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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테로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의 아들, 유희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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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테로
작품등록일 :
2019.04.14 02:12
최근연재일 :
2019.05.09 21:0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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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0
추천수 :
217
글자수 :
20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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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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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검의 양면 07

DUMMY

나는 방문을 부숴버리며 존 씨네 가족을 불렀다. 이내 방의 안쪽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오빠!”


누피의 목소리다. 나는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거의 감금되다시피 양 손을 묶인 존 아저씨와 메를렌 아주머니, 그리고 나의 사랑스러운 동생 누피가 있었다.


존 아저씨가 나의 품에 안겨 있던 안나를 보고 외쳤다.


“맙소사, 안나! 대체 네가 왜 이곳에···”


"아, 아버지...! 어째서 이 곳에..."


안나는 당장에라도 아버지에 품에 안기...려 하다가 문득 자신의 허리를 잡고 있는 나에게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 저기··· 레온 님. 허리 좀···”


“아, 앗! 죄, 죄송합니다!”


나는 안고 있던 안나의 허리를 놓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대로 사심이 있어서 안은 게 아니다. 다들 알 거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크흠!


내가 허리를 놓자, 안나와 존 씨네 가족은 감동적인 가족 상봉을 나눴다. 나는 존 씨를 포함한 사람들의 손을 묶고 있던 밧줄을 단숨에 풀어버렸다.


존 씨가 놀란 목소리로 날 보며 말했다.


“레온, 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분명 감옥에 갇혔다고 들었는데··· 자네 대체 정체가 뭔가?”


나는 뭔가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그 순간 이 곳으로 달려오는 경비병들의 발소리를 듣고 다급하게 말했다.


“그건 잠시 뒤에 말씀드릴게요. 일단은 이곳을 나가요! 지하 감옥에 있는 톰을 구출해야 해요!”


“그, 그래요!”


톰이라는 단어를 말하자 안나가 이번에는 앞장서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아무래도 일 주일 동안 못 봤으니 걱정이 되겠지.


안나의 손에 이끌려 방문을 나서자, 이미 우리가 있는 방문 앞 쪽으로 몰려 들고 있는 경비병들이 보였다. 젠장, 대충 수가 스무 명은 되겠는 걸?


하지만, 나는 이럴 때일수록 지혜롭게 마법을 활용하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이럴 때 효과적인 마법이··· 좋아!


나는 손을 뻗어 경비병들이 달려오고 있는 복도의 바닥을 향한 뒤 주문을 영창했다.


“그리스(grease)!”


내가 주문을 영창하자, 갑자기 단단하던 돌이 깔린 복도가 기름을 바른 것처럼 미끌미끌해지기 시작했다. 무거운 중 갑옷을 입은 채 우리를 향해 달려오던 기사들은 그대로 앞 열부터 시원하게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쿵! 콰당!


앞 열이 미끄러지자, 뒤에서 전 속력으로 달려오던 뒷 열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 이었다.


“뭐, 뭐야!”


“바닥이 왜 갑자기 이래?!”


혼란에 빠져 바닥에서 허우적대는 경비병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존 씨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외쳤다.


“지금이에요! 얼른 지하 감옥으로!”


나는 존 씨의 가족들을 데리고 왔던 길을 빠르게 되짚어 내려갔다. 다행히 한번 본 것은 쉽게 잊지 않는 나의 기억력 덕분에 지하 감옥으로 가는 길을 헤매지 않고 단번에 내려갈 수 있었다.


나는 굳게 닫혀 있던 지하 감옥의 문을 양손으로 열어 젖히며 톰을 불렀다.


“톰! 내가 돌아왔어요!”


...그러나 그곳에는 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감옥 밖으로 끌어내어진 톰의 목에는 영주의 아들인 듀렌이 칼을 들이대고 있었다. 그 옆에는 거의 오십 명에 가까운 경비병들도 완전 무장한 채로 서 있었다.


듀렌은 재수없는 웃음소리를 내며 나에게 말했다.


“킥킥킥, 기다리고 있었다! 싸가지 없는 놈! 저 놈이에요, 아버지!”


듀렌의 옆에는 백발의 수염을 기른 노인이 한 명 서 있었는데, 듀렌은 그 노인을 보며 아버지라고 말했다.

