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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5.06.01 14:45
최근연재일 :
2017.12.1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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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90,031

작성
15.10.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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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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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8쪽

제 6 화 레온 용병단(3)

DUMMY

온통 하얀색이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도시의 외관은 그러했다. 다시 눈을 뜬 레온의 옆에는 애린이 없었다. 그것은 신경쓰지 않고 그는 천천히 걸어 숲을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신의 도시. 주세프리야.’


이 대륙의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신 프리야를 모시는 도시. 교황이 사는 이곳은 뛰어난 치유마법과 의료기술로 많은 사람들에게 병원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신을 모시는 사제들과 치료를 위한 기술이 함께 발달한 아이러니한 곳이었기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사제나 의사들이었다. 그 외에 대부분은 환자였다.

도시의 한 가운데 있는 거대한 성 같은 신전. 그 주변에 있는 네 개의 병동이 이 도시를 이루고 있는 전부였다. 도시로 가까이 다가간 레온을 외벽을 지키던 병사가 막아섰다.


“무슨 일이십니까?”


“카린 이젠버그양의 보호자입니다.”


레온은 자신의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하얀색의 금속의 중심에 십자가 모양 같은 것이 그려진 작은 금속이었다. 그것을 받아든 병사는 뒤를 돌려 써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가슴에 잠시 대어 보았다. 희미한 빛이 그 금속에서 나왔고 병사는 금속을 돌려주었다.


“들어가십시오.”


병사들을 지나 레온은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조금 익숙한 광경이었다. 온통 하얀색의 건물과 하얀색의 가운과 로브를 입은 의사와 사제들의 모습이 처음 보았을 때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이제 세 번째인 병원 방문이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꽤나 먼 거리였기에 자주 올 수는 없었다. 애린의 마법을 이용한다면 자주 올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카린이나 이곳의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말을 탄다고 해도 3일은 가야 했다. 사제와 의사를 위한 수련생들의 위한 주거공간이 있을 뿐 일반적인 시민을 위한 주거공간이 없는 이곳에서 살지도 않는 자신이 그렇게 자주 올 수는 없었다.

익숙하게 걸음을 옮겼다. 가운데에 있는 신전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있는 병원들은 각기 다른 병동이었다. 북쪽에 있는 병원은 가장 폐쇄적인 병원이었다. 악마에게 몸을 빼앗긴 자들이나 저주에 걸린 자들은 치료하기 위한 병원으로 중급 이상의 사제만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면회도 금지되어 있었다.

동쪽에 있는 병원은 치료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중병의 환자들을 위한 병원이었다. 사제들의 치료보다는 의사들의 치료가 주인 그곳은 카린이 지낸 곳이었다. 자신이 보낸 돈으로 식사와 생활을 하는 그녀는 자신이 찾아올 때마다 웃어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그곳에 없었다.

서쪽에 있는 병동은 수술을 위한 병동이었다. 그곳에 카린이 있었다. 자신이 모은 돈은 그녀의 수술비를 낼 수 있을 정도였다. 뛰어난 의사는 이곳에만 있었고 그녀의 수술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레온의 걸음은 그곳으로 향했다.

처음 와 보는 병동이었기에 간호사에게 길을 물어 도착한 곳은 대기실이었다. 짧은 숨을 내쉬고 문을 열자 4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창가에 그녀가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그녀는 창을 통해 밖을 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가도 반응은 없었다. 한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잡고서야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어. 오빠왔어?”


언제나와 같은 미소. 잘 지내기는 한 것인지 집에서의 하얀 얼굴과 달리 조금은 혈색이 돌아와 있었다. 레온은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보이는 두려움을. 하지만 모르는 척 같이 웃어주었다.


“몸은 괜찮은 거야?”


“응. 컨디션 완전 좋아.”


미소와 함께 카린은 레온의 손을 잡았다.


“와. 오빠 손 완전히 변했네.”


“그런가?”


“응.”


“검을 쓰니까 별 수 없겠지.”


“그런가? 그 분은 잘 해주셔? 이그레이온님라고 했던가?”


“응. 그럼.”


카린에게 레온은 말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쫒겨났다는 사실을. 목숨을 걸고 돈을 버는 자신을 안다면 그녀가 할 말이나 행동은 뻔했기에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손을 잡은 카린의 손을 양손으로 잡았다.


“잘 될거야.”


“그럼 당연하지.”


그녀의 웃음은 무언가 불안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둘을 향해 간호사가 다가왔다.





손에 들린 것은 작은 종이 한 장이었다. 카린과 함께 수술실에 들어간 간호사가 다시 나와 건네준 것이었다.


‘수술에 들어가면 카린양이 오빠분께 이것을 주라고 했습니다.’


