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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덕에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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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5.28 23:20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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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38
추천수 :
1,509
글자수 :
126,480

작성
24.05.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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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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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글자
12쪽

로마네 콩티 (2)

DUMMY

남양주, 삼봉리



“이 집인가요?”


“예, 괜찮죠? 집도 집이지만 저 앞에 저게 포도밭입니다. 포도밭이 5백평이고, 텃밭이 또 500평 정도 있어요, 거기에 집 주변까지 합치면 1500평이나 되는 큰 땅이죠.”


도로와도 가까워서 차를 타면 바로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다. 북한강이 보이는 뷰가 멋지기도 하고 46평대의 전원주택은 지어진 지는 오래되기는 했지만 관리도 잘 되어 있었고 지을 당시에는 꽤 고급스럽게 지어진 집인 것 같았다.


오종욱에서 3천만 원을 바로 입금시키고 산 와인병의 기억으로 이 집을 찾아낸 것이다.


김성진 회장이 예전에 머물던 별장으로 쓰이던 이 집은 현재는 매물로 부동산에 나와 있었다.


“그런데 와인을 좋아하시는 모양이네요? 허허 임장을 와서 와인병을 들고 둘러보시는 분은 처음입니다.”

“아, 예전에 선물 받은 와인인데..이 와인과 잘 어울리는 집을 찾으려고요.”


“와인과요?”

“그냥 부적 같은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십쇼, 징크스죠. 이렇게 와인병을 들고 땅을 봐야 나중에 돈을 번다거나.”


부동산 사장님은 50대 정도로 덩치가 큰 남자분이었는데 땅을 파는 일이 중요했는지 내가 와인병을 들든 크게 상관하는 것은 없었다. 그저 특이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와인병에 들어 있는 김성진 회장의 과거와 접속하기 위해서는 직접 매개체가 되는 병에 손을 대고 있어야 했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김성진 회장이 거실에서 북한강과 자신이 직접 일군 포도밭을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기서 키운 포도로 와인도 만들 수 있겠군, 와인 사업도 슬슬 시작해 봐야 할 것 같아.”


하지만 김성진 회장은 갑작스럽게 심장에 통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보통은 혼자 조용히 이 별장에 머무르고 있었기 때문에 응급 상황에서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결국 저녁 무렵 가족이 도착했을 때는 김성진 회장은 사망한 후였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을 깨달은 김성진 회장은 지하에 있는 와인셀러를 마지막으로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 진짜 귀한 와인들이 있는데..이 녀석들은 가족들도 모르고 있는데 어쩌지? 뭐, 죽은 마당에 어쩔 수 없지. 누가 됐든 좋은 주인을 만나라..”


김성진 회장이 죽은 후에 다른 와인들을 비롯한 재산들은 자식들에게 상속이 되었지만 지하의 와인셀러는 찾지 못했다.


그곳은 김성진 회장이 가족에게도 비밀로 한 비밀창고, 그만의 보물창고였던 것이다.


다른 공개된 와인들도 상당한 고가여서 가족들은 경매나 도매상을 거쳐 거의 다 처분을 했지만 김성진 회장의 은밀한 최고가 와인들은 여전히 이 별장 지하에 숨겨져 있었다.


“이 집과 땅을 다 합쳐서 매물로 나온 거죠?”

“예, 한 세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격이 얼마인가요?”

“처음에는 25억 정도에 나온 건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지금은 20억까지 내려왔죠.”


“아, 그렇군요. 그런데 손이 크시네요.”

“하하, 좀 그런 편이죠? 남자는 손이 크면 좋죠. 제가 덩치도 있고 좀 큽니다.”


“그러게요. 저랑 이렇게 대보면..와..전 완전 애기손인데요.”

“하하,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


부동산 사장님의 큰 손에 내 손을 대보았다. 그러자 부동산 사장님의 과거의 기억들에 접속되었다.


“18억까지 가능하니까. 사장님이 최대한 가격은 높게 받게 해주세요.”

“18억요?”