노인을 본 존 씨가 외쳤다.


“여, 영주님!”


저 자가 영주라고?


대체 어떤 형편없는 부모가 자식을 저렇게 가르쳤나 했는데, 영주는 내 기대와 딱 어울리는 대사를 꺼냈다.


“크흠, 존. 내가 자네를 꽤 예쁘게 봤거늘. 딸 하나 내주지 않아서 대체 꼴이 이게 뭔가? 이대로 죄 없는 젊은이를 죽이고 나서야 딸을 우리 아들에게 시집 보낼 생각인가?”


영주는 말을 맺으며 옆에 무릎 꿇린 톰의 복부를 걷어찼다.


“크헉!”


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톰! 안 돼!”


그 모습을 본 안나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절규했다.


맙소사, 부모는 조금이라도 다르길 바랐던 내가 바보다. 영주는 마치 듀렌을 그대로 늙게 만든 것 같은 비열한 녀석이었다.


나는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대체 어떻게 자기가 원하지도 않는데 다른 사람 뜻대로 결혼을 한단 거야! 동물도 그렇게는 안 한다고!”


그렇다. 동물조차도 자신이 원하는 짝을 쟁취하기 위해 짝짓기를 하는데, 이 놈의 인간 세상은 어떻게 돼먹은 것인지 신분이 높으면 원치 않는 결혼까지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영주는 나를 보더니 오히려 분노한 목소리로 훈계하 듯 외쳤다.


“닥쳐라! 네 녀석! 정문 경비병을 조회해보니 마법사라고 하던데! 과연 마법사라고 해도 우리의 정예 경비병 앞에서 큰 소리 칠 수 있나 한 번 두고 보자!”


아무렴요, 두고 보던가!


나는 분노해서 당장에 칼을 뽑아 들려고 했으나, 생각해 보니 짐이 전부 존 씨네 집에 그대로 있잖아···?


내가 당황하는 사이, 듀렌 녀석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한 병사를 내 앞으로 내보냈다.


“자, 이 재수 없는 자식. 네 녀석을 위해서 우리 영지에서 가장 강한 병사를 대기시켜놨다! 크렝!”


“넷! 듀렌 님!”


“저 싸가지 없는 자식을 당장 반 죽여서 내 앞에 끌고 와!”


듀렌의 명령에 따라 내 앞에 나선 것은, 키가 2미터가 훌쩍 넘는 거한이었다. 녀석은 평균보다 살짝 왜소한 내 모습을 보더니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크흐흐, 뭐야, 이 생쥐 같은 녀석은? 자, 반항하지 않으면 고통 없이 기절하게 해 주겠다.”


···지금 내 키 작다고 무시하는 거 맞지?


나는 안 그래도 내 키가 작다고 365일을 놀려대는 베이라 덕분에 키에 대해서 약간의 콤플렉스가 있었다.


···심한 것은 아니고 약간이다.


아무튼, 내 콤플렉스를 건드리다니. 미안하지만 집에 곱게 돌아갈 생각은 하지 마라.

크렝은 단번에 나를 덮치듯이 돌진해왔다.


내 체구를 보고 방심한 듯, 제대로 방어 태세도 갖추지 못한 형편없는 공격이었다.


다들 나를 마법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럴 때는 오히려 화려한 주먹 솜씨를 자랑하는 것이 적의 기세를 꺾어 버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크렝의 공격을 몸을 틀어 피해버렸다. 내가 공격을 피해버리자, 크렝이 살짝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녀석이?! 나름대로 잽싸구나! 다람쥐 같은 녀석!”


뭐, 다람쥐?


나는 그대로 몸을 돌리며 녀석의 몸뚱이에 돌려차기를 꽂아 넣었다.


미안하지만 스승님께서는 내게 검술 이전에 체술부터 가르치셨단 말씀이다!


나의 발차기를 얻어 맞은 크렝 녀석은 대번에 몇 미터를 날아가 감옥의 쇠창살에 처박혀 기절하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본 듀렌 녀석이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 어라?”


잠시 지하 감옥 안에 정적이 맴돌았다.


