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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405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08.29 20:15
조회
776
추천
13
글자
12쪽

017. 3년만의 새 이벤트

DUMMY

-새로운 이벤트를 안내드립니다!


-무려 3년만의 신규 이벤트! 레이드를 소개해드립니다.


“레이드···?”


그리고 밑에는 온갖 안내가 있다. 줄여서 정리를 하자면, 일정 수 이상의 각성자가 참가 신청을 한다면, 정해진 구역에 대형 몬스터가 나타나 참가 신청을 한 각성자들이 그걸 사냥하는 이벤트··· 라고 한다.


‘······응?’


강이훈은 단말기 화면의 스크롤을 쭉쭉 내렸다. 그러다보니 하나 신경쓰이는 문구가 있었다.


“레이드에 출현하는 대형 몬스터들은 세계 100대 난제 던전에 등장하는 네임드 몬스터들의 분신입니다···?”


네임드 몬스터··· 라는건 흔히 말하는 보스 몬스터다. 그러니까··· 세계 100대 난제 던전의 보스들이 레이드에 나타난다는 거겠지.


‘이건··· 많이 위험한게 아닌가? 아닌가? 좋은 기회인가?’


강이훈이 그런 공지를 읽으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동안, 검성은 그의 옆에서 함께 그 공지를 보고 있었다.


‘···이 녀석들이 머리를 좀 썼군.’


검성은 그렇게 생각했다. 현재 세계 100대 난제에 도전하는 인원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어든 편이다. 세계 100대 난제의 보스들은 다른 차원에서 온 침략자··· 그러니까 이 차원에 있는 인간들을 죽이고 싶어서 안달이 난 녀석들이다.


‘불만이 많기는 했지.’


그렇게 죽이고 싶어서 안달이 난 녀석들에게 도전하는 인간이 없으니 그 녀석들이 피에 굶주려있고, 심지어 던전에서 탈주해 날뛰는 녀석들이 있다···고 검성은 들었다.


“···항상 궁금한게 있었는데요.”


“응?”


그런 생각에 빠져있던 검성은 제자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도대체 이런 공지를 내는 사람은 누구죠? 이런걸 ‘이벤트’랍시고 내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입니까? 스승님은 아시나요?”


“아···. 그거 말이냐?”


생각보다 중요하지는 않은 질문에 검성은 약간 김이 샜다. 저 공지를 보고 묻는게 겨우 저거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 나라도 그게 궁금했겠지. 나도 예전에는 그랬으니까.’


검성은 그런 강이훈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 때에는 모든 것이 수수께끼에 가득 차 그걸 파헤치고 싶었지.


“허허, 나는 알고 있지만··· 이야기는 해줄 수 없지.”


하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실체는 있다는 이야기군요.”


강이훈의 입장에서는 실체가 있다는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도대체 이런 공지를 내는 녀석들은 누구일까? 비행선에 올라타면 알 수 있을까? 아니면··· 어떻게 알아내야할까?


‘이런 공지를 내는 녀석들이 이 세상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들이겠지.’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 세계를 이렇게 만든 건 그 녀석들의 짓이겠지. 사실 이 세상이 이렇게 된 것에는 큰 유감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강이훈이 살기 힘든건 매한가지니까. 하지만 궁금하기는 한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렇지. 네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지면 알게 될거다.”


“예? 강해지면 알 수 있다고요?”


검성이 덧붙인 말에 강이훈은 깜짝 놀랐다. 다른 방법도 아니고 강해지면 알 수 있다니···. 도대체 어떤 놈들이길래?


“내가 말을 해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구나. 자,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레이드에 참가하겠느냐?”


“모르겠네요···. 이게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세계 100대 난제 던전의 보스들이라면 엄청나게 강할텐데···.”


그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이런 이벤트라면 보상이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위험해보였다. 세계 100대 난제 던전의 보스들이다.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있는거라면 개나소나 100대 난제 던전을 깼겠지.


“흐음···. 글쎄, 나는 그래도 네가 경험을 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제가요? 벌써요?”


솔직히 말해서 강이훈은 자신이 벌써부터 100대 던전의 보스를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네가 잡는게 아니라 다른 녀석이 잡겠지. 거기에 참가할 인원이 얼마나 될거라고 생각하느냐?”


“···그것도 그렇네요.”


지금 이 이벤트 공지사항은 모든 각성자들에게 돌아갔을거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엄청나게 강한 사람··· 특히 100대 던전에 도전하고자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


“인원 제한에 상한이 없으니 엄청나게 많은 인원들이 이 레이드에 참가할거다. 그러니 너는 거기에 끼어보거라.”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요···.”


엄청나게 많은 인원을 생각만해도 강이훈의 기가 쏙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을 정말로 싫어했다.


“너는 그게 문제다, 그게 문제야! 사람을 피하려고 생각하지말고 함께 어울릴 생각을 해야지! 동료도 만들고! 같이 던전도 돌고! 레이드도 돌고 말이다!”


