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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빌런

귀환한 천마가 힘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피아노빌런
작품등록일 :
2023.03.19 20:46
최근연재일 :
2023.05.26 11:2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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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842
추천수 :
4,365
글자수 :
386,298

작성
23.04.11 11:20
조회
1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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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원칙은 철저히, 목숨 빚은 확실히

DUMMY

#006화. 원칙은 철저히, 목숨 빚은 확실히






콰득-

“끄, 끄흐아악!”

털썩-


얼굴이 통째로 ‘뜯겨 나간’ 명학이 바닥에 쓰러졌다.


콰직-


동시에, 성현이 그의 머리를 밟아 터트렸고.


“허, 허억!”


망을 보던 빌런이 그 모습을 보고 숨넘어갈 듯한 표정을 했다. 명학을 끝장낸 성현이 무옥진을 해제한 덕분에, 그제야 빌런들의 시체가 보였거든.


“아! 그러고 보니, 한 놈 더 있었지?”


히죽 웃는 성현을 본 빌런이, 잠시 상황 파악이 안 된 얼굴로 성현과 그 앞의 시체들을 번갈아 봤다.


“히, 히익!”


물론 골목 밖에서 망을 보던 그로서는 무옥진 때문에 다른 빌런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그런 거야 상관없었다.


‘이, 이명학이 제대로 반항도 못 하고···.’


고작해야 브론즈 랭크인 자신보다 훨씬 강한 명학이 아무것도 못 하고 죽어버린 것도 있지만.


‘거기다 자기 형이 누군지도 밝혔는데···.’


이명학이 살려달라고 발버둥치며, 자신의 형이 빌런 협회의 블랙 랭크 빌런, ‘이명준’이란 사실을 말했음에도 죽었거든.


‘브, 블랙 랭크를 무서워하지 않았어···.’


빌런 협회.


악질 중에서도 악질인 각성자들이, 헌터 관리국의 각성자 범죄 전담반에 대항해 만든 범죄 단체. 분명 자기들끼리 살려고 만든 단체긴 하지만, 아무래도 악질들이 모여있는 만큼 협회 설립 초기에는 내부 인원끼리도 마찰이 꽤 있었다.


그래서 도입한 게 랭크 시스템.


브론즈-실버-골드-블랙의 4단계로 운용되는 랭크 시스템이 꽤 자리를 잡은 이후로는 협회 내부의 마찰이 좀 줄어들었다.


다짜고짜 칼부터 꺼내들지 않아도, 서로의 강함을 ‘랭크 배지’로 알 수 있게 됐거든.


‘그것도 이명준은 정식으로 블랙 배지를 단 게 아니라, 그 전에 있던 다른 배지 소유자를 죽이고 블랙 배지를 단 건데···.’


그리고 자신과 같은 브론즈 등급의 협회원이라면 모를까, 블랙 등급 정도 되는 빌런은 웬만한 일반인도 다 안다. 그들이 일으킨 사건들이 여간 굵직한 것들이 아니었으니까.


‘무서워하긴커녕 그냥 비웃었다···.’


그런데 성현은 달랐다.


이명학이 자신이 이명준의 동생이라는 걸 강조하며, 자신을 죽인다면 반드시 후환이 있을 거라고 울부짖었음에도.


- 그래서? 네놈이 누구한테 죽었는지 그놈이 알 수 있을까?


저 한 마디로, 명학의 입을 닫게 만들었으니까.


‘이명준의 동생도 아무렇지 않게 죽였는데··· 나, 나 같은 건 그냥 죽일 거야. 난 죽기 싫어!’


그 생각이 드니, 그 다음부터는 상황판단이 빨랐다.


챙그랑-

“살려만 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


어차피 이만한 실력자 앞에서 도망치겠답시고 등을 보이면 100% 죽는다.


“저는 쓸모가 많은 놈입니다!”


물론, 목숨을 구걸한다고 100% 산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0%의 가능성보다는 0.1%의 가능성이 낫지 않은가.


“내가 니 형님들을 전부 쳐죽였는데 화도 안 나?”


그리고 빌런의 전략은 주효했다.


“그놈들은 죽어 마땅할 만큼 나쁜 놈들이었습니다!”

“너도 그 이상한 배지 단 거 보니까 같은 소속 같은데? 지금도 나 죽이러 같이 온 거잖아.”

