 머쉬마더에게 접근할 경우 두 남자 탓에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적어지고 만다.


그 상태에선 어쩔 수 없이 불덩이를 맞게 될 것 같았다.


‘역시 저 두 명부터 쓰러뜨려야 하나.’


쓴 침이 목 뒤로 넘어간다.


솔직히 두 사람의 방어력은 딱 봐도 높지 않았다.


둘에게 촉수 공격을 가하면 그대로 살점이 뚫려버리거나 혹은 딱딱하게 굳어 죽어버릴 것 같았다.


조종당하는 사람의 생을 마감시키기에는 역시 꺼림칙한 감이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였다.


불덩이 하나가 몸에 적중하고 말았다.


나대통은 따가운 고통에 정신이 확 들었다.


고민할 여유가 없다. 결국 한 수 접어주기로 했다.


그냥 맞아주면서 싸우기로 한 것이다.


이윽고 바람이 일그러지는 소리가 난 것은, 나대통이 앞으로 달려나갔기 때문이다.


빗자루를 든 두 남자는 이에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반응한 것은 머쉬마더 뿐이었다.


머쉬마더는 등 뒤에서 여러 개의 넝쿨을 뽑아냈다. 나대통이 가까이 오자 뽑아낸 넝쿨을 강하게 휘둘렀다.


나대통은 숨을 삼켰다.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로 내려오는 굵은 넝쿨을 똑바로 보았다.


나대통은 타이밍을 재고 자신의 촉수를 움직였다.


이내 촉수가 툭툭 넝쿨을 치워버렸다.


그 직후 나대통은 눈을 부릅떴다.


이에 반응하듯 나대통의 촉수는 머쉬마더의 몸통을 겨냥했다.


일순 촉수가 쭉 뻗어나갔다.


‘푹’하는 소리가 났다.


촉수가 머쉬마더의 몸통에 제대로 들이박혔다.


나대통은 이때다 싶어 나머지 촉수를 모조리 찔러 넣었다.


머쉬마더의 몸통 한 부분이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머쉬마더는 귀따가운 울음소리를 냈다.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니 깔끔하게 치명타였다.


머쉬마더는 몸이 무거워지기라도 한 건지, 곧 한 쪽으로 기우뚱 주저앉았다.


이대로라면 정말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같은 생각을 할 때였다. 나대통은 뒤늦게야 눈치채고 말았다.


어느샌가 불덩이가 바로 옆까지 날아와 있음을 말이다.


남자 둘이 불덩이를 쏜 것이었다.


뭘 해보기엔 이미 늦었다.


한차례 펑 하는 소리가 났다.


‘···으읏. 이거 생각보다 더 아픈데.’


아픔에 몸부림 칠 시간이 없었다. 얼른 불을 꺼야 했다.


불길에 휩싸인 나대통은 불붙은 자신의 촉수를 꺼뜨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대통이 미처 앞을 못 보고 있던 때였다.


머쉬마더의 등 뒤에서 묵직한 넝쿨이 쏟아져 나왔다.


넝쿨은 무서운 속도로 휘몰아쳐 나대통을 마구잡이로 난타했다.


나대통은 고통에 겨워 악악 소리 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도망칠 틈을 보았다.


바닥에 있던 먼지가 피어올랐다.


지금의 기회다. 나대통은 그런 생각에 앞으로 내달렸다.


두 발짝도 못가 엎어지고 만 것은 다리 역할을 하는 촉수가 붙잡혔기 때문이었다.


머쉬마더의 넝쿨에 촉수가 붙잡혀 버리고 말았다.


넝쿨 다발은 나대통에게 달린 촉수 전부를 붙잡았다.


그리고 각각 다른 방향으로 잡아당겼다.


나대통은 고통에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뇌가 끊어지기 직전의 고무줄처럼 늘어난 기분이었다.


사지를 뜯긴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야 너머로 보일락 말락 했다.


“으아아아악!!!”

“앞으로는 제사···!!”

“꼬박꼬박 지낼게요!!”


그렇게 울부짖자마자였다.


기적 같은 틈이 생겼다. 그덕에 간신히 넝쿨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헉헉 거릴 시간이 없었다. 재빠르게 머쉬마더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야 했다.