“으으···.”


스승의 잔소리가 시작되니 강이훈은 귀를 막고 싶었다. 하지만 귀를 막았다가는 어떤 불호령이 떨어질지 모르니 그냥 가만히 듣고 있었다.


검성의 말대로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러기에는 강이훈은 너무나도 많은 나쁜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 사람들이 사장님처럼 다 좋은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알바처의 사장이었던 사람을 떠올렸다. 3년 전 그 마지막 메시지를 받은 이후로 그를 만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뒤늦게 대피소에 가봐도 그는 없었다. 어디로 간 것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외에 그에게 잘해주었던 사람을 떠올려보려고 해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에 만났던 나현우와 차여진이 떠올랐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는 적어도 뒷통수를 맞을 걱정은 안해도 됐지.


‘다른 놈들은 죄다 뒷통수를 칠 궁리만 하고 있었던 놈들인데···.’


적어도 그동안 그가 겪었던 세상은 그랬다. 그건 세상이 이렇게 변하기 전에도 그랬고, 변한 뒤에도 그랬다.


“너는 사람을 좀 만나봐야해. 너처럼 그렇게 숨어서 지내고 사람들과 벽을 치고 다니면 누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알 수가 있나? 좀 부딪혀봐야 아,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구나, 아 이 사람은 나쁜 사람이구나 하고 알 수 있는거지. 지레 겁먹고 이렇게 벽을 치기만하면 평생 사람은 못 만나는거라고!”


“끄으응···. 그건 알아요, 그건 아는데···.”


검성은 정말 길게 잔소리를 했다. 그 말이 전부 강이훈의 마음에 콱콱 박혔다. 모두 아는 말이다. 아는 말이지만 그는 겁이 많았다.


‘이래서 겁쟁이 특성을 받은걸지도 모르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강이훈은 피식 웃었다. 왜 자신이 겁쟁이 특성을 받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이런 이유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튼··· 너는 사람을 좀 더 만나볼 필요가 있다. 알겠느냐?”


“예···.”


“일단 레이드 참가 신청은 해두거라.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장소는 서울 쪽으로 보이는군. 어차피 그 쪽으로 가는 길이니 마침 잘 되었다.”


스승이 저렇게까지 시킨다면 제자는 따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시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말 괜찮을까요?”


“뭐가 괜찮을까요? 냐?”


“어쨌든 100대 던전의 보스 몬스터니까 엄청나게 강할거 아니에요. 제가 못잡는다고 해도··· 제가 휘말려서 위험할 수도 있는거고···.”


아무리 불사자라고 해도, 100대 던전의 보스 몬스터를 만나면 엄청나게 많이 죽을 지도 모른다. 겨우 이런 곳에서 죽는 횟수 70번을 채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 걱정은 하지를 말거라. 애초에 거기에 나오는건 본체가 아니라 분신이라고 하지 않느냐? 그러면 꽤 많이 약화를 시켜놨겠지.”


“···놨겠지라뇨, 확실한건 아니잖아요.”


스승의 확신 없는 말투에 강이훈은 태클을 걸었다. ‘놨겠지’라니···! 그런 확신 없는 말로는 강이훈을 안심시킬 수 없다.


“아니, 확실하다! 그냥 이 스승님을 믿고 가라!”


“끄응···.”


스승이 으름장을 놓으니 어쩔 수 없었다. 강이훈은 단말기를 꺼내 레이드 참가 신청을 넣었다.


“신청을 했는데도 어떤 몬스터가 나오는지는 안 알려주는군요.”


공지 사항에는 ‘어떤 몬스터가 나타날지 기대해주세요’라는 말만이 있을 뿐이었다.


‘꼭 약올리는거같아서 재수가 없네···.’


“그래, 안 알려줄거다. 흐음···. 그래, 어쨌든 됐다. 그래, 그럼··· 가면서 동료도 구하고, 네 검술도 더 나아가게 해야겠지. 일단 시간은 충분하니 오늘은 수련에 전념해라!”


“예···.”


강이훈은 힘없이 대답했다. 동료라··· 그에게는 평생 연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현우와 차여진 같은 사람들이 또 있었으면 좋겠네.’


그는 그것만을 바라며 검을 휘둘렀다.






“후우···.”


강이훈은 서울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다. 서울로 가는 길에는 사람이 많았다. 예전에는 이 곳이 도로였지만 지금 차는 연료가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거의 타는 사람이 없어(끽해야 오토바이가 조금 다닐 뿐이다) 이 곳은 그냥 사람이 다니는 인도가 되었다.


‘스승님은 어디로 가신건지 보이지도 않고.’


검성은 사람이 많아지자마자 ‘이제부터는 혼자 갈 수 있겠지?’ 같은 어린 아이의 보호자 같은 말을 하고는 휙 모습을 감췄다. 어차피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면 또 오시겠지.