단순한 종이 한 장. 하지만 그것을 열지 못하겠다. 아니, 열어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종이를 보는 눈앞이 조금씩 뿌여지고 있었다. 떨리는 양손으로 종이를 잡은 채 의자에 앉아 레온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애린. 모습을 보이면 안 될까?’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그냥 나와주면 안 될까?’


「······.」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잠깐의 반지의 반짝임과 함께 애린은 레온의 옆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십니까?”


눈에 살짝 보이는 것은 그녀의 하반신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이상했다. 보통 그녀가 입고 다니는 붉은 색의 갑옷은 보이지 않았다. 살짝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본 레온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예쁘다.”


하얀색에 약간의 밝은 노란색이 섞인 천으로 만든 원피스였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를 입은 그녀의 머리 또한 자연스럽게 어깨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레온의 말에 애린은 조금 얼굴을 붉혔다.


“무, 무슨 일로 부르신 것입니까?”


살짝 고개를 돌리는 애린의 손을 레온은 잡았다. 자신의 손에 느껴지는 감각에 고개를 돌린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레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았다.


“그냥. 그냥.”


알 수 없는 말. 애린은 천천히 레온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그를 살며시 앉아주었다.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잘못될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레온님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 카린이 얼마나 착한 아이인데. 죄 같은 건 모르는 아이인데. 신을 모시는 이런 곳에서 설마······.”


끈어진 말과 함께 떨리는 레온은 몸을 애린은 다시 꽉 앉아주었다. 자신의 어깨에 느껴지는 축축함. 자신의 옷을 적시는 물기에도 애린은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후. 고마워.”


조금은 진정이 된 것인지 고개를 든 레온의 얼굴은 붉게 변해 있었다.


“제가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당연하지.”


어색하지 않은 레온의 미소에 애린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럼 전 이만.”


말과 함께 애린은 모습을 감추어버렸고 레온은 다시 혼자였다. 자신의 손에 들린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종이를 열었다.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잘못될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레온님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녀의 말을 되새기며 천천히 종이를 열었다.


‘오빠에게.

안녕.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처음도 아닌데 긴장되네.

아마 나는 지금 수술실에 있겠지? 오빠 얼굴을 보면서는 도저히 말을 못할 것 같아서.

오빠. 나 알고 있어. 내 수술 힘들다는 거. 그래서 잘못될 수도 있다는 거.

혹시 말이야. 내가 잘못돼도 오빠 스스로를 원망하지 말기를 바래.

오빠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 그건 내가 아니까 난 괜찮아.

그러니까 내가 잘못돼도 오빠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

그리고 혹시나 내가 잘못돼지 않는 다면 나 사제가 되고 싶어.

신께서 살려주신 목숨 아픈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어.

의사는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사제는 돈이 얼마 필요하지 않다고 하더라고.

이건 내 부탁이니까 꼭 들어주어야 해.

혹시 들어주지 않는 다고 하면 나 다시 오빠 안 봐.

그럼 들어주는 걸로 알고 조금 이따가 봐.’


종이를 다 읽은 레온은 나오는 눈물을 꾹 참았다.


“하하. 사제라니. 네가 그런 거 참을 수 있으려나?”


떠올려보았다. 하얀색의 로브를 입은 자신의 동생을 해맑은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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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 7 화 강함의 정도(1) 15.12.19 1,468 17 7쪽
40 제 6 화 레온 용병단(7) +2 15.12.12 1,715 14 8쪽
39 제 6 화 레온 용병단(6) +1 15.11.28 2,005 15 12쪽
38 제 6 화 레온 용병단(5) +1 15.11.22 1,558 16 12쪽
37 제 6 화 레온 용병단(4) +3 15.11.13 1,779 15 14쪽
» 제 6 화 레온 용병단(3) +1 15.10.15 1,663 16 8쪽
35 제 6 화 레온 용병단(2) +3 15.10.14 1,629 16 10쪽
34 제 6 화 레온 용병단(1) +3 15.10.14 2,115 16 10쪽
33 제 5 화 재회(6) 15.10.13 1,799 17 12쪽
32 제 5 화 재회(5) 15.10.13 1,828 18 10쪽
31 제 5 화 재회(4) +1 15.10.12 1,892 15 10쪽
30 제 5 화 재회(3) 15.10.12 1,922 21 9쪽
29 제 5 화 재회(2) +1 15.10.08 2,107 19 11쪽
28 제 5 화 재회(1) +2 15.10.08 2,318 27 9쪽
27 제 4 화 몬스터 헌터(7) +2 15.10.01 2,193 29 8쪽
26 제 4 화 몬스터 헌터(6) 15.09.24 2,263 25 10쪽
25 제 4 화 몬스터 헌터(5) 15.09.22 2,281 2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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