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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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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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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412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08.19 17:36
조회
1,314
추천
18
글자
12쪽

007. 저 혼자서요?

DUMMY

“허억···. 허어억···.”


“그래도 이번에 토악질은 하지 않는걸 보니 많이 발전했구나.”


그냥 쏟아낼게 없어서 더 나오지 않는거같다··· 라는 말이 강이훈의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걸 내뱉지는 않았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던전 앞이다. 자, 저기 관리원들이 보이지 않느냐?”


“설마···.”


여기를 정화하라는건 아니겠지? 그것도 혼자서? 보통 던전을 혼자서 정화하는 일은··· 거의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던전 앞에 관리원을 두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귀한 각성자들이 부족한 인원으로 던전에 들어갔다가 죽는 경우가 허다하니 그걸 막기 위해서 국가에서 고용한 관리원들이 앞에서 막고 있는 것이다.


“저 혼자서요···? 여기를요?”


“나도 같이 들어갈건데 뭐가 문제냐?”


뭐가 문제기는··· ‘다른 차원의 조력자’들은 규칙에 의해서 몬스터들을 직접 공격하지 못한다. 함께 들어간다고 해도 어차피 강이훈 혼자 싸워야한다는 뜻이다.


“어차피 죽지도 않는 녀석이 뭐가 그리 걱정이냐?”


“많이 죽으면 안되지 않습니까?!”


“내가 그리 놔두지 않을 테니 함께 가보자꾸나.”


그리고 검성은 다시 강이훈의 뒷덜미를 잡고 질질 끌고갔다.


“···던전에 입장하실 분이십니까?”


던전 관리원은 그야말로 프로다. 아무리 한 명이 뒷목을 잡고 질질 끌려오고 있어도 뭐라 하지 않고 그저 용건만을 물어보고 있다.


“그렇다.”


“두 분이십니까?”


“그렇지.”


검성은 다소 건방진 대답을 하기는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아주 난폭하지는 않았다. 정상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곳은 적어도 다섯 분이 입장하셔야하는 곳입니다. 출입이 불가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상적인 대화라고 하더라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다섯 명이라고···?! 그런 던전에 날 데려갈 생각이었다고?!’


강이훈은 기겁했다. 인원이 그만큼 필요하다는건 당연히 그만큼 어려운 던전이라는 뜻이다. 적어도 시스템이 정해둔 난이도로는 B급 정도일거다.


“흐음···. 이런 곳에 다섯명이나 들어가야한다고? 음···. 그건 아닐거같은데.”


“하지만 규정이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검성은 관리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발끝에서부터 머리까지 아주 찬찬히··· 그리고는 관리원의 눈을 쳐다보았다.


“왜, 왜이러십니까?”


그리고 검성이 손을 튕겨 딱! 하는 소리를 냈다. 관리원은 잠시 크게 움찔거리더니 다시 정자세로 섰다.


“예, 들어가시면 됩니다.”


“예?!”


도대체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그 광경에 강이훈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쉽게 된다고? 갑자기? 도대체 무슨 수를 쓴거지? 세뇌라도 시킨건가? 그 짧은 시간에?


“됐다. 들어가자꾸나.”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겁니까?!”


“뭐, 그냥 간단한 최면술 같은거지.”


“예에?!”


그런 것까지 쓸수 있다는 말인가? 아니지, 다른 차원의 조력자가 이렇게 규칙을 어겨도 되나?! 점점 경악스러워졌다.


“뭐, 나 정도로 강한 사람은 이 정도는 써줘야하는거다. 들어가자, 들어가!”


“으아아악! 살려주세요!”


“어차피 안 죽는 놈이 뭘 자꾸 살려달라는 거냐?!”


그렇게 강이훈은 멱살을 붙잡힌채로 던전 안으로 질질 끌려갔다. 들어가자마자 엘리베이터가 보였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전기가 돌아갈 리가 없다. 엘리베이터 옆에는 이 건물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려주는 듯이 층별로 안내가 있겠지만 그것조차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다.



“······으스스하네요.”


“어두우니 그렇겠지. ···지하부터 올라가면서 살펴보자꾸나.”


그제야 검성은 자신의 제자를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위로 뻗었다. 그리고 곧 그 손 끝에서 빛덩어리가 나와 주변을 비췄다. 그 빛덩어리는 곧 천장으로 가 마치 전등처럼 던전 안을 비춰주었다.


“우와···.”


“너도 강해지면 이런것도 할 수 있게 될거다.”


“그 최면이니 뭐니 하는 것도요?”


“그건 좀 더 노력해야하는거고. 자, 그럼 가자꾸나. 뭐··· 이렇게 보니 그렇게 으스스한 것같지는 않군.”


스승과 제자는 비상계단을 찾아 아래로 내려갔다. 조명이 켜지니 훨씬 더 자세히 잘 보였다. 식당의 상호가 계단에 붙어있다던가, 이 곳에 있었을 병원의 이름, 학원의 이름···.


‘여기는 예전에 커다란 상가였겠지···. 위층에는 병원도 있고, 학원도 있었을거고···. 지하에는 주차장, 그리고 1층에는 식당과 약국···.’


