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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덕에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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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5.28 23:2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66,827
추천수 :
1,509
글자수 :
126,480

작성
24.05.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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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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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
11쪽

음악천재의 기타 (2)

DUMMY

카바티나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존 윌리엄스가 연주한 디어 헌터의 ost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통 기타 한 대를 위해 연주하기 위해 편곡된 이 곡을 실제로 연주해 보면 그리 쉽지 않은 곡이다. 손가락으로 기타 전체를 잡아서 음을 높이는 방식인 세하 테크닉이 많이 나오다 보니 소리를 깔끔하게 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거기다 원래 피아노 연주곡을 기타로 편곡한 것으로 화성과 멜로디가 동시에 연주되는 특징이 있는데 문제는 베이스가 되는 화성 부분과 멜로디를 선명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얼핏 쉬워 보이는 곡이지만 하루 만에 익히고도 평생 제대로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고 그런 이유로 기타 3대 난곡 중에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 것이다.


한영수는 최진수라는 대학생의 연주를 들으며 속으로 연신 감탄하고 있었다.


마치 존 윌리엄스가 연주하는 걸 듣는 기분인데..완벽해..이렇게 카바티나를 깔끔하게 연주하는 사람은...처음..아니, 김일남이 있었지..


하지만 김일남 이후로는 내 공방을 찾아온 손님 중에는 처음이군..


ost로 유명하지만 그 ost에 나오는 연주마저도 사실 진짜 기타 한 대로 연주한 것은 아니다.


존 윌리엄스가 연주한 것은 맞지만 기타의 천재라던 존 윌리엄스마저도 멜로디 부분을 선명하게 연주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결국, 화성 파트와 멜로디 파트를 따로 연주했던 것이다.


물론 대중 앞에서는 기타 한 대로 솔로 연주를 멋지게 선보였지만 곡 자체가 그런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 다른 프로 연주자들도 보통은 기타 두 대로 나누어 앙상블 연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카바티나를 이렇게 쉽게 연주하다니, 믿기 힘들군..


그것도 그냥 연주만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떤 음악이든 작곡자의 의도와 느낌을 완벽하게 해석하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연주자는 자신만의 해석을 더 해 악보에 드러나지 않는 판타지를 창조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악보를 넘어서는 판타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악보를 완벽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본기가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보통은 악보에 적힌 것도 완벽히 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최진수라는 남자는 이미 원곡자의 악보를 넘어서고 있었고, 자신만의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나고 나자 한영수는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훌륭하네요. 카바티나는 어려운 곡인데, 그렇게 쉽고 편하게 치는 그리고 아름답게 연주하는군요. 기타 실력이 정말 대단해요.”


“뭘요, 과찬이십니다. 다른 곡도 좀 연주해 볼까요?”


카바티나 연주를 마치자 한영수 장인의 표정은 꽤나 감탄을 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연주를 하고 있었지만, 그건 김일남의 과거에서 나오는 재능을 이용한 것이어서 나로서는 기타 연주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나도 김일남의 연주를 어떤 의미에서 듣고 있었다.


김일남의 재능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니까..


그가 연주하는 카바티나, 쉬운 듯 어려운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일남의 재능으로 정말 너무나 쉽게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연주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다른 곡들도 연이어 연주를 해보니 김일남이 가진 재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타를 잘 치네요. 우리 공방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특히 기타 좀 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런 실력자는 드물죠. 아주 드물어요.”


“기타가 좋아서 좋은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기타가 아주 훌륭하네요.”

“그거 맘에 들면 가져가세요.”


“예, 이거 저에게 파시겠다는 겁니까?”


“이미 한 번 팔았던 물건이니 그냥 드리겠습니다. 나도 아까운 물건이라고 생각해서 보관하고 있던 건데..나 역시도 기타 실력은 그저 그러니까요. 그건 최진수 씨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선물이라고 생각하세요.”


돈을 내야 할 것 같았지만 선물로 주겠다는 한영수에게 억지로 돈을 내미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아서 일단은 김일남의 기타는 그냥 받아들고 왔다.


“선물로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나중에 다른 기타를 사러 다시 오겠습니다.”



***


한남동, 빌라 더 그린.



진수의 서재에서는 기타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연주하는 자신도 감탄할 정도로 훌륭한 기타 연주, 원래는 피아노를 어렸을 때부터 배운 김일남이지만 김일남의 재능으로 피아노를 연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김일남의 재능은 그의 과거의 기억에 접속해서 쓸 수 있는데 그의 과거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기억을 가진 이 기타에 손을 대고 있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기타 연주를 비롯한 그의 음악적 재능을 사용하기에는 이 기타면 충분한 것 같았다.


김일남은 기타 실력이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자 기타 세션으로 가수들 앨범에도 참여하고 동시에 작곡들도 하면서 자신도 가수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미래의 탑스타를 꿈꾸며 무대에도 미리 서는 연습 겸,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하고..


하긴, 나라도 이런 기타 실력이라면 남들 앞에서 뽐내고 싶겠지..


버스킹이라..




***


마포 구청, 소강당



“어디 한 번 연주해 보세요.”

“아..예...”


버스킹을 한 번 해볼까? 하고 그냥 홍대 그런 곳에서 거리에서 연주를 해볼 생각이었는데..막상 장비를 구해서 연주를 하려고 했더니 그곳에서 미리 공연하던 팀이 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마포 구청으로 가보세요. 거기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면 거리 공연이 가능하니까요.”

“아..이것도 그냥 하는 게 아니군요?”


“그냥 해도 되는데 허가받고 하는 게 좋죠.”




