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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돌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작은 신의 아이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완결

장돌선생
작품등록일 :
2018.06.04 01:15
최근연재일 :
2018.11.28 10:51
연재수 :
8 회
조회수 :
481
추천수 :
6
글자수 :
32,370

작성
18.06.18 00:54
조회
48
추천
0
글자
8쪽

GIFT(2)

.




DUMMY

“지상에 올라와서 본 현실은 참혹했다. 힘을 얻은 인간들은 자만하였고, 오만하였다. 물론 거부하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곧 동화되었다. 우리의 다툼과는 상관없는 인간이 괴물같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야기하는 아이의 눈에서 아련함이 묻어 나왔다. 그런 아이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지호는 부른 배를 집어 넣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나는 결국 다른 3명의 신에게 반대하였고, 그들은 나를 장애물로 여기기 시작했다. 서로 부딪히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 때마침 마지막으로 남은 신이 올라왔다. 그의 이름은 히미트리. 나는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나 혼자 그들을 상대하기에는 수적으로 불리 하였기에 그의 도움이 절실하였다. 하지만 그 역시 인간들에게 능력을 주면서 나를 외면하였다. 다른 이유가 있어보였지만, 그도 다르진 않았다.”


“그러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방관의 신’,‘무자비한 신’이 너라는 말이야?”


집중해서 듣던 지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어보았다.


“인간들이 나를 어떻게 부르는지는 관심도 없을 뿐더러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거는 나는 방관하지 않았다. 다른 신들에게 맞섰지만, 역시 혼자 힘으로는 무리였던 것이다. 나는 그들과의 싸움으로 큰 상처를 입고,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며 모습을 감출 수 밖에 없었다.”


아이는 자신의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분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그런 아이의 표정을 본 지호는 더 들어보기로 생각하였다.


“곧바로, ‘어느 신’에 의해서 인간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였고, 그것이 신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라그나로크’인 것이다. ”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역시 쉽게 믿을 수가 없다.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짐작조차 안되었다.


“저기, 이쯤 되니까 내 지식을 의심하게 된다고, 나는 분명 신의 능력을 받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인간들이 벌인 전쟁이라 배웠는데, 갑자기 그런 장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먼 나라 이야기 같다니까.”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바뀌어 버린 탓도 있지만, 아마 자기들 입맛대로 역사를 왜곡한 것이겠지. 아무튼 그 뒤에는 무슨 이유인지 끝이 보이지 않던 전쟁은 끝을 맺었고, 신들 또한 유일신의 자리를 놓고 싸우지 않았다.”


잠시 뜸을 드리고 긴장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아이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때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잠시 쉬는 것일 뿐, 그 녀석들이 쉽게 포기할 정도로 이 자리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잠깐, 그렇게 중요한 자리인데 어째서 나 같은 놈이랑 같이 가려하는거야. 지금 당장이라도 쳐들어갈 거 같은데··· 나는 네 기대와는 다르게 능력도 없는··· 쓸모 없는 낙오자일 뿐이라고.”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히 지호는 자격 미달이다. 아니 어느 누가 이런 스펙타클한 이야기에 낄 수 있을까. 지호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없다. 나는 분명히 지호 네게 능력을 주었다.”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아이가 말하였다.


“드디어 확실해졌네. 네가 찾는 지호라는 놈이 나랑 이름도 같은데 정-말 똑같이 생긴 거야. 그래서 네가 나를 그놈이라고 착각 한거고. 그럼 그렇지 괜히 긴장하고 있었잖아.”


안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그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에 끼지 못하여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이 신에게 버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기 힘들었던 것 뿐이다. 지금껏 무시 받으며, 멸시 받으며 살아 온 인생에 갑자기 나타난 자칭 신이 그럴 듯한 이야기를 꺼내 유혹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타일렀다.


하지만, 아주 조금 바라도 된다면, 그 손을 잡는 것으로 자신이 이 더러운 세상에서 구원 받을 수 있다면···.


“나는 절대로 착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능력을 부여한 것은 지호, 그대 뿐이었다. 게다가 그대가 나를 선택해 준 것이다.”


올곧은 눈과 신뢰가 느껴지는 목소리였지만, 믿을 수 없다. 분명 전부 거짓말이야.


“거기까지해. 나는 평생을 기프트 없이 살아 왔어. 이제 와서 줬다고 한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은 능력 하나 없는 얼간이었을 뿐이라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지호가 딱 잘라 말하였다. 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태도가 미안한지 다시 입을 열었다.


“칫, 백번 양보해서 네 말대로 받았다고 한다면, 나는 왜 이렇게 비참하게 살고 있는 거지?”


“잘은 모르겠지만, 지호, 네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 같다. 나에게 기프트를 보여다오.”


주면 안된다. 속아 넘어가지마라. 이성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아 보고싶다. 이런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면, 아이의 손을 잡고 달라 지고 싶은 것이다. 지호는 말도 안되는 현실을 부정하면서도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지호가 자신의 품 안에서 흰 카드,‘기프트’를 꺼내어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


그때였다. 기프트를 건네받은 아이가 양손으로 살포시 감싸자 밝은 빛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기프트의 오른쪽 상단에는 ‘LOVE’, 하단에는 ‘아이’ 라는 글자가, 왼쪽 상단에는 하트 모양이 새겨졌다. 곧이어 중앙에 작은 글자가 나타났다.


“시초의 바람(퍼스트 윈드)···. 이것이 나의 능력···.”


옆에서 기프트를 지켜보던 지호가 작게 중얼거렸다.


“느껴져. 작게 불어오는 바람이···”


퍼져있던 빛이 기프트 쪽으로 모여들더니 기프트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그 빛에 홀린 듯 지호의 시선은 기프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이는 감싸 안은 기프트를 지호에게 건네었다.


“이제 이것은 너의 능력이다.”


믿을 수 없었다. 여기는 항상 빈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익숙한 나날이었다. 분명히 그랬을 터인데···


앞이 흐리다.


“왜 울고 있는 것이냐. 기프트가 생긴 것이 그리도 기쁜 것이냐?”


아이의 말을 듣고 자신의 간지러운 뺨을 만져보았다. 촉촉한 것이 자신의 뺨을 가로질러 턱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지호는 몇 번이고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고 있었다.


“어라···, 눈물이 멈추지 않아.”


왜 이제 와서 눈물이 나는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동안 받아온 설움 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능력이 좋아서? 빛이 너무 밝아서? 결코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눈물이 흐르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다른 신들에게 버림 받았던 무능한 자신을 앞에 있는 작은 신이 구원해 주었다는 것을.


어린 아이가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리듯 지호는 양손에 기프트를 쥔 채 목 놓아 울기 시작헸다. 아이는 그런 지호를 포근하게 안아 주었다.


“괜찮다. 이제 그대 옆에는 내가 있다. 저번처럼 사라지지 않으마. 그러니 더 이상 걱정하지 말거라. 앞으로는 참지 않아도 된다.”


지호는 언제 느껴봤을지 모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따뜻함에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다시 한 번 왈칵 쏟아졌다.


아이에게 기대어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던 그때, 방안을 메운 울음 소리와는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위잉.


철컥.


갑자기 열린 문에는 검은 그림자 하나가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서있었다.


“당신이 왜 지호랑 같이 있는거야···.”


소리에 반응한 아이가 지호를 안은 채 문을 바라 보았다.


“그대는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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