“그, 그건 형님들이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래도 저는 선생님의 물건만 빼앗고 죽이지는 말자고 말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망만 봤습니다!”


물론 중간에 거짓말이 좀 많이 섞이긴 했지만, 성현이 그 거짓말을 확인할 방법은 없었으니까.


“아이씨. 이럼 애매한데··· 저놈들 족칠 때 너까지 불러서 어떻게 죽을지 물어볼 걸 그랬다.”


그 판단에 더해, 빌런은 오늘 운이 좋아도 아주 좋았다.


“히, 히익! 사, 살고 싶습니다··· 흐흑.”

“이럼 나가린데···.”


그는 망만 본 덕에 ‘무옥진’의 반경 안을 들어오지 못했고, 그 덕분에 다른 빌런들처럼 직접적으로 성현에게 칼을 들이밀지도, ‘지금 돌아가면 살려줄 테니, 그냥 가라.’라는 얘기를 듣지도 못했거든.


“너도 원래는 날 죽이러 온 놈이라 기준이 애매하긴 한데···.”


그리고 빌런이 운이 좋은 이유는, 성현이 스스로에게 건 제약이자, 절차와 관련됐고.


“뭐, 확실히 넌 망만 봤지.”

“망을 보면서도 죄 없는 선량한 시민을 겁박하지 말자고 몇 번이나 외치고 싶었습니다!”


무림 시절, 성현은 자신의 인간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칼도 안 뽑았고.”

“저는 칼 같은 건 무서워서 잘 만지지도 못합니다! 그냥 길 가다 누가 시비라도 걸까 봐 호신용으로 찬 겁니다!”


안 그래도 강시 시술을 받아 인간이 아니게 된 자신이, 만 단위의 사람들을 학살하며 ‘인간성’까지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좀 무서울 때가 있었거든.


“변명할 거면 좀 제대로 해라.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한다고 말하기엔, 네놈도 피 좀 본 놈 같은데. 기운 다 읽혀, 인마.”

“히, 히익!”


성현이 먼저 상대를 족친 일은 웬만해선 없지만, 그걸 따져도 그는 무림에서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으니까.


“그래도 이건 뭐, 죽이고 싶긴 한데 죽일 건수가 없네?”


그렇게 스스로에 건 제약의 첫째는, 상대가 잘못했어도 한 번은 살 기회를 열어줄 것.


“저, 저는 쓸모가 많은 놈입니다! 뭐든 하겠습니다!”


둘째는, 상대가 욕설을 내뱉든 칼을 빼 들든. 먼저 덤비기 전까지는 성현도 액션 취하지 않기.


“진짜? 뭐든 할래?”


그리고 셋째는, 최소한의 ‘살려줄 이유’를 위해, 항상 대가를 받아낼 것.


“뭐든, 뭐든 하겠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이제껏 이 세 가지 조건이 사람을 많이도 살렸다.


“그래, 뭐든 한다면야 살려줄 수도 있지.”


그의 인벤토리에 무림의 보물이 가득 들어찬 것도 이 세 가지 조건 때문이고, 정마대전 당시 성현에게 칼을 빼든 문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이것 때문이다.


직접 칼을 빼 들고 찾아온 녀석들은 모두 죽였지만, 그 외에는 연좌제를 적용하지 않고 ‘목숨 빚’만 받았거든.


“그래도, 네 목숨 빚은 갚아야지?”


그리고 망을 보던 빌런은 운 좋게도 앞선 두 가지 조건을 충족했으니, 살아남을 수 있었다만.


“네놈이 정말 쓸모가 많은 놈이길 바란다.”

“뭐든 시켜주십시오!”


아직, 세 번째 조건. 목숨을 살려주는 대가를 받는 게 남았으니.


“네가 할 일이 몇 개 있기는 한데, 일단은···.”


성현이 담벼락 위에 걸터앉아서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말했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좀 듣지. 지난 20년간,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길래 너희 같은 놈들이 대낮에 나 같은 선량한 시민을 노릴 수 있는지 말이야.”


다만, 빌런은 몰랐다.


“저, 저는 빌런 협회 소속입니다. 빌런 협회는 한국에 자리 잡은 세 거대 단체. 헌터 관리국, 게이트 키퍼, 각성자 연합을 제외한 최대 규모의 단체로···.”


