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2,505
추천수 :
3
글자수 :
447,698

작성
21.07.25 23:52
조회
31
추천
0
글자
19쪽

15화. 게이트(3)

DUMMY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붉은 갑옷을 입은 수백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이 중앙에 길게 깔린 카펫의 좌우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 카펫의 끝에 있는 왕좌엔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붉은 피부와 몇 배는 더 거대한 덩치를 가진 미노타우로스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너인가, 짐의 시험을 받겠다고 한 것이. 일단, 짐의 앞으로 다가와 보거라”


붉은 미노타우로스는 그렇게 말하며 빨리 오라는 듯 내게 손짓했다. 나는 카펫 위를 일직선으로 걸어가 붉은 미노타우로스의 앞에 섰고, 붉은 미노타우로스는 나를 향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어째서 짐의 시험에 혼자서 도전하는 거지? 바깥에 있는 너의 동료와 함께하지 않는 이유라도 있는 건가?”


“······이 정도는 나 혼자서도 충분하거든”


“혼자서도 충분하다라, 실로 오만한 말을 하는구나.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기도 해. 그런 너의 오만이 짐에게는 한낱 인간의 객기가 아니라, 오히려 강자에게 맞서는 영웅의 위상으로 보일 정도다”


붉은 미노타우로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왕좌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얼마나 힘이 강한 건지, 바닥을 통해 진동이 전해질 정도였다.


“좋다! 짐은 네가 마음에 들었다. 너에게는 특별히 기회를 한 번 더 주도록 하지”


“······”


“바깥에 있는 너의 동료를 네 손으로 죽이고 와라. 그렇게 한다면 특별히 너를 살리고, 곧장 짐의 부하로 삼아주겠다······아니지, 그래도 너의 동료 중 여자만은 살려두어라. 계집년들은 노리개로 삼아서 미노타우로스의 수를 늘리는 데 사용할 테니”


“············”


“특히, 그 잿빛 머리의 여자 만큼은 살려서 가지고 와라. 그 계집은 반반한 외모를 가졌으니, 특별히 짐의 노리개로 사용하겠다”


“·········”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냐. 설마 동료를 죽일 수 없다거나 한다는 건 아니겠지?”


“······”


“그런 하찮은 인연에 연연하지 말아라. 여자 정도는 나중에 이 게이트에서 나가게 된다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게 해줄 테니”


나는 고개를 들어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붉은 미노타우로스의 오만한 눈을 마주 보았다. 그 눈에서는 내가 자신에게 그 어떤 피해도 주지 못한다는 확신이 느껴졌다.


“······할 말은 다 했냐”


“······뭐···?”


“할 말은 다했냐고”


“·········네놈이 감히!!!!!!!! 짐이 좋다 좋다 하니까 어디까지 기어오르려는 것이냐!!!!!”


나는 히아신스를 노리개로 삼겠다던 붉은 미노타우로스의 외침을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속에서 분노라는 이름의 감정을 느껴 보는 듯했다.


“그래. 그럼, 이제 죽어라”


《 1차 봉인(封印)해제 》


내 전신에 감겨있던 검은 붕대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풀리기 시작했다. 소매에서 풀려나온 검은 붕대는 허공으로 떠올랐고, 마치 의지를 가진 듯이 내 주위를 돌아다녔다. 그걸 본 수십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엄청난 속도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왕을 지켜라!!!!”


“막아라!!!!”


붉은 미노타우로스는 그걸 보며 승리를 확신한 듯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검기를 뛰어넘어 검강마저도 사용할 수 있는 미노타우로스 전사들과 6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들은 그의 충직한 검이자 방패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붉은 미노타우로스의 기대는 얼마 안 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죽어”


나는 나를 향해 달려드는 미노타우로스들을 향해 손을 뻗었고, 곧장 봉인이 풀리며 사용이 가능해진 능력을 사용했다.


