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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체인 님의 서재입니다.

잃어버린 세상에서 - 캡틴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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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체인
작품등록일 :
2021.10.05 09:39
최근연재일 :
2021.10.15 20:18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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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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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49,347

작성
21.10.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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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DUMMY

“윽!”


뭐가 이렇게 무식한 거야. 돌연변이의 힘에 조금씩 더 뒤로 밀리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어 돌연변이의 힘을 역이용해 돌연변이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중심을 잃어 비틀거리는 돌연변이를 향해 한쪽 입꼬리를 올려 조금 전 받았던 비웃음을 돌려주었다.


“감히 날 가지고 놀아.”


돌연변이의 도발과 날 가지고 장난친 대가를 돌려주려는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샘솟으며 온몸에 작은 떨림이 느껴진다.


부러진 몽키스패너는 바닥에 던져버리고 모든 힘을 주먹에 실어 돌연변이의 면상에 날렸다.

날린 주먹이 돌연변이의 턱에 맞았고 퍽 하는 소리와 동시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됐다. 제대로 먹혔다.


하지만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돌연변이는 맞은 턱을 어루만지며 나를 세차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뭐, 저런 게 다 있어.


그래도 성과가 없는 건 아닌 듯했다.

돌연변이의 표정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아까의 비웃음은 온데간데없이 싹 사라지고 마치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표정이었다.


“이제 제대로 해볼 맘이 생겼냐?”


다시 한 번 힘을 실은 주먹을 돌연변이에게 날렸다. 표정이 변해버린 돌연변이가 이번에는 어림없다는 듯 주먹을 날리며 반격해왔다.


서로의 주먹이 교차하며 서로를 공격했다. 정지혁의 주먹은 돌연변이의 얼굴을, 돌연변이의 주먹은 정지혁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컥!”


너무 아프다. 방금 공격으로 최소한 갈비뼈 두 대는 부러진 모양이다. 하지만 돌연변이는 목이 조금 돌아간 것 말고는 별다른 대미지는 없는 모양이다.


확실히 힘에서 밀리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당하면 억울해서 오늘 잠은 다 잤다.


밀려오는 고통을 간신히 참아내고 다시 주먹을 날렸고 돌연변이 역시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지성의 난타전이 시작되었다.


공격이 교환될 때마다 죽을 만큼 아픈 통증이 밀려들었다. 그 와중에 돌연변이는 가슴 쪽을 집요하게 노려 갈비뼈가 몇 대가 부러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픔을 생각할 여유는 따위는 없었다.


맞은 것보다 최소한 한 대는 더 때려야 한다.


그런 오기 때문이었는지 공격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연변이 역시 뒤처지지 않고 공격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총성 한 발!

무지성 난타전의 종지부를 알린 태웅의 총알 한 발이 돌연변이 관자놀이 균열 부위에 정확히 명중하며 돌연변이의 목이 90도에 가깝게 꺾여버렸다.


“그래도 안 뚫려. 뭐 이런 게 다 있지?”


태웅의 총격은 정확했지만, 돌연변이의 고개가 꺾여버린 것이 끝이었다. 아무래도 껍질만 단단한 게 아니라 뼈까지 단단한 모양이다.


대체 뼈가 뭐로 만들어졌길래, 저렇게까지 단단한 거야.


하지만 태웅의 공격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돌연변이의 움직임이 잠깐이나마 무뎌졌고 그사이 두 대는 더 때릴 수 있었다.


태웅은 포기하지 않고 권총을 연사했다. 총알이 한발 한발 관자놀이를 맞출 때마다 돌연변이의 움직임이 무뎌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머리를 노리고 있는 태웅에게 방해되지 않게 주먹을 돌연변의 가슴팍에 날렸다.

공격에 돌연변이의 자세가 흔들렸지만, 태웅의 사격은 빗나가지 않고 정확히 돌연변이의 관자놀이를 파고들었다.

주변은 권총의 굉음과 주먹의 타격음이 퍼져나갔다.


“젠장, 어떻게 된 몸뚱이야!”


탄창 하나를 다 쓰고도 돌연변이에게 치명타를 주지 못한 태웅이 이를 악물었다.

권총의 굉음이 사라지자 마치 지금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돌연변이의 시선이 태웅에게로 향했다.


태웅이 탄창을 교체하려 했고 난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태웅에게 시선을 돌린 돌연변이의 면상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어라?