나대통은 가까스로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머쉬마더는 멀어진 나대통을 성난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그게 일종의 신호였을까.


운동장에 있던 각종 버섯들이 전부 나대통을 바라보았다.


머지않아 운동장의 버섯들 전원이 슬금슬금 나대통을 향해 걸어갔다.


나대통은 침을 삼키며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버섯들을 보았다.


무슨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설상가상 원거리 공격인 불덩이도 날아오고 있었다.


갑자기 높아진 난이도에 저도 모르게 촉수가 떨렸다.


촉수가 불알이었다면 아예 뚝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떨리는 촉수에 힘을 빡 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래 봬도 어릴 때 고전 게임을 직접 찾아가며 한 몸이다.


비행 슈팅 게임은 그중에서도 엔간히 했었다.


‘이제부터는 나는 XF5U 플라잉 팬케이크다.’

‘플라잉 팬케이크··· 플라잉 팬케이크···.’


나대통은 머릿속으로 자신을 세뇌시켰다.


자신이 하나의 비행기고 하늘에서 스스로 내려다 본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때부터였다.


하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나대통은 정말 마법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대통은 달려드는 버섯들을 전부 피하는 것도 모자라 날아오는 불덩이까지 피했다.


푹푹 소리가 끊임없이 들린 것은 나대통이 달려나가면서 촉수공격 한방한방으로 각종 버섯을 즉살했기 때문이었다.


나대통은 그림 같은 상황을 그려냈다. 계속해서 그 몸놀림 그대로 머쉬마더를 향해 지그재그로 달려나갔다.


운동장에 수많은 지그재그 흔적이 그려진 뒤였다.


나대통은 겨우 머쉬마더의 앞에 다다랐다.


거친 숨소리가 나대통의 입에서 세어나왔다.


나대통은 숨도 고르지 않고 촉수에 힘을 꽉 주었다.


순식간이었다. 촉수에서 드릴이 휘돌 때 나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곧 촉수는 엄청난 속도로 휘돌며 앞을 향해 머리를 뻗었다.


눈 깜짝 할 사이 머쉬마더의 몸통이 찢겨져 나갔다.


머쉬마더의 밑동이 점차 바닥에 눌러 앉았다.


이윽고 쿵 하며 머쉬마더가 뒤로 넘어졌다.


하체가 갈린 탓에 균형을 잃은 것이다.


나대통은 풍선처럼 부푼 표정을 지었다.


신나는 것도 모자라 흥분되고 짜릿했다.


이제 마지막 일격. 그것만 해내면 돈방석에 앉는다.


그런 생각을 하곤 몸을 움직이는 순간이었다.


나대통은 느닷없는 고통에 머리가 아찔했다. 움직이려고 촉수를 이동한 순간 등허리가 화끈거린 것이다.


불덩이를 맞아 느끼는 아픔은 아니었다.


뭐랄까. 그래, 칼에 베인 것 같았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등 뒤를 공격해 왔다.


나대통은 몸을 움직여 곧장 뒤를 보았다.


거기에는 낯익은 사람이 있었다.


롱소드를 쥐고 있는 대학생. 자판기 앞에서 큐브를 나눠주었던 그 사람이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였다. 대학생은 왼쪽에서 오른쪽 검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검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말았다.


나대통의 촉수 두 개가 슥 잘려나가 버렸다.


심지어 잘린 부분은 꽁꽁 얼어버렸다.


나대통은 짧아진 촉수를 움직여보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저번에 도와줘서 고마웠다만 지금은 아무래도 목표가 겹치는 것 같았다.


아마 머쉬마더의 목을 따기 위해 지금까지 기다렸겠지.


다 잡은 물고기잖아. 근데 이걸 채가겠다니?


이렇게 되면 불가항력이었다.


같은 선수로서 이참에 한 번 서열 정리 좀 해야겠다.


진심이 된 나대통은 멀쩡한 촉수를 일제히 움직였다.


아까 전 머쉬마더가 넝쿨을 움직인 것을 그대로 모방했다.


촉수를 휘둘러 롱소드를 든 대학생을 마구잡이로 난타했다.