강이훈은 보통의 상가 건물의 구조를 생각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보통의 건물이라면 지금 가는 지하에는 주차장이 있겠지.


“자, 가거라.”


검성은 문 앞에서 멈추더니 뒤를 돌아 강이훈을 보며 말했다. 그러면서 문 손잡이는 잡고 있었다.


“예? 제가 먼저요?”


“그렇지. 네 수련이지 않느냐.”


“끄응···.”


이 앞에는 아마 주차장이 있을거다. 지하 주차장···. 사실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지하인데다가 공간도 넓다. 그와 동시에 차들이 잔뜩 주차되어 있기에 숨을 곳도 많다. 어떤 몬스터가 튀어나와도 놀랍지 않은 곳이다.


“잠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주십시오.”


검성이 문 손잡이를 잡고 있는 이상 언제 문을 확 열어버릴지도 모른다. 강이훈은 잠시 기다려달라는 뜻을 비췄다.


“뭘 마음의 준비를 해? 연다!”


“으아아! 스승님!”


하지만 검성은 그런 강이훈을 기다려주지 않고 문을 열었다. 덜컹하는 큰 소리와 함께 주차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


“뭘 그렇게 겁을 먹고 그러냐? 여기에 그렇게 포악한 몬스터가 있었으면 벌써 이 문이 걸레짝이 됐겠지!”


“그렇습니까···?”


일단 강이훈은 검을 꺼냈다. 지하주차장의 문은 작다. 그냥 사람이 한명 겨우 드나들만한 통로다. 하긴··· 청력이 좋고 난폭한 몬스터가 있었다면 계단에서부터 검성과 강이훈이 떠들었으니 그걸 듣고 뛰쳐나와 이 철문부터 부쉈겠지.


끼이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나만 버리고 가신건 아니겠지.’


“흐음···.”


하지만 곧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뒤에 검성이 있다. 그렇다면 겁을 먹을건 그래도 없다.


‘그래, 어차피 목만 안 날아가면 죽지는 않는다···!’


강이훈은 그렇게 각오를 다잡고 검을 양손으로 단단히 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세상이 이렇게 된지 3년째치고는 꽤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주차장이었다.


‘저건 의사가 타던 차겠지···? 아니면 식당 주인일지도··· 아니지, 이 건물의 주인일지도.’


강이훈은 고급 외제차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먼지가 쌓이기는 했지만 꽤 멀쩡한 차였다. 상처하나 없다. 지금이라도 시동을 걸면 작동이 될 것만 같았다.


‘이 정도면 여기에 몬스터는 없나?’


저벅저벅··· 강이훈은 계속 걸어나갔다. 혹시라도 차 안에 몬스터가 있을지도 모르니 잘 살펴보았다.


“···여기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더 잘 살펴봐라. 내 직감에는 몬스터가 여기에 있는거같구나.”


‘직감···? 그것도 특성인가? 아니면 그냥 하시는 말인가?’


그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스승이 그렇게 말을 하면 제자는 따라야하는 법이다. 강이훈은 긴장을 풀지 않고 계속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까각, 까가가각···.


그런데 갑자기 강이훈의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들렸다. 마치 금속판을 손톱으로 찢는 소리같았다. 강이훈은 주변을 살펴 그 소음의 근원을 찾으려했다.


“저긴가···?!”


강이훈의 눈에 보인 것은 엘리베이터다. 아까 주차장에 들어올때 통과했던 문과는 다르게 이 엘리베이터의 문은 완전히 찢어져 없어진 상태였다.


“지하가 더 있나···?”


보통 이런 큰 건물에는 지하의 두 층을 주차장으로 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까 내려오던 계단에서는 더 내려갈 곳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 다른 계단이 있을 수도 있겠지. 어차피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로 움직일 테니 계단 배치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까각, 까가각··· 하는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저 몬스터가 어떤 몬스터인지 간에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뜻이겠지.


“자, 준비하거라. 적이 완전히 보이면 바로 선제공격을 하는거다.”


“···예, 스승님.”


검성은 어느새 강이훈을 따라와 뒤에서 충고를 해주고 있었다. 강이훈은 그가 뒤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


“크르르르르···.”


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손이 바닥에 나타났다. 그리고 점점 그 몬스터의 본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잠깐···! 이 녀석아!”


강이훈은 그 본체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전에 튀어나갔다. 검성이 손을 뻗어 말리려 했지만 이미 강이훈이 튀어나간 뒤였다. 검성은 한숨을 푹 쉬었다.


‘어떻게 하라고 했더라···? 일단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다시 위로···!’


강이훈은 우선 땅을 짚고 있는 그 손···인지 앞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것부터 베어내려했다.


“키이이이익···!”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그 수는 통했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큰 힘을 쏟은 탓에 검이 그 몬스터에 박혀 아래에서 다시 위로 솟구치는 움직임은 하지 못했다.


“키이이익!”


그리고 그 순간 무언가가 엘리베이터가 있었을 통로에서 튀어나와 강이훈의 왼쪽 어깨를 찔렀다.


