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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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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70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2.24 06:00
조회
280
추천
4
글자
11쪽

천국 4

DUMMY

중간 정도 갔을 때였다. 누군가가 토마스를 불렀다.


"토마스 실베스타 공자님 아니십니까?"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토마스가 뒤를 돌아보았다.


"누구지?"


짙은 갈색 머리카락을 지닌 제법 멀끔하게 생긴 남자가 토마스에게 다가왔다.


"잭슨 브라운입니다."

"브라운?"


잭슨은 토마스에게 고개를 숙였다. 토마스는 인상을 찡그렸다.


"브라운이라니, 마력을 지닌 평민이로군. 그러나 나는 너를 모른다."

"네, 실베스타 가문의 장남께서 어떻게 저 같은 평민을 알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저는 당연히 토마스 공자님을 알고 있습니다."


잭슨은 제법 공손하게 굴었다. 토마스는 그의 태도가 퍽 마음에 들었다.


"이주하지 않고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곧 출발합니다. 출발하기 전에 잠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참이었습니다."


토마스는 잭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딱히 죽일 필요는 없겠지...'


토마스는 검 손잡이를 만지작 거리던 손을 거두었다.

잭슨은 그의 행동을 보고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공자님, 어딜 가시는 중이었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나도 딱히 목적지는 없다."

"그렇습니까?"


잭슨은 토마스를 따라다니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가문은 플로가 왕국이 세워진 다음 자작으로 승격하기로 한 상태였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어 자작의 작위도 얻지 못하고 그대로 평민으로 지내는 중이었다.


그러나 토마스는 누군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이 귀찮았다.


"그럼 나중에 또 보자고."


토마스는 급히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고자 하였다. 그러나 잭슨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저도 함께 가면 안 되겠습니까? 귀찮은 언데드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괜찮다."

"그래도..."


토마스는 너무 귀찮은 나머지 죽여버릴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지 잠깐...'


그 순간 토마스의 머릿속에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토마스는 잭슨을 향해 돌았다.


"날 따라오고 싶다면 조건이 있다."

"조건이요? 그게 무엇입니까?"

"별 건 아냐. 어쩔래? 받아들일 건가?"


고급 귀족이 제안을 하는데 마다할 평민은 없었다. 잭슨은 흔쾌히 승낙했다.


"물론입니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좋다."


토마스는 손에서 검은 마나를 끄집어냈다. 놀란 잭슨의 눈동자에 이글거리는 마나의 모습이 맺혔다.


"이, 이건..."

"죽음의 마나다."


토마스는 받아들이겠냐는 질문 따윈 다시 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잭슨에게로 마나를 흘려보냈다.


마나는 잭슨의 몸을 감싸더니 눈과 입으로 모조리 빨려 들어갔다.


잭슨의 눈동자가 한순간 검게 변하더니 다시 갈색으로 돌아왔다.

잭슨은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돌아보았다.


"이 힘은 대체..."

"죽음의 마나다."

"죽음의 마나..."


잭슨은 자신의 두 팔에 마나를 둘러보았다.

마나는 그의 본래의 색인 갈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색을 띠고 있었다.


"죽이지 않아도 되는군."

"예?"

"네 마음대로 돌아다니도록 해라. 그 힘으로 무엇이든 해도 좋다."


토마스는 자신의 원래 목적지인 아카데미로 향했다.


혼자 남은 잭슨은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다가 무언가 결심이 선 표정을 짓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


학술원의 어느 교실.

벨라는 플로가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약초 구분법과 치료법 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 약초는 독활이라고 합니다. 해열과 진통에 쓰입니다."


벨라는 약초를 하나하나 들고 설명해 나갔다.

성실한 그녀의 학생들은 약초를 직접 그려가며 학습했다.


그때 밖에서 수비를 하던 수행기사가 방으로 들이닥쳤다.


"벨라님. 누군가 오고 있습니다."

"언데드인가요?"

"언데드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자 벨라는 잠시 고민했다.

언데드가 아니라면 그녀에게 무언가를 배우러 오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일단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 주실 수 있으신가요?"

"예, 알겠습니다."


수행기사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벨라는 밖이 궁금하여 직접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녀의 학생들도 함께 창밖을 내다보았다.


"잭슨?"


벨라는 그가 누군지 알아보았다.

징글징글하게 그녀를 쫓아다니던 남자를 잊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귀찮게 되었군."


벨라는 직접 그를 쫓아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누구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학술원의 생도다."

"그렇습니까? 성함을 말씀해 주십시오."

"잭슨 브라운. 대지 속성의 마검사다."


수행기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그는 학술원의 생도가 분명했다. 그리고 들어갈 자격이 충분했다.

그러나 그가 벨라의 일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수행기사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벨라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잭슨 선배님."


벨라가 잭슨을 부르자 잭슨의 표정이 밝아졌다.


"벨라? 이곳에 있었군."

"여기는 어쩐 일이신가요?"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러 왔지."

"그러시군요."


그가 웬디를 괴롭혔었던 만큼 벨라에게 그에 대한 좋은 기억은 없었다.

벨라는 팔짱을 낀 채 잭슨을 바라보았다.


"저는 지금 중요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학술원에 특별히 볼 일이 없으시다면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나도 생도야. 들어가 볼 권리가 있어."


그의 말은 맞는 말이었다.

벨라가 그를 제지할 권리는 없었다.


"그래요, 들어오셔도 좋아요. 하지만 제가 사용하는 교실 근처에는 오지 말아 주세요."