촉수 난타가 한차례 일어난 뒤였다.


먼지가 부옇게 일어나 앞을 가렸다.


나대통은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표정으로 공격을 멈췄다.


먼지가 가라앉은 정면에는 개처럼 후드려 맞은 대학생.


그러니까 롱소드를 든 대학생이 쓰러져 있어야 했다.


어쩐지 대학생은 다친 곳이 없다.


반대로 자신이 휘두른 촉수는 대부분 잘려나가 있었다.


남은 촉수는 달랑 두 개였다.


나대통은 균형을 잃고 휘청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자신이 기고만장 했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정신을 똑바로 잡아야 하는 지금 패배의 충격에 오히려 넋이 나가고 말았다.


저벅저벅 발소리가 들려왔다.


롱소드를 쥔 대학생이 천천히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지막 일격을 가할 심산인 것 같다.


어떻게든 움직이려 바닥에서 안간힘 써 보았다.


공격당한 촉수가 전부 얼어버린 탓에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스으벌. 이럴 줄 알았으면 작작 깝칠 걸!’


그렇게 되뇌며 질끈 눈을 감았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대로 죽음을 맞이할 거란 짐작과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대통은 뭐지 싶어 눈을 떴다.


대학생이 앞을 향해 뛰어가는 게 저 멀리 보였다.


왜 마무리를 짓지 않은 거지.


게다가 저렇게 황급히 달려가다니.


눈을 게슴츠레 뜨고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금씩이지만 머쉬마더가 재생하고 있었다.


죽일 타이밍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 분명 그렇게 생각한 거겠지.


어쨌든 살았다. 배가 아프긴 하지만 살았으니 그걸로 됐다.


안도의 숨을 쉬는데 어두운 그림자가 주변에 슥 끼었다.


각종 버섯 몬스터가 가까이 온 것이다.


사람이나 몬스터나 마지막 타격은 참을 수 없었나보다.


나대통은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했다.


촉수 두 개로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발악해도 꿈틀 대는 게 고작이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베여서 죽는 쪽이 나았다.


몬스터에게 잡아 먹혀 죽는다니.


절망하는 와중에 푹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재빨리 시선을 옮겼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촉수 두 개였다.


촉수 두 개는 멋대로 움직여 주변을 공격했다.


가까이 다가온 버섯을 멋대로 찔러 죽였다.


심지어 찌른 상태로 영양분 같은 걸 쭉쭉 뽑아왔다.


말도 안 되게 놀라고 말았다.


영양분이 뽑혀 올수록 잘렸던 촉수가 재생되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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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촉수 스물여섯 23.04.15 25 1 11쪽
25 촉수 스물다섯 23.04.14 25 1 12쪽
24 촉수 스물넷 23.04.13 21 1 13쪽
23 촉수 스물셋 23.04.11 29 1 11쪽
22 촉수 스물둘 23.04.07 35 1 11쪽
21 촉수 스물하나 23.04.05 29 1 11쪽
20 촉수 스물 23.04.04 35 1 12쪽
19 촉수 열아홉 23.04.01 30 1 12쪽
18 촉수 열여덟 23.03.31 23 1 11쪽
17 촉수 열일곱 23.03.30 38 1 11쪽
16 촉수 열여섯 23.03.28 28 1 11쪽
15 촉수 열다섯 23.03.26 20 1 11쪽
14 촉수 열넷 23.03.24 31 1 11쪽
13 촉수 열셋 23.03.23 32 1 12쪽
12 촉수 열둘 23.03.22 28 1 12쪽
11 촉수 열하나 23.03.19 22 1 12쪽
10 촉수 열 23.03.18 28 1 11쪽
9 촉수 아홉 23.03.17 32 1 12쪽
8 촉수 여덟 23.03.16 26 1 11쪽
7 촉수 일곱 23.03.15 35 1 12쪽
» 촉수 여섯 23.03.14 45 1 11쪽
5 촉수 다섯 23.03.13 56 1 11쪽
4 촉수 넷 23.03.13 41 1 13쪽
3 촉수 셋 23.03.13 50 1 14쪽
2 촉수 둘 23.03.13 58 1 14쪽
1 촉수 하나 23.03.13 1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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