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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곡룡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영웅전 - 나비효과 삼국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라이트노벨

홍곡룡
작품등록일 :
2021.05.21 23:24
최근연재일 :
2021.11.18 12:00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55,791
추천수 :
940
글자수 :
526,853

작성
21.10.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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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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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2부 - 연진전투 (2) 만인지적의 사나이

DUMMY

하후돈이 앞장서서 다리로 진출했다. 우금은 서쪽 다리를 노려보기로 했는데 계책일 가능성이 커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하후돈은 진채를 펼치면서 척후병들을 몇몇 보냈다. 해가 떨어지고 달이 뜨는 밤 정찰 나갔던 척후병들이 돌아왔다.



"장비는 무엇을 하고 있더냐?"


"저 그것이···."



척후병이 어물쩍거리자 하후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빨리 말하거라!"


"부하들을 모아놓고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술을 마셔?"


"예, 그리고 병사들에게도 술을 나눠 주고 있었습니다."


"틀림없는 사실이렷다?"


"예, 저희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하후돈은 곰곰이 생각했다. 조조와 참모들이 했던 말을 떠올려 보면 서쪽에 있는 진채는 가짜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다면 장비는 계책을 성공시켰다는 생각에 마음을 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비는 계략에 밝은 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저들이 방심하고 있을 수도 있겠군."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하후돈은 망설이지 않고 전군에게 명을 내렸다.



"밤이 더 깊으면 우리는 장비의 진채를 기습한다. 모두 준비해라!"


"장군, 하루만 더 지켜보고 움직이시죠."



하후돈에게 그렇게 말한 자는 이전이었다.



"이전 자네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장비의 성격을 미루어볼 땐 이는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라고 보네."


"저도 그렇게는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 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어떻게 적을 무찌르겠는가? 오늘 밤 기습을 할 테니 준비를 단단히 해두게."


"알겠습니다."



이전은 더이상 주장하지 않고 하후돈의 명을 따랐다. 이전 스스로도 장비가 그렇게 이중삼중으로 계략을 걸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시진이 지나고 하후돈은 이전과 함께 군사를 둘로 나누어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넜다. 장비의 진채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보초 두 명이 서 있었는데 그들도 술을 마셨는지 딸꾹질하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수시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좋아, 내 신호와 함께 모두 일제히 돌격이다."



기회를 노리던 하후돈은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하후돈의 신호와 함께 군사들이 소리를 지르며 장비의 진채를 들이쳤다.



"저···적군이다!"



병사들이 혼비백산하며 무기를 내려놓고 도망쳤다. 하후돈은 진채 앞을 제압하고 곧바로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장비! 목을 내놓거라!"



하후돈이 창을 휘두르며 외쳤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은 것이다.



"가만, 저건···."



불을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병사들인 줄 알았던 그 모습은 허수아비를 세워 놓은 것이었다.



"아뿔싸! 적의 계략이다. 모두 퇴각한다!"



뒤늦게 장비의 계략에 빠졌음을 인지한 하후돈이 퇴각 명령을 내렸지만, 북소리가 울리고 징 소리가 들리면서 사방에서 군사들이 튀어나왔다. 장비의 군사들이었다.



"적장은 어디 있느냐!"



장비는 호기롭게 사모를 휘두르며 적의 대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길을 열기 위해 적진을 파고드는 하후돈이 보였다.



"네놈이 대장이구나!"



장비는 대번에 그가 대장인 것을 알고 달려들었다.



"장비!"


"이얏!"



장비의 사모가 귀신같은 움직임으로 하후돈의 머리를 노렸다. 그러자 하후돈이 창을 들어 간신히 막아냈다.



"크윽, 이거 완전히 괴물이군!"



그냥 맞붙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대결인데 이렇게 포위된 혼란한 상황에서는 하후돈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따금씩 장비를 향해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했지만, 장비에겐 무용지물이었다.



"제길!"


"자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자!"