‘목숨 빚’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털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


“흠흠~”


진열대를 닦던 금은방 주인이 콧노래를 불렀다.


“그놈, 그 금붙이를 얼마나 가지고 있으려나?”


빌런 협회와는 장물 거래를 주로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의뢰’를 하기도 했거든.


“흐흐, 협회 놈들이랑 거래를 트길 잘했다니까. 덕분에 각성자 범죄를 당할 일도 없고, 이렇게 돈도 벌고.”


그리고 뒤탈이 없을 법한 대상만 잘 고르면야, 이거야말로 창조경제가 아닐 수 없었으니.


“이 맛에 내가 이 짓을 못 끊지.”


금은방 주인은, 금붙이를 가져올 빌런들을 기다렸는데.


따릉-


그때, 가게 문이 열렸다.


“아이구! 오셨슴까!”


가게로 들어온 사람을 본 주인이 반색했다. 들어온 사람이, 명학을 따라갔던 빌런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일찍 오셨네요? 그놈이 물건이 있는 위치를 순순히 불었나 봅니다?”


명학과 빌런들이 성현을 잡으러 골목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 밖에서 망을 보고 있던 빌런 말이다.


“약속드린 돈은 여기···.”


실실 웃으며 테이블 밑에서 돈을 꺼내던 주인이, 문득 빌런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


“근데, 왜 그리 땀을 흘리시는지··· 괜찮으십니까?”


이명학 패거리 안에서야 쩌리 취급을 받기는 해도 사람 꽤나 죽여본 놈답게 언제나 흉흉한 기세를 풍기던 빌런이, 온통 식은땀을 흘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한겨울에 속옷만 입고 밖에 나온 사람처럼 덜덜 떨고 있었던 거다.


“그, 그분이 전하라신다.”


뭔가가 불안해도 엄청 불안한지, 이리저리 쉴 새 없이 눈알을 굴리면서 말이다.


“다, 다른 마음을 품으면 죽는다는 말은 했다고!”


곧 들어올 떼돈에 한창 기분이 좋던 금은방 주인도, 그때쯤엔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걸 알았으니.


스윽-


그가 진열대 밑에 붙여둔 ‘산탄총’으로 슬그머니 손을 옮겼다.


성현이 없었던 20년 동안,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이게 다 너 때문이다···.”


각성자 범죄가 증가하고 ‘빌런 협회’ 같은 단체가 생기는 등, 각성자들의 일탈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었거든.


“네, 네가 그놈··· 아니.”


거기에 간혹 게이트 브레이크 같은 것도 일어나며 민간인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잦아지다 보니, 한국과 같이 총기 규제가 심한 나라도 결국은 규제를 완화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분에 대한 의뢰만 안 했어도···!”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초인들과 인간 따위는 손쉽게 찢어버릴 수 있는 몬스터 사이에서, 아무런 힘 없는 민간인도 최소한의 자기방어 수단은 가질 수 있게 말이다.


“이런 씨···!”


빌런 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쁜 짓을 꽤 해본 사람답게, 주인장은 상황판단이 빨랐다.


철컥-!


하지만.


스슥-


망만 보던 놈이라고 해도 빌런 협회에 소속된 살인의 프로. 자신을 향해 겨눠지는 총구를 보고, 그의 몸이 즉시 반응했다.


탕-!


덕분에 금은방 주인의 총은 한 타임 늦게 나갔고.


픽-


총알이 헌터의 팔을 스치긴 했지만.


콰득-

“끄, 끄허어···.”


그게 끝이었다.


“너만 아니었어도 이런 일은···.”


빌런의 손이, 주인장의 심장을 그대로 꿰뚫어버린 거다.


촤륵-


주인장을 단 한 수에 살해한 빌런이 손을 털자, 금은방 주인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 씹새끼··· 뒤탈 없는 건수는 씨발.”


빌런들과의 협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사람이, 빌런의 손에 결국 목숨을 잃은 거다.


“이것만··· 이제 이것만 처리하면 난 살 수 있어.”


주인을 처리한 빌런이, 가게 안의 CCTV를 떼어 냈다. 이미 녹화된 영상이 담긴 저장소도 파괴했고.


덥석-

‘그놈은 상대가 자기를 죽이려는 방식 그대로 상대를 죽인다고 했지. 이놈은 살해 의뢰를 했으니, 의뢰금을 챙겨야지. 그놈 방식대로.’


