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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덕에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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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5.28 23: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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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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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80

작성
24.05.1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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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11쪽

기타 레슨

DUMMY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뉴스타일스의 막내 한나였다.

아직 고등학생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나 학교에서 막 온 듯 교복차림이었다.


“이분은 콘서트 때 솔로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해 주실 분이야, 진수 오빠.”


오..오빠?


하긴 내가 오빠이기는 하지..


한국 남자라면 특히 좋아하는 호칭 중에 하나인 오빠, 뭐, 여자 형제에게 듣는다면 별 느낌이 없지만 여자들, 특히 예쁜 여자들에게 들으면 이것처럼 좋은 것도 없다.


더구나 상대는 아이돌 스타인 송지은과...


“안녕하세요. 진수 오빠라고요? 지은 언니랑 같이 무대에 오를 거라는 말은 들었어요. 우리 언니 잘 부탁해요. 그럼, 둘이 계속하세요.”


한나는 손을 흔들며 다시 문을 닫았다.


다른 멤버들도 하나둘씩 연습실에 와서 간단한 인사 정도는 나누었고 그렇게 뉴스타일스 멤버들과도 안면을 트게 되었다.


그렇게 콘서트 직전까지 연습도 하면서 약간 긴장된 나날들이 흘러가고..




***


콘서트 당일




아이돌 가수 콘서트는 처음인데..일단 팬의 입장에서는 너무 재밌는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노래 부르고 춤추는 모습을 리허설부터 계속 볼 수 있었고, 나도 한 곡이기는 하지만 콘서트에 참가하게 되니까..


더구나 나는 기타 연주만 하는 거라 딱히 긴장되는 것도 없었고,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어서 콘서트장 뒤쪽을 어슬렁거리며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었다.



“진수 씨, 준비하세요. 이제 지은이 무대 차례예요.”

“아..예..”



드디어 내 차례, 그러니까 송지은의 솔로 무대 차례가 되었다.


부를 곡은 그동안 연습한 플라이 미 투 더 문, 무대에는 리허설 하려고 무대에 올라갔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막상 관객들이 들어찬 상태로 올라가자 사뭇 느낌이 다른 느낌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김일남의 기타 있으니까, 그다지 걱정되지는 않았다. 긴장이나 걱정이라는 건 자신의 재능을 믿지 못할 때 생기는 일인데..나는 내 재능으로 여기 올라온 게 아니니까..


이미 죽은 김일남의 재능을 쓰는 일이었고, 김일남이 긴장할 이유는 없으니, 무대에 서서도 별로 떨리는 것도 없고, 복잡하게 고민할 것도 없었다.


“플라이 미, 투 더 문...렛 미 플레이 어몽 더 스타..즈”


송지은의 첫 소절이 시작되자 관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나도 여러 번 들었지만 이 첫 시작 파트는 너무 좋은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가 나오고..


송지은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맞춰 내 기타도 시작된다. 하지만 곧이어 기타는 템포를 바꾸며 먼저 리드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송지은이 따라오듯 기타 반주에 훌쩍 몸을 올라탄다.


마치 내가 모든 오토바이 뒤에 송지은을 태우고 달리는 느낌이랄까?


오토바이는 로마의 휴일에 나올 법한 클래식한 스쿠터..아무튼, 복고풍 느낌으로 우리는 로마의 오래된 골목을 화창한 휴일에 햇살을 맞으며 시원스레 달리고 있었다.


너무 빠르지도 않게 너무 느리지도 않게..


클래식한 스쿠터, 아니 내 기타는 송지은의 목소리를 태우고 이국적인 어떤 시간을 달리고 있었고..


우리 둘의 마치 영화 같은 모습에 관객들도 오래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시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빠른 템포로 신나게 달리던 우리의 노래는 어느새 절정을 지나..다시 조용하고 감미롭게 종점에 멈추어 선다.


“인 아더 워즈..아..러브..유..”



관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뭔가 나도 울컥 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들..


물론 나에게 열광하는 것은 아니겠지만..그래도 무대 위에서 보면 관객들 표정까지도 다 보이는데 기타를 치면서 본 관객들 반응은 너무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았다.


내가 보기에도 무대가 완벽했다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도 들고...


무대를 나오자, 뉴스타일스 매니저가 내 어깨를 툭 쳤다.


“굉장하던데요. 역시 기대했던 대로 아니 기대 이상입니다.”


“괜찮았나요?”