제대로 면상을 노린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으아악!!!”


공격을 가볍게 피해버린 돌연변이가 품 안으로 파고들며 오른쪽 어깻죽지를 물어버린 것이다.


“지혁아!!”


탄창을 교체한 신태웅이 돌연변이에게 물려버린 정지혁을 보고 권총을 난사했다. 정지혁을 피해 돌연변이의 곳곳에 총알이 박히긴 했지만, 연사로도 뚫지 못한 단단함을 지닌 돌연변이에게 마구잡이식 공격이 통할 리가 없었다.


“아아악!!!!”


고통이 밀려들며 피부가 찢기고 근육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어깻죽지의 살점이 돌연변이의 입속으로 뜯겨 나갔다.


정지혁은 살점이 뜯겨버린 어깨를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고 돌연변이는 그의 어깨살을 우적우적 씹어대기 시작했다.

쓰러져 버려 의지를 상실한 정지혁을 뒤로하고 자신을 향해 권총을 쏘아댄 신태웅을 향해 달렸다.


막 탄창을 교체한 신태웅이 달려드는 돌연변이를 향해 권총을 쏘아댔다.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총소리였지만, 자유롭게 움직이는 돌연변이에게 한 곳을 노리는 사격은 쉽지 않았다.

총알을 몸으로 받으며 달려온 돌연변이가 신태웅의 복부를 가격했다.


“커억!!”


그대로 풀썩 쓰러져 버린 신태웅.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든 신태웅 앞에는 우적우적 씹어대던 어깨살을 먹지 않고 도로 뱉어내는 돌연변이의 모습이 보였다.


살점이 뜯겨 바닥을 뒹굴던 정지혁의 시선이 쓰러진 신태웅을 향했고 그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이제 끝인 건가. 나 자신을 너무 믿은 걸까?

아니면 저 좀비가 너무 셌던 걸까?

지능을 가지고 다른 좀비를 제어하는 능력을 가진데다가 피지컬에서 완전히 밀리고 애초에 완전히 도망갔어야 했나?

후회한들 무슨 소용일까. 이제 좀비가 될 덴데.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한 시간? 삼십 분? 아니 오 분은 남았을까?


그때 쓰러지는 태웅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주먹을 높게 쳐들고 태웅을 노려보는 돌연변이의 모습도 보였다.


이왕 죽는 마당에. 친구야, 내가 네 목숨은 살려놓고 가마. 지금까지 얻어먹은 밥과 술값은 갚아야지. 암, 그게 사람의 마지막 도리지.


그때 파르르 떨리던 눈동자가 떨림을 멈췄다.

이어 안쪽부터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하는 눈.

하얗던 흰자는 금세 검붉은 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죽음이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눈앞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한다.


돌연변이는 태웅을 향해 주먹만 높게 쳐들고 있을 뿐 아직 내려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천천히 내려치고 있었다.


정지혁은 돌연변이를 향해 다가가 높게 쳐든 팔을 잡았다. 그러자 돌연변이의 시선이 천천히 잡혀버린 팔로 옮겨지고 있었다.


돌연변이의 시선이 도착하기도 전에 다른 손으로 돌연변이의 따귀를 올려 쳤다.

총소리의 굉음과 맞먹을 정도의 마찰음이 대기를 진동시켰다.


돌연변이의 볼 껍질이 쩍쩍 갈라지고 어금니 네 개가 입 밖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따귀를 올려 친 손에 다시금 힘을 주어 이번엔 손등으로 반대쪽 따귀를 후려갈겼다.


다시 한 번 엄청난 굉음이 울렸다.

역시나 볼 껍질이 갈라지고 이번에는 다섯 개의 어금니가 날아갔다.


아니, 뭐가 이렇게 쉽지? 이게 원래 내 힘인가? 처음부터 쓸 수 있었으면 좀비가 될 일도 없었잖아! 왠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죽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억울함에 또다시 돌연변이의 양쪽 따귀를 연속으로 후려쳤다.


몇 개의 이가 더 하늘로 뿜어지고 돌연변이의 주둥이에서 끈적한 핏물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돌연변이가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기운과 비교하면 더욱 역하고 소름 돋는 강한 기운이지만, 지금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다지 역하지도 않고 소름 돋지도 않았다.


돌연변이가 잡히지 않은 팔로 주먹을 날리지만, 너무나도 천천히 날아오는 주먹 따위에 맞아주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왜일까?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지 않고 맞아주었다. 그래서인지 정확히 얼굴로 들어와 버린 돌연변이의 주먹.