『 소멸하라 』


내가 힘을 사용하자 내 몸 안에 숨어 있던 엄청난 양의 마나가 단숨에 밖으로 빠져나왔다. 마나는 나를 향해 달려들던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그대로 방출되었고, 마나에 닿은 미노타우로스들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채 단숨에 소멸하였다.


“짐의 충직한 검들이······”


붉은 미노타우로스는 나를 향해 달려들던 수 십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것에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하지만 곧 크게 분노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며 말했다.


“더는 네놈을 용서하지 않겠다!!”


그 말과 동시에 알현실을 가득 채우고 있던 수백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든 미노타우로스들은 나를 향해 살기와 마나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짐은 미궁의 왕, 아스테리오스!!!”


아스테리오스의 전신에서 강한 전류가 뿜어져 나왔다. 마치 번개와도 같이 날뛰는 그 전류는 금방이라도 나를 죽일 듯이 아스테리오스의 주위를 맴돌며 파직 파직 거리고 있었다.


“하찮은 인간 따위가 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스테리오스는 내 앞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살기가 가득 담긴 아스테리오스의 기운을 느꼈고, 고개를 들어 아스테리오스를 마주 보았다.


“그러냐···”


나는 그렇게 말했고, 봉인을 풀며 사용 가능해진 힘을 일제히 주위로 방출했다. 그러자 내 마나와 아스테리오스의 번개가 서로를 밀어내며 충돌하기 시작했다.


“죽여주겠다!”


“덤벼”





*                *                  *                 *





쾅!


쾅!


몇 번이고 울려 퍼지는 폭발음, 스노우와 한버들이 싸우고 있는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겨우 이 정도의 실력으로 덤빈 것인가!”


“크윽!”


미노타우로스 검사의 검을 정면으로 막아낸 스노우가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뱉었다.


“그딴 검기따위로는 나의 검강을 이길 수 없다. 하찮은 인간이여!”


미노타우로스 전사와 스노우의 검 모두 푸른 마나가 뒤덮고 있었지만, 미노타우로스의 검을 뒤덮고 있는 마나는 더욱 단단하게 굳어져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으으·········으···크윽!!”


결국, 미노타우로스의 검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스노우는 검과 함께 그대로 날아가 땅을 뒹굴었다. 그리고 그걸 본 한버들과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동시에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마법을 사용했다.


“베어내라 바람의 칼날이여!”


《 윈드 커터(Wind Cutter) 》


“꿰뚫어 불태우라”


《 파이어 랜스 (Fire Lance) 》


서로의 지팡이에서 만들어진 바람의 칼날과 불꽃의 창이 그대로 날아가 충돌했다. 바람의 칼날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단숨에 파괴되었고, 불꽃의 창은 그대로 한버들을 향해 날아갔다.


“윽!”


하지만 불꽃의 창은 한버들에게 도달하기 직전, 의문의 막에 가로막히더니 사라져버렸다.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그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보면서 말했다.


“······네가 타고 있는 그 물건은 자의식을 가진 마도구인가. 이걸 가볍게 막아내는 걸 보니, 그중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물건이로군”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휠체어가 한버들을 지키기 위해 방어막을 전개했다는 것을 깨달은 듯했다. 전사 미노타우로스와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동시에 탐욕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녀석들을 죽이고 저 마도구는 내가 가져가겠다”


“그렇다면, 저 여자 인간은 내가 갖도록 하지”


두 미노타우로스의 수준은 확실히 스노우와 한버들보다 한 단계는 높은 영역에 닿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노우와 한버들은 자신들이 패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저 미노타우로스들······강하네···정말 강해 스노우”


“그래, 네 말이 맞다······어떻게 보든 우리의 정확한 상위호환인 녀석들이군······”


“하지만···저 녀석들보다도 우현이가 더 강했었어”


“우현이었다면······이미 우리를 몇 번이고 죽였었겠지”


이미 전투를 꽤 진행하면서, 한버들과 스노우 둘 다 꽤 지쳐 있는 상태였다. 한버들은 검에 몸을 기대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던 스노우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어떡하지? 그렇게 생각하니까······왠지 모르게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나도 그렇다, 왠지 모르게 저 녀석들한테는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는 군”


다시 무기를 들고 일어서며, 이상하게도 둘은 웃고 있었다. 방금까지는 이젠 움직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지쳤었지만, 신기하게도 싸우고자 마음먹은 지금은 다시 힘이 솟아나는 것만 같았다.


