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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던전에서 고이다 못해 석유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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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파자
작품등록일 :
2023.05.10 11:58
최근연재일 :
2023.06.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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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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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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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신의 존재증명

DUMMY

35. 신의 존재증명.


“심장이... 다시 자라나고 있어!”


믿기 힘든 현상에 경악한 호위병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말도 안 되는 군...”


정말 말 그대로였다.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 광경. 블리츠 싱글볼트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끓어오른 화가 가라 앉아버렸다.


“저게 악신의 힘인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재생력이었다.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마지막 층 보스는 악신이군. 젠장.”


무작위로 정해지는 보스 중 에서도 제발 이놈들만 걸리지 마라 하는 3대장이 있다. 마왕, 사령왕, 악신이 그 셋이다.


“악신이 제일 빡센데 진짜 운도 없지.”


악신은 마왕보다 약하고 사령왕보다 물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놈은 은밀한 광신도를 양산하기 때문에 클리어 난이도가 정말 구역질이 날 만큼 어렵다.

동료로 들인 캐릭터가 알고 보니 광신도였다! 하는 경우도 이따금 생길 정도였으니 말을 다 못할 지경이었다.


“보입니까? 죽음을 물리치시는 그분의 위엄이?”


사도는 아직도 뛰고 있는 심장이 꽂혀 있는 화살을 한손에 들고 자신의 신을 찬양했다.


“찬미하소서.”


““찬미하소서!””


광신도들이 사도의 외침을 복창한다. 살짝 압도당할 것 같았다.


“어떻습니까. 같은 피가 흐르는 형제여. 나와 함께 진실한 신을 섬기지 아니하겠습니까?”


심장이 뽑히고도 멀쩡히 살아 숨 쉬고 말하고 외치는 생명력. 권력자라면 누구든지 탐낼 만한 힘이었다.


“...아버지에게도 같은 말을 했나?”


나는 혹시 리즌 싱글볼트가 유혹에 넘어갈까 두려워졌다. 나는 들고 있던 검의 끝을 슬쩍 리즌 싱글볼트쪽으로 틀었다.

만약 그가 악신에게 넘어간다면 쉽지 않은 적이 될 것이다. 만약 넘어간다면 그를 제거해야한다.


“그랬지요. 아쉽게도 극렬히 거부하는 탓에 죽여야 했지만.”


리즌 싱글볼트는 그의 말에 짧게 웃었다.


“핫! 둘째야. 아버지는 죽음 앞에서도 우리를 가르치고 싶으셨나 보다. 참 꼬장꼬장하기도 하셔.”


사도의 심장이 재생되고 있는 가슴팍에서 시선을 때지 않던 블리츠 싱글볼트는 리즌 싱글볼트의 부름에 그에게 눈을 돌렸다.


“아버지는 원래 그런 분이시다. 고작 죽음이나 고통 따위에 굴하실 리가 없지.”


자신이 싱글볼트 가문의 셋째라고 주장하는 악신의 사도는 두 형제의 말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뭘 가르치셨다는 거지요?”


리즌 싱글볼트는 씩 웃었다.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전지전능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셨지.”


다행히도 아군이 적군에게 넘어가는 일은 없을 듯하다. 난 칼끝을 사도에게 돌렸다.


“흠.”


사도는 그의 말에 심기가 불편해졌는지 눈썹을 꿈틀 움직였다.


“어리석은 소리. 진실한 신께서는 실로 전지전능하시다.”


더 이상 존대할 마음이 없어졌는지 사도의 말투가 거칠어졌다. 사도의 말을 블리츠 싱글볼트가 받아서 말했다.


“하지만 사람 하나 지배하지 못했지. 아버지는 마나도 사용할 수 없으신데 말이야. 정신 지배는 2층에서 출현하는 스펙터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 하나 못하는 존재가 전지전능하다는 게 말이 되겠나.”


“...불경하군. 그저 신께서 그럴 가치가 없다고 느끼셨을 뿐이다. 내 아비가 없어도 내가 있으니.”


사도는 불쾌하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되었다. 너희가 진실한 신께 귀의할 생각이 없는 듯하니... 나도 더 이상 권하지 않겠다. 이제 피와 살점으로 대화할 뿐이로다.”


사도는 화살을 내던지고 검을 치켜세웠다.


“그전에 진실한 신께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용?”


“음? 나의 신을 섬기고자 하는 자인가?”


사도는 눈을 빛내며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마법사가 두 명 있었다. 에라메인과 아르겐티아였다.


“전도에 진심인 것 같아서 미안한데, 네 신이 산산조각난 시체도 되살릴 수 있나 궁금해서요!”


“에라메인, 집중해! 앞사람들! 전부 비켜요!”


그들을 가리고 있던 사람들이 분분히 움직여 자리를 피했다.


화르륵!


그 곳에 나타난 것은 두 사람이 온힘을 다해 만들어낸 마법이었다.


“왜, 정말로 네 헛소리가 궁금해서 듣고 있었다고 생각했나?”


리즌 싱글볼트의 비아냥거림에 사도는 고함으로 대답했다.


