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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바위89 님의 서재입니다.

십문(10-G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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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1바위89
작품등록일 :
2019.04.04 21:13
최근연재일 :
2019.05.19 18:3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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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7
추천수 :
20
글자수 :
222,905

작성
19.04.0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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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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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제 5화> 십문(10개의 Gateway)

.




DUMMY

밤에 또 악몽을 꿨다. 오늘도 엄마는 나를 안고 잠을 잤다.

그 악몽에 소리 아저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설마 아저씨랑 헤어지는 걸까? 아닐꺼야. 항상 그는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예감이 좋지 않다. 나의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갑자기 언덕을 올라가면서 공허함이 나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없다.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저씨.”

“소리 아저씨.”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바람 한점 불지 않았다. 그냥 모든 것이 조용하기만 했다 하필 방학이 시작하는 오늘 사라지는 걸까?


방학식은 너무나 짧게 끝났다. E9200 교장선생님은 입학식 때 한번 방학식때 한번 목소리를 들려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것도 아주 짧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그런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교장선생님의 말도 담임선생님인 보라샘의 말도 별로 기억에 나지 않았다.


“혁아. 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니?”

잠깐 멍하니 있다가 숙이가 나에게 건네는 말을 듣고 놀라는 듯 반응했다.


“너 정말 오늘 이상하다. 뭔 일 있니?”

“아니.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나서······”


“방학 때 어디가?”

“뭐. 그냥 할머니집에 갔다가, 수영장이나 산에 한번 갈 것 같아.”


“그래. 나중에 혹시 다른 일이 있으면 메시지 남길께. 방학 잘 보네.”

숙이랑 그렇게 헤어졌다.


언덕에 가까이 갈수록 다시금 희망의 불꽃을 피워본다. 하지만 점점 그 불꽃은 희미해지고 마침내 언덕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세상에 나 혼자만 남은 것 같았다.


“아저씨······”


참으로 이상했다. 같이 있을 때는 너무나 힘들고, 또 의심도 많았었다. 그러나 막상 볼 수 없다고 느끼고 나는 너무 힘이 빠졌다. 그동안 학교에 가는 것도 모두 아저씨 때문에 힘을 내고 간 것 같았다. 사실 10분이라고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30분이 넘는 경우도 많았다.


자세가 완성이 될 때까지 끝까지 나를 지켜보는 그 느낌은 마치 아버지가 있었다면, 그런 느낌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앞을 못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 것처럼 나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당연히 없는 것이었다.


그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도 물어보지 않았고, 엄마에게도 물어보지 않았다. 왜 우리에게는 아빠가 없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그냥 두려웠다.


그런데, 나는 소리 아저씨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다. 언제까지 나와 함께 있어 줄 거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무서웠고, 두려웠다. 왠지 모르게 나에게는 헤어진다는 것은 모두 무서운 일이었다.


다리를 한 번 올려보았다. 그러나 금세 균형을 잃어버렸다. 집중도 되지 않았다. 그동안 배운 모든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너무나 허무했다.


나는 X90에게 몸을 맡기고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나의 어린 시절 기억도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사건들만 기억의 집을 만들어 가고, 나머지들은 점점 무너져가는 것 같았다.


분명 집으로 가는 그 순간 그 길을 기억했다. 기억하고 싶었다. 그러나 하늘로부터 뭔가 엄청난 굉음과 함께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 엄청난 진동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나의 고막이 찢어져 나가게 만드는 그 무언가 덮쳐 오는 것을 느꼈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것이 내 생애의 마지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는 마지막 감각기관 마저도 천사는 탐내는 것일까? 그 소리가 들리며 나는 내 몸이 하늘로 떠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서 구원을 받는 순간이었다.


마을은 분화구처럼 변해 버렸다. 물론 내가 사라졌다면 지금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죽어야 할 이유가 없었는지 모른다. 아니, 죽지 못할 이유가 한가지 있었을 지 모른다.


100일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모두들 나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손가락이 떨기 시작한 것은 내가 기절한지 90일이 지난 후라고 했다. 나의 많은 장기들이 파열이 되었고, 나에게 남은 것은 뇌 밖에 없었다. 여러 장기들을 살려보려고 했지만 그 강력한 진동은 산산조각이 나게 했다.


그러나 나는 그나마 지금의 과학이 살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능했고, 나머지 마을 사람들은 모두 가루가 되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른다.


아직도 UNC에서는 그날의 일을 다 풀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지구는 엉망이 되었다. 핵폭탄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그 아름다운 지구는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나는 어차피 본적도 없지만......


지구 곳곳에는 엄청나게 많은 분화구들이 생겼다. 그것은 모두 6만 5천 구백 구십 여섯 개였다. 그리고 그 분화구 중앙에는 한번도 보지 못한 문 모양의 출입구가 생겼다. 분명히 문 모양의 출입구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계속해서 괴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무시무시한 놈들이 왔다.


