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98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08.22 18:47
조회
1,087
추천
15
글자
12쪽

010. 재미있는 수련

DUMMY

“그아아악! 달려!”


“어디로 달려야해?! 곧 길이 끝난다고!”


“어디 틈 없나?! 영화같은데 보면 꼭 이런데에 틈이 있던데!”


“저기다···!”


강이훈은 내달리고 있었다. 내리막길이고, 뒤에서는 커다란 둥근 바위가 그를 쫓듯이 굴러오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체구가 비교적 작은 여성과 그에 반해서 덩치가 엄청 큰 남성이 있다.


“그냥 깔리고 다시 살아날까?”


“나는 어떡하라고?!”


“미친 소리 그만하고 틈이나 찾아!”


강이훈은 그들과 함께 계속해서 내달렸다.


‘도대체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그의 머릿속에는 이 생각만이 가득 찼다. 도대체 일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모든 일의 시작은 전날로 되돌아가야만 한다···.






“그렇게 뻣뻣해서야 어떻게 물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곡선으로! 자유롭게!”


“그걸 도대체 어떻게 하는건데요?!”


검성과 강이훈은 길을 걷다 멈춰서 검술 수련을 하고 있었다. 곧 수도에 도착하니 검성이 ‘제자의 검술 실력을 제대로 알아둬야겠다!’ 하고 멈춰세운 탓이었다.


“네 움직임이 너무나도 뻣뻣하다!”


“하지만 보이는대로 움직이고 있는건데요?!”


용검술 특성을 얻은 강이훈의 눈에는 검이 가야할 경로가 보였다. 거기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건데도 검성은 계속해서 ‘너무 뻣뻣하다’니 뭐니 하고 있다.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것과 움직이는건 다른 모양이었다.


“떼잉···. 원래같았으면 폭포 밑에서 폭포수도 시원하게 맞고 그러면서 배워야하는데 그것도 못했으니···.”


검성은 팔짱을 끼고 혀를 차며 말했다. 폭포에서 폭포수를 맞는다라···.


“···재밌겠다.”


강이훈은 솔직히 말해서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만화와 영화나··· 어디에서 그렇게 수련을 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었다.


“아니, 신성한 수련법을 가지고 재밌겠다니!”


“끄으응···.”


“아무튼··· 그런 식으로 수련을 할 시간은 없다.”


검성은 어딘지 모르게 조급해보였다. 계속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이동시간도 아깝다며 강이훈의 뒷목을 잡고 날아다니지 않던가?


“뭔가 급하게 배워야할 일이라도 있나요?”


“내가 언제까지고 너만 봐줄수는 없으니 그렇지.”


“그러면 또 저를 실전에 밀어넣으실건가요?”


처음 ‘승천’을 배울 때는 그렇게 배웠다. 검성이 다짜고짜 그를 던전에 집어던져 어떻게든 용검술 특성을 얻어 위기를 해쳐나가고는 했다. 그러면 또 그 방법을 쓰는걸까?


“그것도 생각을 해봐야겠지···. 이 근처에 뭔가 적당한게 있으려나? 잠시 보고 올 테니 여기서 ‘치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거라.”


“···예.”


검성은 잠시 자리를 떴다. 이렇게 자리를 떠도, 강이훈이 어디에 있어도 때가 되면 알아서 잘 찾아오는 사람이니 그가 걱정할 건 없었다.


강이훈은 잠시 바닥에 앉았다. ‘치수(治水)’···. 한자를 어느정도 배웠고 그리 어려운 한자는 아니었기에 그는 흙바닥을 긁어 글자를 적었다.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다스릴 치, 물 수···. 물을 다스린다는 뜻이지. 정확한 뜻은 물을 다스려 가뭄이나 홍수를 나게 하지 않는 것···.’


강이훈은 천천히 그 단어를 생각하며 뜻을 되짚었다. 그리고 스승의 말을 생각했다.


‘자, 너는 ‘승천’을 배웠지. 사실 그건 용검술의 두 번째 이치다. 첫 번째 이치는 ‘치수’다. 용이 되기 이전의 이무기는 강 속에서 물을 다스린다. 그러니 승천을 하기 전에 치수를 하는 것이지.’


“그럴거면 이걸 먼저 가르쳐줬어야하는게 아닌가···.”


그런 불만이 떠올랐지만··· 제일 멋있는걸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스승님의 마음이겠지. 강이훈은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니까 강이고 물이고 뭐를 어떻게 해야하는거냐고.’


강이훈은 흙바닥에 죽죽 곡선을 그었다. 강이랍시고 그리고 있지만 그저 곡선들의 모임일 뿐이었다.


“끄으응···.”


검성은 그저 ‘물처럼 자유롭게! 물이 그렇게 뻣뻣하게 움직이더냐! 유연하게 움직여라! 유연하게!’ 라고 말을 할 뿐이었다.


‘···어려우니까 늦게 가르친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승천? 승천은 쉽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물론 그게 숙련이 되면 더욱 더 복잡해지고 뭔가 어려워지겠지. 하지만 어쨌든 처음 배우는건 쉽다. 그에 비해서 치수는···.