“예, 저희도 돈이 급해서요. 25억은 좀 무리다 싶었는데, 요즘 부동산 경기도 안 좋고 20억도 어려울 것 같아서요. 그래도 마지노선으로 18억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20억은 좀 무리인 것 같네요.”

“예?”


“제가 가진 예산이 그 정도는 아니어서, 2억 정도 빼주시면 어떻습니까?”

“아..그건 좀 곤란한데..20억도 많이 할인된 가격입니다. 이 이상은 주인이 동의할 것 같지 않은데요. 이 위치에 이만한 컨디션의 주택에 앞에 보시면 포도밭도 진짜 좋습니다. 포도도 맛있고요.”


“포도가 맛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20억은 너무 비싸네요. 돈도 없고요.”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시는 분이 돈이 없다뇨?”


“하하, 차 사느라 돈을 많이 썼거든요.”


비트코인을 처분한 돈이 23억 정도가 있으니까, 20억은 감당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18억에 살 수 있는 집을 2억이나 더 주고 사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상대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제가 집주인에게 이야기는 해보겠습니다.”


결국..


얼마 후에 계약은 성사되었다. 18억에 김성진 회장의 별장과 땅을 매입한 것이다.




***


삼봉리 진수의 집



집은 46평대의 단층 전원주택이었다. 하지만 앞마당이 있어서 그런지 실제보다 훨씬 넓어 보이는 집이었다.


혼자서 살기에는 나름 괜찮은 집이었고 전 주인이 쓰던 가구들도 모두 내가 쓰기로 했다.


18억에 이 집과 주변에 1500평의 땅의 주인이 된 것이다.


여기로 이사를 와야 하나?


한남동의 집은 일단 계약이 된 상태였고 서울이라 학교 다니기에도 편했다.


이곳도 도로와 접한 곳이라 람보르기니를 타고 주말에 드라이브 겸 놀러오면 좋을 것 같기는 했다.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보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짜 뷰는 죽이네..”


하지만 일을 해야지..


나는 나무로 된 바닥을 살펴보았다. 얼핏 목재로 된 바닥 같았지만 와인병을 들고 과거의 기억에 접속을 하니, 구석 쪽에 홈이 파인 곳을 찾을 수 있었다. 그곳을 손가락을 넣고 누르자 철컥 소리와 함께 바닥이 살짝 튀어 올랐다.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문이었다.


올라온 부분은 문을 여는 손잡이였고 손잡이를 당기자 끼익 소리와 함께 지하실로 가는 비밀통로가 열렸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실을 지나 마당쪽으로 나와 보았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선가 새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그래, 여기는 이제 내 집이니까...


일단 혹시 몰라서 거실 문을 닫고 통창으로 된 거실 유리에 커튼도 닫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랜턴을 들고 지하로 내려갔다.


오래된 공기의 냄새가 느껴졌다.


흙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그렇게 지하로 내려가자 와인셀러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김성진 회장의 비밀 아지트였던 모양이다. 이곳에 가족에게도 비밀로 했던 최고급 와인들을 보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제는 고인이 되었고 이 비밀창고는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가 여기를 찾았으니 이곳의 와인들도 빛을 보게 될 것이다.


나는 익숙한 손으로 와인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로마데 콩티의 1945년 빈티지..


무려 45년산이 2병이나 있었다.


필록세라로 45년을 끝으로 7년이나 와인 생산이 중단되면서..로마네 콩티의 40년대 빈티지는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단 600병만 생산되었고, 전쟁이 끝난 시점이기도 해서 이 희귀한 와인의 가치는 엄청나게 폭등했다.



거기에 2000년대 이후로 와인의 불모지인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와인 가격 자체가 크게 오른 것도 이 와인을 엄청난 보물로 만들어 준 것이다.


현재 이 와인을 경매에 내놓는다면 병당 10억은 받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두 병이면 20억, 이미 이 집을 산 돈을 회수한 것이다.


거기에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1982년 빈티지의 6리터 대용량 와인..


보통은 750미리가 표준이지만 로마네 콩티에서 드물게 대용량으로 내놓은 희귀한 와인이었다.


이 6리터짜리 와인도 병당 수억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었다. 82년 빈티지가 3병이나 있었다.