“가자, 우현이가 있는 곳으로”


“그래, 이젠 우리의 힘을 보여줄 차례다”


스노우는 그렇게 말하더니, 발을 박차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걸 본 미노타우로스 전사도 똑같이 발을 박차 스노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직도 내 검강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인간이여!!”


스노우와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검이 다시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하지만 결과는 방금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검을 뚫지 못한 스노우의 검이 그대로 튕겨져 나왔다.


“아직이다!!”


튕겨져나오는 힘을 이용해 한바퀴를 돌아, 스노우는 다시 미노타우로스를 공격했다. 미노타우로스 전사는 그런 스노우의 검을 또다시 가볍게 막아내며 말했다.


“의미 없다고 했을 텐데!”


하지만 스노우는 그런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계속해서 움직였고,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미노타우로스 전사에게 반격할 틈마저 주지 않겠다는 듯이 정말 전심전력을 다 하고 있었다.


팅! 탱! 팅! 팅!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른 검격이 몇 번이고 오가고 있었다. 스노우는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검강을 상대로 정말 혼신의 전력을 쏟아붓고 있었다.


“죽어라!”


여유를 부리던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빈틈을 노린 스노우의 검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하지만 공격을 받기 직전까지도 미노타우로스 전사는 같잖아하며 웃고 있었다. 미노타우로스는 오히려 어디 한번 공격해보라는 듯 붉은 갑옷에 뒤덮인 가슴을 내보였다.


“이 갑옷은 검강마저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갑옷이다. 너의 공격 따위는 아무런 의미 없···!”


쾅!


가볍게 튕겨 나갈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묵직함이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가슴을 짓눌렀다.


“크윽···! 말도 안 된다. 네 수준으로 이 갑옷을 뚫고 피해를 줄 수 있을 리가······”


“내가 말했을 텐데······이기겠다고”


공격이 통한 것을 본 스노우는 미소를 지으며 살기를 내뿜었다. 엄청난 살기에 순간 미노타우로스 전사는 움찔거렸다. 미노타우로스 전사는 방금 전까지 먹이에 불과했던 녀석에게서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겨우 인간에게 공포를 느끼다니···말도 안 돼······말도 안된단 말이다!!!!”


미노타우로스 전사는 그렇게 외치며, 검강을 덧씌운 대검을 스노우를 향해 내리쳤다.


“가볍군”


하지만 방금 전까지 단 한 번의 공격에도 애먹던 스노우는 이제 없었다. 스노우는 미노타우로스의 공격을 가뿐하게 막아냈다.


“네놈···설마···설마 나와의 전투 중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는 거냐···?”


미노타우로스의 눈에 그제서야 스노우의 검이 들어왔다. 단순히, 검의 주위를 덮고 있는 것에 불과했던 검기가 지금은 완전히 검의 내부에 흡수되어 있었다. 겉으로만 본다면 검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건···그건 검기도 아니다. 어떻게 그딴 것을 검기라고 부르냔 말이다!!”


미노타우로스 전사가 미친 듯이 검강을 두른 대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노우는 물러서지 않고, 그런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검들을 정면에서 맞부딪쳤다.


“괴물···너는 괴물인가?”


미노타우로스 검사는 아직도 더 강해지고 있는 스노우의 검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스노우 자체가 괴물로 보일 지경이었다.