“건방진 놈들! 감히! 신께 봉헌하는 전도를!!!”


분노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사도는 리즌 싱글볼트를 향해 질주했다.


두두두두!


마법이 완성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니 적군에게 달라붙어서 마법을 쏘는 것을 막겠다는 발상.

제법 영리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도에게는 유감스럽게도 그 옆에는 내가 있었다.


“넌, 못 지나간다!”


퍼억!


내가 힘껏 내지른 옆차기가 사도의 몸에 꽂혀서 가죽부대 터지는 소리가 났다.


“컥!”


쿠당!


놈은 신의 사도를 자처한 것치고는 참 인간적인 소릴 내며 바닥으로 넘어졌다.


“차가운 불이여.”


에라메인의 선창에 아르겐티아의 후창이 뒤따랐다.


“뜨거운 얼음이여.”


불과 얼음이 기묘하게 얽히며 길쭉한 창을 만들었다.


““쏘아서, 찔러 죽이리!””


푸확!


불과 얼음의 창이 눈 깜박할 사이에 사도의 몸에 박혔다.


“커, 억!”


퍽!


마법을 피할 시도조차 하지 못한 악신의 사도는 창이 틀어박히는 충격에 연회장의 중앙까지 밀려났다.


즈즈즉!


그리고 이어지는 폭발.


콰앙!!


가히 대전차 로켓에 버금가는 위력이었다. 마법이 폭발하는 충격에 건물 바닥이 박살났다. 폭심지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후두두둑.


터져나간 피와 살점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위력은 충분하네. 연금 촉매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야.”


“당연하지. 아무리 그래도 연금술사 두 명이 힘을 전부 쏟아 부었는데 저 정도는 나와줘야하지 않겠어?”


나는 에라메인과 아르겐티아가 소근 소근 대화하는 소리를 들으며 안개 마냥 피어오른 먼지 속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마법이 좀 세게 박히긴 했어도 한방에 죽을 놈은 아닌 것 같았는데...”


아무리 마나를 많이 모아서 만든 마법이라고 해도 놈은 신의 사도다.

마왕으로 따지면 사천왕쯤 되는 녀석이고 사령왕이라고 치면 데스나이트 군단장쯤 되는 놈.

이미 그것만 해도 상당한데 등장까지 의미심장하게 한 놈이 이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었다.


“헉! 사, 사도님?! 괜찮으십니까!”


폭발에 넋이 나가 있던 광신도들이 정신을 차렸다. 다른 광신도들보다 직위가 있어 보이는 광신도가 자욱한 먼지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사도님을 구해야한다!”


나는 놈들의 말을 듣고 정신이 확 들었다. 사도에 대한 것은 광신도들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진짜 살아있구나!”


나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먼지가 가라앉기 전에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앗! 신혁 위험해!”


“어?”


뒤에서 들려온 아르겐티아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나를 향해 날아온 것이 있었다.


쉐엑!


“헉!”


날 향해 쏘아진 정체불명의 길쭉한 것을 검으로 쳐냈다.


차창!


“뭐지?”


검에 닿은 느낌은 물컹했지만 나는 소리는 쇳소리에 가까웠다. 뭔가 탄력적인 강철봉을 두드린 느낌이었다.


“신혁?! 괜찮아?”


“어, 괜찮아. 비껴냈어.”


먼지가 가라앉고 나타난 것은 촉수 괴물이었다.


“저, 저게 무슨!”


놈의 촉수 끝에는 촉수마다 광신도들이 꿰뚫린 채 매달려 있었다.


“끄어...”


쭈악! 쭈악!


그들은 괴물에게 산채로 흡수당하고 있었다. 그 중에 제일 먼저 달려갔던 광신도 역시 매달려있었다.


[메인퀘스트 출현!]

위험! 사악한 존재가 나타났습니다. 격퇴하세요!

[패배할 시 악신에게 흡수당합니다]


“이거 왜 안 뜨나 했다. 간만에 보니까 반갑네. 그런데 흡수라... 까다롭겠어.”


에라메인이 괴물을 보고 몸서리 쳤다.


“으윽. 징그러.”


“말도 안 돼... 이제 마법 쓸 힘도 없다고! 안되겠다. 에라메인, 이리와.”


“어? 어어.”


아르겐티아는 에라메인을 이끌고 호위병 무리로 파고들었다.


“허. 질기기도 하군.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리즌 싱글볼트는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사도의 생명력에 의문이 생겼다. 그에 대한 대답은 촉수 괴물에게서 돌아왔다.


“그 또한, 신의 위엄이자 전지전능함이시다.”


쩌억.


촉수 괴물의 정중앙 부분이 갈라지며 사도의 얼굴이 나타났다.


“허나 사도인 이 몸이 부족한 탓에 나의 신께서 내리신 힘을 많이 담지 못하였으니... 그저 신께 죄송할 뿐이지.”


광신도들을 뼈만 남기고 전부 흡수해버린 촉수들은 대부분 말라붙어서 떨어져 나가고 굵은 촉수 두 가닥만 남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너희 불신자들을 벌하기에는 충분하도다.”