“괜찮은 정도가 아니었어요. 솔직히 솔로 무대들이 다른 건 좀 그저 그랬는데, 물론 다들 찐팬들이 모인 자리라 분위기는 좋았지만, 솔직히 지은이랑 최진수 씨 무대가 진짜 돋보였어요.”


매니저 형이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소리 같지는 않았다.


공연이 끝난 후에 팬카페 그런 곳의 반응도 다들 솔로 무대 중에서는 나와 송지은이 제일 좋았다는 것 같았다.


“그 남자 기타 잘 치던데.”

“송지은 목소리랑 기타랑 잘 어울림.”


“내가 그 기타리스트가 되었어야 했는데..오늘부터 기타 배운다.”

“우리 지은이 잘 돌봐줘서 고맙다, 하지만 이제 콘서트 끝났으니, 그만 헤어져라.”


“송지은도 기타 좀 치지 않나? 어디서 그런 말도 들었는데..”

“지은이도 기타 잘 침, 하지만 그 남자 기타리스트 정도는 아니지, 그 사람은 완전 프로던데.”


내가 댓글을 달아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는 그냥 우리 지은이 옆에서 기타 좀 치는 녀석...하지만 제법 기타는 잘 치는 놈..그런 평가를 받은 것 같았다.




***


신사동, 올드앤뉴 대표실



“무대는 최고였어요. 솔로 무대를 다들 준비했다고 하지만 솔직히 제대로 한 건 진수 씨랑 지은이 무대뿐이었어요. 김선주예요. 초면이죠?”

“아..예..최진수라고 합니다.”


김선주 대표, 왕년에 잘나가던 여성 보컬 겸, 작곡가였다는데..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주로 언더그라운드 그런 쪽에서 활동을 했죠. 통기타 그런 거 치고, 진수 씨 나이라면 잘 모를 거예요.”


“아, 제가 좀 어려서..”


“저도 노래만 부르다가 기타 치는 오빠들 따라다니면서 기타도 배우고, 코드 배우고, 그러다가 작곡도 어설프게 배워서 싱어송 라이터가 된 거죠. 원래 밴드에서도 코드 치는 리듬 기타가 작곡도 하잖아요.”


“밴드는 안 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코드 진행을 알면 작곡은 쉽죠. 저도 좀 작곡도 하니까요.”


“음, 그렇죠? 왠지 딱 그럴 것 같더라고요. 기타 실력을 보니까, 음악에 대한 이해도 높은 것 같고요. 직접 편곡했다고 해서 나도 유심히 들어봤는데 보통 실력이 아니에요. 저 정도 편곡 능력이면 작곡도 수준급이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때요? 작곡한 곡들도 좀 있어요?”


김선주 사장은 50대 초반의 나이였는데, 실제 나이보다 더 젊어 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아주 동안에 미모의 중년 여성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 왕년에 언더그라운드 뭐, 그런 활동도 했다고 하고, 이후에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성공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 같았다.


머리는 길었지만 그다지 여성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여자라기보다는 사업가 느낌, 아니면 음악 프로듀서..그런 전문가적인 전문가 느낌..내지는 사업가적인 사업가 느낌이랄까?



“오늘 여기서 하는 이야기는 절대 비밀, 탑 시크릿입니다.”


“비밀요?”


“뉴스타일스의 개인 활동 문제인데...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걸그룹은 중간에 휴식기간이 짧아야 해요. 앨범 활동하고 그 다음은 개인 활동 기간이라는 거죠. 요즘 같이 무한 경쟁 시대에 앨범 활동을 끝났다고 푹 쉬고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렇겠죠.”


“콘서트로 이제 앨범 활동은 마무리가 된 거예요. 진수 씨도 함께 해서 성황리에 첫 단독 콘서트도 성료했고, 이제는 개인 활동을 해야죠.”


뉴스타일스 멤버들은 이제 잠시 팀 활동은 쉬면서 다음 앨범도 준비하고 그 기간 동안 각자 예능이나 개인 활동에 들어갈 거라고 했다.


“다른 친구들은 예능 위주로 할 생각이에요. 조연급으로 영화 출연 계획도 있고, 한나는 영화도 찍죠. 지은이는 지금 잡힌 일정은 라디오 DJ인데...목소리가 좋으니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라디오 DJ라고? 하긴 송지은의 차분하고 달달한 목소리로 심야 라디오 그런 거 하면 잘 어울릴 것 같기는 했다.