“후후, 이 와인들도 수십억은 될 것 같은데..”


거기에 18억을 지불한 이 집과 땅은 나중에라도 비슷한 가격에 매각이 가능한 괜찮은 부동산이었다.





***


서울 소더비



“와인이군요. 그것도 로마네 콩티 1945년 빈티지라는 건가요?”

“82년 빈티지도 있습니다. 6리터짜리죠.”


“45년이 두 병, 대용량 82년이 세 병이라..”


김 회장의 와인셀러에 있던 다른 와인들도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산 것들이라 현재 크게 가치가 있는 것은 로마네 콩티 45년 빈티지와 82년 빈티지 정도였다.


한국은 고가 명품 시장의 신흥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었고 미국에 본사를 둔 소더비, 런던의 크리스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기반한 필립스까지 세계 3대 옥션이 지사를 두고 있었다.


“위탁으로 경매를 진행할까 하는데요.”

“음, 좋습니다. 로마네 콩티 1945년 빈티지라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죠. 82년 빈티지도 훌륭하고요. 일단 검증을 거친 후에 경매를 진행하죠.”




***


한남동, 빌라 더 그린



당분간은 여기서 더 살 생각이라 가구들을 사서 거실부터 채우기 시작했다. 일단 소파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대형 소파들을 사서 거실을 꾸민 것이다.


“진짜 미니멀하네요. 소파와 테이블만 있고 tv도 없네.”

“하하, 그렇죠.”


오종욱도 내 집을 한 번 보고 싶다고 해서 초대를 했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이걸 준비했습니다.”


“와..이건..”

“샤또 무똥 로칠드입니다.”


샤토는 성이라는 뜻이니까, 무똥이라는 성에서 만든 로칠드 가문의 와인이라는 의미인 셈인데..


와인 제조업으로 유명한 로칠드 가문에서 생산한 특등급 와인이다. 프랑스는 와인대국답게 국가에서 와인 등급을 관리하는데, 2등급이던 사토 무똥이 73년에 1등급으로 승급을 하게 된다. 그 기념으로 73년 빈티지 병에 피카소의 그림을 넣게 되고 그 반응이 좋자. 그 후에도 해마다 유명 화가의 그림을 넣는 것으로도 유명한 와인이다.


김성진 회장의 지하실에도 샤토 무통 2010년 빈티지가 여러 병 있었다. 2010년에 그려진 그림은 제프 쿤의 작품이었는데 바다 위의 비너스를 그린 것 같았다.


지금은 병당 200만 원 정도는 하는 고급 빈티지라고 할 수 있었다.


“한잔 하시죠.”

“와..이건 2010년 빈티지군요. 역시 금수저시라 와인도 좋은 것만 드시는 모양이네요. 돔페리뇽을 벗어나지 못하는 저랑은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오종욱에서 로마네 콩티를 사서 아버지에게 드리겠다고 했더니 나를 엄청난 재벌 3세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소더비 경매는 뉴욕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결과는 1945년 빈티지가 각각 백만 달러, 13억 정도에 낙찰되었다. 두 개를 합치면 26억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거기에 82년 대용량 와인도 50만 달러, 6억 5천에 3병이 19억 5천에 낙찰된 것이다.


다 합치면 45억에 달하는 엄청난 가치였다.


“뉴스를 보니까, 로마네 콩티 45년 빈티지가 13억에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저도 그 뉴스를 봤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와인을 경매에 내놓은 사람은 대박이었겠네요.”


로마네 콩티와 비교는 되지 않는 가격이지만 200만 원짜리 샤토 무똥 로칠드 2010년 빈티지도 나름 최고급 와인이라 그런지 뭔가 럭셔리한 맛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마트에서 파는 만 원짜리 와인과 같이 놓고 구별하려면 구별할 수 없을 것 같기는 했다.



어쨌든 한남동의 빌라에서 내려다보이는 한강뷰를 보며 샤토 무똥을 마시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거기에 남양주에 별장도 생기고 포도밭도 있으니까 포도가 익어갈 때쯤에 직접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주나 한번 만들어 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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