“······아니, 난 괴물이 아니다. 겨우 나 정도로 괴물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


스노우의 검은 점점 더 빨라지고, 그 위력도 엄청난 속도로 강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점점 더 강해지던 스노우는 결국 미노타우로스 전사를 정면에서 찍어누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스노우의 검을 버티지 못한 미노타우로스 전사의 대검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끝이다”


대검을 휘두르던 미노타우로스 전사는 검이 부러지자, 패배를 인정하는 것인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스노우는 다가가 무릎을 꿇은 미노타우로스의 앞에 섰다.


“······죽여라”


“······쿠힐라류 검술 제 3장···”


《 예빙(銳氷) 》


스노우가 그렇게 말하며 검을 꽉 쥐자, 미노타우로스는 고개를 들었다. 미노타우로스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진짜 괴물은···그 녀석이었나”


검을 휘두르는 스노우에게서 한 인간 남자의 인영이 느껴졌다. 몸에는 검은 붕대를 두르고, 왠지 모르게 여유로운 분위기를 보이던 그런 남자의 모습이 미노타우로스는 스노우와 겹쳐 보였다.


“왕이시여, 조심하소서······”


미노타우로스가 그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스노우의 검이 미노타우로스의 목을 베며 지나갔다. 붉은 갑옷과 함께 베여진 미노타우로스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제야 죽었나”


미노타우로스 검사가 죽는 것을 보고 나서야, 미노타우로스 마법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탐욕에 가득 찬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여자도···마도구도···전부 내 것이다”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방금전까지는 4서클까지의 공격 마법밖엔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힘을 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일단 지친 검사보다는, 거슬리는 마법사 쪽부터 없애야겠군”


그렇게 말하며 미노타우로스 마법사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자, 지팡이의 앞에 커다란 두 개의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걸 본 한버들은 일체의 당황 없이 앞으로 지팡이를 내밀며 말했다.


“넌 시간을 주면 안 됐어”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한버들에게서 아무런 마법의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한버들의 말이 헛소리라고 판단한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곧장 마법을 발동했다.


“죽어라”


《 익스플로젼 (Explosion)》《 아이스 캐논 (Ice Cannon) 》


미노타우로스 마법사의 마법이 발동하는 것과 동시에 한버들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디스펠(Dispel)”


한버들이 그렇게 말하자, 미노타우로스 마법사의 마법진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자신의 마법이 사라진 것을 본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크게 당황하며 말했다.


“내 마법이···디스펠 됐다고·········?”


“······그래서 말했잖아. 넌 시간을 주면 안 됐다고”


“말도 안 된다!! 디스펠 마법은 마법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고 역산하지 않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할 텐데···! 3서클인 주제에 내 마법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는 건가?”


“네 마법 구조는 이미 오래전에 파악했어. 다만 네가 가진 마나자체의 구조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 거지”


“지금 그게 정말로 말이 된다고······”


“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넌 마법사면서 눈앞에 있는 진실조차 거부할 셈이야?”


한버들은 미노타우로스 마법사의 말을 끊으면서 말하면서도, 승리를 확신한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버들은 패닉에 빠진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를 향해 천천히 지팡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내 승리야”


한버들은 지팡이를 들어올리며, 이유는 몰라도 바로 몇 주 전에 히아신스에게서 들었던 말 한마디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그 말을 생각하며, 한버들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혼자 마법을 독학해, 단 한 달 만에 2서클 마스터에 도달하는 게 가능한 것은 온 세계를 통틀어서 너만이 가능할 것이다. 너 자신의 재능을 믿어라. 버들, 너는 강해질 수 있다”』


한버들은 그 말과 함께, 방금전까지 해석했던 미노타우로스 마법사의 마법 일부를 떠올렸다. 한버들은 갑작스럽지만, 다음 서클로 향하는 깨달음을 얻고 있는 상태였다. 단 몇 초 만에 깨달음의 정리를 마친 한버들은 다시 천천히 눈을 뜨면서 말했다.


