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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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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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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447,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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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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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14화. 게이트(2)

DUMMY

“도대체 어디가 끝인 거야······”


미로를 돌아다닌 지 수 시간이 넘게 흐른 것 같았지만, 우리는 출구는커녕 그 흔적조차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져온 식량과 물이 충분해서 다행이군. 어쩌면 이곳에서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을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난 오늘 안에 나가고 싶은데······”


미로 안에 있는 마수나 함정들이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일행의 피로는 점점 쌓여가고 있었다.


“잡담은 그만”


“이번에는 고블린이 3마리, 미노타우로스가 1마리다”


내가 통로의 너머에서 기척을 느끼고 말하자, 곧장 히아신스가 어떤 마수인지를 파악했다. 그걸 들은 스노우는 곧장 검을 뽑아 앞으로 달려나가며 말했다.


“내가 처리하겠다”


그렇게 스노우는 어두운 미로의 저편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나갔고, 잠시동안 마수들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크아아아아!!!”


쾅! 쾅!


스노우가 달려나가고 나서, 몇 번의 거대한 폭발음이 들린 뒤.


“이제 끝난 것 같은데?”


소리가 잠잠해진 뒤, 우리는 앞으로 걸어갔다. 통로의 끝에 있는 커다란 공간에서 우리는 미노타우로스와 고블린의 시체를 밟고 서 있는 스노우를 볼 수 있었다.


“마법까지 쓴 거냐”


“난장판이네······좀 살살하지”


바닥과 마수의 시체에 무지막지하게 박혀있는 각양각색의 얼음을 보며 나와 한버들이 말하자, 스노우는 어이가 없어 하며 말했다.


“아까전에 방 전체와 함께 나까지 날려 버릴 뻔 했던 네가 할 말은 아니다”


“그건 미안하다니까···”


스노우는 한버들의 사과를 받더니 미소를 지으며 미노타우로스의 시체에서 내려왔고, 검에 묻은 마수의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애초에 출구가 있는 게 맞긴 한 건가? 이 정도로 돌아다녔는데도 아무런 흔적조차도 없지 않나. 어쩌면 뭔가 다른 클리어 방법이 있는 걸 수도 있다”


“······아마 아무것도 없지는 않을 거야. 미로형 게이트라면, 출구로 탈출하거나 미로 어딘가에 있는 보스를 잡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니까. 미로형 게이트의 클리어 방법 중 그 이외의 사례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


“그럼 이대로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는 건가···”


스노우는 출구를 빠르게 찾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듯 했지만, 그럼에도 애써 기운을 내며 피를 털어낸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 뒤 스노우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나와 히아신스를 향했고, 금방 스노우는 나와 히아신스가 어딘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까부터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거지? 그쪽은 그냥 벽뿐인데 말이야”


“······뭔가 오고 있어”


나는 그렇게 말하며 벽을 가만히 바라보았고, 스노우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오고 있다니, 뭐가 말인가?”


“나도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기척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느껴져”


이 벽 너머뿐만이 아니었다. 그냥 이 방을 둘러싼 모든 벽에서 엄청난 수의 생명체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건 위험하겠는데······”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얼마나 가까워진 건지 그 발걸음 한 번마다 미로가 진동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미로가 진동하는 것을 보며 한버들과 스노우는 집어넣었던 무기를 꺼냈고, 나도 히아신스에게 미리 부탁해 만들어두었던 검을 뽑았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


그렇게 점점 강해지던 진동이 정점에 다다르자, 벽이 갑자기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숨겨진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모든 벽이 아래로 내려갔기에, 이 방 하나에 연결된 통로만 8개가 되어 있었다.


“온다!”


수많은 통로에서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끼며 나는 소리쳤다. 그런 내 말과 동시에 모든 통로에서 마노타우로스들이 일제히 달려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달려 나오는 미노타우로스들을 본 히아신스는 곧장 손을 뻗어 마법을 사용했다.


《 인페르노(Inferno) 》


히아신스에게 나온 푸른 불꽃이 8개의 통로를 향해 미친 듯이 뿜어져 나갔다. 그러자 순식간에, 달려오던 모든 미노타우로스들이 푸른 불꽃에 의해 사라져 버렸다. 통로마저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녹아 있었다.


