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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카네 님의 서재입니다.

혼돈을 칭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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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카네
작품등록일 :
2020.02.23 17:00
최근연재일 :
2023.01.0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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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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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재해가 빚어낸 것

DUMMY

***

재해.

제어 불가능 현상. 휘말렸다면 몸을 잔뜩 웅크려라.

***

하늘이 타오른다.

핏빛 노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홍염으로 뒤덮였다.

까마득한 창공은 불 그 자체를 넓게 펴 바른 듯 넘실대고 사납게 훑고 지나간 자리에선 모깃불에 이끌린 하루살이가 날개 끝을 태워먹고 떨어지듯, 숱한 생명들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새의 날개를 가진 것에서부터 얇은 피막을 가진 것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날개조차 없는 것들마저도 고꾸라졌다.

대부분 시체고 개중에 아직 숨을 헐떡이는 반쪽들. 조만간 죽음으로 완벽해 질 것들이다.


한쪽 하늘에선 마신과 마인, 마족, 악마 등 온갖 부정한 생명체가 죽었다.

반대쪽 진형도 마찬가지로 드래곤과 천사들, 조인(鳥人), 페가수스에 올라탄 신의 사도와 같은 이들이 휩쓸렸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꽃이 타오르며 빚어낸 숱한 참상. 그 안에서 서로는 서로를 향하여 마법을 두르고 기술을 담아낸다.

생명이라는 이름의 연료는 양쪽 하늘에 열린 술식 게이트에서 끝없이 쏟아져 시체와 피를 신나게 흩뿌렸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죽이기 위한 싸움이다. 자신의 목숨을 살라먹고 그 대가로 하나라도 더 많은 목숨을 앗으려 들었다.

마치 세계의 마지막을 그려놓은 프레스코 벽화의 그림 같다. ‘종언’같은 불길한 이름이 붙은.

그렇게 어느 한쪽이 완전히 절멸해야만 끝날 전투가 한창 무르익는다.


황금이 흐르는 도시, 슈발트.

지상에 펼쳐진 거대한 도시는 파지직 거리는 정전기를 머금은 마력의 폭풍우 안에 머물렀다. 평소에는 흙냄새가 나는 모래바람에 향긋한 대추야자와 향신료의 냄새가 감돌던 도시.

그러나 오늘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폭우에 휘말려 거주자의 대부분이 진즉 다 죽어버린 을씨년스러운 공간으로 변모했다.

쌓아올린 역사는 무너지고 수십만의 인구를 자랑하던 도시는 이제 그저 폐허다. 단지 하늘에서 내리는 피와 시체를 머리위에 끼얹는 세례를 받을 뿐.

퍼억 하는 가벼운 소리에서부터 쿵이나 쾅과 같이 커다란 소리를 지르며 건물은 폭삭 주저앉고, 비오는 날이면 인상을 푹 쓰고 걸어 다닐 수밖에 없던 광장은 이미 진창처럼 변한지 오래.

마력을 머금은 세찬 바람과 끝없이 쏟아지는 핏방울, 그리고 유성처럼 떨어져서 대지를 파고드는 몸뚱이들로 인해 제 모습을 온건히 갖추긴 글렀다.


도시는 비처럼 내리는 피와 죽어버린, 혹은 죽어가는 생명체들로 인하여 마력이 부닥치고 거기에 장기(瘴氣)가 뒤덮이어 유독한 공간이 되었다.

그나마 살아남은 것들은 간신히 숨을 헐떡이고 이 장소를 벗어나기 위해 꿈틀대지만 애초에 여기까지 떨어질 정도로 전락했다면 치명상을 입은 상태. 까마득한 높이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인하여 죽음이 온전히 그들을 품기만을 기다려야 할 뿐이다.

혹 몸을 추슬렀다고 한들 이번엔 더욱더 가혹한 환경 안에서 상처 입은 자들끼리 전투를 펼쳐댄다.