“최진수 씨, 홍대에서 기타 연주를 하시겠다는 거죠? 한 번 연주해 보세요.”


구청의 문화예술 담당 직원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게 되었다. 물론, 3곡 정도를 연주하자 담당 공무원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이 눈에 띄일 정도였다.


“와..완벽하시네요. 길거리에서 연주하기에는 아까운 실력인데요.”

“그래도 버스킹 하는 게 꿈이라, 한번 해보고 싶어서요.”


“예, 그러면 원하는 시간을 말해보세요. 실력이 좋으신 분이니까, 제가 좋은 시간대로 배정해 드리죠.”




***


토요일 오후,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앞에서는 비보이 팀이 화려한 춤을 보여주고 있었다.


왠지 긴장이 되네..김일남의 기타 실력이야 나도 잘 알고 있지만,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알 수가 없다.


한영수나 구청 직원만 해도 나름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어서 내 기타 실력을 알아보고 감탄하고 그랬던 것 같지만,


길거리를 지나는 일반 사람들이 기타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닐 테고..


거기에 내 앞에서 공연하는 팀이 하필, 비보이들...


화려한 퍼포먼스에 휙휙 몸을 날리고, 거꾸로 서서 팽이처럼 몸이 돌아가고, 딱 보기에도 서커스 같은 화려한 동작들이 사람들의 시선들을 사로잡는 것 같았다.


거기에 신나는 비트에 맞추어 화려한 군무도 보여주고..


뭐가 좋은 시간이야..차라리 조용한 시간대에 넣어주지..


하지만 약간 시끌벅적하기는 해도 날씨도 좋고 화창한 오후, 홍대 거리에는 사람들도 많고 다들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그래..일단 허가도 받고 오디션도 통과했으니까..뭐라도 해보자.


나는 기타를 들고 무대로 나아갔다. 음향 장비도 테스트를 하고...본격적으로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최진수라고 합니다. 기타 연주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첫 곡은 토미 엠마뉴엘의 클래시컬 개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곡을 좋아하지만 분위기가 분위기니만큼 일단 빠르고 경쾌한 곡을 택했다. 거기에 화려한 테크닉도 많아서 나름 기타 연주로는 유명한 곡,


기타 좀 친다는 사람들도 빠르고 복잡한 테크닉이 많아서 쉽게 연주하기 어려운 핑거스타일 연주곡이지만 김일남 정도의 천재의 재능이라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연주할 수 있었다.


연주를 시작하자, 처음에는 무관심하던 사람들이 빠른 기타 연주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야. 잘 친다.”

“그러게, 제법 치는데, 기타 한 대로 치는 건가?”


“오빠도 기타 좀 치잖아? 저 곡 알아?”

“클래시컬 개스라는 건데...와, 대박인데..저거 엄청 어려운 건데.”


원곡도 유명하지만 토미 엠메뉴엘의 편곡이 많이 알려진 곡인데, 토미 엠메뉴엘의 클래시컬 개스를 거침없이 연주하자 관객들도 점점 내 연주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엄마, 저 아저씨 기타 잘 친다, 그치?”

“그래, 아빠보다 잘 치는 것 같은데.”


연주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자, 기타의 속주와 테크닉은 극한의 지점을 통과하고 있었다.


“와..미쳤다. 저거 봤어? 좀 찍어야겠는데..”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그렇게 김일남의 재능으로도 쉽지만은 않았던 속주 연주가 마무리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박수와 환호 소리,


기타 연주 시간은 불과 4분 정도였는데. 4분 전에 차갑던 분위기가 금새 후끈 달아오른 것 같았다.


그만큼 김일남의 기타 실력은 뭔가 사람들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공연 시간은 1시간이었다. 나는 준비한 레파토리를 차례로 연주하며 중간중간 농담도 하면서 여유롭게 1시간의 버스킹을 마칠 수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뒤에 다른 팀이 있어서 앵콜은 어렵고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홍대에서 연주하겠습니다. 이상, 기타리스트 최진수였습니다.”


약간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역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앞에서 공연한 비보이 팀보다 반응이 더 뜨거웠던 것 같았다.


그리고 장비를 정리하는 내 앞으로 한 여자가 다가왔다.


“기타 잘 치시네요.”

“아..예..감사합니다.”


“한수정이에요. 혹시 유튜브에 출연하실 생각 없어요?”

“예? 유튜브요?”


여자가 내민 명함에는 무슨 TV PD라고 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TV 방송국은 아니고 음악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인 것 같았다.


“유튜브에 출연해 달라는 건가요?”

“음악대장 TV라고 모르세요? 연주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데..”


“아, 제가 유튜브는 잘 몰라서..”


“구독자가 100만이 넘어요. 기타 실력도 좋으시고 공연하는 것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한 번 출연해서 지금처럼 연주만 해주시면 돼요. 생각 있으면 연락 주세요.”


유튜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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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기타 레슨 +2 24.05.15 2,615 62 11쪽
11 음악천재의 기타 (4) +1 24.05.14 2,746 77 12쪽
10 음악천재의 기타 (3) +4 24.05.13 2,903 73 12쪽
» 음악천재의 기타 (2) +2 24.05.12 3,080 75 11쪽
8 음악천재의 기타 (1) +2 24.05.11 3,302 70 13쪽
7 하이엔드 타임즈 (2) +4 24.05.10 3,564 70 13쪽
6 하이엔드 타임즈 (1) +1 24.05.09 3,699 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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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마네 콩티 (1) +2 24.05.08 4,126 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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