“우와······”


한버들은 그런 히아신스의 마법을 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미노타우로스들이 형체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을 본 스노우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끝난······”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스노우는 또다시 다가오는 수많은 인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8개의 통로에서는 다시 셀 수 없을 만큼의 미노타우로스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끝이 없네”


하지만 우리를 향해 다가오던 미노타우로스들이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섰다. 통로에 남아 있는 푸른 불꽃을 지나가지 못하는 건지 미노타우로스들은 가만히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 많아, 이대로 버티는 건 무리겠어. 저 녀석들을 전부 죽이기 전에 우리가 지칠 거야”


“하지만 그럼 어떻게 할 건데 우현아?”


그런 미노타우로스들의 군세를 보며, 나는 이대로 이곳에서 버티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히아신스는 8개의 통로 중 한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저곳으로 가는 건 어떤가?”


“저 방향은 아까부터 우리를 지켜보던 그놈이 있는 곳이잖아”


“이 정도의 기운이라면, 그 녀석이 이 미궁의 주인일 것이다. 이 수의 미노타우로스들을 잡는 것보다는 그 녀석을 잡는 게 그나마 더 쉽겠지”


히아신스의 말을 들은 나는 합당한 의견이라고 판단했다. 나는 곧장 히아신스가 가리켰던 통로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히아신스의 말대로 저곳을 돌파하자. 버들이랑 스노우는 내가 신호하면 저 통로를 향해 얼음 마법을 쓸 수 있게 준비해줘”


““알았어(다)””


통로에 남아있는 푸른 불꽃은 미노타우로스들을 막고 있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지나갈 수 없게 막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저 통로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저 불꽃을 꺼야만 했다.


“준비됐어 우현아”


“언제든지 쏠 수 있다”


한버들과 스노우가 순식간에 마법을 쏠 준비를 끝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앞으로 살짝 걸어가 검을 들고 있는 팔을 뒤로 당기며 말했다.


“지금!”


얼마나 힘을 주는 것인지 내 팔의 근육들이 부풀어 올라 있는 게 보일 정도였다. 그런 근육의 탄력을 곧 검을 던지는 힘으로 바꾸며 나는 뒤로 당긴 팔을 앞을 향해 강하게 휘둘렀고, 검은 내 손에서 날아가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일직선으로 정확하게 날아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아!!!!!!!!!!!!”


검은 푸른 불꽃을 뚫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그대로 미노타우로스의 눈에 박혔다. 한버들과 스노우는 그걸 보자마자 곧바로 준비해두었던 마법을 사용했다.


“전부 부숴라, 얼음의 총탄이여”


《 아이스 볼(Ice Ball) 》


“쏟아져라, 얼음의 비여”


《 아이씨클 레인(Icicle Rain) 》


둘이 전력으로 사용한 얼음 마법이 날아가 푸른 불꽃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얼음이 증발하며 수증기가 발생했다. 그런 수증기의 사이로 나는 아주 조금이지만 푸른 불꽃이 꺼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날 따라와!”


나는 곧장 푸른 불꽃의 사이로 달려나갔다. 그리고는 바로 앞에 있는 미노타우로스 향해 도약했다. 나는 미노타우로스의 눈에 박혀있는 검을 재빨리 뽑아냈고, 곧바로 미노타우로스의 숨통을 끊어냈다.


“돕겠다”


내가 미노타우로스의 숨통을 끊는 것과 동시에 뒤쪽에서는 스노우가 달려 나왔다. 스노우는 내가 숨통을 끊은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를 밟더니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곧장 통로에 가득 찬 미노타우로스들을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마음껏 쏟아내려라”


《 아이씨클 레인(Icicle Rain) 》


스노우가 마법을 사용하자 얼음의 비가 미노타우로스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얼음의 비를 보고 미노타우로스들은 순간 당황해 버렸고, 스노우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미노타우로스들의 사이로 달려나가 검기를 두른 검을 휘둘렀다.


“나도 도울게”


《 스톤 스파이크(Stone Spike) 》《 버닝 핸즈(Burning Hands) 》


그리고 그런 우리를 쫓아 뒤따라온 한버들도 마법을 사용하며 우리를 지원해나갔다. 땅에서는 가시가 솟아올랐고, 불꽃의 손이 미노타우로스들을 공격하며 불태웠다.


“전부 죽이는 것보다, 일단 돌파가 먼저야!”


““알았어(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뒤쪽으로 빠졌다. 그리고 가장 뒤에 있던 히아신스를 안아 들었다. 갑자기 자신을 안아 들자 히아신스는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히아신스를 향해 말했다.