‘물처럼! 물처럼 유연하고 자유롭게!’


···도통 뜬금없는 소리라 그는 알수가 없었다.


‘차라리 스승님께서 시범이라도 보여주시면 좋을텐데.’


그는 시범을 보여달라는 말도 했었다. 하지만 스승님께서는 ‘아니! 이건 개념을 깨달아야하는 문제다!’ 라며 보여주지 않으셨다.


‘개념을 깨달으라니···.’


물을 다스린다···. 도무지 알수가 없다. 물을 다스린다는게 어떤 의미인가? 물···. 흐르는 물···.


‘폭포···. 강···. 커다란 강···. 바다···.’


그는 가만히 앉아 물에 대해 생각했다. ···이게 무슨 ‘물은 답을 알고 있다’도 아니고 물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뭔가 나오나···?


‘흐르는 물···. 자연스러움···. 곡선···?’


그의 머릿속에 이제 이미지가 그려질락말락 하기 시작했다. 물과 곡선··· 거기에서 오는···.


“제자야.”


“으악! 깜짝이야!”


그때 갑자기 검성이 그를 불러 생각의 흐름이 멈췄다. 그는 바로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스승은 아주 환하게 웃고있었다.


‘아, 조금만 더 생각하면 답이 나올지도 몰랐는데!’


“뭘 그렇게 놀라느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는 스승님께 차마 화를 낼수는 없다. 이건 예의 차원의 문제였다.


“그래, 네가 수련할 곳을 찾았다.”


“정말입니까?”


이건 좋은 소식이었다. 강이훈이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이미지는 또다시 실전을 겪으면 실체화가 될지도 모른다. 저번에 던전에서도 그렇게 승천을 깨우치지 않았던가.


“그래, 저기 저 산이 보이느냐? 저 산 속에 폭포가 하나 있는데, 거기에 커다란 동굴이 생겼다는구나.”


“던전인가요?”


“던전이지. 자, 그럼 얼른 가자꾸나.”


검성이 강이훈의 뒷덜미를 잡았다. 이제 익숙해진 강이훈은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강이훈도 자신이 더 이상 소리를 지를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다.


툭, 투둑···.


“자, 잠시만요. 스승님? 제가 긁히고 있는데요?!”


하지만 산 속에 들어가 나무에 옷이 긁히고 있으니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저기요?! 스승님?!


“흐음···.”


검성은 나뭇가지 위에 멈춰 잠시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이 나약한 제자를 안 다치게 옮길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었겠지만···.


“자, 잠시만요! 스승님! 그, 그냥 가죠! 얼른 갑시다!”


검성이 잠시 멈춘 그 장소가 아주 높은 나무 위라는게 문제였다. 검성이 뒷덜미를 놓으면 바로 아래로 떨어져 즉사를 할 지도 모를··· 그런 높이였으니까.


“이래라 저래라 말이 많구나. 그래, 알겠다!”


강이훈이 허락(?)했으니 검성은 다시 뛰어올랐다. 강이훈은 그저 눈을 감고 얼른 도착하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자, 저기 보이는구나.”


“예? 뭐가 보입··· 으악!”


강이훈이 눈을 떴을때 보인 것은 아주 작게 보이는 땅이었다. 아니, 이렇게나 높이 올라왔다고? 그는 기겁할 노릇이었다.


“아,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으아아악!”


“떼잉, 하늘을 날아야할 녀석이 겨우 여기 올라왔다고 그렇게 겁을 먹기는···.”


검성은 혀를 찼지만 강이훈은 기절 직전이다. 여기가 혹시 인간이 가장 겁을 먹는다는 11m상공인걸까? 강이훈은 다시 눈을 감았다.


휘이이이이잉···!


내려가고 있는 것인지 아주 무서운 바람소리가 귀를 때렸지만 강이훈은 애써 그 소리를 무시했다. 세상엔 모르는게 약일 때가 있다.


“자, 이제는 보일거다. 봐봐라.”


“으음···.”


검성은 이제 강이훈을 바닥에 내려두었다. 강이훈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그리고 그의 눈에 보인 것은···.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


폭포가 꽤 넓어보이고 그 주변으로 계곡이 펼쳐져 있는데 그 넓은 계곡과 폭포가 좁아보일 정도로 사람이 그득했다.


“뭐···.”


“자, 여기는 서른명이 들어갑니다! 최소 서른명! 세명에서 다섯명까지 조를 짜서 들어갑니다! 최소 서른명입니다!”


갑자기 앞에서 관리원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최소 서른명? 그 정도나 들어가야하는 던전이라고? 그렇다면···.


“···난제 던전입니까?!”


“뭐···. 그렇게 됐다.”


이 정도의 인원이 가득 들어찰 정도의 던전이라면 난제던전이다. 그런데 그런거 치고라도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최소 서른 명이라고 하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백명은 넘어보였다.


“이런 곳은 저 혼자 못 들어가는데···.”


