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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3샷추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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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3샷추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2:33
최근연재일 :
2023.06.06 00:43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125
추천수 :
19
글자수 :
73,059

작성
23.05.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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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4)

DUMMY

푸른 백작이 다시 아모르를 찾아오기까지 걸린 시간 일주일.


그동안 아모르는 한숨도 자지 않고 교단 내부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식사는 아이들과 어울릴 때 체면상 한 숟가락 입에 넣는 정도.


사도로서 인간과 어울리기 위해 그들과 비슷한 껍데기를 가졌지만, 그 내부는 차원이 다른 격으로 이뤄져 있어 수면과 식사가 불필요한 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리 연락해서 현재 주민 대다수가 머무는 이 세계의 꿈에도 다녀왔다.


현재 유지자는 발안자인 제 7 단장, 섬벨리나.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 하나 없는 소년이 사람들을 물린 후,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꿈이라고 완전히 안전하진 않습니다. 제가 오롯이 유지와 방어에 매달려야 할 정도니까요. 사정이 나아지는 대로 조금씩 현실로 보내야 할 듯한데······.’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하지만, 시민권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식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성하, 성하. 같이 해요!”


“안 돼. 이 성하는 생각할 게 많다.”


“치이······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서.”


“요 녀석이!”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아모르는 아이들이 하던 보드게임을 보고 느낌표를 띄웠다.


인생 게임.


아모르의 시선이 각종 혜택이 적혀진 판 중, ‘복권 당첨’에 집중됐다.



*



교단의 두 주춧돌 중 하나인 교황, 아모르가 도착해 기상한 슬리핑 뷰티가 일선에 서자 번갈아 가며 밖으로 돌고 있던 기사단장들이 순서대로 아모르를 찾아오기로 했다.


그중 한 명이 지금 그의 앞에 앉아있는 제 3 기사단장, 메두사였다.


금속처럼 빛나는 흑녹색 머리카락, 이마부터 코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묘한 문양이 새겨진 안대를 착용한 호리호리한 체형의 사내.


“제 3 기사단장, 메두사. 성하와 첫 외출을 함께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니, 지고의 영광이옵니다.”


“제발 영광 같은 소리 하지 마··· 여기 길거리라고.”


“그럼 안에서는 해도 됩니까?”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아모르가 정색하자 메두사가 어깨를 으쓱이다 음료수를 사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뒷모습을 시선으로 쫓던 아모르는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아모르는 푸른 백작에게 사실대로 얘기했다.


-내 상태창에는 레벨이 없어.


-···일단 다른 이들에게는 말하지 마세요. 안면이 있는 다른 세계의 대표들에게 한 번 알아보죠. 관리자와 직접 대면한 이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잠시 굳은 낯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던 백작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그러고는 스트레스받았다면서 상 위에 있던 사탕을 싹 쓸어 갔지······.’


그 탓에 아이들의 원성이 얼마나 자자했는지.


“여기요.”


“고마워.”


슥, 뒤에서 내민 유리잔을 자연스레 받아든 아모르는 한 모금 마시고는 내려놓으며 건너편에 자리한 편의점을 살폈다.


맞은 편에 앉은 메두사가 김이 올라오는 제 머그잔을 감싸며 질문했다.


“그런데 왜 하필 여기에요? 편의점을 보고 싶은 거면 그냥 저기 바로 앞에 있어도 되잖아요. 노상 테이블도 있는데.”


“그래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흐응. 뭐, 저는 아무래도 좋지만요.”


말 그대로 느낌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게 때때로 찾아든다.


특정한 시기와 장소, 사람.


그런 것들이 퍼즐을 맞추듯이 명확하게 서로를 꿰뚫을 때, 무엇인가 움직이는 감각.


아모르는 이제 막 편의점에 들어선 한 중년의 남자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자.”


“앗, 저 아직인데!”


“마시고 와. 먼저 가 있을 테니. 아, 그리고 돈 좀.”


