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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체인 님의 서재입니다.

잃어버린 세상에서 - 캡틴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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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체인
작품등록일 :
2021.10.05 09:39
최근연재일 :
2021.10.15 20:18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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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347

작성
21.10.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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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DUMMY

돌연변이 좀비에게서 확실히 가장 역하고 기분 나쁜 기운이 느껴진다.


“많이 강해?”

“확실히. 문제는 방사능 오염이야.”

“하긴 좀비가 제염따위는 안 하겠네.”

“특히 네가 문제지.”

“나? 내가 왜?”

“일단 지원요청부터.”


태웅이 위성 전화를 꺼냈다.


“정보작전 특수9팀 중위 신태웅. 상황 보고.”

- 정보작전 정보3팀 대위 최재형. 수신 양호.

“가단마을 인근에서 돌연변이로 추정되는 좀비 한 구와 스물여섯 구의 좀비 무리 발견. 대처 장비와 인력 지원 바람.”

- GPS 위치 확인. 해당 부서로 긴급 전달. 잠시 대기 바람.

“수신 양호.”


태웅이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하긴 세상이 뒤집어졌으니까.


“우리 군인인 거야?”


위성 전화를 붙들고 있는 태웅에게 물었다.


“태양부대 특수9팀 소속.”


특수부대라 왠지 멋지다. 태웅이랑 난 군복을 입고 있었고 필립 최는 그렇지 않았다.


“필립은 군인이 아니야?”

“그 자식은 우리 소속이 아니야. 어쩌다 얽힌 사이지.”

“어쩌다?”


그때 위성 전화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 5분 대기조와 정보기술 과에서 지원 출발. 30분 후 도착 예정. 특수 9팀장 정지혁 대위 위치 확인 바람.

“현재 정지혁 대위와 대기 중.”

- 수신 양호. 정지혁 대위는 돌연변이와 안전거리 유지 바람. 무사 생존.

“수신 양호.”


특수 9팀장, 계급은 대위라고 했다. 그 말은 태웅이가 내 밑이라는 소리다. 이거 기분이 좋은걸.

가만, 그것보단 왜 나만 안전거리를 유지하라는 거지? 아까 태웅이도 방사능에 내가 문제라고 했다.


“좀비를 탐지하는 능력하고 방사능이랑 관련된 거야?”

“그게.”

“내가 이미 피폭된 거라면 여기에 있을 수도 없겠지, 피폭되면 어떻게 되는 건데?”

“네 능력. 부대 입장에서 좀비를 탐지하는 네 능력을 잃을 순 없거든. 그리고...”


태웅이 끝까지 말을 잊지 못했다.


“말해봐. 이제 와서 뭘 숨기는 건데?”

“너무 놀라지 마.”

“충분히 놀랄 만큼 놀랐어. 윽!”


갑자기 온몸에 전기가 흐른 듯 경련이 일어났다.


“왜 그래?”

“몰라. 갑자기”


그때 좀비 무리에게서 변화가 느껴졌다.


“크와왁!!”


모든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정지혁과 신태웅에게 달리기 시작했다.


“저것들 뭐야! 우릴 어떻게 찾은 거야!”


태웅과 건물 뒤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좀비의 시야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말하고 있기에 소리가 들리지도 않을 거리였다.


“튀어!”


신태웅이 소리치며 달리기 시작했고 정지혁 역시 그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크오오!!”


달려드는 좀비는 생각 이상으로 빨랐다. 하지만 그들의 속도도 빨랐기에 거리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


“웅아, 돌연변이는 안 따라오는데.”


신태웅은 뒤를 돌아 상황을 살폈다. 정지혁의 말대로 돌연변이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듯했다. 나머지 26구의 평범한 좀비만이 그들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돌연변이한테 가까이 가지만 않으면 문제없는 거지?”

“그렇긴 한데 어쩌려고?”

“우리가 때려잡자.”

“돌연변이 능력도 모르는 상황인데 위험해.”

“돌연변이가 가까이 오면 튈게. 지원 올 때까지 마냥 달릴 수는 없잖아.”

“그렇긴 하지만... 대신 위험해지면 필립이 있는 곳으로 달려야 해.”

“알았어.”


내달리던 태웅이 멈췄고 방향을 전환, 메고 있던 소총을 어깨에 견착해 방아쇠를 당겼다. 주변을 울리는 총소리가 터지며 선두로 달리던 좀비 하나의 목이 뒤로 꺾이며 고꾸라졌다.


“오~ 헤드샷.”

“머리를 노려서 최대한 한 방에 끝내.”


태웅의 말에 몽키스패너를 꽉 쥐었다.