전혀 충격이 없다. 아니 반대로 돌연변이의 손가락뼈가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저 주먹에 갈비뼈 몇 대가 부러졌는지도 모르겠는데...


손뼈가 작살 나버린 돌연변이와 눈이 마주쳤다. 비웃음도 포악함도 모두 사라지고 전의를 상실한 포로의 눈빛이었다. 그리고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을 뿐이었다.


어딜.


벗어나려는 돌연변이에게 다시 한 번 따귀를 올렸다.


잡고 있던 팔에서 찌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돌연변이의 어깨 껍질과 근육, 관절이 동시에 찢어지며 어깨 아래로 완전히 분리되어 버린 팔.


돌연변이의 찢어진 어깨에서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내리며 팔을 잃었지만, 정지혁에게서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느낀 돌연변이의 허벅지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까 태웅이한테 저렇게 날아간 거구나. 근데 어쩌지, 널 보낼 생각이 1도 없는데.


돌연변이가 땅을 박차고 달리려는 순간 돌연변이의 발목을 낚아채 버렸다. 갑자기 생겨버린 힘의 반발력에 뚜뚝하는 소리와 함께 돌연변이 오른쪽 아킬레스가 끊어졌다.


그렇게 돌연변이는 정지혁에게서 도망치지 못하고 그의 손에 붙들려 거꾸로 매달려버렸다.


저승길 동무가 너 같은 게 될지 상상도 못 했는데, 대신 가장 고통스럽게 저승으로 끌고 가주마.


“끄에엑!!!”


어떤 상황에서도 신음조차 내지 않던 돌연변이가 처음으로 비명을 토해냈다. 이미 죽었지만, 다시 죽고 싶지 않은 절박함이 비참하게 느껴진다.


돌연변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쳐버리고 몸뚱이를 발로 밟아 고정한 뒤 한쪽 허벅지를 부여잡고 힘을 주었다. 그러자 돌연변이의 비명과 함께 껍질 찢어지고 근육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


그렇게 한쪽 팔에 이어 한쪽 다리를 잃어버린 돌연변이.


“이게 끝이라고 생각 마라.”


찢어버린 허벅지에 손을 집어넣어 넓적다리뼈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무릎과 분리되어 뽑혀버린 넓적다리뼈였다.


넓적다리뼈를 발골해낸 다리 따위는 버려버렸다.


돌연변이는 바닥을 기며 피를 줄줄 흘리며 지혁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애원하는 눈빛을 보내며 힘겹게 기고 있는 돌연변이였다.


“살고 싶었으면 나한테 덤비지 말았어야지.”


쾅!!!!


돌연변이의 넓적다리뼈로 머리통을 내리찍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머리통이 박살 나버렸다. 얼마나 세게 내려찍었는지 돌연변이의 머리통뿐 아니라 아스팔트까지 박살이 났다.


충격에 사방으로 튀어버린 돌연변이의 껍질과 뇌 파편이 피와 뒤섞여 바닥을 흥건히 적셔버렸다. 그리고 돌연변이의 경련에 미동조차 사라진 뒤에서야 손에 쥔 넓적다리뼈를 바닥에 떨어뜨린 정지혁이었다.


긴장이 풀린 건가? 서 있을 힘조차 없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린 정지혁. 그리고 그런 그에게 다가오는 신태웅.


“너 괜찮은 거야?”


입가에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태웅이 물었다.


“······”

“너 괜찮은 거냐고?”


태웅의 목소리에 천천히 그를 보았다.


정지혁의 검붉게 물들어버린 눈을 확인한 신태웅이 그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역시 나 감염되고 있는 거구나.”

“......”

“네가 끝내줘.”

“......”


태웅은 어떠한 대꾸도 없이 권총만을 겨누고 있을 뿐이었다.


“힘들 거야. 그럴 거야. 그렇다고 널 원망하진 않을게.”

“······”

“그렇구나, 내가 눈을 뜨고 있으면 네가 힘들겠어.”


태웅을 위해 눈을 지그시 감아주었다.


“무슨 신파 찍어! 바보짓 그만하고 눈이나 떠.”


다시 눈을 뜬 정지혁이 신태웅과 눈이 마주쳤을 때 검붉은 빛이 점점 사라지며 원래의 눈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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