“···지금 저 삥 뜯는 거에요?”


“빌리는 거야.”


메두사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모르가 재차 손을 내밀자 제 지갑에서 지폐를 한 움큼 집어 건넸다.



*



< 편순이 조각상 남 직관함; >


위치는 너무 사생활인 거 같아서 안알랴쥼.


(사진)


사진은 5분 후 삭제함.


이거 머리카락 색이랑 얼굴 보면 맞는 거 같음. 시간 오지게 안 가서 카운터 안에 앉아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 한 아저씨가 와서 즉석 복권 왕창 사가는 거임ㅋㅋㅋㅋㅋ


주에 한 번 정도 와서 복권 과소비하는 분인데 계산한 뒤에 그분은 복권 까러 창 쪽 테이블에 가서 앉은 뒤에 누가 들어오는겨.


근데 문 열린 순간부터 뭔가 기분 좋은 향기? 같은 게 나는 거야.


무슨 향수지 하고 코 킁킁거리고 있는데, 천천히 안에 둘러보던 손님이 바로 카운터로 왔음.


얼굴 보고 기절할 뻔함. 조각상남이었음;


다들 RG?? 그거 있잖아.


그 커뮤니티 사진이랑 게이트 부수는 조각상 남!!!


ㄹㅇ갈라테이아임;; 피그말리온 심정이 이해 감.


진심 필력이 딸려서 이 기가 막히고 숨이 막히는 미모를 표현할 수가 없음;;


여하튼,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이분이 즉석 복권을 사고 싶다고 함.


근데 ㅋㅋㅋ 되게 신중하게 골라서 뽑는 분도 있는데, 이분은 그냥 맨 앞에 있는 거 하나 하고 걍 손에 잡히는 대로 너댓 장 뽑으시더라고. 그리고 수표로 결제.


└ㅅㅂ빡치게 왜 여기서 짤려 있냐? 난 사진도 못 봤음; 본 사람 있냐?

└난 봄. 조각상 남 맞는 거 같음. 손님 받는 중에 카운터 아래에서 쓰다가 크리맞은듯ㅋㅋㅋㅋㅋ

└작성자 좋은 말로 할 때 와서 빨리 뒷내용 써라. 복권을 사서 뭐가 어떻게 됐는데!!!!!!



*



“어서 오세요~”


짤랑, 편의점 문을 열자 울리는 종과 손님을 맞이하는 직원의 목소리.


슬쩍 고개를 돌린 아모르는 각 모서리에 달린 CCTV를 확인하고 천천히 가게 안을 둘러봤다.


아까 봤던 그 남자가 테이블에서 열심히 복권을 긁고 있었다. 복권의 이름을 확인한 아모르가 카운터로 직행했다.


“복권을 사고 싶은데.”

“···아, 네! 여기 앞에서 고르시면 돼요!”


왠지 모르게 정신을 빼놓고 있던 직원이 아모르의 부름에 화들짝 깨어났다.


앞에 놓인 다양한 종류의 복권을 보던 아모르는 그중 즉석 복권을 골랐다.


알아본 바로는 일반적인 로또나 연금 복권은 개인 인증이 필요할 테니 불가능.


즉석 복권은 금액이 너무 크지 않으면 가게에서 바로 주는 곳도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


‘뭐, 정 안되면 메두사 이름으로 받아도 되고.’


아모르는 자신을 뚫어지라 쳐다보는 직원의 시선을 흘리며 즉석 복권 몇 개를 집어 들었다.


“이걸로.”


“네. 계산은······.”


“수표 되나?”

“그, 그럼요!”


다섯 장을 골랐는데, 하필이면 메두사가 준 게 다 수표라 어쩔 수 없었다.


잔돈을 세던 직원이 아, 소리를 내며 그에게 질문했다.


