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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의 서재입니다.

골동품 덕에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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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5.28 23: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6,79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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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6,480

작성
24.05.08 10:30
조회
4,124
추천
67
글자
12쪽

로마네 콩티 (1)

DUMMY

인생의 선택의 연속이다. 관종이 될 것인가?


아웃사이더로 외롭게 살 것인가?




***


문화대학교



부아앙...


“와. 람보르기니잖아 학교에 람보르기니를 타고 오는 녀석이 있어? 실화냐?”

“멋있기는 하다. 맘에는 안 드는데 나도 타고 싶기는 해.”


“그렇다고 학교에 너무 한 거 아냐? 그나저나 재벌 3세가 우리 학교에 다녔나?”

“어..저건 최진수잖아?”


“설마요. 진수 오빠가 무슨 람보르기니를..어..진짜네.”


마약을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때로는 미친 듯이 살고 싶을 때가 있다. 나에게 전성기랄까?


초등학교 때는 말 그대로 골목대장을 하면서 엄청 외향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고..그러다가 중학교부터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다른 학교에서 온 애들과 갑자기 섞이니까 좀 낯설었다고 할까?


아무튼 그 이후로 조용하게 살아오기는 했는데, 나름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 심심하기도 했다.


대학에 와서도 비슷했는데, 아싸로 살다보니 대학을 다니는 건가 싶기도 하고..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외향적이 되기도 어려워서 대충 살았지만..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진수 오빠, 이 차는 뭐예요?”

“어, 그..그냥, 차가 생겼어.”


“뭔 소리야, 차가 생기다니, 이런 슈퍼카가 어디서 갑자기 생겨?”

“샀어. 멋있냐?”


뭐라고 설명하기도 어렵고 말도 안 되게 멋있냐? 이러고 말았다.


“멋있어요.”

“진짜?”


사람들은 단순하다.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걸까?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스파이터를 끌고 학교에 등교하자 다들 멋있다는 반응이었다. 뒤에서는 뭐라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차가 생겼다는 말에..


아..최진수가 알고 보니 금수저였군..


대충 이런 반응인 것 같았다.




***


경영학과 과방


“카푸어 아냐?”

“카푸어도 정도가 있는 거지, 그거 3억 이상은 갈걸..중고로 사도 싼 차가 아니야.”


“그렇게 비싸요? 벤츠 S클래스도 2억 정도 한다는 것 같던데, 그러면 회장님들 타고 다니는 차보다 더 비싼 거잖아요.”

“그렇다니까, 아무나 탈 수 있는 차가 아냐, 카푸어라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하지, 저 정도면 진짜 금수저 아니면...”


“아니면요?”

“완전 미친 놈이지, 저거 대출 받아서 샀다거나 그러면..”


“리스나 그런 거 아닐까?”

“리스도 비용이 만만치가 않을 텐데..어쨌든 돈이 많으니까 타고 다니는 거 아니겠어?”


텅 빈 과방..


소파와 탁자 곳곳에 방금 전까지 내 뒷담화?를 나누던 기억들이 남아 있었다.


다들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네..


어쨌든 뒤에서 욕하는 놈들은 없었다.


선배들은 좀 같잖게 보는 것 같았지만 후배들은 돈 많은 선배라고 생각했는지 잘 보여야겠다거나, 친해지고 싶다는 말들이 오고 가고 있었다.


“친해지면 뭐 떡고물이라도 떨어지냐?”

“모르죠, 돈 많은 사람이랑 알고 지내서 나쁠 거 없잖아요.”


“마자..마자..부유층 인맥 있으면 나중에 뭐라도 도움이 된다고요.”

“최진수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건가?”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나라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았다.


부자나 돈 많은 재벌 같은 사람을 보면 좀 친해지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막연하게 재벌 2세 그런 사람들은 능력도 있어 보이고 말이다.




***


한남동, 빌라 더 그린.



다행히 내가 공동정원에서 뭔가를 캔 것을 눈여겨 본 사람은 없었다. 어쨌든 그런 말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걸로 된 걸 테고..


학교에서도 내가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자 재벌까지는 아니어도 금수저쯤 되나 하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내가 사는 빌라 사람들도 은근히 나에게 호기심을 가지는 것 같았다.


특히 나의 나이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았다.


20대 초반으로 대학교 2학년이라고 하니까 다들 아버지가 대단한 재력가라고 믿는 눈치였다.



***


빌라 드 그린, 오종욱의 집



“와. 집 좋은데요.”

“3층이 전망이 더 좋지 않나요.”


빌라 드 그린은 3층짜리 건물로 82평형의 6세대로 이루어진 빌라였다.


고급빌라라 가구당 주차대수도 5대로 넉넉한 편이었다.