몸은 잘 움직인다. 잃어버린 기억 중 많은 시간 동안 좀비를 잡았을 것이다. 익숙한 상황 속에 놓이면 기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기억을 찾기 위해 10년을 버텨온 이 몸을 믿고 싸운다.


그렇게 달려오는 좀비를 향해 달렸다. 그 사이에서 태웅의 소총에서 뿜어대는 불꽃과 함께 좀비가 하나둘 픽픽 쓰러져갔다.


“나도 질 순 없지.”


좀비와 좁아지는 간격에 맞춰 몽키스패너를 크게 휘둘렀다.

뼈가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좀비의 안면부가 터졌다.


젠장, 빗맞았다.


머리통을 노렸지만 몽키스패너는 좀비의 얼굴에 맞은 것이었다.


“쿠왁!”


안면부가 터져나간 좀비는 그다지 대미지가 없다는 듯 마구잡이로 팔을 휘두르기 시작했지만, 시야를 잃은 좀비는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


이번에는 몽키스패너를 있는 힘껏 내리찍었다.


정수리를 정확히 찍어버리자 두개골이 박살났다. 방금 빗맞은 공격보다 뛰어난 타격감이다. 손끝에서부터 전율이 타고 흐르는 기분이다. 두 번의 휘두름으로 좀비 머리가 원래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으깨졌다.


굉장한 힘이다. 역시 괜히 특수팀 팀장이 된 것이 아니었다.


“끼아악!”

“크왓!”


동료의 머리가 터지든 말든 곧바로 다음 두 좀비가 동시에 덮쳐왔다.


이번엔 깔끔하다.

좌로 한번. 우로 한번. 클린 히트였다.


바닥에 고꾸라진 두 좀비의 머리통에서 흘러나온 핏물과 점액이 바닥을 흥건히 적셔가고 있다.


깔끔한 마무리와 함께 슬쩍 태웅을 쳐다봤다. 태웅은 소총을 정확히 조준해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총알 한 발에 좀비 하나가 고꾸라지고 있었다.


내가 좀비 셋을 잡을 때 저 녀석은 벌써 아홉, 이제 열. 확실히 무기에서 화력 차이가 심하게 난다. 다음엔 반드시 총을.


“윽!”


온몸에 찌릿한 경련이 왔다. 짧은 경련과 동시에 우리를 향해 달려들던 좀비들이 옆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뭐야!”


갑자기 옆으로 달려버린 좀비들 때문에 태웅의 한발에 한 놈 기록이 깨졌다.


“웅아, 좀비가 저렇게도 움직여?”

“나도 처음 봤어. 돌연변인 꿈적도 안 하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태웅 역시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다.


“윽!”


또다시 짧은 경련이 찾아왔다. 대체 왜?


의문의 경련 후 옆으로 달리던 좀비들이 건물 뒤쪽과 잡초가 우거진 곳으로 숨어들었다.


“최대한 넓은 곳으로 뛰어.”


좀비들의 움직임에 태웅이 소리쳤다.


태웅은 뒤쪽의 퇴로를 포기하고 오히려 돌연변이가 있는 넓은 차도 쪽으로 달려갔다. 일단 태웅의 뒤를 쫓았다.


“왜 이쪽으로 온 거야? 돌연변이랑 너무 가깝잖아.”


정지혁의 말대로 돌연변이 좀비와의 거리가 20미터 정도로 가까워졌다.


“저길 봐.”


태웅이 고갯짓으로 가리킨 곳은 우리의 퇴로였던 뒤쪽 골목. 그곳에서 좀비 둘의 모습이 보였다.


“언제 저기까지.”


주변의 좀비를 느껴보니 살아남은 좀비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몽키스패너의 타격감에 취해 뒤로 돌아가는 좀비를 감지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럼 저쪽을 뚫고 나가면 되잖아. 겨우 둘뿐인데.”

“잠깐만 아무래도 저놈들 지능이 있는 것 같아. 우릴 저쪽으로 유인하는 것 같아.”

“시체한테 지능이 어딨.. 설마.”


그들의 시선이 동시에 돌연변이 좀비에게 향했다.


회색빛 껍질의 돌연변이 좀비가 두 사람의 시선을 확인하고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웅아, 저거 웃은 거지?”

“정확히는 비웃은 거지.”


돌연변이 좀비의 비웃음에 열 받은 태웅이 돌연변이 좀비의 이마에 총알 한 발을 날려주었다.


권총의 굉음과 동시에 돌연변이 좀비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정확한 조준 사격이었다.


“별것도 아닌..”