”혹시 바로 긁을 생각이신가요?“


”그러려고 하는데······.“


”잔돈이 깔끔하게 떨어져서 동전이 없거든요. 카운터에서 바로 하실 거면 빌려드릴게요.“


”아, 그러면 좋지. 고마워.“


선선히 고개를 끄덕인 아모르는 잔돈과 함께 직원이 내민 동전을 받아 그 자리에서 복권을 긁었다.


대운(大運)이라고 불릴 법한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있는 것 중에서 적당히 괜찮은 것들을 골랐다.


”하······ 다 꽝이네.“


”이거 살 돈으로 그냥 딴 거 하라니까요. 제가 여기서 당첨된 사람을 못 봤다니까요. 음. 만원이네요. 현금으로 드릴까요?“


테이블에 있던 남자가 죽는소리를 내며 다가와 직원에게 복권을 내밀었다.


직원도 그런 남자가 익숙한지 금액을 정산하며 아모르를 힐끗 쳐다봤다.


첫 번째 복권을 다 긁은 아모르는 주저 없이 두 번째 것을 긁었다.


”그거도 다 복권으로 할게. 열 장.“


”예이.“


”어, 형씨도 복권해?“


”응.“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난 그럼 이 형씨 까는 거 보고 살래. 아가씨, 잠깐 기다려 줘.“


”예에.“


”다 됐어.“


다섯 번째, 끝.


아모르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직원에게 자신의 복권을 내밀었다.


”여기서 바로 줄 수 있지?“


”네, 잠시만요.“

복권을 받아든 여자가 별 기대 없이 금액을 셌다.


같은 금액이 세 개가 나와야 당첨.


단골인 아저씨는 천원이 다섯 개, 오천 원이 한 개 나와서 총 만원이었다.


‘우리 지점 운 진짜 지독하게 없다니까.’


”십만 원, 십만 원, 십만 원······ 어어?“


”뭐?“


직원이 작게 금액을 중얼거리다가 새된 소리를 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남자도 눈을 휘둥그레 뜰 때, 아모르가 첨언했다.


”다섯 개 다 당첨이야. 금액은 적지만. 확실히 여기가 운이 좋은 곳은 아닌 거 같네.“


”어어······.“

”뭐 이런 게 다 있어! 난 만원 나왔는데······!“


오만 원 이상 나온 걸 처음 본 직원이 당황해 굳어있다가 단골의 절규에 급히 남은 복권들을 확인했다.


십만 원, 오십 만원 2개, 백만 원, 오백만 원.


”···총 7,100,000원입니다.“


”최고 금액이 1억이라고 쓰여 있는데.“


”저, 점장님과 잠시 통화 좀 하고 올게요.“


”헉, 지금 사면 혹시 나올지도······. 아가씨! 나 딱 열 장만 긁고 있을게!“


아모르는 바로 핸드폰을 드는 직원과 콧김을 뿜으며 자신이 뽑지 않은 복권을 고르는 남자를 보며 웃었다.


돈이 필요하긴 했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즉석 복권을 하러 온 건 아니다.


상태창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이 세계에서도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고, 지금 인증받았으니.


그거면 충분하다.


‘상태창은 함정이야.’


자신이 가진 것들, 가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지만, 단지 그뿐.


가장 중요한 건 빠져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본인이 알고 있는 것, 깨달은 것만 기록되어 있지.’


힌트조차도 본인이 닿지 않은 이상 적히지 않는다.


적혀있는 것이 다인 것처럼 생각하게끔 만들기 딱 좋은 함정.


현재 아모르의 상태창에 적힌 건 그의 이름과 칭호, 특성 두 개뿐.


심지어 하나는 잠겨 있다.


칭호는 중요하지 않으니 넘기고 나와 있는 특성을 살펴보면 이렇다.


첫 번째 특성 : 꿈꾸는 아모르

└ 등급 : 전설(傳說) S+급 (성장 한계 : EX급)

└ 설명 : 이 특성 소유자의 행운 스탯(Luk)은 999, 999, 999, 999······ 에 고정되는 대신, 나머지 스탯은 초기 상태로 고정된다.