듀렌이 얼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저 녀석, 분명히 마법사 였는데···?”


나는 당당하게 외쳤다.


“자, 내가 이겼다 듀렌! 이제 톰을 풀어 줘!”


내 말에 정신이 든 건지, 듀렌은 쥐고 있던 칼을 다시 톰에게 들이대며 외치기 시작했다.


“흐, 흥! 웃기지 마라! 지금 당장 항복하지 않으면 이 녀석의 목숨은 없다!”


으이그! 꼴에 끝까지 삼류 악역이구만!


하지만 나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젠장, 내가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도 이 거리 에서 내가 녀석을 때리는 것보다 저 녀석이 칼로 톰의 목을 베는 것이 먼저다.


듀렌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 비열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크흐흐, 어때. 순순히 항복 해라!”


듀렌 녀석은 검을 비틀어 톰의 목에 살짝 피를 냈다. 언제든지 톰의 목을 벨 수 있다는 경고다.


“꺅! 톰···! 어떻게 해···!”


톰의 목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본 안나가 비명을 질렀다. 영주가 다시 근엄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윽박질렀다.


“자, 다들 주제를 알았으면 당장 무릎 꿇어라! 안 그러면 이 녀석의 목숨은 없다!”


“제, 제길···”


존 아저씨도 내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더니, 이내 무릎을 꿇었다.


영주는 무릎 꿇은 존 아저씨를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


“크악!”


“대체 요즘 평민들은 어쩌려고 이렇게 대들어서야··· 어쩔 수 없지. 듀렌, 이 두 딸년만 남기고 존과 그의 아내는 죽여버려라!”


영주의 말에 듀렌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키키킥··· 내가 뭐랬어. 예 알겠습니다 아버지!”


젠장, 나는 분노한 눈으로 비열한 영주 부자의 모습을 쳐다 보았다. 영주의 경비병 중 하나가 내 복부를 발로 걷어 찼다


“뭐야, 이 녀석은 왜 무릎 안 꿇어? 죽고 싶냐?”


“크흑!”


나는 뒤로 나동그라졌다. 젠장, 이딴 더러운 녀석들 때문에 평화로운 한 가정이 파괴되다니. 이런 게 인간 세계라니···


나는 인간 세계로 나온 것이 잠시 후회스러웠다. 내가 이대로 영주를 포함한 이 곳의 귀족들을 다 죽인다고 해도, 나와 친밀한 관계였던 존 씨네 가족은 훗날 분명히 다른 귀족들에게 보복을 당할 것이 뻔했다.


그런 것이다. 반항하는 평민들은 모조리 꺾어놔야 귀족들이 자신의 지배 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 존 씨의 가족을 보호하면서 모두를 구할 수 있는 방법···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고민에 빠질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듀렌 녀석이 칼을 뽑아들고 존 아저씨의 앞으로 걸어갔다.


"킥킥, 어이 아저씨. 그러게 진작에 좀 안나를 나한테 내주지 그랬어. 나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는 없었는데 말이야."


"크흑..."


듀렌은 그대로 칼을 존 아저씨의 머리를 향해 내려치며 외쳤다.


"그럼, 잘 가라고!"


그 광경을 본 안나가 애처롭게 소리질렀다.


"아, 아버지! 안 돼!"


그 순간, 나는 모두를 향해 말했다.


-전부 멈춰.


“···!”


내가 말하는 순간, 지하 감옥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움직임이 멎었다. 칼을 내려치던 듀렌은 물론, 병사들 모두 얼어버린 듯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영주는 덜덜 떨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무··· 무··· 무슨···! 이 목소리는···”


듀렌은 이미 주저앉은 채 바지에서 뜨거운 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나는 분노한 목소리로 영주 부자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의 목소리가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영주의 성 전체를 흔들었다.


-이 하찮은 인간 놈들. 오늘 다 죽었어.


드래곤들은 다른 종족을 제압할 때, 마법을 사용하거나, 육탄전을 벌이는 일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드래곤들은 단지 말 한마디만으로 자신보다 하위 종족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드래곤 피어(dragon fear).


그렇다. 나는 드래곤 피어를 통해 말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추천, 선작 그리고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좋은 주말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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