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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5.06.01 14:45
최근연재일 :
2017.12.1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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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031

작성
15.10.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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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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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5 화 재회(2)

DUMMY

“전 버그 신드린이라고 합니다.”


웃으면서 자신의 손을 마주잡던 여인을 떠올리고 레온은 조금 멍해져 있었다.


‘정말 그녀인가?’


버그 신드린. 자신과 같은 고향에서 떠나 이스훈 령에 왔던 소녀. 말을 나눈 것보다 검을 나눈 획수가 더 많은 소녀.

천천히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언제나 자신을 차갑고 날카롭게 바라보던 소녀였지만 자신보다 조금 작은 키에 하얀 피부를 가진 소녀는 전신에 갑옷을 입고 있었다. 짧은 단발머리에 아직 동그랗던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달랐다. 마치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자신의 이름을 듣고 말해었다. 자신이 착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을 본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는 소리였다.

그녀의 손을 잡은 느낌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단단했다. 도저히 여인의 손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단단했었다. 손에 박힌 굳은 살들이 마치 굳은 살이 아닌 듯 손 전체에 퍼져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레온은 헛웃음을 지었다.

중간 중간 분명 굳은 살이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조금이었다. 그리 많지 않은 굳은 살을 바라보며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난 무엇을 한 것이지?’


그녀가 살아온 시간이 느껴졌다. 이스훈령을 나오고 어느새 2년가까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 사이에 자신도 나름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훈련을 했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을 잡아본 레온은 조금은 허무함같은 느낌을 느꼈다. 그리고 그 느낌은 애린도 느낄 수 있었다.


‘키잉’


잠시 빛나는 반지와 함께 모습을 보인 애린은 보지도 않고 레온은 계속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도 없이 옆에 서 있던 애린은 창밖으로 어느새 달이 떠오르고 있음을 보았다.


“오늘은 검술 연습 나가지 않으십니까?”


“······.”


대꾸 없이 레온은 계속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몇 번 그 손을 쥐었다 폈다 하던 레온은 한숨을 내 쉬었다.


“나 말이야. 내가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강해지려 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닌가봐. 내가 한 노력은 죽을 힘을 다 했다고 말할 만큼이 아닌가봐.”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헛웃음을 지어보이는 레온의 옆에 서 있던 애린은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무릎을 꿇고 그와 눈을 마주친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놀라며 손을 빼려던 레온의 손을 그녀는 더 강하게 잡았다.


“저의 손은 어떠합니까?”


“······.”


그녀의 말에 레온은 멍하니 눈을 마주볼 뿐이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그런 레온을 마주보는 그녀의 모습에 천천히 그는 입을 열었다.


“부드러워. 중간 중간 약간의 굳은 살이 있지만 부드러워.”


조금 붉어진 얼굴로 말하는 레온의 말에 애린은 손을 놓았다.


“굳은 살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검을 많이 휘두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검을 많이 휘두른 것이 더 강한 것은 아닙니다.”


그녀의 말에 레온은 천천히 서 있는 그녀를 올려 보았다.


“제 손은 레온님보다 부드럽습니다. 하지만 전 레온님보다 강합니다. 그것은 레온님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레온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레온을 바라보던 애린은 천천히 걸어 방문을 열었다.


“자신의 강함을 믿지 못한다면 더 연습하면 됩니다. 더 많이 휘두르기 보다는 더 익숙해지고 더 편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녀의 말에 잠시 멈추어있던 레온은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열어둔 문으로 걸어나가는 그를 확인하고 그녀는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어느새 깊은 밤이 되고 레온은 피곤했는지 깊게 잠이 들어버렸다. 홀로 방안에 서 있던 애린은 침대에 걸터 앉아 레온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설득은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믿었다. 그것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자신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랬기에 그 설득이 먹힌 것이었다. 그것을 떠올리며 애린은 무언가 알 수 없는 느낌을 느꼈다. 처음느껴보는 느낌이었다. 가슴이 조금 뜨겁고 몸에서 조금 열이 나는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계속 그를 바라보았다.





해가 떠오르자 마자 일을 하기 위해 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한 여인에게 향햐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 서서 팔짱을 낀 채로 발을 구르는 여인은 누가 보아도 검사였다. 나쁘지 않은 몸매에 조금 관심을 가지던 남자들도 그녀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그냥 돌아설 뿐이었다. 약간 인상을 구긴 채 발을 구르던 여인은 멀리 누군가를 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뭐야? 왜 이리 늦어?”


“몇시인지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앞에서 화를 내는 여인을 향해 레온은 차분하게 대답을 했다.


“그런가?”


“예.”


“그런데 계속 존대 쓸거냐?”


“······.”


의아한 표정으로 여인을 바라보는 레온은 마주보며 여인은 뒷 머리를 긁적였다.


“음. 내 기억이 맞으면 네가 2살 어리던가?”


“예. 그렇습니다.”


“그럼 그냥 누나 동생하자.”


“싫습니다.”


차분한 레온의 대답에 놀란 것인지 여인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지만 레온은 그녀를 지나 입구로 향했다.


“가시죠.”


먼저 마을을 나서는 레온을 따라 그녀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마을을 나와서 앞장서는 것은 버그였다. 한번 가본 적이 있지만 애린의 순간이동 마법으로 갔기에 길은 몰랐다. 앞장서서 걷는 그녀를 따라 걷던 레온은 어느새 주변에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도 없군요.”


