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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무명귀 님의 서재입니다.

누가 아저씨를 슬프게 했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중·단편

완결

무명귀
작품등록일 :
2020.12.26 15:25
최근연재일 :
2021.02.09 18:3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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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125,420

작성
21.01.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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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4화 - 잘 가 -

DUMMY

리노는 입 안에서 흐르는 피를 뱉었다. 피가 사라진 자리가 금세 다시 피로 채워졌다. 송곳니가 덜렁거렸다. 예전부터 매운 무릎을 가진 년이었다. 왜 그리 성을 내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무엇이 그녀를 화나게 하는지 알고 싶었다.


알아내서 분이 풀리게 해주고 싶었다. 방법을 모르는 그는 그녀에게 전부를 주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는 걸까. 뭘 얼마나 더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걸까. 분노가 치밀었다. 예전부터 그녀는 저 개새끼를 위해 뭐든지 했다.


이십 년 전, 로위의 도주를 도운 것도 그녀였다. 카트레아. 한 번도 그를 봐주지 않은 여자. 참으로 한결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구나. 리노를 볼 때면 늘 표정을 굳히는 여자. 리노는 그럴 때마다 순수한 어린 날, 사랑에 실패한 아이처럼 가슴속에 피멍을 세긴다.


실패의 슬픔을 단숨에 훌훌 털어버리는 녀석들은 사랑을 모른다. 카트레아는 그에게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이 계획도 그녀에게 바칠 요량이었다. 로위의 도주를 도운 그날 이후, 카트레아는 반성의 기미를 보였다.


잘못했다고 빌며 리노를 사랑해주겠다고 말했다. 가식이 분명했기에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뒷말을 덧붙이지만 않았더라면 짐작은 했겠지만 넓은 마음으로 넘어가줄 수도 있었을 텐데.


“ 더는 그를 쫓지 마. ”


그때, 카트레아는 진심을 말한 것이다. 알고 있는 걸 굳이. 다 죽어가는 사람의 머리통에 총알 한 발을 박아넣은 것이다. 고통의 몸부림을 치는 것을 감상하겠다는 잔인한 유희였다. 리노의 머리끝에 불을 지른 말이었다.


리노가 자신의 꽃을 제 손으로 더럽히게 된 말이었다. 그날, 리노는 앞으로 살면서 후회할 일 목록의 최상단에 써야할 짓을 하고 말았다. 카트레아를 손봐준 것이다.


“ 지금 네 입장을 모르겠어? 부탁하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지. 근데 넌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하고 있어. 입만 열면 그자식 밖에 안 떠오르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 정말 넌, 너무 무서운 년이야. ”


‘손봐주기’가 끝났을 때에야 깨달은 바, 그녀의 한쪽 눈이 멀어버렸다. 그의 폭행이 시신경을 손상시켰다.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다. 리노에게 말이다. 무슨 미친 소리냐고 물을 것이다. 가해자가 스스로 힘들었다고 말하면 누가 위로를 해주겠나.


하지만 그것은 실제였다. 리노는 피로 얼룩져 한쪽 눈이 붉게 물든 카트레아를 마주하고서 가쁘게 쉬던 숨이 멎는 것을 느꼈다. 이성은 삽시간에 제 자리를 찾아갔다. 너무 신속해서 차라리 어디 돌부리에 걸려버렸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그녀의 눈이 멀기 전에나 그 신속함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성은 그를 놀려주려다가 사고를 치고 만 걸까. 너무도 절묘했다. 이성이란 녀석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이성을 되찾은 리노가 최우선으로 한 일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일이었다. 미친 놈이 따로 없었다.


“ 정말 미안해. ”


리노는 꽂을 꺾은 것도 모자라 말을 듣지 않는다고 가위질을 해대고 말았다. 잘려나간 꽃의 일부분은 돌아오지 않는다. 죄책감이 해일처럼 몰려왔다. 하지만 그때를 잊지 못하는 건 다른 이유 때문이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그의 천성이 아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하루빨리 지워야 할 치욕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그날을 기억하는 다른 이유는 그녀가 처음으로 리노의 등을 쓸어주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카트레아가 처음으로 리노에게 온정을 베풀었다는 것으로, 그것만으로 영영 기억되고도 남을 일이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죄책감에 움츠러든 모습이 손길을 내밀게 한 것일까. 아이 같이 떨고 있는 모습에 손길을 내민 것일까. 좋아하건 싫어하건, 아이에겐 누구나 한풀 꺾인 마음으로 대하니까. 누구도 아이는 비난하지 못하니까. 그는 아이가 되고 싶었다. 그녀에게만큼은.


