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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3샷추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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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3샷추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2:33
최근연재일 :
2023.06.06 00:43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114
추천수 :
19
글자수 :
73,059

작성
23.05.26 00:50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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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7)

DUMMY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울 만큼 많이 처치했지만, 다음 웨이브가 오기까지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던 그때.


쩌저적.


날아다니며 몬스터들을 학살하던 차크람이 깨졌다.


그 자리를 채우듯 수없이 생겨난 눈처럼 새하얀 얇고 투명한 칼날들.


우우웅···


이어 전장 전체를 울리는 기묘한 진동.


꾸루룱!


-갑니다!


아모르만 들을 수 있는 백구의 목소리와 함께 바람을 타며 빙글빙글 돌던 깃털들이 한순간 쇄도했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칼날들에 당황한 파티원들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어어? 아직 몬스터 남아 있는데······!”


“저, 저기. 파티장님!”


“-돌아와라, 백구.”


-넵. 형님!


채채챙!


아모르의 부름과 동시에 쏜살같이 날아든 차크람 뒤로 무형의 칼날들이 달라붙으며 처음과 같이 비둘기의 형태를 빚어냈다.


그리고.


■■■■······!


자신들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는 채로 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몬스터들이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지상에 몸을 눕혔다.


띠링!


[ 퀘스트 성공!


게이트가 파괴됩니다.


결과 : Wave 9, 900/1000


공헌도를 측정합니다··· ]


모두에게 뜬 알림창.


파티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먼저 결계 밖으로 나간 아모르를 쳐다봤다.


[ 공헌도 순위


1위 : 아니무스 아모르 (67.1%)


2위 : 카일 (2.7%)


3위 : 채보라 (2.4%)


······ ]


[ 아니무스 아모르의 시민권 등급이 ‘예비’ -> ‘정식’으로 상승합니다.


공헌도에 따른 개인 보상이······ ]


“이제 됐지?”


“아······.”

결계에 들어오기 전, 요원들에게 맡겨놨던 시민권을 회수한 아모르는 달라진 모양새에 흡족했다.


살짝 훑어본 상태창에도 변화가 있었으니.


[ ······


두 번째 특성 : 반신(半神)

└ 열림 ]


꿈에서 없었던 특성이다.


물론 아모르의 존재 자체가 아네모네의 일부로 만들어진 반신이 맞긴 했지만, 상태창에 나와 있진 않았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라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뭔가 다를지도.’


“저기, 저희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공헌도를 확인한 파티원들이 아모르에게 다가왔다.


대충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은 아모르는 곧장 요원들에게 말했다.


“사실 오늘 막 예비 시민권 받아서 핸드폰도 없고, 이래저래 좀 곤란해. 다른 절차는 푸른 백작이나 교단에 연락해서 처리해줬으면 좋겠군.”


“예?”


“그럼 이만.”


“앗, 선생님. 적어도 이건 작성하고 가셔야······!”



*



파앗.


순식간에 빛이 되어 사라진 아모르.


그를 잡으려던 요원 A가 허망한 눈을 텅 빈 손을 내려놓고 남은 파티원들을 바라봤다.


“······선생님들은 써주실 거죠?”


“······.”


마찬가지로 번호라도 받으려고 했던 이들은 아모르가 남기고 간 말에 충격받아 정지해 있었다.


예비 시민권을 오늘 발급받았다고?


‘그러면 초짜 중의 초짜 아니냐고······!’


기존 세계에서 아무리 강했던 종족이라고 해도, 이 세계에 오면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


고유 특성 같은 건 거의 비슷하지만, 성장하는 방식에 따라 이전과 다른 것이 튀어나올 수도 있기에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하고.


‘밸런스 붕괴네. 하······.’


아모르의 스펙에 경악하는 견습들과 훌쩍 떠난 뒤처리에 곤란해진 요원들.


그 정적 사이, 울리는 누군가의 벨 소리.


-띠링, 띵. 띠링~


벨소리가 두세 번 반복하고 나서야 황망히 멈춰 있던 요원 B가 급히 전화를 받았다.


“-요원 B입니다!”


-그렇게 제가 반갑습니까?


“아, 백작!”


-이쪽은 수월하게 끝냈습니다만, 그쪽은 어떤가요?


“잘 끝나긴 했는데······. 마무리를 안 하고 그냥 가버리셨어요.”


-지금 가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예, 예······.”


-싸우기만 하셨던 분이라 그런 절차를 잘 모르시거든요. 아마 앞으로도 이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습니까······.”


이제 오토바이에 탔다는 말과 함께 끊긴 백작의 전화.


