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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느님의 서재입니다.

흑사(黑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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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윤하느님
작품등록일 :
2017.06.26 22:26
최근연재일 :
2017.09.25 22:3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715
추천수 :
107
글자수 :
249,912

작성
17.06.30 17:30
조회
541
추천
4
글자
9쪽

#5 일일호위무사(part 2)(완)

재밌게 읽어주세요!




DUMMY

“백재화님에게 여러 도움을 받은 건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갈 곳 없던 저희에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살 곳을 주시고, 이런 저희를 배려해주셨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누군가를 지킬 정도로 강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무영의 말에 기환이 씁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무영의 말에서 어떤 기억이 불현 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시금 생각나는 그 날의 기억···.

그것이 지금까지도 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에 기환은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드르륵

그때 무영이 문도 열지 않았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류가 모습을 드러냈다. 류는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제가 가겠습니다!”

“......”

“보수 주는 거 맞죠?”

“.....”

한 동안의 침묵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이 미친놈이 뭐라는 거지?

무영은 자신의 손을 얼굴에 갖다 대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칼은 쓸 줄 아냐?”

“무슨 섭섭한 소리를 하고 계세요! 당연히 못쓰죠! 의사가 칼 쓰는 거 본적 있어요?”

“그러면서 네가 무슨 호위야!!”

“대신 칼에 찔려도 살려낼 수 있잖아요!”

류의 당당한 대답에 무영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 칼에 찔리면 살릴 순 있겠지.

“제 응급처치 하나면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습니다!”

“... 너의 응급처치랑 칼에 찔리는 것 중에 칼에 찔려서 사는 확률이 더 높다는 건 모르냐?! 이 돌팔이의사새끼가!”

“컥”

무영이 그대로 류를 앞발차기로 차자 류는 외마디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가떨어졌다.

“왜 난 너만 보면 화가 나지? 내가 분노조절장애인건가? 아니면 네가 내 화를 돋우는데 천재적인 일가견이 있는 걸까?”

류가 뒤로 엎어진 상태에서 손가락 하나를 겨우 들어올렸다.

“아마 전자가 맞는 거 같아요.”

“할아범... 오늘 묘자리 하나 구해놔야겠어”

“히익!”

류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듯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키기 무섭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무영은 그런 류를 쫓아 빠르게 뛰어나갔다.

“너 거기 안서?!”

“잡히면 죽을 텐데 뭐 하러 서요!!”

류는 재빠르게 담을 넘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뒤를 무영이 매섭게 뒤쫓았다.

“허허. 어디다 묘를 세워야 좋으려나.”

그사이, 방안엔 백재화와 기환이 남아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 기환은 차를 마셨고, 백재화는 처음의 기세와는 달리 축 늘어진 채로 앉아있었다. 무영이 백재화의 부탁을 거절해서 풀이 죽은 것 같았다. 기환이 백재화를 흘깃 쳐다보고는 차를 내려놓았다.

“걱정 마십시오.백재화님. 제가 무영이를 설득시켜 보겠습니다.”

“그, 그 말 정말이십니까?”

풀이 죽어 축 늘어져 있던 백재화가 순식간에 기운을 차려 생기가득한 눈으로 기환을 쳐다봤다. 기환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어떻게 말씀이십니까?”

백재화의 물음엔 약간의 불안과 기대가 묻어나왔다. 그걸 놓칠 리 없는 기환은 그의 말에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무영을 호위로 세우려는 이유가 단순한 자객들로부터의 호위는 아닐 테지요. 아마 시몬가조차도 믿지 못해서 호위를 맡기시려는 건 아닙니까? 이렇게 직접 찾아오실 정도라면 이미 오늘 습격한 자객들이 시몬가출신의 자객이란 걸 눈치 채셨을 텐데 그건 왜 숨기고 말하신 건지?”

“하, 하하······. 역시 다 알고 계셨습니까? 역시 전 흑사 ‘정보사령관’ 이군요. 어디서 이런 비밀정보를 구하시는지 매번 궁금합니다.”

“허허. 뭐 그냥 노망난 노인의 직감입니다. 그보다 이제 정확한 정황을 설명해주시는 게 어떠신지요.”

“알겠습니다.”

백재화는 자신의 품을 뒤져 작은 종이뭉치 2개를 꺼내들었다. 그는 꺼내든 종이뭉치를 책상에 펼쳐놓았다. 그 종이에는 시몬가의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었다.

“현재 친위대회의에서 계속해서 언급되는 가문이 저희 이화가의 동맹가인 시몬가 입니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조용했던 가문인데 ‘로 시몬’ 의 딸 ‘초이 시몬’ 이 가주로 오르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마땅한 증거는 없어 범인으로는 지목된 적은 없지만 침입한 자객들이 바람속성을 다루는 것과(시몬가는 바람속성으로 유명하다.)더불어 그들이 입고 다니던 복장을 보면 시몬가의 자객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시몬가와 동맹관계인지라 건들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내일 있을 친위대회의의 결과에 따라 행동을 취해야하는데, 시몬가 행사참여야 매년 해오던 것이라 상관은 없지만 이런 일이 터진 직후라 설화 혼자 보내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저나 아버님이 갔으면 몰라도······.”

“흠. 그렇군요. 허나 아직 시몬가가 범인이란 확실한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범인이 아니라 해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환이 자신의 턱수염을 가다듬었다.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하였다. 백재화는 그의 말을 듣기 위해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기환이 살짝 시선을 돌려 시계를 쳐다보았다. 시계는 벌써 12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돌아가시는 게 어떠실는지. 제가 무영이에겐 잘 말해보겠습니다.”