‘···항상 주변에 사람이 없을때나 나타나시니까.’


솔직히 그런 스승님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왜 사람이 없을때나 나타나지? 뭔가 숨겨야 할 게 있나? 싶기도 하지만···.


‘뭐, 다 사정이 있으시겠지. 다른 차원의 조력자가 한 사람만 이렇게 케어하고 있어면 보기에 안 좋으니까 그러시는 걸지도.’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에게 최고급 인벤토리도 주고, 검술도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있는 검성을 의심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를 만나서 자신이 꽤 강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검에 물방울 정도는 모을 수 있으니까 말이지.’


그는 스승과 열심히 수련을 해서 검에 물방울 정도는 모이게 할 수 있었다. 스승이 보여준 용오름 정도는 안되겠지만, 조금만 더 수련하면 작은 분수 수준은 될수 있을거같았다.


“···응?”


서울로 가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는데 뭔가 거슬리는게 앞에 보였다.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갑자기 그의 앞에 섰다. 완벽한 새치기다.


‘···그런데 저 녀석들은 왜 저렇게 같은 옷을 입고 몰려다니는거야?’


정말 기이한 풍경이다. 팀이라고 해봤자 기껏해야 세네명인데 저 녀석들은 열명은 족히 넘어보였고, 게다가 아무리 팀이라고 해도 옷까지 저렇게 맞춰 입는 경우는 없는데 저 녀석들은 마치 유니폼처럼 옷을 맞춰입었다.


“저기요, 여기 줄이 있는데요.”


강이훈은 불만스러웠지만 일단 부드럽게 말로 풀어가보기로 했다. 새치기를 한 상대에게 저 정도면 말이 아주 부드러운 것이지.


“뭐? 우리는 여기 들어가는데 우선권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그런게 있다고요?”


우선권이라니, 그런게 있다는건 그는 듣도 보도 못했다. 아니, 저들이 도대체 뭐라고 그런걸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무슨 일이야?”


“저기 ‘회사’사람들이랑 ‘무소속’ 헌터가 시비가 붙었나봐.”


‘회사···?’


그렇게 그들과 강이훈이 대치하고 있자 주변에서 수군거렸다. 그리고 강이훈의 귀에 박히는 말이 있었다.


‘회사라니··· 그런건 3년전에 다 없어진거 아닌가?’


거대한 건물들이 무너지고, 길거리에 거대한 괴물이 돌아다니고 온갖 건물들에 던전이 생기고 본래 있던 화폐들은 가치를 잃는데 기업체라고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회사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그런 우선권이 있었으면 줄의 맨 앞에 가야지, 겨우 여기에서 새치기를 한다고? 너희가 가진 우선권은 그거밖에 안되냐?”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강이훈의 옆에 나타나 그의 편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험악한 목소리지만 강이훈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였다. 이 목소리는···.


“여, 여진아 좀 진정해봐···.”


너무나도 반가운 목소리, 차여진과 나현우가 그의 옆에 홀연히 나타났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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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비밀을 숨기는 자 22.09.17 429 7 12쪽
34 034. 끝까지 앞으로 22.09.16 455 7 14쪽
33 033. 글은 자세히 봐야한다 22.09.15 455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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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29. 제안 22.09.10 493 11 13쪽
28 028. 붙잡는 손길 22.09.09 501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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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 이건 네놈이 가지고 있으면 안되는거야 22.09.07 550 9 13쪽
25 025. 실력검증 22.09.06 549 10 14쪽
24 024. 죽여보던가! 22.09.05 571 10 13쪽
23 023. 이 세상은 원래 22.09.04 575 11 13쪽
22 022. 이딴 세상이니까 더욱 22.09.03 593 10 13쪽
21 021. 웬 놈들이냐?! 22.09.02 606 11 14쪽
20 020. 사람을 찢어? 22.09.01 642 11 13쪽
19 019. 부서지지 않는 무기 22.08.31 689 11 13쪽
18 018. 재밌게 만들어보거라 22.08.30 693 10 13쪽
» 017. 3년만의 새 이벤트 22.08.29 777 13 12쪽
16 016. 한계를 규정하지 마라 22.08.28 814 14 12쪽
15 015. 산에서 제일 믿으면 안되는 말 22.08.27 837 15 12쪽
14 014. 존재의 증명 22.08.26 866 14 13쪽
13 013. 인간관계의 어려움 22.08.25 902 12 13쪽
12 012. 손 많이 간다 22.08.24 967 14 13쪽
11 011. 맞설 수 없다면 피해라 22.08.23 1,009 15 12쪽
10 010. 재미있는 수련 +1 22.08.22 1,088 15 12쪽
9 009. 기초를 닦기 22.08.21 1,178 18 13쪽
8 008. 첫발 내딛기 22.08.20 1,220 16 13쪽
7 007. 저 혼자서요? +1 22.08.19 1,314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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