어느 한쪽이 양보할 수 없으며 타협할 수도 없을 싸움이기에 죽음에게 적의 목숨을 노잣돈으로 던져주고 자신의 뱃삯을 치른다.


전쟁. 항상 마지막이길 바라면서도 익숙해진.

전쟁.


죽어가는 것들의 한복판, 커다란 부상을 입은 드래곤이 한 마리 있었다. 보르-자-크아닐(bor-xa-k'anill)이란 이름의.

크기는 대형견종의 다 자란 성견정도에 그치지만 엄연한 용족이며 자그마한 체구와 반비례하는 강대한 마력을 품었다.

하지만 전장에서의 강함을 살아남는 능력으로 일컫는다면 오늘은 그저 흔해 빠진 약자들 가운데 하나였다.

나비의 날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오색으로 영롱하게 빛나던 한쪽 날개는 부식되어 뿌리만 겨우 남았다. 도마뱀처럼 날렵하고 호리호리한 몸체에는 뼈가 도드라져 보일 정도로 깊은 상처들이 수북했다.

왈칵하고 피가 흘러내리는 할퀸 자리를 보듬고 혀로 핥아보기도 전에 비슷한 처지의 두 마족을 상대하였고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는 집채만 한 마수를 향하여 포효를 날렸을 즈음엔 그도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아무리 그가 고룡에 속하는 요정용일지라도 여기가 그 유구한 수명이 끝나는 지점임을 알 수 있었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죽음의 발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리는 느낌이다.


“으앙.”


울음소리를 들었을 즈음하여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탈력감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감겨있던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렸을 땐 이번에는 눈을 의심했다.

광장의 어귀, 숱한 시체들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오순도순 모인 장소에 어린 아이 하나가 울고 있었다. 온 몸을 뜨거운 피로 데우고 목청을 크게 울려 댄다.

마법으로 빚어낸 환상도 아니고 죽음이 빚어낸 허상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인족(人族)이라니.’


전투는 갑작스레 펼쳐졌고 마른 낙엽을 태워버리는 들불처럼 크게 번졌다.

전이해온다고 알았어도 어딘지는 알 수 없었다. 낌새만으로도 준비가 끝났고 침략당하는 쪽의 대처로는 더할 나위 없이 빨랐으나 도시의 거주자들을 모조리 대피시킬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은 없었다.

영주와 각 길드의 길드장, 모험가들의 인도 아래, 그리고 눈치가 빠른 자들이 꽁지에 불이 붙은 마냥 내뺐으나 사람들이 도망가는 일보다 전투의 후폭풍이 밀려드는 게 훨씬 더 빨랐다.

전투의 영향은 삽시간에 지상에까지 닿았으며 이 유독한 장소가 펼쳐졌을 때엔 버티는 게 가능한 종족이나 개체를 손에 꼽아볼 정도였다.

그에 상응하는 강함을 갖췄거나 대처법이 있다면 모르겠으나 홀로 울음을 터트리는 인족 아이는 분명,


‘그 어느 쪽도 아니구나.’


몸에 마력을 두르는 일이 자연스러운 종족들과 달리 인족은 그에 상응하는 대처를 해야 했다.

아니, 인족뿐만 아니라 모든 종족이 이곳에선 마력으로 몸을 보호해야한다. 심지어 장기에서 힘을 얻는 사악한 것들도 이 마력의 폭우 속에선 몸을 건사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자신조차 조금이라도 힘을 뺀다면 산산조각 나서 부서지리라.

바닥에 너부러진 시체들의 갈라지고 터져나간 살갗과 찢긴 몸뚱이에서 흘러나온 내장들이 오롯이 낙하의 충격이 빚어낸 조형은 아니다.


요정용의 호박색 눈에 잠시 이채가 감돌았다.