“내 검에 마법을 사용해줘”


“······알았다”


《 인페르노(Inferno) 》


내가 말하자마자 내 생각을 이해한건지, 히아신스는 곧바로 아주 작은 규모의 인페르노를 사용했다. 그러자 곧장 내가 들고 있던 검을 푸른 불꽃이 뒤덮었다. 푸른 불꽃은 그 위력을 보여주듯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꽉 잡아”


푸른 불꽃이 검을 뒤덮는 것을 본 나는 망설임 없이 히아신스를 품에 안은 채로 그대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푸른 불꽃을 두른 검은 따로 검기를 두르지 않았음에도 미노타우로스의 질긴 피부를 부드럽게 베어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크아아아아아!!!!!”


내가 지나가는 곳마다 푸른 불꽃을 두른 검에 베인 미노타우로스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수많은 미노타우로스들의 사이사이로 이동하며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내가 길을 열게. 따라와”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엄청난 속도로 길을 나아갔다. 그걸 본건지 스노우가 곧장 나를 빠르게 뒤쫓았다. 내가 베고 지나간 미노타우로스는 금방 푸른 불꽃에 휩싸였고, 스노우는 그런 미노타우로스들을 손쉽게 마무리하며 나를 쫓아갈 수 있었다.


“솟아올라라”


《 스톤 스파이크(Stone Spike) 》


한버들은 뒤에서 그런 스노우를 보조하며 따라가고 있었다. 휠체어 자체에 부유 기능이 있는 건지 공중에 떠서 우리의 뒤를 잘 쫓아오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


우리들이 지나간 곳에는 고통에 젖은 미노타우로스들의 비명만이 통로를 가득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                *                  *                 *





그렇게 얼마나 나아갔을까. 수많은 미노타우로스들을 제치고, 우리는 통로의 끝으로 보이는 곳에 도달해가고 있었다. 히아신스는 통로의 끝을 보더니,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앞에 끝이 보이는군”


“그래 보이네”


지나오면서 만났던 대부분의 미노타우로스들에게 치명상을 입혀 놓았기에, 이제 우리를 쫓아오는 마노타우로스들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뭐가 말인가?”


“갑자기 미노타우로스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지? 평범한 C급 게이트에서 그게 가능한 일인 건가?”


한버들이 그렇게 말하자 스노우도 그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확실히 그렇긴 하군. 이 정도의 수라고 한다면, 적어도 A급 게이트는 될 것 같다만···”


스노우까지도 지금 들어와 있는 이 게이트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었다. 나는 통로의 끝을 향해 계속 걸어가면서 그런 의문에 대해서 태연하게 말했다.


“최근 변이 게이트라는 게 늘어나고 있다고 하던데, 이 게이트가 그 변이 게이트인 거겠지”


“······네 말대로 진짜 변이 게이트라고 한다면, 이 앞에 있는 미궁의 주인도 생각보다 강할 수도 있겠네”


“그럴 수도 있겠지”


“왠지 모르게 힘든 싸움이 될 것 같군”


그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통로의 끝에 도착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키의 3배는 되어 보이는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들어가자”


문이 열리자 우리는 경계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문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문의 안쪽은 우리가 지나왔던 그 어떤 공간보다도 큰 곳이었다. 마치 왕의 알현실처럼 바닥에 길게 깔린 카펫과 벽에 걸려 있는 수많은 장식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이곳에서”


“미궁의 왕을 깨우려고 하는가”


그런 알현실의 끝에는 방금과는 다르게 더 화려하고 큰 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큰 문의 앞에는 붉은 갑옷을 입은 두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이 서서 우리를 가로막고 있었다.


“너희의 앞에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왕의 시험에 도전하여 자격을 증명하는 것”


“또는 함께하는 모든 이들을 죽여 자격을 증명하는 것”


“선택하라”


“그리고 자격을 증명하라”


“자격을 증명하는 자는 왕의 영광을 그 몸으로 받아낼 지어다······”


두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은 초점 없는 눈으로 미동조차도 하지 않은 채, 우리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왕의 영광”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끼리 서로 죽이거나, 혹은 왕의 시험이라는 거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끼리 싸우는 것은 당연히 논외다”


“당연하지. 다소 난이도는 높을지라도 왕의 시험에 도전하는 게 모두가 사는 길이라면, 나도 왕의 시험을 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런 당연히 모두가 사는 길을 선택해야 된다는 한버들의 말에 동의하며 스노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버들은 내 의견을 묻는 듯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한 발짝 앞으로 걸음을 내디디며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모두가 사는 길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거지”


나는 미노타우로스들이 지키고 있는 문 뒤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을 보며, 여기서 왕의 시험을 선택하는 게 오답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저 문 뒤에서 느껴지는 것들은 지금의 스노우와 한버들로는 절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원래라면, 여기서 동료를 죽이는 선택지만이 유일하게 살아남는 방법이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스노우와 한버들은 계속해서 걸어가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면서 말했다.