고꾸라질 줄 알았던 돌연변이가 젖혀졌던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돌연변이의 이마에는 껍질을 뚫지 못하고 뭉개져 버린 총알이 박혀있었고 뭉개진 총알은 이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어지는 돌연변이의 썩은 미소와 하찮다는 눈빛을 우리에게 쏟아내었다. 돌연변이뿐 아니라 우리를 포위한 나머지 좀비들 역시 괴성을 지르며 우리를 비웃어대고 있었다.


“시체한테 무시당하니까 기분 더럽네. 웅아, 내 생각인데 좀비들이 움직이기 전에 신호가 올 거야.”

“신호?”

“분명 신호가 오면 우리한테 달려들 거야. 그때 뒤쪽을 뚫고 저 자식이랑 멀어져야 해.”


분명 좀비들은 괴성과 비웃음만 날릴 뿐 딱히 아무런 행동도 하고 있지 않았다.


“뒤쪽으로 유도하는 것 같은데 괜찮을까?”

“돌연변이한테 가까이 가는 게 더 문제아냐?”

“그래서 신호는 언제 오는데?”

“글쎄.”


찰나의 정적이 흘렀고 곧바로 온몸에 경련이 느껴진다.


“윽. 지금!”


예상대로 경련과 동시에 좀비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태웅의 소총 총구에서 두 번의 불꽃이 뿜어졌다. 퇴로를 차단하던 두 구의 좀비가 그대로 고꾸라졌다.


“달려!”


태웅이 소리치며 골목으로 달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경련이 채 가시지 않아 바로 달릴 수가 없는데.


갑자기 회색빛 돌연변이 좀비가 옆을 휙 지나쳤다.


“웅아! 뒤!”


태웅이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을 땐 이미 돌연변이 좀비의 주먹이 그에게 날아들었다.


쇠와 쇠가 강하게 부딪히는 소리였다. 태웅이 순간적으로 좀비의 주먹을 소총으로 막은 것이다. 하지만 그 충격으로 튕겨 나간 태웅이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경련은 불과 3초 정도였다. 그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도약해 태웅을 공격한 것이다.


“퉤! 더럽게 아프네.”


태웅은 핏물이 가득한 침을 뱉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좀비의 공격을 막아낸 소총을 보았다.


“더럽게 세네.”


휘어버린 총열.

태웅은 소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권총을 꺼내 들고 돌연변이 좀비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요란한 총성이었지만, 돌연변이 좀비는 움찔거리는 수준의 대미지 밖에 입히지 못했다.


다시금 미소를 머금은 돌연변이가 태웅에게 달려들었다.

빠르다. 저대로 두면 태웅이가 죽는다.


“그만해!”


죽을힘을 다해 땅을 박차고 돌연변이 좀비에게 돌진했다. 그리고 있는 힘껏 몽키스패너를 휘둘렀다.


강한 쇳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다행히 태웅이 당하기 전에 몽키스패너가 돌연변이의 관자놀이를 때렸다. 강한 충격으로 돌연변이가 옆으로 튕겨 바닥을 굴렀다.


“저놈 붙들고 있을 테니까 넌 다른 놈들부터.”


쓰러진 돌연변이를 향해 몽키스패너를 내리찍었다.


다시 한 번 쇳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돌연변이가 빨랐다. 날아든 몽키스패너를 팔로 막아버렸다.


“젠장. 죽어!”


포기하지 않고 몽키스패너를 계속해서 휘둘렀다.

돌연변이는 모든 공격을 가볍게 팔로 막아버렸고 대기는 날카로운 쇳소리만이 반복해서 들릴 뿐이다.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이 괴물을 죽이고 싶다는.

그러나 돌연변이의 단단한 껍질에서 전해지는 진동에 팔만 저릴 뿐이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날카로운 쇳소리가 경쾌한 쇳소리가 대기를 진동시켰다. 돌연변이의 팔보다 몽키스패너가 먼저 부러져버린 것이다.


그와 동시에 돌연변이가 정지혁의 멱살을 붙들어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윽!”


밀리면 죽는다. 밀리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버텼다.


그때였다. 실낱같은 희망이 보였다.


태웅을 구하기 위해 휘두른 몽키스패너에 맞은 관자놀이.

관자놀이의 껍질에서 균열이 생긴 것을 보았다.


“웅아! 관자놀이!”


권총으로 남은 좀비를 처리하던 신태웅이 정지혁의 외침에 돌연변이의 상처를 확인했다. 하지만 달려드는 좀비들 때문에 사격에 용의한 위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잠깐만 버텨! 얼마 안 남았어!”


태웅이 권총을 쏴대는 동안 돌연변이와 몸을 맞대고 힘 싸움 중이다.

버텼다고 생각했다.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보았다.

돌연변이의 비열한 미소를.

그리고 알았다.

돌연변이가 힘을 다 쓰고 있지 않은 것을.

그리고 느꼈다.

이 새끼가 나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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