나는 그 녀석들에게 엄마를 잃고 나의 어린 추억들을 잃어버린 이후로 오직 나에게는 삶의 목표가 녀석들을 끝장내는 것 밖에는 없었다. 내가 죽고 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나는 녀석들의 심장을 씹어 먹어 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나는 이 괴물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그 어떤 살인병기보다 강력한 자가 되기 위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모든 훈련을 통과하기 위해 10살이라는 나이에 UNC(UN 사령부)의 공격팀에 지원했다.


비록 나의 뇌는 10살이지만, 나의 몸은 강력한 인조인간으로 거듭났다. 내 몸을 받을 때에 나는 주저없이 말했다. 살인병기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나는 그 괴물도 싫었고, 이 세상도 싫었다. 나의 어린 시절에 내가 가졌던 많은 꿈들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다 가져가 버린 괴물이 더 싫을 뿐이다.


당연히 이전 정부였다면, 내가 이런 살인병기의 몸을 달라고 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며 나는 살아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사방팔방으로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지구는 이제 거의 파괴되기 직전이었다. 어린아이 어른 노인을 구별할 것 없이 싸워야 했다. 군인이 턱없이 부족했다. 특별히 싸울 의지가 있는 강인한 자를 원했다.


1차 공격으로 지구의 1/3 이 파괴되고, 지구의 인구의 1/3이 전멸하였다. 그런 상황에서는 지구는 거의 종말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구를 버텨준 것은 로봇들이었다.


로봇들은 인간들보다 강했다. 적들의 대대적인 1차 공격은 지구에 떨어진 각 Gateway를 통해서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쓰레기 하치장의 Gate를 통해서 정확히 은하계 반대편에서 온 것이 분명했다.


그들이 어떠한 존재이고, 그들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인류의 적이고, 지구의 적임에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분석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gateway를 막는 것이다.


첫번째 공격을 통해서 완전히 지구를 섬멸할 수 있을 것처럼 쏟아져 나오던 괴물들은 로봇의 공격으로 주춤했다. 많은 Gateway는 닫혔고, 각 Gateway에는 전투 로봇들이 강력한 공명 방어막을 통해서 그 벽을 봉쇄해 버렸다.


그러나 커다란 10개의 문들은 어떻게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 10개의 관문들은 마치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것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전투로봇들이 그 문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입구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UN 사령부의 고민은 커져갔다. 다행히 그 문을 통해서 괴물들이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이 더 불안했다. 언제 어떠한 거대한 녀석들이 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결국 UN 사령부는 그 Gateway를 통해서 우리가 먼저 적들을 소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 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방법은 먼저 타격을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제 1 공격팀. 제 2 공격팀···. 그들은 지구를 위해서 사라졌다. 그렇게 수 많은 공격팀들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도 모르고 수 많은 젊은이들과 우수한 전투로봇들을 미지의 문으로 보내야만 했다.


10년이 지났다. 지구상에 있는 많은 gateway들은 다행히 완전히 파괴되었고, 그 10개의 문들 만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였다.


매달 1개의 공격팀들을 보냈으니, 10년동안 120개의 팀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는 마치 매달 신에게 재물을 보내듯이 그들을 보내야 하는지 아니면, 이제 멈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회의를 하고, 분석하고 정말 피가 말리는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내가 121번째 공격팀의 멤버로 차출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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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 17화> 세모머리 뿔 19.04.18 91 0 12쪽
16 제 16화> 내부 분열 19.04.17 83 0 9쪽
15 제 15화 > 세모머리 19.04.16 107 0 16쪽
14 제 14화> D-5 오즈의 마법사 19.04.16 98 0 12쪽
13 제 13화> D-6 돌멩이 19.04.15 9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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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 11화> 죽기전에 꼭 해야 할 일 19.04.14 117 0 17쪽
10 제 10화> 나를 이해한다는 여자 19.04.14 118 1 10쪽
9 제 9화> 2문 - 미로 19.04.13 146 0 10쪽
8 제 8화> 2문 19.04.13 145 1 14쪽
7 제 7화 > 1문 19.04.12 171 0 12쪽
6 제 6화> 121 공격팀 19.04.10 180 0 9쪽
» 제 5화> 십문(10개의 Gateway) +2 19.04.09 229 0 9쪽
4 제4화> 소리 아저씨 19.04.07 216 1 11쪽
3 제 3화> 하늘을 날다. 19.04.06 250 0 10쪽
2 제 2화> 입학식 19.04.06 328 1 10쪽
1 제 1화 > 소리로 세상을 보는 아이 +4 19.04.04 67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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