하후돈을 상대로 한껏 여유를 부리던 장비가 소리치며 사모를 휘둘렀다. 하후돈은 끝났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장비를 향해 창 한 자루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장비는 고개를 돌려 창을 확인하고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어 피하며 사모로 창을 쳐냈다.



"누가 방해하느냐?"



장비가 소리치자 눈을 감았던 하후돈이 고갤 돌려 그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은백색의 말을 타고 있는 한 사내가 적을 베어내며 다가오고 있었다.



"하후돈 장군!"


"자룡!"



갑작스러운 조운의 등장에 하후돈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걸 물어볼 여유도 없었다.



"지금 당장 피하십시오!"



조운은 하후돈을 향해 소리친 뒤 곧바로 장비를 향해 찌르기를 시도했다.



"흥!"



장비는 그 찌르기가 단순한 찌르기가 아님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무수히 많은 창이 장비의 몸 전체를 감싸며 들어왔는데 장비는 창의 궤적을 살피다가 한 뼘 차이로 창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과연, 이 정도 공격으로는 어림도 없군요!"


"보통내기가 아니군. 누구냐?"


"상산의 조운이라고 합니다. 장비 장군! 만인지적이라는 그 솜씨를 내가 한번 시험해 보겠소!"


"감히 나를 시험한다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로구나!"



장비는 콧김을 뿜으며 조운을 향해 사모를 휘둘렀다. 장비가 휘두르는 귀신같은 속도의 사모를 보며 조운은 감탄하며 피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다!'



피가 끓어오름을 느낀 조운은 가지고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장비를 상대했다. 장비도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그를 상대했다.



양쪽의 공방이 50여 합이 넘었지만,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았다.



"지칠 법도 한데, 대단한 놈이로구나!"



장비의 외침이 조운에게 닿았다.



"만인지적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전혀 아깝지 않군요!"


"하지만 여기까지다!"



장비는 이를 꽉 깨물며 사모를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속도가 빨라진 만큼 사모에 실린 힘도 파괴적이었다.



'그야말로 신의 무예다!'



조운은 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장비의 사모를 받아내면서 빈틈을 노렸다.



'정말 재미있는 자로군!'



장비는 조운이 이 정도로 버티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 의외의 장소에서 이런 고수를 만난 장비는 그 어느 때보다 들떠있었다.



조운도 한쪽이 죽을 때까지 결판을 내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하후돈과 그 군사들이 퇴각한 것을 보고 장비의 사모를 쳐내고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쫓아라!"



양직이 소리치자 장비가 사모를 들어 전군을 멈추게 했다.



"됐다! 멈추거라!"


"장군, 뒤를 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만하면 성과가 꽤 크다. 도망가는 놈들을 구태여 쫓을 필요가 있겠는가?"


"장군님!"



그때 초선이 군사를 거느리고 장비에게 왔다.



"어찌 되었소?"


"대승입니다. 비록 적장을 놓치긴 했지만···."


"좋아, 그거면 충분하지. 낭자는 괜찮은가?"


"문제없습니다."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여성의 몸으로 전쟁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 조심하도록 하시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청랑군의 일원으로서 결코 물러설 생각은 없습니다."



초선의 말에 장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군사를 수습했다.



승리를 확신하고 기습을 시도했던 하후돈은 다리를 건너 진채로 돌아왔다. 돌아와 확인해보니 데려갔던 군사들의 절반 이상이 죽거나 다친 상태였다.



"크윽, 이전 자네의 말을 들었어야 했네."


"이미 지난 일입니다. 장비가 역공할지도 모르니 빨리 수습해야 합니다."


"그래 그렇게 하자."



하후돈은 병사들에게 명을 내린 뒤 조운을 불렀다. 조운은 다친 병사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부상입은 곳을 치료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자룡은 어찌 이곳에 온 것인가?"


"승상께서 예감이 좋지 않으셨는지 저를 허도에서 불러 이곳에 보냈습니다."


"과연, 역시 맹덕의 본능적인 감각 덕분에 살 수가 있었구만."


"제가 남아서 군사들을 돌볼 테니 장군은 편히 쉬도록 하십시오."