“·········감사 인사를 해야겠네”


“그게 무슨······”


“5서클인 너의 마법을 해석하는 건 정말 도움이 됐어. 고마워···”


그렇게 말하는 한버들의 주위를 마나가 맴돌기 시작했다. 마나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한버들의 주위를 맴돌았고, 그걸 본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이 상황에서, 다음 서클로······나아간다고······?”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알고 있었다. 지금 일어나는 저 현상이 하나의 서클을 더 만들어낼 때만 일어나는 현상임을.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순수하게 감탄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4서클에 오르게 도와줘서”


한버들은 자신의 뱃속에서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4개의 고리를 느낄 수 있었다. 온몸에 차오르는 충만한 마나를 느끼며 한버들은 앞으로 내민 지팡이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나 지금 이곳에 서리와 불꽃의 의지를 빚으니, 그 의지는 날카로운 창이 되어 나의 적을 꿰뚫을지어다”


《 파이어 랜스 (Fire Lance) 》《 아이스 스피어 (Ice Spear) 》


한버들이 그렇게 말하자, 불꽃의 창과 얼음의 가시들이 나타나 허공을 수놓았다. 그걸 본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위기를 직감했는지 다시 한 번 지팡이를 내밀며 소리쳤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 파이어 필라 (Fire Pillar) 》《 익스플로젼 (Explosion) 》


“디스펠(Dispel)”


미노타우로스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자 생겨난 마법진들이 순식간에 파괴되며 사라졌다.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는 절망하며 앞을 바라보았고, 한버들의 두 눈을 마주 보았다.


“꿰뚫어라”


한버들은 그렇게 말하며 지팡이를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얼음의 가시와 불꽃의 창들이 미노타우로스 마법사를 향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아·········”


몸이 꿰뚫린 미노타우로스 마법사의 숨은 깊은 탄식과 함께 그렇게 멎어갔다.


“끝인건가······”


“끝인 것 같군”


한버들과 스노우는 자신들이 쓰러뜨린 적을 잠시동안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들어갈 건가?”


하지만 곧 히아신스가 문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제야 한버들과 스노우는 정신을 차린 듯 재빨리 문을 향해 다가가면서 말했다.


“가자”


“우현이한테”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Reunion : 과거의 인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20화. 토너먼트(3) 21.09.06 38 0 17쪽
22 19화. 토너먼트(2) 21.08.27 33 0 19쪽
21 18화. 토너먼트(1) 21.08.15 39 0 19쪽
20 17화. 휴식 21.08.05 38 0 20쪽
19 16화. 게이트(4) 21.07.25 36 0 19쪽
» 15화. 게이트(3) 21.07.25 32 0 19쪽
17 14화. 게이트(2) 21.07.05 37 0 18쪽
16 13화. 게이트(1) 21.06.28 41 0 19쪽
15 12화. 회의(3) 21.06.20 47 0 20쪽
14 11화. 회의(2) 21.06.11 39 0 17쪽
13 10화. 회의(1) 21.05.27 44 0 17쪽
12 첫번째 이야기 - 한버들의 과거(2) 21.05.13 40 0 29쪽
11 첫번째 이야기 - 한버들의 과거(1) 21.04.21 42 0 25쪽
10 9화. 학교를 가다(6) 21.04.21 47 0 17쪽
9 8화. 학교를 가다(5) 21.04.21 47 0 16쪽
8 7화. 학교를 가다(4) 21.04.21 44 0 18쪽
7 6화. 학교를 가다(3) 21.04.21 52 0 17쪽
6 5화. 학교를 가다(2) 21.04.21 63 0 16쪽
5 4화. 학교를 가다(1) 21.04.21 91 0 20쪽
4 3화. 돌아가다 21.04.21 108 0 16쪽
3 2화. 재회(2) 21.04.21 142 1 13쪽
2 1화. 재회(1) 21.04.21 173 1 15쪽
1 프롤로그 21.04.21 264 1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