수천의 해와 달이 교차하는 장면을 보아왔음에도 여전히 그의 인지를 벗어나는 놀라운 일들이 가득한 장소가 달-피에르(dall-pier)였다.


‘이 성스럽고 사악한 모든 힘이 빚어낸 재해의 속에서 자신의 형체를 유지하려면 거부해야 한다. 하지만 그 작은 몸으로 남김없이 받아 내다니······.’


아이의 온 몸을 흠뻑 적신 용, 천사, 신의 사도가 흘린 피들과 마족, 마신, 마수의 피가 어떠한 조화를 빚어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어떠한 우연의 산물이며 기적의 일부였다. 스스로가 인지하지 아니하고 추구하지 않았던 결과의 발현. 오직 ‘행운’이라는 말만이 남았다.

시간을 죽이는 데엔 어떠한 현상의 탐구가 제일 좋았으니, 보르-자-크아닐은 문뜩 이대로 죽는다면 아쉬울 거란 생각을 떠올렸다.


‘죽음은 두렵지 않으나 아쉬움을 저버릴 수 없구나.’


전사로서 전장에서 서는 일은 바라마지 않던 일이었다. 죽음은 발소리를 죽이고 뒤를 따르는 동행에 불과했다. 어깨를 덥석 잡았을 때에야 비로소 알아차리는.

그렇지만 그는 지식의 탐구자로서 결말을 받아들이는 일엔 아직 익숙지 않았다.


‘사고력을 잃고 마수가 될 것인가, 장기에 의해 마인화 할 것인가, 새로운 마왕의 탄생을 보는 지도······.’


훗날 세계를 혼란하게 만들 씨앗이 태동하는지도 몰랐다.


‘용체화 하거나, 사도의 가능성을 열어 신의 꼭두각시놀음을 할 것인가, 강신이 가능할 정도의 그릇을 갖추거나 현신하여 존재 자체가 사라질 것인가. 그 어느 쪽도 아니라면 신에 버금가는 격(格)을 지닐 텐가.’


여러 가능성을 추산해보지만 어디건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규정을 넘어버린다면 그 또한 운명의 손아귀에 맘껏 주물러질 것이다. 영웅이니, 용자니 하는 자들의 말로가 항상 행복하게 끝난다고 쓰인 까닭은 그 끝을 드러내기엔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아마 구제가 될 테지.’


용의 앞에 마나의 잔재가 뭉치기 시작했다.

닿는 것은 가루하나 남기지 않고 지워버리는 검은 구체. 인족의 아이에게 쏘기엔 과한 마법이었으나 그에게 있어서도 최후의 마법이며 고통조차 없을 테니 자비로움을 선사하는 일이었다. 오만한 축에도 들지 않는 자연스런 행동에 불과했다.


-펄럭.


깃을 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않았더라도 아이의 목숨은 사라졌다.


“보르-자-크아닐님.”

맑은 목소리로 그를 부르는 자는 순백의 날개를 가진 천사.


한쪽 날개가 꺾여서 붉은 피에 젖어 있었고 선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머리의 무구는 큼지막한 구멍이 생길 정도로 박살나고 가슴에 차는 흉갑도 긁힌 자국과 탄 자국이 가득했다.

산(山)자 모양으로 굽은 삼지창의 한쪽 날은 부러지고 마물의 검은 피와 체액이 흘러내려 본래 새까만 색이 아니었나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투에 푹 절어 있다가 빠져나온 모습이었다.

보르-자-크아닐은 준비하던 마법을 거두고 가느다란 속눈썹조차도 금색인, 미형의 천사를 올려보았다.

자신처럼 부상을 입었으나 짙은 녹색의 눈동자는 여전히 타오르는 것처럼 형형한 색을 품고 있다.

대열에서 떨어졌으나 자신과 다르게 추락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구하러 왔느냐?”

“오돌보르님께서 부탁하셨습니다.”


제3위계의 좌천사, 권세의 오돌보르.