“ 날 봐줘. 날 보며 웃어줘. 나만 보지 않아도, 로위에게 짓는 웃음의 일부라도 좋으니까. ”


그때의 그는 참 바보 같았다. 리노는 잇새로 느껴지는 뜨끈한 피의 맛을 음미했다. 마치 와인의 맛을 감별하는 소믈리에처럼 천천히. 이 피의 맛이 언제 흘린 피의 맛이더라. 그날 이후로도 리노는 수도 없이 피를 흘렸다. 로위의 탈출을 막지 못하고, 그와의 싸움에서 져버린 순간으로 수없이 되돌아갔다.


잠자코 있기엔 너무나도 큰 자극이었다. 다시 질 거야? 이러고 있는 사이에 로위는 더 강해져있을 걸? 너의 목표를 잊지 마. 전부를 줘야지, 그녀에게. 사실 갈 수록 핑계를 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구실이고 리노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로위를 찾아내는 것과 그의 힘을 빼앗아 죽이는 것.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카트레아였다. 로위가 사라진다면 카트레아는 갈 곳이 없다. 이십 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카트레아에게 이십 년 전의 인연은 변기에 빠진 휴짓조각에 불과하다.


쓰임을 다해 하수구로 빨려들어갈 일만 남은 것들. 다시 꺼낼 수도, 그녀 입장에서 물을 내리기도 뭣한. 하지만, 리노는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외면하고 운명을 거역했지만 모든 건 그날에 이미 정해져버렸다. 리노의 간절한 애원마저 소용이 없다는 걸 그녀는 이미 단호하게 말했다.


“ 그를 뒤쫓지 마. 내 웃음을 사겠다면. ”


카트레아가 그때와 변함없이 말했다. 더는 낼 화도 없었다. 나머지 눈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하지만, 그때부터 이상한 쪽으로 운명의 기차가 내달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브레이크 없는 기차가 연기를 내뿜고 다음 역 없는 운행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리노는 자신을 속여왔다. 모든 건 그녀를 위해서라고. 그녀를 옆에 두고 싶어서라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아니, 어쩌면 대부분은 틀렸을지도 몰랐다. 타깃이 흔들렸다. 끓어오르는 분노가 누구를 향하는지 그조차 알 수 없었다. 그가 진정으로 원망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자신조차 알 수 없었다.


“ 제발 그만해. 부탁이야. ”


카트레아가 미동도 없는 리노를 바라보며 호소하듯 말했다. 그녀가 두손을 모았다. 그 자존심 강한 카트레아가. 리노는 헛웃음과 함께 핏물을 삼켰다. 그때, 카트레아가 그만하라는 말 대신, 노력해보겠다고만 했다면.


그가 기차를 출발시키지 못하게 해줬더라면. 아니, 최소한 뭔가 잘못됬음을 깨닫고 브레이크를 걸어줬더라면. 이토록 미치지는 않았을 텐데. 다 부질없는 가정이다. 인생에 만약에처럼 쓸데없는 생각은 없다. 만약에라는 것에 놀아날 시간에 앞을 봐라.


그는 앞을 봤다.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경멸의 눈빛이다. 마침내 리노의 얼굴에도 경멸이 찾아왔다. 경멸의 눈빛에 자꾸 노출되다보니 전염된 것처럼 그도 똑같은 눈빛을 가지게 되었다.


카트레아에게 정말로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이 피어나고 있었다. 분노, 경멸, 혐오. 이렇게 되기까지 그녀에겐 수없이 많은 기회가 있었다. 걷어찬 건 카트레아다. 리노의 소중한 마음을 질기게 내팽개친 그녀에게 책임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후련해졌다. 어떤 행동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눈을 후벼파는 것조차 미안해서 벌벌 떨었던 것이 민망해질 정도로. 지금 저 여자의 눈에 찬 안대가 그의 작품이다. 그녀가 이토록 강해질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손에서 훈련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도 도망칠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증오한다 하더라도 이 성의 바깥에선 그녀를 반겨줄 이가 없다. 누가 뭐래도 그의 품이 그녀가 있을 곳이다. 데려온 건 리노였지만, 나가지 않는 건 그녀다. 물론 나간다고 내보내줄 리노가 아니었지만, 그녀는 이곳에서의 생활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적어도 리노는 그렇게 믿었다. 이 점에 어떠한 왜곡도 없었다고 자신한다. 그녀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조차, 여지가 없다는 것조차 인정했던 그였으므로. 사실 그녀는 완벽한 작품은 아니었다. 아니, 불량품이었다. 오로지 그녀를 사랑한다는 ‘착각’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폐품이었다. 미루고 미뤄왔던 폐품의 처리를 할 때가 왔다 싶었다. 아니, 이제 곧 미룬 대청소를 해야 할 때가 왔다.