“우현아···?”


“우현···?”


그런 말들을 무시한 채, 나는 문을 가로막고 있는 두 마리의 미노타우로스의 앞에 섰고, 고개를 들어 미노타우로스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왕의 시험에 도전하겠다”


“들어가는 건”


“너 혼자인가”


“그래, 나 혼자 도전하지”


내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미노타우로스들이 지키고 있던 거대한 문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왕께서”


“너의 입장을 허락하였다”


미노타우로스들이 그렇게 말하고는 길을 비키자, 나는 망설임 없이 문의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버들과 스노우는 문의 안으로 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더니 곧장 나를 향해 소리쳤다.


“혼자라니···!”


“갑자기 뭐하는 건가 우현!”


미노타우로스들은 한버들과 스노우가 들어갈 수 없도록 문을 가로막고 있었고, 점점 문이 닫혀가기 시작했다. 문이 완전히 닫히기 직전, 나는 뒤를 보았고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지금의 너희들로는 방해일 뿐이야”


쾅!


그 말을 마지막으로 문은 완전히 닫혀버렸다. 스노우와 한버들은 내 말에 놀란 것인지 아무 말조차도 하지 못한 채, 허망하게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은 또 혼자 감당하려 하는 건가. 조금만 내게 의지해 주기를 바랬었는데···”


히아신스는 내가 자신을 두고 가버린 것이 허망하다기보다는, 자신이 옆에 있었음에도 의지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픈 듯이 보였다.


“도대체 왜 혼자 간 거지? 왜 우리를 믿어주지 않는 건가 우현······”


“왜 혼자서 다 짊어지려 하는 거야 우현아······”


한버들과 스노우는 내가 들어간 버린 문을 가만히 바라보며 공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둘은 무언가 마음 먹은 듯이 무기를 꺼내들면서 중얼거렸다.


“우현, 네가 그렇게 우리를 믿지 못하겠다면······지금 증명하겠다”


“······지금 너한테 갈게 우현아”


문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스노우와 한버들은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미노타우로스들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기다려줘”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두 명의 인간을 본 미노타우로스들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는 것 없이 먼저 경고했다.


“왕의 시험이 끝나는 것을······”


“기다려라······”


“그 이상 다가온다면······”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미노타우로스의 경고를 가볍게 무시하고서 스노우와 한버들은 전력을 담은 공격을 날렸다.


《 아이씨클 레인(Icicle Rain) 》


얼음의 비가 쏟아져 내렸고.


《 버닝 핸즈(Burning Hands) 》


불꽃의 손이 미노타우로스들을 향해 날아갔다.


“왕의 시험을 방해하려 한 죄”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한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는 대검을, 또 다른 미노타우로스는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지팡이를 든 미노타우로스는 지팡이를 내밀며 마법을 사용했다.


《 배리어 (Barrier) 》


마나로 이루어진 막이 두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를 뒤덮었고, 스노우와 한버들의 전력을 다한 마법은 그 막을 뚫지 못한 채 가볍게 막혀버렸다. 하지만 자신들의 공격이 단번에 막히는 것을 봤음에도 스노우와 한버들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거기서 비켜라”


“비키지 않는다면, 죽일 뿐이야”


두 마리의 미노타우로스들은 한버들과 스노우가 자신들이 적이 아닌, 문 뒤에 있는 왕에게 가는 장애물 정도로 인식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크게 어이없어 하면서 말했다.


“열등한 인간들이, 감히 왕에게 다가가려 하다니······”


“너희들이 가진 그 힘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 알게 해주겠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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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1화. 회의(2) 21.06.11 39 0 17쪽
13 10화. 회의(1) 21.05.27 44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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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첫번째 이야기 - 한버들의 과거(1) 21.04.21 42 0 25쪽
10 9화. 학교를 가다(6) 21.04.21 47 0 17쪽
9 8화. 학교를 가다(5) 21.04.21 48 0 16쪽
8 7화. 학교를 가다(4) 21.04.21 44 0 18쪽
7 6화. 학교를 가다(3) 21.04.21 52 0 17쪽
6 5화. 학교를 가다(2) 21.04.21 63 0 16쪽
5 4화. 학교를 가다(1) 21.04.21 91 0 20쪽
4 3화. 돌아가다 21.04.21 10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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