그 뒤에는, 금은방 주인이 내놓은 돈 봉투와 성현이 금은방 주인에게 미리 팔았던 은자를 챙겨 가게를 나섰다.


‘살 수 있다, 나는 살 수 있어!’


성현에게 돌아가기 위해 말이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어, 시키는 대로 했으니까 살려줄 거야···.’


그대로 빌런 협회로 도망가는 건 사실 생각도 못 했다. 그만큼이나 성현이라는 존재가 준 본능적인 공포가 그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탓이다.


“흔적 안 남게 잘 처리했지?”

“물론입니다.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닙니다.”

“아깐 칼은 그냥 호신용으로 차고 다니는 거라며? 근데 이런 일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라고?”

“그, 그건···.”

“됐고, 수고했다. 이걸로 그놈의 빚 청산은 끝났어.”


성현이 히죽 웃자, 빌런도 환하게 웃었다.


“그, 그럼 저는 보내주시는 겁니까!”


그가 이대로 자신을 보내줄 줄 알았거든.


“내가 왜?”

“부, 분명 시키는 대로 하면 살려주신다고···.”

“일을 하나만 시킨다는 얘기는 안 했는데? 내 목숨값이 그렇게 싸 보여?”


물론, 그만의 착각이었지만.


“비싸 보이십니다!”


그래도 빌런은 거기에 대해 반항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지? 그러니까 이렇게 쉬운 일 하나로 끝내는 건 말이 안 되지?”

“옳은 말씀입니다!”


자신이 금은방에 다녀올 시간 동안 시체 옆에서 평온하게 명상이나 하고 있던 성현이, 더 공포스럽게 느껴진 탓이다.


“겁은 많아도 머리는 잘 돌아가네. 오래 살겠어.”

“감사합니다!”


빌런의 반응에 만족한 성현이 시체들 쪽으로 손을 뻗자, 빌런들의 옷에 달려있던 ‘배지’들이, 허공섭물의 묘리를 통해 그의 손에 빨려들었다.


‘여, 염동력 스킬까지!’


그걸 본 빌런이 사소한 오해를 했다.


‘염동력 스킬은 S급 헌터들의 전유물이라고 들었는데··· 이놈이 세긴 세구나!’


허공섭물도 웬만한 고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거지만, 그와 비슷한 염동력 스킬도 마력 소모가 심해 S급이 되기 전엔 그 누구도 쓸 수 없는 스킬이라 들었거든.


‘내가 지금 여기서 도망쳐도 이명학의 형, 이명준이 날 찾겠지. 그럼 난 반드시 죽을 거야··· 그놈 성격에 동생이 죽었는데 나 혼자 살아있으면 자초지종을 묻지도 않고 날 죽일 놈이니까.’


즉, 빌런이 성현의 헌터 등급은 제대로 몰라도 그가 엄청나게 세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았으니.


‘근데 어쩌면··· 이놈 곁에 붙어있다면,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빌런이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


“뭐든 분부만 내려주십시오!”


그를 처음 봤을 때는 오줌을 쌀 정도로 겁먹긴 했지만, 그와 오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그의 말을 따르는 한 그가 자신을 죽이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들었고, 잘 생각해 보면 어차피 자신이 살려면 성현에게 붙어야 하니, 그때부터는 머리가 좀 더 매끄럽게 돌아간 덕분이다.


“하, 새끼.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야.”


물론 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성현이 아니었지만.


“저, 저는 그냥 충성을 다하고자···.”


그래도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래, 그래. 알겠으니까.”


상대가 무슨 꿍꿍이가 있든 간에, 그게 뭔지 귀찮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 꿍꿍이가 자신에게 발톱을 드러내는 거면, 그때 가서 죽이면 되니까.


“네가 아까 말했었지? 빌런 협회는 앞서 말한 헌터 관리국, 게이트 키퍼, 각성자 연합과는 달리 음지에서 활동하는 애들이라고.”


지금은 빈둥거릴 계획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거든.


“그러면, 신분 세탁이나 과거 세탁 같은 거 할 줄 아는 곳도 알겠네? 아님 뭐, 사람을 찾아준다든가··· 물건을 찾아준다든가 하는 곳도 아나?”


성현의 말에 빌런이 즉시 고개를 숙였다.