“정령형 몬스터가 나타나고 나서는 헌터들도 잘 오지를 않으니까.”


어느새 나무들에 둘러쌓인 길에 들어선 둘이었다.


“말이 짧으시군요.”


“내가 말했잖아. 내가 너보다 2살이 많고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니까 말을 놓겠다고.”


“그런 이야기 한 적 없습니다.”


“그런가? 지금 했잖아. 너도 편히 말해.”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그리 편하게 이야기 할 사이였나요?”


“뭐야? 그때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서서 웃는 버그를 향해 레온은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때의 일이라면 미안해. 어릴때니까 이해해.”


미소를 지어 보이는 버그를 바라보던 레온은 그녀를 지나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눈앞에 보이는 길은 하나뿐이었다. 그저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는 레온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 거린 버그는 따라 걷기 시작했다.

숲에 도착하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도착하고 보니 해는 이미 머리위에 있었다.


“음. 도착했군. 일단 허기라도 채우고 시작하지.”


품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펼치는 버그를 바라보며 레온은 멍해 있을 뿐이었다.


“뭐야? 밥도 안 가지고 온거야?”


그녀의 말에도 멍하니 서 있는 레온을 바라보던 버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신의 두 개의 주먹밥 중 하나를 건넸다.


“혹시나 싶어 가지고 왔는데 다행이군. 자.”


건네주는 주먹밥을 잠시 바라보던 레온은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 특별할 것은 없는 주먹밥이었다. 하얀색의 쌀의 중간 중간 김으로 생각되는 검은 색이 밝혀 있었고 동그랗지도 않고 조금은 둔탁한 모양이었다.


“걱정하지마. 맛은 괜찮으니까.”


먼저 먹기 시작하는 버그를 바라보던 레온은 천천히 입가로 주먹밥을 가져갔다. 작게 한입 버어물고 몇 번 오물 거리자 맛이 느껴졌다.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맛없지도 않은 맛이었다. 그냥 누가 먹어도 보통의 주먹밥이었다.


“그치? 괜찮지? 이래보여도 1년간 이런 것만 만들었다고.”


“직접 만드신 것입니까?”


“응.”


간단한 대답을 하고 그녀는 다시 주먹밥을 먹기 시작했다. 한손에 잘 들어오지 않는 조금은 큰 크기였지만 세입만에 어느새 그녀의 주먹밥은 3분의 1이하로 줄어들어 있었다. 그에 반해 레온의 손에 있는 주먹밥은 아직 반정도 남아 있었다.


“음. 잘 먹었다.”


자신의 손에 있던 주먹밥을 다 먹은 버그는 손을 털며 기지개를 켜는 듯 했다. 아직 먹고 있는 레온을 흘끗 본 그녀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스트레칭으로 보이는 움직임에 레온은 입으로는 주먹밥을 먹으면서 그녀를 계속 보았다. 그의 시선은 상관하지 않는 듯 그녀는 계속 움직였다.

어느새 자신의 손에 있는 주먹밥을 다 먹은 레온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녀도 허리를 한번 뒤로 젖히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출발해 볼까?”


나무들이 양쪽을 서 있는 길의 끝자락에서 두 사람은 울창한 나무들이 있는 조금은 높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예전에는 산이었다고 한다. 본래 꽤나 높은 산이었지만 100여년전 마왕과의 싸움 도중에 파괴되어 그저 조금 높은 언덕으로 변한 곳은 꽤는 넓은 땅을 이루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산의 분화구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을 본 탐헌가나 헌터는 많았지만 누구도 그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아직도 움직이는 용암 때문에 가끔씩 구멍에서 작은 열덩어리가 나오고 있었고 그 열 때문에 주변에는 식물들이 거의 없었다. 두사람은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안에 있을 것이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그렇지.”


“그것도 확실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응.”


“그런데도 가시는 것입니까?”


“응. 가능성은 높으니까.”


숲으로 들어와 나누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딱 일에 관한 것 뿐이었다. 버그의 이야기에 레온이 답하는 것이 거의 다였지만 이야기가 끊기지는 않았다. 아직 입구 초입이기때문인지 하급의 동물형 몬스터 몇몇을 만난 것이 전부였다.


“그나저나 정령형 몬스터는 없군요. 혹시나 이곳을 떠난 것은 아닐까요?”


“그럴지도 몰라.”


“걱정은 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이곳을 떠났을 가능성은 매우 적으니까.”


“어째서요?”


“이곳에서 나가서 그 자가 숨을 수 있는 곳은 없어. 사막에는 사람을 숨어 살 곳은 존재하지 않지. 계곡이나 다른 산은 꽤나 멀리 떨어져 있기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그렇다면 아직 이곳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거겠지.”


자신의 앞을 가로 막는 나무를 단도로 잘라가며 나가는 버그를 따라 레온은 움직였다. 이미 그의 주머니에는 몇몇의 몬스터 부속물들이 있었다. 평소에 비해 든 시간 대비 적은 양이었지만 레온은 조바심은 내지 않았다. 아직 입구 부근이고 가야 할 길은 꽤나 길었다.

조금씩 안으로 들어갈 수록 몬스터는 강해졌다. 오크와 트롤뿐이던 입구와 달리 조금 안으로 들어가자 리자드맨과 오우거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검술은 그런 몬스터를 이겨내기에 충분했다. 도움없이 각자 몬스터를 잡은 후에 두사람의 행동은 일정했다. 부속물을 해체하는 레온과 주변을 경계하는 버그의 모습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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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6.10.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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