내심 안도한 요원들은 우선 견습들의 보고부터 빠르게 처리하기 시작했다.


“다 지구 출신이시죠?”


“네.”


“고생이 많으시네요······.”


“······.”


리더인 카일이 입을 꾹 다물자, 다른 견습들도 눈치를 보며 물러났다.


순서대로 각자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은 말없이 일정표를 확인했다.


머뭇거리던 견습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대장, 우리는 B급도 힘들어.”


“···그래도 우리한테 온 기회였잖아.”


“지원 온 본 아니었으면, 진짜 죽을 뻔한 거 알잖아.”


“······.”


카일이 침묵하던 사이, 요원들이 결계를 해제하며 게이트가 사라진 자리를 정돈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떠들썩한 인영들이 나타났다.


이 세계의 기존 주민이라고 볼 수 없는 개성적인 외양을 가진 이들.


이주민들.


“엥? 여기 게이트 벌써 끝났어? 저기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다시 온 건데.”


“그러게.”


본래 이 자리에 있어야 할 헌터들.


원주민인 그들을 깔보는 시선.


“인간들만으로는 무리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실력자가 있나 봐?”


작금의 원주민들의 처지였다.



*



“상황이 좀 안 좋은 것 같네.”


-뭐가 말입니까요?


아모르는 새로 뽑은 폰을 가볍게 던졌다가 받으면서 생각에 빠졌다.


나란히 앉은 새하얀 비둘기에 닿는 시선이 따가울 법도 한데, 얌전히 웅크린 채로 제 깃털을 고르던 백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새까맣게 잘 빠진 폰에 비친 제 얼굴을 물끄러미 보던 아모르가 전화번호부를 켰다.


첫 번째로 찍혀 있는 번호.


자운영.


그의 예비 시민권 발급을 위해 직접 경찰서까지 찾아왔던 여자는 기어이 폰 발급까지도 도와주고 돌아갔다.


이전에 그가 했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런데 왜 이런 걸 굳이 시스템에 안 맡기고 당신들이 직접 하는 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말이 나도는 것을 주의해야 할 정도라면, 절대적인 권리가 아닌 것처럼 들리는데.


‘저희가 약하니까요.’


얼핏 들으면 그저 사실을 덤덤히 얘기하는 것 같았지만, 그 안에는 울분이 담겨 있었다.


설명을 들은 아모르도 그에 납득했고.


“결계 안에 있던 애들도 다 이쪽 주민이었겠지······.”


다른 세계의 주민이라고 해서 다 전투에 탁월한 능력을 지니진 않았겠지만, 이 세계의 주민은 유독 전투력이 약한 듯했다.


자세한 사정은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그리고 마지막에 그녀가 남긴 말도 조금 신경 쓰였다.


-다 적으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존댓말을 써보는 건 어때요?


“······.”


그렇게 싸가지 없어 보이나?


군도에서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기사단장들이 사도로서의 권위를 세우라며 말을 편하게 해달라 간청했다.


그렇게 셀 수 없는 세월을 지내다가 여기에 와서 보니······.


‘그냥 다 애새끼 같은 걸 어떻게 해.’


물론, 자신도 그 나이대에서 멈춘 철없는 애새끼긴 하지만.


묘하게 객관적인 생각을 한 아모르는 백구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하늘을 올려봤다.


아주 새파란 하늘을.



*


게이트 처치 당일 늦은 밤.


“다음부터는 탄 더 챙겨 다녀.”

“아, 알았다니까! 너도 방패술 말고 다른 무기술 좀 배워 봐. 딜에 별로 도움이 안 되잖아.”

“그건······.”


뒤풀이를 위해 싼 고깃집에 모인 견습들은 북적북적한 분위기와 털어 넣은 술에 풀려 그날의 반성문을 작성했다.


잘한 점과 못한 점, 아쉬운 점을 가감 없이 얘기해야 팀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니까.


“있잖아. 그 연보라색 빛, 그거 효과 뭔진 모르겠는데 공격력이 올라간 거 같지 않았어?”


“아, 나만 느낀 건 줄 알았는데!”


“너도?”


“맞아. 음. 공격력이 올라갔다기보다는 뭔가 공격이 더 잘 먹히는? 적중률이 올라갔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거에 더 가까웠는데.”


“진짜? 나도 탄 남아 있었으면 확실하게 알았을 텐데.”


“되게 좋은 능력 같더라. 나중에 또 도움받고 싶다.”


헤헤, 술 탓에 풀린 혀로 웃은 견습생들 사이로 누군가 폰을 두다닥 두드렸다.


“야, 너 뭐 하냐?”


“오늘 클리어 후기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어.”