기환의 말에 백재화가 시계를 슥 쳐다보더니 시간이 늦었다는 걸 깨닫고 자리에서 급히 일어났다.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소한 친위대회의가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좋습니다. 그때까지만 이라도······.”

“알겠습니다.”

기환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에 백재화는 안심이 된다는 듯 가볍게 목례를 한 후 설화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어라? 백재화님은 벌써 간 거야?”

한참 후 얼굴 몇 군데가 부어오른 류를 한손으로 질질 끌고 오는 무영이 기환에게 물었다. 무영은 인상을 쓰며 끌고 왔던 류를 구석에 집어던졌다. 어찌 보면 잔인해(?)보일 수도 있었으나 일상이라는 듯 기환은 담담했다. 기환이 앉아 있는 채로 손바닥을 까딱거렸다. 와서 앉으라는 의미였다. 무영이 기환의 마주 편에 앉았다. 무영이 앉자 기환이 입을 열었다.

“내일 설화님의 호위를 한다고 말씀드렸다.”

“뭐?!”

무영이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기환은 담담히 말을 이어나갔다.

“이화가 정원을 아주 시원하게 박살냈더구나.”

“......”

“그걸 다시 복구하려면 꽤나 돈이 들 텐데 말이다.”

“어, 어이. 할아범.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 이였다고?”

무영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기환을 쳐다봤다.

“자객 정도라면 굳이 ‘부분 직계소환’을 하지 않았어도 다 잡을 수 있었을 텐데.”

“류 저자식이랑 그 마녀공주만 안 들고 있었어도 그랬겠지. 그 둘을 지키면서 싸우느라 애 좀 먹었다고.”

기환이 무영을 노려보자 무영이 눈을 회피했다. 기환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영아. 우리는 지금 정체를 숨겨야 하는 상황인 걸 전혀 모르는 것이냐? 저번엔 수련 중에 고기 구워 먹는다고 산을 태우지를 않나.”

“류 그자식이 기름을!!”

“장작 좀 패 오랬더니 무슨 예술 작품을 만들어 오질 않나.”

“그것도 내가 패 논 장작을 류 저자식이!”

다시금 떠오르는 기억에 무영이 분노의 눈초리로 쓰러져있는 류를 노려봤다. 류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채 쓰러져있었다. 기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무영아. 네가 흑사에 있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본 건 나도 기뻤단다. 흑사에 있었을 당시의 너는 무뚝뚝하고 말도 잘 안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흑사가 해체 된 지금 너를 밀고 도와주는 친구가 생겼는데 그 인연을 끊으려는 게냐?”

“인연을 끊는다니... 고작 이번한번······.”

“일반인도 아닌 최고위 귀족이 너 같은 평민에게 고개까지 숙이셨다. 그게 무얼 뜻하는지 아느냐?”

“그건······.”

“아직도 2년 전의 그 일을 떠올리고 있는 거라면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거라.”

“......”

“지금의 넌 흑사의 흑신이 아닌 일반 평민무영이다. 과거에 얽매여 다시금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거라, 무영아.”

“.....”

무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기환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무영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칠흑 같은 어둠과 함께 한 여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무영의 턱 부분까지 닿는 아담한 키에, 바다를 보는 듯 한 푸른색의 긴 머리는 그녀의 가슴부근까지 뻗어있었다. 그녀는 푸른색의 눈동자에 웃는 모습이 정말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는 이미······.

댕댕댕

그때 시계가 12시 정각을 가리키며 종을 울렸다. 그 소리에 무영이 눈을 뜨자 기환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기환이 문손잡이를 잡고 멈춰 섰다.

“시간이 늦었으니 쉬거라. 이 이상 아무 말 않겠다.”

그 말과 함께 기환은 문을 닫으며 방에서 나갔다. 방안은 정적으로 가득했다.




















#5 일일호위무사(part 2)(완) -끝-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과 댓글! *^^*


작가의말

곧 주말이에요!! 조금만 더힘내세요 독자분들




글꼴 맑은고딕, 크기 15, 줄간격 200으로 보시면 재밌게 보실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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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 그림자단 Ⅲ(part 1) 17.07.11 354 2 9쪽
19 #18 그림자단Ⅱ(part 3)(완) 17.07.10 385 2 13쪽
18 #17 그림자단Ⅱ(part 2) 17.07.08 400 2 9쪽
17 #16 그림자단Ⅱ(part 1) 17.07.07 383 2 14쪽
16 #15 그림자단 Ⅰ(part 3)(완) 17.07.06 367 3 12쪽
15 #14 그림자단 Ⅰ(part 2) 17.07.05 440 2 9쪽
14 #13 그림자단 Ⅰ(part 1) 17.07.05 487 2 11쪽
13 #12 시몬가Ⅱ(part 4)(완) 17.07.04 454 3 10쪽
12 #11 시몬가Ⅱ(part 3) 17.07.04 402 3 12쪽
11 #10 시몬가Ⅱ(part 2) 17.07.03 442 4 10쪽
10 #9 시몬가Ⅱ(part 1) 17.07.03 453 3 11쪽
9 #8 시몬가Ⅰ(part 3)(완) 17.07.01 457 3 10쪽
8 #7 시몬가Ⅰ(part 2) 17.07.01 427 3 9쪽
7 #6 시몬가Ⅰ(part 1) +2 17.06.30 534 4 9쪽
» #5 일일호위무사(part 2)(완) 17.06.30 542 4 9쪽
5 #4 일일호위무사(part 1) 17.06.29 626 4 9쪽
4 #3 이화가(異火家)(part 2)(완) 17.06.29 673 5 11쪽
3 #2 이화가(異火家)(part 1) +2 17.06.28 842 4 11쪽
2 #1 흑사의 멸망 +2 17.06.27 1,079 5 16쪽
1 prologue +6 17.06.26 1,702 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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