벨라의 그 말에 잭슨은 서운함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벨라 너는 늘 나를 무시했어."

"저는 아무나 무시하지 않아요. 선배가 늘 강압적으로 저를 대했죠."

"나는 늘 진심으로 너를 대했어."


잭슨은 벨라에 대한 서운함이 커지자 이번엔 악이 받쳐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넌 날 잘못 봤어."

"왜 이래요 선배? 제발 그냥 가줘요. 이곳은 안전하니까요."


잭슨은 벨라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뭐지?'


벨라는 그의 눈빛에서 익숙한 무언가를 느꼈다. 그리고 그의 마나의 색에 점점 검은 기운이 감도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언데드 같아.'


벨라가 그리 생각함과 동시에 잭슨의 눈알이 온통 검을 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의 몸 전체도 검은 마나로 뒤덮였다.


"잭슨 선배! 어떻게 된 거예요? 검은 마나라니!"

"넌 날 잘못 봤어."


잭슨은 아까부터 같은 말만 반복했다. 그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벨라는 곧 터져 나올 것 같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가서 사람들을 보호해요!"


벨라가 수행기사들에게 외쳤다. 수행기사 중 하나만이 벨라 옆에 남고 나머지 모두는 학술원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수행기사들이 들어가자마자 잭슨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발하듯 솟아났다.

벨라는 마나로 신체를 강화하고 잭슨을 유인했다.


"이쪽이야!"


잭슨은 벨라를 무섭게 쫓아왔다.

잭슨의 몸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운은 하나하나 뱀 같은 모양이었다. 그것들은 전부 명치에서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거미와도 같았다.


'윽 징그러워.'


그 모습을 보고 태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흰자위는 모두 사라진 공허한 잭슨의 눈이 끈질기게 벨라를 좇았다.


벨라는 자신의 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잭슨의 발 밑에 슬로 마법을 계속해서 시전 했다.

이에 잭슨의 이동은 훨씬 느려졌다.


"으어어... 벨라... 넌... 날... 잘못 봤어..."


잭슨이 기괴함과 고통을 담은 목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는 이상한 음과 겹치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갖게 하였다.

벨라는 그 끔찍한 소리를 듣고 귀를 틀어막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학술원 건물에서 어느 정도 떨어지자 벨라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포레스트 돔을 시전 했다.

벨라의 포레스트 돔은 잭슨의 몸을 전체적으로 감쌌다.


"으어... 벨라... 넌..."


포레스트 돔 안에서 막힌 음성이 들려왔다.

잭슨은 돔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다.

그는 돔에 계속 몸통을 부딪혀댔다. 그러면서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마나가 돔을 이룬 나무의 사이사이를 삐져나왔다.


벨라는 잭슨이 기운이 어느 정도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시간이 좀 지나자 돔 밖으로 삐져나오던 검은 마나는 점점 그 양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 간격이 간헐적으로 변했을 때 즈음 벨라는 포레스트 돔을 해제했다.


"... 벨라... "


잭슨의 공허한 눈이 벨라의 녹색 눈동자를 보았다.

곧 잭슨의 몸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때 벨라를 지키려 달려온 수행기사가 잭슨의 목을 베어버렸다.


잭슨의 머리는 날아갔다.

잘린 목에서는 피와 검은 마나가 뒤범벅된 검붉은 액체가 나오더니 곧 앞으로 고꾸라졌다.


"윽..."


벨라와 수행기사는 한동안 잭슨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이게... 대체 뭐지."


분명히 산 사람이었음에 분명한 그는 별안간 검은 마나를 내뿜더니 시간이 흐르고 언데드가 되어 버린 듯했다.


"산 사람을 언데드로 만든 것인가?"


벨라는 그 끔찍함에 몸서리를 쳤다.


**


오스카가 교황청으로 간 지 시간이 꽤 흘렀다.

모두는 오스카가 위험에 빠졌을 거란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부재로 인해 상황을 이해하고 통제할 사람이 없는 것을 걱정했다.


"오스카 이 자식은 이 와중에 어디 간 거야?"


메리엘과 번역을 하던 중 콜린이 투덜댔다.

그들은 어느 정도 번역을 끝낸 상태였다. 오스카가 그것을 보고 해석을 할 차례였다.


메리엘은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골똘히 생각했다.


"오스카 님이 위험에 빠졌을 것 같지는 않고...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 만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긴 하죠..."


그즈음 콜린은 클리프 영지에서 살고 있는 하급 귀족인 테라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저는 테라님의 저택으로 가도 될까요?"

"네 그럼요. 제 허락은 필요 없지요. 그리고 어차피 언제든지 만날 수 있잖아요?"


그 둘은 웃으며 대강의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리하여 콜린은 자신의 번역 몫을 들고 테라의 저택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테라의 옆에서 수행도 할 겸 테라를 모실 겸 해서였다.


콜린은 나오미 교수와 오스카의 이동 사업과 아이리스의 아티팩트 사업에 투자를 해둔 탓에 재산이 미친 듯이 불어나고 있었다.


'와, 이렇게 가다간 가문 재산을 뛰어넘을지도 모르겠어.'


콜린은 그렇게 쌓인 자산을 드래곤 테라를 위해 아낌없이 사용했다.


테라의 저택은 점점 안락하게 꾸며졌고 빵과 파이를 좋아하는 테라를 위한 전문 요리사도 고용했다.

그리고 덧붙여 저택에 자신이 사용할 서재도 근사하게 만들어 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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