애초 강자는 무리를 짓지 않으며 특히 동족이 거의 없는 보르-자-크아닐에게 있어선 대외적인 활동이 전무했다. 왕의 명에 의해 모였으며 오랜 맹약에 의해 전투를 치르는 중이다.

말 한마디 나눠보지 못하였으며 일면식도 없던 좌천사가 그의 목숨에 신경쓸만한 이유가 없었으며 여유도 나지 않는 전장이었다.

전우애가 아니라 은혜를 베푸는 행위였다. 자비가 아닌 저의가 담긴 행위. 그 아래에 들어있는 것을 가늠해본다.


‘종의 지속은 아닐 테고, 권속으로 삼을 정도로 감읍하지도 않았다. 원하는 것이 있으나 중대 한 것은 아니고 혹은 중요하지 않게 보이려는 것일 지도 모르지.’


그는 자신이 죽고 난 이후의 일들을 떠올렸다.


‘보금자리를 틀어둔 숲과 모아둔 몇 개의 재보들은 다시 왕에게 돌아간다. 대개 관여하지 않는 편이지만 때론 위험한 물품은 섣부른 만용을 자랑한 자들에게서도 회수하곤 했으니······. 수중에 그렇게 위험한 물품들이 있었던가?’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오래전 그가 숲에 자리 잡던 즈음하여 취한 재보 하나가 떠올랐다.

아직 유랑하던 시기에 얻은 아티펙트, 카스톨 왕국 시절의 물건으로 편의상 ‘테미스의 상자’라고 불렀다.

고대신의 신전을 박살내고 취해온 것으로- 광신도들이 믿던 신이 테미스였으며 기다란 판을 엇대놓은 것 같은 정육면체의 물건이었으니 그런 이름을 붙여놓았다.

왕께 보고하였으나 살펴보란 한 마디가 돌아왔고 그 이후로 조금 알아보다가 손 놓아둔 상태였다. 언제고 가능하리라 여기면서.

그게 벌써 근 천 년 전 일이었으니, 지식은 있어도 떠올리지 아니하면 없는 물건이나 마찬가지였다.


‘현신(現神)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도 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멈췄다. 천사의 눈이 울음소리를 내는 인족 아이에게로 향했기 때문이다.


“처분해야겠군요.”


목소리엔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았다. 법칙을 지키고 규율을 중시하는 천사들에게 있어선 이 부정한 공간에서 우는 아이란 그저 처분 대상이다.

얼마나 놀랍고 신비로운 힘이 작용하여 인족 아이가 멀쩡한 모습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일고할 가치도 없었다.


‘질서를 어지럽히고 분란을 일으킬만한 위협이 되는 인족들, 그 전부를 남김없이 정리하고 싶어 하는 자들이 득시글거리는 집단이었지.’


그들은 그저 그들의 주인을 믿는 자들이 있기에 타산을 따져볼 뿐.

보르-자-크아닐도 그 생각에는 동의했다. 방금 전까지만 하여도 자신의 마법으로 목숨을 거둬가는 자비를 베풀려고 했었다. 하지만,


“슬슬 버겁구나.”

“여기에선 치유술이 닿지 않습니다. 지체에 손을 내어도 괜찮겠습니까?”

“허락한다. 그리고······.”


용의 호박색 눈이 아이의 초라한 몰골로 향하였다.


“그리고 저 아이도 함께 데려가겠다.”

“···무슨 말씀이시온지.”


천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투구 아래에 감춰져 있던 물빛의 머리가 흘러내렸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구할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이었다.


“내가 그리 마음먹었다.”

“···알겠습니다.”


용의 변덕이었다. 턱밑까지 차오른 죽음의 비웃음에, 그를 구하는 천사의 미명에 한 수를 흩는 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결국 용이 거뒀기에 죽어야 할 목숨은 죽지 않았고, 모든 것들을 품어낸 아이는 재해가 빚어낸 걸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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