“예, 압니다. 오늘의 그 금은방처럼, 저희 협회와 제휴를 맺은 곳이 꽤 많습니다. 개중에는 당연히 흥신소도 있습니다.”

“흥신소? 아아, 사람 찾는 건 역시 흥신소겠네. 신분 세탁은?”

“그런 걸 처리할 수 있을 만큼 큰 곳도 있습니다.”

“대신, 막 인신매매를 한다든가 하는 너무 쓰레기 같은 놈들이면 안 돼. 나도 나름의 철칙이 있거든.”


그 말을 들은 빌런이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웃으면서 사람 넷을 찢어 죽인 놈이 철칙이라니···.’


물론.


“그런 철칙이 없다면 너도 죽었을 거야.”

“마음이 넓으십니다!”


딱, 생각까지였지만.


“그래서, 내가 말한 조건에 해당하는 곳이 있나?”

“그게··· 저희와 거래를 하는 놈들이 다 질이 안 좋은 놈들이라···.”

“그러면 널 살려둘 가치가 없는데.”


성현의 말에 빌런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생각해 보니, 조금 덜 나쁜 곳이 한 곳 있기는 합니다. 신분 세탁은 저희 협회원들도 꽤 이용하는 서비스라, 업체가 많거든요.”


그리고 그게.


“그래, 어딘데?”

“다운파이브 길드입니다.”

“뭐?”

“다운파이브요.”

“···다운이면 아래. 아래 하. 파이브는 다섯. 다섯 오. 그러면, 한자는 달라도 하오문?”

“예?”


미래에 한국을 쥐락펴락할 다운파이브의 오혜성과, 그런 오혜성을 쥐락펴락할 성현의 첫 만남이 성사된 계기였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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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천마가 힘을 숨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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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죽일 수는 없잖아 +5 23.05.01 4,714 57 15쪽
30 30분이면 충분하지 +5 23.04.30 4,950 58 16쪽
29 발연기가 필요해 +6 23.04.29 5,146 60 15쪽
28 멸망의 섬 +6 23.04.29 5,635 60 13쪽
27 뺨 때리기 왕자 +6 23.04.28 5,827 68 15쪽
26 북한으로 +6 23.04.27 6,225 76 15쪽
25 그 나라가 또? +4 23.04.26 6,514 80 16쪽
24 극마검 +4 23.04.26 6,449 82 14쪽
23 검을 들다 +10 23.04.25 6,507 77 16쪽
22 짐승은 짐승처럼 +4 23.04.24 6,682 75 15쪽
21 몸값은 스스로 올리는 법 +6 23.04.24 6,903 82 16쪽
20 내 칼은 차원도 찢어 +8 23.04.23 6,950 81 16쪽
19 귀환자를 패는 손맛은 두 배 +10 23.04.22 7,152 73 15쪽
18 니들은 그거 없냐? +8 23.04.21 7,195 74 17쪽
17 무림의 향기 +8 23.04.20 7,309 79 16쪽
16 귀환자를 벌써 찾음 +2 23.04.19 7,622 81 15쪽
15 관리국으로 +2 23.04.19 7,753 79 15쪽
14 막아 봐 +4 23.04.18 7,748 89 14쪽
13 천마는 이빨요정 +7 23.04.17 7,928 86 15쪽
12 천마는 쉬고 싶(었)다 +2 23.04.16 8,458 85 16쪽
11 우리 길드장은 S급 +5 23.04.15 8,927 96 16쪽
10 이발이 하고 싶어요 +5 23.04.14 9,233 108 16쪽
9 상대가 내 말을 안 들으면 덜 맞은 거다 +6 23.04.13 9,388 107 15쪽
8 줄타기는 제대로 해야지 +2 23.04.13 9,432 113 14쪽
7 다운파이브 +4 23.04.12 10,474 104 13쪽
» 원칙은 철저히, 목숨 빚은 확실히 +6 23.04.11 11,355 120 16쪽
5 말하는 대로 +8 23.04.10 11,895 127 15쪽
4 천마는 돈이 필요해요 +8 23.04.10 12,769 133 15쪽
3 200년이 아니라 20년 +14 23.04.10 14,023 136 13쪽
2 무림에 찾아온 평화, 지구에 찾아온 위협 +5 23.04.10 16,702 14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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