눈 깜빡할 새에 광신도들을 흡수해 버린 사도는 피부에 윤기가 흐를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게다가 몸뚱이가 산산조각나기 전보다 명백히 강해진 모습이었다.


“더 강해졌네. 진짜 장난 아닌데...


사도는 홀로 남았지만 그 한 명의 존재감이 연회장을 가득 채웠다.


“리즌님. 혹시 숨겨둔 지원군 같은 거 없습니까?”


“있을 리가 있나. 그런 건 이미 블리츠와 싸울 때 다 꺼내 썼다네.”


망할 놈의 내전. 그것만 아니었으면 사도가 쳐들어왔다고 이렇게 고전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어?”


그때 내 머리 속으로 음모론에 가까운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이봐, 사도. 혹시 연기나 안개 같은 걸 뿜는 카벙클을 아나?”


한껏 강해진 사도는 내 질문에 여유 만만한 태도로 대답했다.


“첫도시 근처에 사는 것이라면, 알고 있지.”


“...네가 풀어놨냐?”


“풀어놨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아니하도다. 그저 실험이 끝나서 방생했을 뿐.”


사도는 음침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결코 둘째 형님의 약혼녀를 노린 것이 아니지. 흐흐.”


“이, 개 같은 놈...!”


사도의 말을 들은 블리츠 싱글볼트의 얼굴이 터질듯 붉게 달아올랐다.


“이런 씹음흉한 새끼...”


결국 형제의 비극과 내전은 악신이 꾸민 음모였다. 나는 또 악신이 악신 했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이래서 악신새끼들하곤 상종을 못하겠다니까. 음흉한 놈들.”


나는 고개를 돌려 리즌 싱글볼트를 봤다.


“리즌님. 저놈 하나만 잡으면 끝입니다. 같이 가시죠.”


지금 아군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나와 리즌 싱글볼트다. 이 둘에 주변의 적절한 도움이 있다면 괴물이라도 사냥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것 말곤 방법이 없군. 하겠네. 둘째야. 엄호 부탁한다.”


“맡겨둬.”


블리츠 싱글볼트의 눈은 복수를 위한 분노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작전 회의는 전부 끝나셨나?”


나는 사도의 물음에 검을 던져서 대답했다.


“그래 이 새끼야!”


쉐엑!


사도는 여유롭게 촉수를 움직여서 날아오는 검을 쳐냈다.


챙!


“하하! 최대한 오래 발악 해다오! 순식간에 끝나면 재미없으니까 말이야!”


“조까쇼!”


나는 미리 챙겨뒀던 검에 마나 파동을 쑤셔 넣고 놈을 향해 내려찍었다.


촹!


“약해!”


“씁!”


내가 휘두른 검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튕겨 나가는 사이에 리즌 싱글볼트의 검이 사도의 뒷목을 노렸다.


캉!


하지만 사도는 촉수를 방패처럼 둥그렇게 말아서 검을 방어했다.


“큭! 무슨 촉수가!”


“하하핫!”


사도는 광신도를 흡수한 이후로 기분이 굉장히 유쾌해진 듯 광소하며 촉수를 휘둘렀다.


슈악!


놈의 길쭉한 촉수가 살벌한 소리를 내며 날아왔다. 나는 촉수의 끄트머리를 검으로 빗겨내고 몸을 돌려 촉수의 중간 부분을 내려찍었다.


깡!


“뼈도 없는 게 뭐 이리 단단해!”


“하하하하! 그 또한! 신의 위엄이니! 하하하!”


“지랄 쌌다 진짜!”


투두둑!


그때 사도의 측면에서 날아온 석궁 화살들이 사도의 옆구리에 박혀 들어갔다.


“크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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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죽은 동생의 연인과 죽은 연인의 누이. 23.06.14 20 1 11쪽
39 배신자 응징 23.06.13 22 1 12쪽
38 2단 가변형 카벙클 오수. 23.06.12 29 1 12쪽
37 쾌락 없는 책임. 23.06.11 29 1 12쪽
36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줄여서 세나개. 23.06.10 28 1 12쪽
» 신의 존재증명 23.06.09 29 1 12쪽
34 장남, 차남, 그리고 남은 하나. 23.06.08 24 1 12쪽
33 습격 23.06.07 25 1 12쪽
32 전조 23.06.06 29 1 11쪽
31 왕거미 23.06.05 32 1 12쪽
30 준비 23.06.04 33 1 11쪽
29 장인정신 23.06.03 33 2 12쪽
28 형제 23.06.02 31 1 12쪽
27 에그몽 23.06.01 31 1 11쪽
26 비극 23.05.31 31 1 12쪽
25 카벙클 매직 23.05.31 35 2 12쪽
24 헌티드 퀘스트 23.05.30 31 1 12쪽
23 복수 23.05.28 35 2 12쪽
22 에라메인 23.05.28 33 2 11쪽
21 전력보충 23.05.26 32 2 11쪽
20 애증 23.05.25 34 2 11쪽
19 카벙클 도그 23.05.24 35 1 11쪽
18 라스트 월드급 자아성찰 23.05.23 34 1 11쪽
17 내가던전석유다 +2 23.05.22 4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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