작은 규모지만 매매가가 110억에 달하는 한남동의 최고급 주택으로 유명한 연예인도 살고 있고, 2층에 사는 오종욱만 해도 강남에서 큰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세대 수가 적어서인지 오다가다 주차장에서 서로 만나면 인사 정도는 하고 있었고, 특히나 오종욱은 지난번에 만난 인연으로 집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전에 살던 원룸도 같이 사는 연립주택이었지만 서로 복도에서 마주쳐도 눈인사도 안 하고 그랬는데 좀 사는 동네라 그런지 다들 서로 친해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하긴, 110억짜리 빌라, 월세로 살아도 한 달에 2500만 원을 내야 하는 곳이니..이 정도 주택에 살려면 다들 초고소득자이거나 금수저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는 특권구역인 셈이었다.


나는 좀 예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종윤이 숨겨놓은 비트코인을 찾아서 23억을 챙겼으니 현재는 두둑하게 현금을 보유한 현금부자인 셈이었다.


돈 많은 사람들도 통장에 20억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와인이 엄청 많네요?”

“와인수집이 취미예요. 와인 좋아해요?”


“아뇨, 뭐, 술은 마시기는 하지만.”


술 한잔 하자고 하면서 오종욱이 꺼내온 술은 돔페리뇽이라는 샴페인이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술로 샴페인의 원조격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모으는 걸 좋아하시는 모양이네요.”

“재밌잖아요. 어렸을 때는 돈이 없어서 동전 수집 그런 걸 했는데, 요즘은 그래도 돈을 벌어서 와인수집으로 발전한 거죠. 그래도 와인은 마시는 것이 더 즐겁죠.”


오종욱은 자랑하듯 와인병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다.


“이건 로마네 콩티라는 건데 알죠? 이게 세계에서 최고가 와인 중에 하나입니다. 이건 2007년 산인데..3천만 원 정도 해요. 내가 가진 와인 중에서 최고가죠.”


“와, 그런 건 아까워서 마시지는 못하겠네요.”


“하하, 나도 흙수저 출신이라 돔페리뇽이 제가 마실 수 있는 한계인 거 같더라고요. 와인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시음회 하는 곳에서는 마셨는데, 8명이 인당 400정도 내고 한 두 잔씩 마셔는 봤어요.”


“와, 정말요? 맛이 다른가요?”

“하하, 솔직히 모르겠더라고요. 비싸니까 와와..이러면서 다들 감탄하기는 했는데,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한 병에 3천만 원짜리 와인은 마시기 어렵죠. 막 즐기면서 맛있다고 먹을 수는 없잖아요.”


오종욱은 이건 좀 오버한 것 같다고 했다.


“사실 팔고 싶어요. 살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마시기도 그렇고 투자를 한다기에도 애매하고..한 번 구경이나 하세요. 세계에서 제일 비싼 와인이니까요.”


오종욱이 내민 와인병을 들어보았다. 한 병에 3천만 원이라니까..이건 무슨 명품도 아니고..


샤넬 백이 천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엄청 놀랐었는데..이건 또 그 이상이네..백이야 들고 다니면 몇 년은 쓰지만 이건 몇 잔 마시면 그만일 텐데..


그렇게 로마네 콩티 병을 들어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도 뭔가 과거의 정보와 접속이 되었다.


프랑스인가?


부르고뉴에서 생산한 와인...그리고 한국으로 왔을 때는 와인 애호가인 회장님, 김성진 회장에게 팔린 와인이었다.


보통 로마네 콩티 같은 고급 와인은 세트로 판매가 된다. 한 세트가 12병이니까..


2010년쯤에 당시 가격으로 1억 한국에 판매된 와인이었다. 1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가격이 배 이상 오른 셈이었다.


환율이나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고가 와인 가격은 무섭게 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에 온 2007년산 로마네 콩티 12병은 지인에게 선물도 하고 김성진 회장이 마시기도 하고..김성진 회장이 죽은 후에는 가족들이 처분해서 시장에서 팔려나가기도 한 모양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은 아니겠죠. 가장 비싼 거라면 역시나 1945년 빈티지 아닌가요?”


“하하, 와인에 대해서도 잘 아시네요. 맞아요. 로마네 콩티 45년 산이 가장 희귀하죠. 그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와인이라면 아는 것이 없는 나였지만 와인병을 매개체로 와인 애호가이자 수집가였던 김성진 회장의 과거에 접속하고 있었다.


“와인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필록세라 때문이겠죠. 로마네 꽁티는 부르고뉴 지방의 본 로마네 포도밭에서만 생산되는 최상급 와인이죠. 그 맛에 반해서 루이 15세도 감탄을 했을 정도라고 하니까요. 왕족들도 사랑한 와인이었고, 루이 15세의 사촌인 콩티 공작이 그 포도밭을 차지하면서 로마네 콩티라는 이름이 붙여진 걸고 알고 있습니다.”


척척 내 입에서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오종욱은 놀라기도 하고 감탄한 표정이었다.


“필록세라도 아시나요?”


“미국에서 옮아온 박테리아성 질병이죠. 신대륙의 포도나무에 기생하던 박테리아인데..유럽으로 전파된 건 1860년대죠. 런던을 통해서 포도주 산지인 프랑스와 이태리로 퍼져 나갔죠. 1880년대에는 프랑스 전역에 필록세라가 퍼져 나갔고 고흐가 그린 아를의 붉은 포도밭이라는 그림에도 잘 묘사되어 있죠.”