“DJ는 시작에 불과해요. 지은이는 앞으로 솔로 앨범 활동을 하는 게 최종 목표거든요.”

“아, 그렇군요.”


걸그룹 활동을 하다가 솔로 가수가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기는 했다. 뉴스타일스 멤버들도 개별 활동을 하면서, 예능, 배우, 솔로 가수 이런 쪽으로 서서히 분화를 하려는 것 같았다.


“진수 씨가 도와줬으면 하는데..”

“제가 뭘요?”


“지은이 말로는 둘이 케미도 잘 맞고 그런다고 하니까, 원래부터 송지은은 보컬이 어쿠스틱 기타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어요. 나도 왕년에는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그랬는데, 약간 내 느낌도 있고요.”


“기타를 기반으로 한 솔로 앨범을 만드시겠다는 건가요?”


“맞아요. 요즘 인기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도 컨트리 음악이라 기타를 치잖아요. 작곡도 직접 하는 싱어송 라이터고 아무튼, 지은이가 걸그룹이기는 해도 춤으로 승부할 스타일은 또 아니어서 보컬의 장점을 잘 살려서 앨범을 제작하려면 역시 어쿠스틱 기타가 좋을 것 같아서요. 지은이도 기타는 좀 치지만 가수로 무대에 서려면 좀 더 실력 향상이 필요해요.”


“그럼 저보고 기타를 가르쳐 주라는 건가요?”


“가능하겠어요? 대학생이라고 했죠. 대학생이면 시간은 좀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알바라고 생각하고 하면 어때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만나서 지은이 레슨도 해주고, 또 가능하면 같이 곡도 써보고 그러면 좋을 것 같은데.”


아르바이트라?


김선주 대표는 내가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생각했는지 나름 괜찮은 레슨비를 제안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미 50억 이상의 자산가인 나였다.


거기에 주식투자로 장이 열리는 날은 하루에 5천 정도의 수익은 꾸준히 내고 있었다.


주식 천재 BNF의 재능을 이용한 스윙매매로 버는 돈에 비하면 김선주 대표의 레슨비라는 건 큰 의미가 없는 액수이기는 하다.


하지만 인생이 돈이 전부는 아니니까..


김일남의 재능을 이용해서 유튜브에도 출연해서 학교에서도 유명해졌고, 뉴스타일스 콘서트 이후로는 학교에서 남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거기에 내 최애 아이돌 송지은과 개인적으로 오빠 동생, 그런 호칭도 가능해졌고..


앞으로 레슨까지 하게 되면 더 친해질 것 같은데...


뭐, 그렇다고 연인이 되거나 그런 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 은근히 연예기획사나 아이돌 연습실을 들락거리는 일도 재미가 있었다.


거기에 김일남의 재능이라면 작곡도 잘할 자신이 있었다. 김선주 대표는 상황을 봐서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내가 괜찮은 곡을 쓸 수 있으면 송지은 앨범의 곡들을 맡기겠다는 뉘앙스도 있었고..


잘만 하면 내가 최애 아이돌인 송지은의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어때요? 뭐, 내가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지만 일단 기타 레슨을 부탁하는 거예요. 하다가 일이 잘 풀리면 진수 씨가 작곡한 곡도 지은이 앨범에 쓸 수도 있을 테고요. 쉽게 생각해요. 한 번 해보겠어요?”


“아..예..일단 기타 레슨부터 하는 걸로 하죠. 대표님 말씀대로 차차 다른 것도 생각해 보고요. 저도 작곡하고 그런 걸 준비해 보겠습니다. 지은이랑 잘 어울릴 그런 곡들로 말이죠.”


어떨결에 송지은의 기타 선생님이 되었다.


그리고 잘하면 송지은의 작곡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일단 해보자, 재밌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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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음악천재의 기타 (2) +2 24.05.12 3,080 75 11쪽
8 음악천재의 기타 (1) +2 24.05.11 3,302 70 13쪽
7 하이엔드 타임즈 (2) +4 24.05.10 3,564 70 13쪽
6 하이엔드 타임즈 (1) +1 24.05.09 3,699 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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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마네 콩티 (1) +2 24.05.08 4,126 67 12쪽
3 람보르기니 타고 코인대박 (2) +2 24.05.08 4,175 81 9쪽
2 람보르기니 타고 코인대박 (1) +5 24.05.08 4,640 8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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