“그래? 대충 쓰고 애들 데리고 가자.”


“엉.”


숟가락을 문 채로 성의 없이 고개를 끄덕인 견습생이 게시글을 올리고는 핸드폰을 껐다.


한심한 얼굴로 술에 취한 동료들을 본 견습생이 소리를 질렀다.


“작작 먹어, 이것들아!”


“얼마 안 먹었거든!”



*



교단으로 돌아온 아모르.


일부 인사들에게만 번호를 알려준 아모르는 제 다리를 타고 올라오려는 아이들을 내려주고 집무실에 박혔다.


정식 시민권으로 등급을 올린 후, 상태창에 생긴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닫혀있던 특성부터.


[ 두 번째 특성 : 반신(半神)

└ 등급 : 전설(傳說) S+급 (성장 한계 : EX급)

└ 설명 : 이 특성은 ‘꿈꾸는 아모르’ 특성의 등급과 연동된다. 꿈에 속한 신, 아네모네의 신체 일부를 사용해 빚은 강신체로, 기초 스탯이 아네모네의 몸 상태에 따라 변동된다. ]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긴 하다.


영혼은 죽은 뒤에 꿈을 건너온 거지만, 사도로서의 육체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그 외에는 칭호의 설명이 추가되어 있었다.


[ 칭호 : 경계를 넘은 자

└ 등급 : 미지정

└ 설명 : 경계를 넘었다.

-완전 해금 후 개방


칭호 : 앉은뱅이 신의 유일한 사도

└ 등급 : 유일(唯一)

└ 설명 : 꿈꾸는 군도의 유지자, ■■■■■ ■■■■■의 유일한 사도.


칭호 : 아네모네 교단의 교황

└ 등급 : 유일(唯一)

└ 설명 : 아네모네 교단의 유일한 실권자. 교황이 존재하는 한, 교단은 사라지지 않으며 교단이 존재하는 한, 교황은 영원하다. ]


열 개의 까만 사각형을 본 아모르가 쓰게 웃었다.


교단 내에서 교주와 교황을 부르는 칭호, 아니무스.


교인들은 둘을 구분하기 위해 이름을 붙여 아니무스 아네모네와 아니무스 아모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이름은 진명이 아니다.


본도의 대신전에 놓인 신의 분신조차도 사람의 눈을 멀게 하는데, 본질에 가장 가까운 이름은 어떻겠는가.


아네모네의 진명은 열 글자였다.


아마도 아모르만이 알고 있을 이름.


속으로 열 글자를 읊조리던 아모르가 무심결에 상태창에 손을 가져다 댄 그때,


[ 칭호 : 앉은뱅이 신의 유일한 사도

└ 등급 : 유일(唯一)

└ 설명 : 꿈꾸는 군도의 유지자, ■■■■■ ■■■■■의 유일한 사도.│]


커서가 깜빡거렸다.


“······!”


다시 한번 손을 가져다 대자, 착각이 아니라는 듯이 상태창 아래로 자판이 떠올랐다.


수정이,


[ 칭호 : 앉은뱅이 신의 유일한 사도

└ 등급 : 유일(唯一)

└ 설명 : 꿈꾸는 군도의 유지자, ■■■■■ ■■■■■의 유일한 사│]


-가능했다.


꿈에서처럼.


이건 아모르의 상태창, 아니.


시스템이 관리자 모드라는 뜻이었다.


일단 다시 원래대로 복구해놓은 아모르가 생각에 잠겼다.


그의 상태창은 남들과 달랐다.


하지만, 이게 우연일까?


아모르는 아마도 이 일과 가장 관련성이 높을 사람을 불렀다.


“어이, 관리자.”


관리자 연은 대답이 없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상태창 변화는 따로 공지로 놓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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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 관리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3) 23.06.06 28 0 12쪽
13 2. 관리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2) 23.06.06 31 0 11쪽
12 2. 관리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1) 23.06.02 23 0 12쪽
»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7) 23.05.26 30 0 11쪽
10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6) 23.05.25 32 0 12쪽
9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5) 23.05.24 33 0 13쪽
8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4) 23.05.23 33 0 13쪽
7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3) 23.05.21 44 0 12쪽
6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2) 23.05.19 48 0 12쪽
5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1) 23.05.16 76 1 12쪽
4 0. 코끼리 무덤 (3) 23.05.13 97 2 12쪽
3 0. 코끼리 무덤 (2) 23.05.12 138 3 12쪽
2 0. 코끼리 무덤 (1) 23.05.11 199 3 12쪽
1 5800만 아이튜버 타타의 인타뷰 23.05.10 303 1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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