*



로위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대체 언제부터 든 건지 알 길이 없는 잠이다. 수천 번, 이런 경험을 했지만 익숙치가 않았다. 땅을 짚고 일어나 굳은 피가 엉겨붙은 오른쪽 눈을 억지로 떼어냈지만 흐릿했다.


핏덩이들이 눈가에 거미줄처럼 찐득하게 진을 쳤다. 한쪽 눈에 감각이 없었다. 그래도 반대쪽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피로 얼룩진 전장을. 눈앞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야수가 있었다. 자신과 같으면서도 달랐다. 단번에 알아차렸다. 카트레아라는 걸.


오랜만에 만나 반가울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점점 어린애처럼 변해가는 것 같다. 상황을 단순하게 보고, 그저 오랜만이라는 이유로 반가움이 앞서니. 이또한 동물로 변해간다는 증거일까. 하지만 그럴 때가 아니란 것 정도는 알만했다. 로위는 자신이 인간임을 깨닫는다. 갈 수록 깨닫는 속도가 느려진다.


“ 일어났니. ”


카트레아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몹시 지쳐 숨을 내뱉는 것조차 고통에 겨워보였다.


“ 당신은, 대체 무슨.. ”


“ 이십 년 세월의 소회를 나누는 건 나중에 하도록 하자. ”


그녀는 로위의 말을 끊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 앞에는 리노가 있었다. 카트레아는 리노를 덮쳤다. 리노는 저항했으나 완력의 차이가 컸다.


“ 어서 가. ”


카트레아가 다급하게 말했다. 어디로 가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 탈출하려면 지금 뿐이야. 널 기다리는 아이가 있잖아. ”


또다시 빚을 지라는 소리였다. 과거가 그의 머리를 스쳤다. 로위는 그럴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십 년 전 탈출을 도와준 빚조차 갚지 못했는데. 리노의 몸에도 이상징후가 벌어졌다. 그도 야수로 변모하는 것이다.


검고 긴 털을 온몸에 뒤덮고 울버린을 연상케 하는 긴 갈고리 발톱으로 카트레아를 떼어냈다. 카트레아는 멀리 날아갔다. 그 힘을 짐작케 할 정도로. 로위는 참을 수 없었다. 카트레아의 말따윈 들리지 않았다. 또다시 빚을 질 수는 없었다.


그는 온몸을 던져 리노의 목을 물어뜯었다. 옅은 신음이 흘렀지만, 곧 그는 내동댕이쳐져 벽에 등을 부딪혔다. 고통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그가 낸 상처는 깊지 않았다. 리노는 조소를 지었다. 겨우 이정도야? 하듯이.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켜봐, 카트레아. 니가 갖고 싶어 목숨까지 내바친 남자가 곧 유명을 달리할 테니. ”


리노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는 로위를 사정없이 밟았다. 밟힐 때마다 새로운 종류의 아픔이 전해졌다. 끓는 점을 아득히 초과해버린 분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패배감과 절망감, 더는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수 없으리라는 슬픔, 그리움.


숨이 끊어지기를 바랐다. 차라리 그랬으면. 어둠이 모든 감정들과 함께 목숨을 집어삼켜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끌고 들어갔으면. 포기할 무렵, 발길질은 멈추고 리노의 외마디 절규가 흘러나왔다. 거의 반쯤 미친 것처럼 눈을 희번득하게 뜬 카트레아가 리노의 뒷목을 물어뜯었다.


저항의 여지없는 공격이었다. 로위는 힘겹게 자신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 팔다리는 움직이고 숨은 겨우 붙어있었다. 그녀는 눈동자를 로위 쪽으로 고정시켰다. 가라는 신호였다. 나를 신경쓰지 말라는 긴박한 요청이었고, 부디 무사하길 기원한다는 뜻이었다.


다른 발소리가 군집을 이루며 다가왔다. 시간이 없음을 알리는 좋지 않는 징조였다. 로위가 일어났다. 그녀의 완강한 표정이 그의 등을 떠밀었다.


“ 꼭 살아돌아와야 해. ”


로위가 말했다.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그는 달렸다. 그의 뒤로 카트레아의 신음이 들렸다.



