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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테로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의 아들, 유희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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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테로
작품등록일 :
2019.04.14 02:12
최근연재일 :
2019.05.09 2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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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1
추천수 :
217
글자수 :
200,291

작성
19.05.01 1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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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푸른 수호자 16

DUMMY

레아나가 비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하마터면 심장을 찌를 뻔 했잖아? 드래곤 하트가 얼마나 귀한데. 상처 내면 안 되지. 큰일 날 뻔 했군.”


가슴을 관통 당한 엘이 분하다는 듯 자신을 찌르고 있는 레아나를 향해 손을 내뻗으며 말했다.


“너··· 너 이 자식··· 죽여버린다···”


그러나 레아나는 우습다는 듯 손을 들어 엘의 손을 부드럽게 쳐냈다. 그리고 검에 관통된 엘의 몸을 검 째 들어 건물의 벽면에 박아 넣었다.


-콰직


“너무 움직이지 말라고. 출혈이 심해진단 말이야. 난 죽은 고기는 먹지 않으니까 의식이 끝날 때까지 여기 매달려서 얌전히 구경 하고 있도록 해.”


“크윽···”


엘이 몰려오는 통증을 이기기 어려운지 고개를 숙였다. 레아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리안 이 자식은 뭐 하고 있길래 아직까지 안 오는 거야? 시간이 꽤 지났는데.”


잠시 뭔가 생각하던 레아나가 내 쪽으로 걸어 오더니 나를 집어 들었다. 솜 뭉치라도 드는 것처럼 한 손으로 가볍게 든다.


그리고 란의 집으로 들어가 아이들이 있는 침실로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레아나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복부의 상처가 아려 온다. 제길, 힐링 마법을 최대한 쏟아 부었음에도 치료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있는 침실로 들어온 레아나는 나를 한쪽 구석에 던져 놓았다. 크윽, 던져지니까 복부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


그리고 레아나는 침실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으음, 수가 좀 부족하긴 한데··· 어쩌나? 아이, 몰라. 그냥 해 버려야지. 정 부족하다 싶으면 근처 도시도 박살내 버리면 되니까.”


마치 요리라도 하듯 즐거운 말투다. 레아나는 나를 비롯한 아이들의 수를 헤아렸다. 제이크, 준, 그리고 다른 몇몇의 아이들. 나를 포함해 모두 9명이다.


레아나가 자신의 손목을 가볍게 상처 내 피를 흘렸다. 레아나는 손목에서 흐른 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는 듯 하더니 이내 눈을 감고 알 수 없는 언어로 이루어진 주문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안, 투아크, 바움, 크라헤.”


이내 바닥에 떨어진 피가 짙은 보라빛을 띠더니 이내 피가 저절로 움직여 하나의 마법진을 형성했다. 역시, 정상적인 마법이 아니다. 생명을 근원으로 하는 흑마법이다.


그리고 그 흑마법의 제물은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아이들일 것이다. 어쩌면 나도 포함해서.


나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궁금한게··· 있는데···”


나는 통증을 참으며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레아나에게 말을 걸었다. 레아나는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어머, 이 상황에서 궁금한 것도 있어? 의외네 꼬마. 뭔데 그러니?”


“···마을의 다른 아이들도 많은데 왜 굳이 이 아이들만을 제물로 삼으려는 거지?”


내 질문을 들은 레아나는 오히려 다른 포인트에 놀란 듯 했다.


“어라, 세이크리드 랜드에 대해서 좀 알고 있는 거니? 요즘 인간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고 하던데··· 갈수록 의외 투성이인 꼬마구나.”


레아나는 잠시 손을 멈추고 내 쪽으로 돌아섰다. 본격적으로 뭔가 이야기할 자세를 취하는 걸 보니 의식은 조금 더 미뤄질 것 같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세이크리드 랜드는 말이야. 제물로 바쳐진 사람들의 증오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 효과적이거든?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는데. 첫 번째는 대상이 순결한 아이들이어야 한다는 거야. 마음이 깨끗한 아이들일수록 상대를 좀 더 순수하게 증오할 수 있거든. 그것이 세이크리드 랜드를 통해 일어난 언데드들에게 보다 강력한 산 자에 대한 증오를 선사하지.

두 번째는, 당연하지만.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 본인들이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어야겠지? 여기 이 아이들처럼···”


레아나는 깊은 잠에 빠진 채 일어나지 못하는 한 소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그러나 그녀의 예리한 손톱은 부드럽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소녀의 얼굴을 가볍게 베고 말았다. 소녀의 얼굴에 난 상처에서 피가 배어 나온다. 레아나는 마치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듯 소녀의 얼굴에서 배어 나온 피를 손으로 묻혀 맛보았다.


“으음, 신선해라.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로 자란 아이들, 혼자서 오랜 시간 도시를 떠돌며 먹을 것을 구걸했을 테고, 때로는 물건을 훔치고, 뒷골목의 양아치들에게 얻어맞으며 추운 거리를 헤맸을 아이들···

이런 아이들만큼 적성인 제물이 없단다.