문제는 그 외의 것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레벨은 물론이고 Str, Dex, Int, Luk 등등의 기본 스탯이 아예 표기되어 있지 않으니 특성이 잘 적용되고 있는지 알 노릇이 없다.


”무슨 일이에요?“


”운을 시험했지.“


”성하께서 운을요?“


뒤늦게 도착한 메두사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잠시만요. 점장님이 직접 오신대요.“


”기다리지.“


”네! 여기서 이렇게 큰 금액 당첨되신 분 처음 봐요!“


”으악, 난 왜 다 꽝이냐고!“


”아하······.“


상황을 금세 파악한 메두사가 씩 웃었다.


”오천 원을 십만 원으로 갚는 상사가 있다?“


”천만 원 빌려 가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아직은.“


아모르 역시 그에게 남은 잔돈을 내밀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다른 건 시민권이 발급되면 할 예정이었다.



*



< 조각상남 직관 편순이 복귀함! >


아까 끊어서 미안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미쳤나봐!!!!!!


여기 진짜 운 없기로 유명한 장소거든.


단골 복권 아저씨도 십만 원 나온 거 본 적 없는데, 조각상남이 다섯 개 긁었거든?


아 동전은 내가 빌려줌ㅎ


그 빌미로 몇 마디 더 나눠봄.


여하튼, 그게 다 당첨됐음. 진짜 미쳤음;;;


더 큰 금액 안 나온 것도 이쪽에 그런 게 아예 안 나와서 그런 거 같음;;


그리고 그 사진이랑 영상 본인 맞냐고 물었는데 대답 안 하고 웃다가 점장님 와서 뒤로 빠졌으뮤ㅠㅠㅠ


근데 진짜 잘생겼음. 아니 뭐지, 그 뭐냐. 아니 외모도 잘생겼는데 뭔가 아우라가 다름; 인간이 아닌 거 같은.


└아 나 거기 어딘지 알거같음ㅋㅋㅋㅋㅋ

└알긴 뭘 알음; 복권하는 아저씨 있는 편의점이 한둘이냐

└ㄴㄴ진짜 운 없기로 유명한 장소 몇 개 있는데 거기인 거 같음 위치 특정되면 안 되니까 정확히 얘기는 안 할 건데, 그 근처에 머리 ㅈㄴ이상하게 해주는 미용실 있지 않음?

└작성자 : 헐 맞는 듯; 댓글 지워주셈. 싼 맛에 했다가 망해서 머리 다시 길렀;


└조각상에서 나왔으니 인간은 아니겠지······. 보니까 아네모네 교단 관련 사람인 거 같더만.

└ㅇㄱㄹ? ㄱㅅㄱㅅ 따로 알아봐야겠음.


└저런 신이라면 나도 잘 섬길 수 있을 거 같은데······ 은혜로우신 미모


└저게 뭐가 잘생겼냐; 요새 이주민 중에 연예인 데뷔하는 놈들 많잖아. 딱 그 평균인 거 같음.


└응~ 먹이 안 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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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 관리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3) 23.06.06 28 0 12쪽
13 2. 관리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2) 23.06.06 31 0 11쪽
12 2. 관리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1) 23.06.02 23 0 12쪽
11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7) 23.05.26 31 0 11쪽
10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6) 23.05.25 32 0 12쪽
9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5) 23.05.24 33 0 13쪽
»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4) 23.05.23 34 0 13쪽
7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3) 23.05.21 46 0 12쪽
6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2) 23.05.19 50 0 12쪽
5 1. 아킬레우스와 거북이 (1) 23.05.16 77 1 12쪽
4 0. 코끼리 무덤 (3) 23.05.13 98 2 12쪽
3 0. 코끼리 무덤 (2) 23.05.12 139 3 12쪽
2 0. 코끼리 무덤 (1) 23.05.11 200 3 12쪽
1 5800만 아이튜버 타타의 인타뷰 23.05.10 304 1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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