“오 그래요? 그건 또 처음 듣네요.”


“고흐가 1890년에 죽었는데 죽기 2년 전에 그린 그림이죠. 붉게 물든 포도밭이 인상적인 그림입니다. 필록세라로 황폐해진 포도밭을 그린 거죠. 아무튼 유럽의 포도들이 거의 전멸할 지경이었지만 다행히 미국산 포도와 교잡을 통해 새로운 신품종을 만들어 냈고 덕분에 필록세라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신대륙에서 온 미국산 포도는 아메리카 대륙의 물푸레나무와 교잡종으로 유럽산 포도와는 다른 종이라는 것이었다.


1890년대 말에 프랑스에서는 이미 필록세라의 퇴치법이 발견되었지만 전통이 있는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밭에서는 유럽 전통 품종을 지키기 위해 이 교잡법을 쓰지 않고 계속 버틴 것이다.


“1945년이 되자 부르고뉴에도 필록세라가 퍼집니다. 최고급 와인 산지라 그동안 철저하게 방역을 했었지만 결국 시간을 이길 수는 없었던 거죠. 결국 최고의 와인밭인 본 로마네의 포도밭에도 필록세라가 퍼지면서 한 해 6천 병을 생산하던 로마네 콩티의 생산량이 600병으로 줄어버리죠.”


“와..그래서 1945년 산이 그렇게 귀한 거군요?”


“600병만 생산되었고 그 이후로는 오리지널 유럽 포도 품종은 사라진 셈이니까요. 본 로마네도 결국 필록세라 때문에 미국산 포도와 교잡을 선택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유럽 전통의 로마데 콩티는 1945년 빈티지가 마지막이 된 겁니다. 1945년 수확을 끝으로 본 로마네의 포도나무들은 다 뽑아버리고 52년이 되어서야 첫 수확을 했으니까요.”


“깜짝 놀랐습니다. 무슨 와인 전문가의 칼럼을 읽는 느낌이네요. 저도 와인에 대해서 잘 안다고는 자부했지만 그 정도는 모르고 있었는데.”


왠지 속에서 웃음이 나왔다. 와인의 와자도 모르는 내가 김성진 회장의 지식으로 와인의 역사니 뭐니 말하고 있으니..하지만 김성진 회장이 워낙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것이라, 내가 말한 내용은 정확한 것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에도 1945년 빈티지의 로마네 콩티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지하의 와인셀러에 몰래 보관되고 있었다. 바로 김성진 회장의 별장에 있는 비밀창고에 말이다.


“1945년 빈티지의 로마네 콩티라면 가격은 얼마나 할까요?”


“오 박사님도 아시겠지만 최고급 와인 가격은 그야말로 폭등이죠. 90년대만 해도 유럽의 와인 애호가나 귀족들이 주고객이었지만 2010년대 이후로는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엄청난 수요가 생기죠. 덕분에 희귀한 최고가 와인은 90대에 비해 20배 이상 가격이 오른 것도 있습니다.


로마네 콩티 1945년 빈티지도 2017년 소더비 경매에서 6억 정도에 낙찰된 기록이 있죠. 지금은 아마 더 올랐을 겁니다. 한 10억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와, 10억요? 그거에 비하면 2007년 빈티지는 아무 것도 아니군요.”


“하하, 아무튼 최근에는 로마네 콩티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거 혹시 저에게 파시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88 현현상태
    작성일
    24.05.10 10:35
    No. 1

    완결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마도폭풍
    작성일
    24.05.10 11:18
    No. 2

    음.. 내용에 오류가 있어서 적어봐요.
    필록세라는 뿌리에 문제를 일으키는 녀석이었습니다. 예컨대 포도가 죽는 건 뿌리의 문제였죠.
    이 필록세라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래서 필록세라에 견디는 튼튼한 포도의 종자에, 기존 포도 종자의 가지를 접목하는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교잡이 아니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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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기타 레슨 +2 24.05.15 2,613 62 11쪽
11 음악천재의 기타 (4) +1 24.05.14 2,745 77 12쪽
10 음악천재의 기타 (3) +4 24.05.13 2,901 73 12쪽
9 음악천재의 기타 (2) +2 24.05.12 3,078 75 11쪽
8 음악천재의 기타 (1) +2 24.05.11 3,299 70 13쪽
7 하이엔드 타임즈 (2) +4 24.05.10 3,564 70 13쪽
6 하이엔드 타임즈 (1) +1 24.05.09 3,699 81 12쪽
5 로마네 콩티 (2) +2 24.05.08 3,742 73 12쪽
» 로마네 콩티 (1) +2 24.05.08 4,125 67 12쪽
3 람보르기니 타고 코인대박 (2) +2 24.05.08 4,175 81 9쪽
2 람보르기니 타고 코인대박 (1) +5 24.05.08 4,638 82 11쪽
1 심마니의 곡괭이 +7 24.05.08 5,449 9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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