그에 반해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을 가득 받으며 자란 아이들만큼 부적합한 제물도 없지. 뭐, 그런 이유야. 설명이 됐니?”


레아나는 한 손으로 내 턱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리고 다시 아이들에게 돌아가 한 아이의 몸을 들어 올렸다.


맙소사, 저건 제이크다.


“이렇게 아이들의 몸에서 심장을 산 채로 뽑아 내는 거야. 강력한 수면 마법조차 아이들이 깨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게. 고통스럽게 죽을수록 더 증오는 강해지고, 정순해지는 거지.”


‘제이크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어. 나중에는 어엿한 레스토랑 주인이 될 녀석이라고.’

란의 말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물건을 훔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니야.’


마을 경비병의 의심 어린 눈초리에 억울하다는 듯 항변하던 제이크의 목소리도 떠오른다. 내가 제이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이게 전부다.


그치만,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


“인간들의 심장이 어디에 있더라? 여기를 파 내면 되는 건가? 아닌가, 여기였나?”


제이크는, 저 녀석은 그 누구보다도 내일을 살고 싶어 할 거란 사실이다!


“크윽··· 그만 둬.”


내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 하자, 레아나가 내 쪽을 보며 걱정스럽다는 듯 말했다.


“어머, 움직이지 마. 생각보다 아이들의 수가 부족해서 너도 일단은 심장을 뽑아야 할 것 같단 말이야. 죽으면 곤란해.”


저 여자는 몸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단단하다. 순간적으로 힘을 끌어 모았다고는 해도 내 영검 찰나를 맨 손으로 막아낸 주제에 조그만 생채기밖에 나지 않았으니까.


더군다나 호신강기까지 발휘한다면··· 내가 혼신을 다해 강기를 발휘한다고 해도 상처입히는 것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제발 말 좀 들어라, 몸아!’


나는 안간힘을 쓰며 몸을 일으키려 발버둥쳤다. 몸이 무리한 움직임을 내자 복부의 출혈이 심해지기 시작한다.


흐려지는 정신 사이로, 예전에 스승님과 수련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것은 소드 마스터가 되기 직전의 일로, 스승님은 내게 나뭇가지를 주며 바위를 베어보라는 숙제를 냈었다.




‘대체 어떻게 나뭇가지로 바위를 베라는 말이에요? 거기다 마나는 사용하지 말라니. 제정신이세요?’


항의하는 내 머리에 커다란 혹을 만들며 스승님이 말했다.


‘이 놈, 버릇이 갈수록 없어지는군! 무릇, 진정한 검사는 베고자 하면 무엇이든 벨 수 있는 법이니···’


‘···스승님, 어제 또 무협 소설 읽으셨어요?’


다시 한 번 스승님이 내 머리에 주먹을 날리며 말했다.


‘아니, 진짜로 가능하다니까! 이게 다 너의 그릇을 크게 본 내가 먼 훗날을 위해 교육하는 거라고! 선행학습! 선행학습 모르냐!?’


‘대체 어떤 미친 녀석이 나뭇가지로 바위를 베는데요!?’


그러자 의외로 스승님께서는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랜드 마스터.’


‘?’


‘심검이라고 들어봤냐?’


‘심검이요?’


‘그래, 보통 소드마스터들을 이르러 신검합일의 경지에 있다고 말을 하는데 말이야. 그보다 더 나아가 의지 자체가 검이 되는 경지가 있지. 그걸 심검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건 어디 소설의 주인공이 쓰는 기술인가요? ···아이씨, 머리를 세 번이나 때리면 어떡해요, 스승님!’


‘진짜 된다니까! 나중에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려면 꼭 해내야 되는 기술이라고!’


‘그걸 그랜드 마스터가 아닌 스승님이 어떻게 아는데요!’





···문득 스승님과 투닥거리던 시절이 그리워지는군.


아무튼 그 당시에는 몇 날 며칠을 시도한 끝에도 결국 나뭇가지로 바위를 베는 데에 실패 했었지만···


내 검은 아까 전 레아나의 마지막 일격을 막아 내다가 놓쳐 버렸다. 오랜 출혈 때문인지 몸을 제대로 움직이는 것 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 저 여자를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곤, 그 말도 안되는 경지를···


“···해내는 것 뿐인가.”


작가의말

늘 묵묵히 읽어주신는 분들, 꾸준히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선작해주시고 쓴 말이나마 피드백 해주시는 분들 늘 감사드립니다(꾸벅)

예전에 쓴 편들을 다시 읽어볼 때가 있는데, 대체 왜 이딴식으로밖에 못 쓴건지 후회되는 글들이 조금 있네요 ㅠㅠ 

이게 다 성장하는 과정이겠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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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3 yamu7
    작성일
    19.05.01 13:54
    No. 1

    먼치킨 아닌거 같은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엔테로
    작성일
    19.05.01 21:06
    No. 2

    아... 생각보다 스토리가 빨리 전개되다 보니 인간들 사이에서 먼치킨력을 뿜어내는 에피소드가 생략되어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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