“크악!”


“제자야!”


그건 아주 얇고 긴··· 무언가였다. 꼬리라고 해야할까? 강이훈의 어깨를 관통한 그 것은 주변을 살피듯이 흔들거렸다.


“키이이익···!”


반사데미지가 들어갔는지 그 몬스터가 괴롭게 소리를 쳤다. 꼬리에서 소리를 내는지 강이훈의 어깨를 관통한 꼬리가 바르르 떨렸다.


“으아아아악···!”


강이훈은 그 꼬리를 베어내기 위해 오른손으로 검을 단단히 잡고 검으로 꼬리를 쳐냈다. 하지만 한손 뿐이라 힘이 부족했던 탓인지, 아니면 워낙에 단단해서 그런 것인지 꼬리를 잘라내지 못했다.


“크르르르···.”


그리고 이내 그 몬스터는 꼬리를 휘둘러 강이훈을 날려보냈다.


“크아악!”


“이 녀석아, 괜찮으냐?!”


강이훈이 날아가 구르기 전에 검성이 그를 붙잡았다. 다행히 그 덕분에 그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관통당한 어깨도 초재생 덕분에 빠르게 아물고 있다. 그는 다시 검을 제대로 쥐고 상대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키이이이익···. 크르르르르···.”


그 몬스터는··· 그야말로 기이하게 생겼다. 바싹 마른 다리들과 꼬리, 몸체에는 갑각이 달려있고··· 머리가 없다.


‘···머리가 없는데 어떻게 소리를 내고 있는거지?’


그런 실없는 생각이 강이훈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너무나도 기이하게 생긴걸 본 나머지 그는 정신을 살짝 잃어버렸다.


‘영화에 나오게 생겼네···.’


그야말로 외계인이 괴물로 나오는 그런 영화에 나올 법한 생김새다. 정말로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3년동안 많은 몬스터들을 보아왔지만 저만큼 기이하게 생긴건 처음 보았다.


“정신 놓지 마라, 이 녀석아! 아무리 징그럽게 생겼다고 해도 그냥 몬스터일뿐이다! 그리 강한 놈도 아니야! 생각해라! 너는 지금 이무기다! 용이 되려는 이무기란 말이다! 저딴 놈은 네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 때 검성이 뒤에서 소리쳤다. 강이훈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 내가 이무기···?!’


갑자기 붙은 설정(?)에 그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용검술이라는게 그런 뜻이었나? 용이 아니라 이무기라고?


‘아니, 그게 무슨 개소리야?! 나는 인간이라고···!’


뜬구름 잡는 소리에 검성의 제자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듣는 말이 고작 저거라니···!


“크르르르···.”


검성이 강이훈은 전혀 알아듣지 못할 그런 말이나 하고 있다 한들, 그의 제자 앞에 펼쳐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강이훈은 검을 잡았다. 어차피 죽기 밖에 더하겠는가? 그는 각오를 다지고 다시 적을 향해 달려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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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비밀을 숨기는 자 22.09.17 429 7 12쪽
34 034. 끝까지 앞으로 22.09.16 455 7 14쪽
33 033. 글은 자세히 봐야한다 22.09.15 455 8 13쪽
32 032. 굴러가는 머리 22.09.13 444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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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028. 붙잡는 손길 22.09.09 501 11 13쪽
27 027. 거센 물살처럼 22.09.08 528 10 12쪽
26 026. 이건 네놈이 가지고 있으면 안되는거야 22.09.07 550 9 13쪽
25 025. 실력검증 22.09.06 549 10 14쪽
24 024. 죽여보던가! 22.09.05 572 10 13쪽
23 023. 이 세상은 원래 22.09.04 575 11 13쪽
22 022. 이딴 세상이니까 더욱 22.09.03 593 10 13쪽
21 021. 웬 놈들이냐?! 22.09.02 606 11 14쪽
20 020. 사람을 찢어? 22.09.01 642 11 13쪽
19 019. 부서지지 않는 무기 22.08.31 690 11 13쪽
18 018. 재밌게 만들어보거라 22.08.30 693 10 13쪽
17 017. 3년만의 새 이벤트 22.08.29 777 13 12쪽
16 016. 한계를 규정하지 마라 22.08.28 814 14 12쪽
15 015. 산에서 제일 믿으면 안되는 말 22.08.27 838 15 12쪽
14 014. 존재의 증명 22.08.26 866 14 13쪽
13 013. 인간관계의 어려움 22.08.25 902 12 13쪽
12 012. 손 많이 간다 22.08.24 967 14 13쪽
11 011. 맞설 수 없다면 피해라 22.08.23 1,009 15 12쪽
10 010. 재미있는 수련 +1 22.08.22 1,088 15 12쪽
9 009. 기초를 닦기 22.08.21 1,178 18 13쪽
8 008. 첫발 내딛기 22.08.20 1,220 16 13쪽
» 007. 저 혼자서요? +1 22.08.19 1,315 18 12쪽
6 006. 사기꾼 또는 스승 22.08.18 1,465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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