"나 때문에 병사들이 다쳤는데 어찌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겠는가? 같이 하세."



하후돈이 발 벗고 나서 병사들을 도와줘서 사기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수습하긴 했지만 입은 피해가 막심합니다."



이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후돈은 참담한 마음에 머리를 부여잡으며 서찰을 하나 썼다.



"이걸 승상께 드리고 오너라."


"예!"



하후돈은 믿을만한 심복에게 심부름을 맡기고 다시 조운을 찾아갔다. 조운은 여전히 병사들이 쓰는 막사에 머물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어땠는가?"



막사 밖을 나오자 하후돈이 조운을 향해 대뜸 물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장비 말일세. 직접 겨뤄보니 어떤 거 같은가?"


"여포 이외에 적수가 없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정말 귀신같은 무예였습니다."


"그래, 나도 정신없는 상황에서 장비의 창을 막았지만 어떻게 막았는지도 모르겠네."


"솔직히 말해 저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만인지적의 사나이인가···."



하후돈이 중얼거리자 조운은 머릿속으로 만인지적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평가를 받는 관우를 떠올렸다.



"장비의 형이라고 하는 관우도 솜씨가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내가 승상과 함께 관우가 직접 싸우는 걸 봤지 않은가? 그 역시 괴물일세."


"역시···."


"아무튼 자네 덕에 이렇게 살았어. 고맙네."


"아닙니다. 들어가 쉬십시오."


"음, 알겠네."



하후돈이 돌아가고 난 후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보던 조운은 막사 안으로 들어가 한편에 걸어둔 창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막사 뒤로 돌아가 창끝에 비친 달빛을 보며 장비의 무예를 떠올렸다.



"세상은 정말 넓구나. 그런 자가 존재하다니···."



그리고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인식하고 기본 창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기초를 더 튼튼하게 해야 한다. 어설펐다간 내 목이 달아나고 만다.'



조운은 더욱 기초를 단단하게 할 생각으로 기본 동작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무아지경의 상태로 훈련에 임하던 조운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해가 동쪽의 지평선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조운은 장비와 다시 겨뤄볼 그 날을 고대하며 창을 거두고 막사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장비 대 조운. 한번 그려보고 싶었는데...이게 한계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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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2부 - 양산전투 (2) 21.11.17 184 3 8쪽
85 2부 - 양산전투 (1) 21.11.16 195 3 9쪽
84 2부 - 재편 21.11.11 208 3 13쪽
83 2부 - 허도 입성 21.11.10 205 4 10쪽
82 2부 - 관도대전 (7) 관우 對 조운 21.11.08 247 4 12쪽
81 2부 - 관도대전 (6) 조조의 결심 21.11.02 225 4 12쪽
80 2부 - 관도대전 (5) 21.11.01 216 4 11쪽
79 2부 - 관도대전 (4) 21.10.29 223 4 10쪽
78 2부 - 관도대전 (3) 21.10.28 221 4 10쪽
77 2부 - 관도대전 (2) 21.10.27 211 5 12쪽
76 2부 - 관도대전 (1) 21.10.26 220 3 12쪽
75 2부 - 전초전 21.10.23 239 3 12쪽
» 2부 - 연진전투 (2) 만인지적의 사나이 21.10.20 249 2 10쪽
73 2부 - 연진전투 (1) 21.10.19 229 3 10쪽
72 2부 - 백마전투 (1) 21.10.18 234 3 12쪽
71 2부 - 청성의 잔당들 (4) 21.10.15 256 3 10쪽
70 2부 - 청성의 잔당들 (3) 21.10.14 235 4 12쪽
69 2부 - 청성의 잔당들 (2) 21.10.13 244 5 11쪽
68 2부 - 청성의 잔당들 (1) 21.10.12 257 5 11쪽
67 2부 - 재회 (2) 21.10.11 260 5 12쪽
66 2부 - 재회 (1) 21.10.08 292 6 16쪽
65 2부 - 원소의 몰락 (5) 21.10.07 267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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