“그렇지. 팀을 짜서 가야지. 어떻게든 끼어가보거라.”


“끄으응···. 꼭 여기여야만 합니까?”


“여기만큼 좋은 곳이 어디있느냐? 물과도 가깝고··· 너도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배워야지.”


검성은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강이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사람과 어울리는 법은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그렇게 뒷통수를 많이 맞았었지···.


“끄으응···. 알겠습니다···.”


어쨌든 스승이 시키는 일이라면 해야한다. 그래, 치수의 이치를 배우는데에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겠지. 폭포 속에 있는 던전이라면 물과도 큰 관련이 있을거고, 물이 많을지도 모르니까.


“잘 다녀오너라. 나는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예, 예···.”


뭔가 스승님의 계략(?)에 말려들었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어쩔수 없다. 그는 얌전히 관리원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원이 부족해서 못 들어가는 사람들은 거기에 있기 마련이니까.


“아니! 내가 불사자인데! 나 정도면 두 사람분, 아니 몇 사람분은 더 하죠!!”


아니나 다를까 정말 인원이 부족해서 못 들어가고있는 사람이 있다. 덩치가 큰 남자 옆에 있는 작은 여성이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있었다.


‘잠깐만, 불사자라고?’


강이훈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보았다. 불사자라고? 정말로? 그는 그 이외의 불사자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스승의 말에 따르면 SSS급만이 단 한명의 개인이 가진 고유 특성이고 그 밑 등급은 다른 누군가도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고, 불사는 S급 특성이니 다른 사람도 그 특성을 가질 수 있기는 했겠지만···. 여태까지 본적은 없었다.


‘···신기하네. 정말로 불사 특성을 가지고 있나?’


“불사 특성이 있으신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규정은 규정입니다. 3인 이상의 팀이어야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던전 앞에 서있는 관리원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난제 던전부터는 들어가는 헌터의 특성을 봐야하기 때문에 ‘관찰’특성을 가진 관리원들을 고용했다. 그런 관리원이 말했으니 사실이겠지.


‘그렇다면 저 여자가 불사자인건 확실한거겠지.’


“으아아아아! 내가 괜찮다는데 왜 안되는건데!”


그 불사 특성을 가졌다는 여자는 으르렁거리며 성질을 냈다. 강이훈은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 저기···, 인원이 부족하면 저도 함께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 쪽은 또 누구신데요?”


“여, 여진아 진정해···. 같이 가주겠다는 분이시잖아···.”


불사 특성을 가졌다는 여성은 강이훈을 노려보며 굉장히 까칠하게 말했고, 그녀의 뒤에 서있는 덩치가 큰 남성이 그녀를 말렸다.


첫인상부터 굉장히 좋지 않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035. 비밀을 숨기는 자 22.09.17 429 7 12쪽
34 034. 끝까지 앞으로 22.09.16 455 7 14쪽
33 033. 글은 자세히 봐야한다 22.09.15 455 8 13쪽
32 032. 굴러가는 머리 22.09.13 444 8 13쪽
31 031. 예습의 중요성 22.09.12 464 9 12쪽
30 030. 그치라고 할수록 더 울게 된다 22.09.11 483 8 13쪽
29 029. 제안 22.09.10 493 11 13쪽
28 028. 붙잡는 손길 22.09.09 501 11 13쪽
27 027. 거센 물살처럼 22.09.08 528 10 12쪽
26 026. 이건 네놈이 가지고 있으면 안되는거야 22.09.07 550 9 13쪽
25 025. 실력검증 22.09.06 548 10 14쪽
24 024. 죽여보던가! 22.09.05 570 10 13쪽
23 023. 이 세상은 원래 22.09.04 575 11 13쪽
22 022. 이딴 세상이니까 더욱 22.09.03 592 10 13쪽
21 021. 웬 놈들이냐?! 22.09.02 606 11 14쪽
20 020. 사람을 찢어? 22.09.01 642 11 13쪽
19 019. 부서지지 않는 무기 22.08.31 689 11 13쪽
18 018. 재밌게 만들어보거라 22.08.30 693 10 13쪽
17 017. 3년만의 새 이벤트 22.08.29 776 13 12쪽
16 016. 한계를 규정하지 마라 22.08.28 813 14 12쪽
15 015. 산에서 제일 믿으면 안되는 말 22.08.27 837 15 12쪽
14 014. 존재의 증명 22.08.26 866 14 13쪽
13 013. 인간관계의 어려움 22.08.25 902 12 13쪽
12 012. 손 많이 간다 22.08.24 967 14 13쪽
11 011. 맞설 수 없다면 피해라 22.08.23 1,008 15 12쪽
» 010. 재미있는 수련 +1 22.08.22 1,088 15 12쪽
9 009. 기초를 닦기 22.08.21 1,178 18 13쪽
8 008. 첫발 내딛기 22.08.20 1,220 16 13쪽
7 007. 저 혼자서요? +1 22.08.19 1,314 18 12쪽
6 006. 사기꾼 또는 스승 22.08.18 1,465 2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