*



힘을 내야한다. 이런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갈비뼈가 부서지고 피로 입 안이 가득차도 마찬가지였다. 최대한 멀리 그를 보내야했다. 소녀를 되찾고 떠날 때까지. 카트레아는 숨을 헐떡거렸다. 견디기 힘든 통각의 바다에 빠지고 있었다.


“ 너 질긴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


그가 말했다. 목에선 선명한 이빨자국이 났고, 그 구멍들을 통해 피가 폭포수처럼 내렸다. 그러나 리노는 전혀 동요치 않았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기까지 했다. 그 모습이 마치 싸이코패스 같았다.


“ 뭐, 됬어. 이제 실험 데이터도 얻을만큼 얻었고, 더이상 로위에게 미련은 없어. 네가 바라는 대로 된 거야. ”


카트레아는 숨을 가쁘게 쉬었다. 벽에 기대지 않으면 설 수조차 없었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 한 번만 예전 모습을 다시 보여줘. 아니, 보여줄 수 밖에 없을 걸. 그정도로 다쳤으면 더는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없을 테니까. ”


사실이었다. 카트레아는 더이상 야수의 몸이 아니었다. 한낱 인간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동안의 밑천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리노는 로위를 쫓지 않았다. 정말로 미련이 사라진 듯 보였다.


“ 그럼 이제 모두를 제 자리로 되돌려. 어질러놓은 건 치워야지. ”


“ 그만. 예쁜 얼굴로 다시 날 화나게 하지 마. 좋은 말만 해줘. 나 처음으로 착한 일 했잖아. 로위를 쫓지 않고 있잖아. ”


“ 모두에게 분명히 전해. 지금 로위를 쫓는 늑대들에게도. ”


“ 오해하지 마, 카트레아. 그들은 그저 로위를 배웅하려는 거야. ”


“ 로위는 지켜야 할 아이가 있어. ”


“ 그래, 있겠지. 어련하시겠어. 피 한 방울 안 섞인 아이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자식인데. ”


리노가 비아냥댔다. 지긋지긋하다. 입만 열면 로위, 로위, 로위. 카트레아는 꺼지는 눈꺼풀을 들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 너랑 대면하는 것도 이젠 썩 유쾌하진 않네. ”


리노의 최후통첩이었다. 다른 말로 이제는 널 사랑하지 않아, 였다. 오히려 증오에 가까웠다. 리노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멀끔한 사업가의 행색이었다.


이런 남자가 이런 일을 벌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예언자거나 점술가거나. 그는 땅에 떨어진 권총을 줍고 탄창에서 총알을 집어들었다. 그는 아주 천천히 장전했다. 어차피 자신을 막을 이는 없다는 걸 알기에 부릴 수 있는 여유였다.


“ 마지막으로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


카트레아는 입을 다물었다. 어차피 끝났다. 어쩌면 지난 시간 동안 간절히 바라던 순간이 아닐까. 차라리 죽여달라고. 수천 번 부탁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그 부탁을 들어주려나.


“ 끝까지 나를 위해서 해주는 건 없구나. 난 아직도 네가 나의 등을 쓸어주던 순간을 잊지 못하는데. 잘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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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마지막회 - 내 소원이 이루어졌어. - 21.02.09 27 1 18쪽
20 20화 - 아가 - 21.02.08 16 0 9쪽
19 19화 - 도망쳐 - 21.02.05 25 1 9쪽
18 18화 - 진짜 알약 - 21.02.04 17 1 13쪽
17 17화 - 빛을 향해 - 21.02.03 17 1 12쪽
16 16화 - 공모자들 - 21.02.02 20 1 13쪽
15 15화 - 컴 백 홈 - 21.02.01 20 1 20쪽
» 14화 - 잘 가 - 21.01.29 22 1 15쪽
13 13화 - 안대를 낀 여자 - 21.01.28 22 1 9쪽
12 12화 - 세상에게 물리다 - 21.01.27 26 1 11쪽
11 11화 - 가짜 에밋 - 21.01.26 20 1 13쪽
10 10화 - 누구랑 가는 게 중요해? - 21.01.25 19 1 10쪽
9 9화 - 과거 - 21.01.22 24 1 12쪽
8 8화 - 늙은 여우 - 21.01.21 24 1 10쪽
7 7화 - 집 나간 개 - 21.01.20 23 1 10쪽
6 6화 - 우리가 키워요 - 21.01.19 27 1 12쪽
5 5화 - 다 널 위해서야 - 21.01.18 25 1 16쪽
4 4화 - 마을 밖은 위험해 - 21.01.17 26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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