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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글장이

세상을 파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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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머니나
작품등록일 :
2015.03.20 13:48
최근연재일 :
2018.05.20 14:2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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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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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세상을 파는 자 Chapter 11: 저주와 장미와 불꽃 (9)

DUMMY

다음날. 느긋하게 우물을 한 번 봐야겠다던 라키안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아직 이른 아침인데 밖이 왁자지껄하여 루프는 눈을 떴다. 대충 천으로 엮어 만든 잠자리에서 일어나려니 등짝이 얼얼하지만 그래도 맨땅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


슬쩍, 창 밖을 내다보니 마을 쪽이 씨끄럽다. 틈틈이 보이는 곳마다 병자 행색을 한 마을 사람들이 잔뜩 나와있고 저마다 뭐라뭐라 열심히들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는 척 보기에도 이 마을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련의 무리가 있었다. 척 보기에도 비범해 보이는 성스러운 마크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무언가의 제복으로 보이는 옷을 한결같이 갖춰입고, 허리춤에는 칼 같은 것들을, 그리고 말까지 타고서 있는 모습은 어딜 봐도 이 마을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거야 원... 생각보다 빨리 왔네."


그걸 보는 라키안은 또 저런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댈 뿐이었다.


라키안은 정작 말하는 것과는 달리 느긋했다. 터덜터덜 너털걸음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무슨일이 터진건지 궁금할 따름인 루프는 안절부절못해가며 그 뒤를 따를 뿐이었다.


"숨기려 해도 소용 없다!"


"아이구, 천부당 만부당 하신 말씀이십니다요. 저희가 무슨 배짱으로 에라핌 교단의 요구를 안 듣겠습니까요?"


"그렇다면 당장 그 마녀를 끌고 오도록!"


"정말입니다, 정말이에요. 믿어 주십시오 집행관님! 그녀는 지금 물을 길으러 갔습니다요. 매일 아침이면 항상 갑니다요!"


광장에서는 한창 말다툼이 벌어져 있었다. 그 집행관이라는 사람을 필두로 한 에라핌 교단의 무리는 대략 여섯 명 정도로 보였다. 다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말에 치장이 휘황찬란한 마갑을 두르고, 과장되어 보이는 안장 위에 과도하게 삐까번쩍하는 예식 갑주와 멋들어진 깃대를 둘러메고 있었다.


그들의 횡포 앞에 개미떼처럼 옹기종기 모여든 마을 사람들은 어쩔줄을 모르고 있었다. 보나마나 상황은 뻔했다. 어째서인지 불시에 찾아온 에라핌 교단의 무리가 로즈의 신병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이리나드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그는 온 몸을 천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는데, 군데군데 드러난 피부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한 것으로 보아 병이 꽤나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큰일이야... 정말 큰일이야. 하필이면 그녀가 마을에 없는 순간에 교단에서 찾아 오다니... 이렇게 언지도 없이 온 건 처음이데 어쩌면 좋은가?"


잠시 말을 끊은 그는 급하게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이리나드의 팔목을 급작스레 붙잡으려 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뺐다.


"무슨 짓이에요?"


"자네들 외지인이지? 어제 이 곳에 찾아온... 부, 부탁함세! 나가서 저들에게 말해주게! 우리들 말은 안 믿어도 외지인은 자네들의 말은 믿어 줄거야!"


"뭘 말이죠?"


되묻는 루프의 인상은 잔뜩 구겨져 있었다.


"그녀가 지금 마을에 정말로 없다고 말일세!

"그녀가 마을에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넘겨 줬을 듯한 말투네요?"

"그야 당연하지 않은가! 교단일세! 에라핌 교단이라고!"


루프는 화를 삭였다. 언제나같이 길길이 날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래야 할 때와 그렇지 않아야 할 때를 익히기 시작했다.


로즈는 지금 마을에 정말 없다. 어제 만났던 고마운 노인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매일 아침 마을 사람들이 사용할 식수를 긷기 위해 근처 개울로 간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 사실이 저 완고해 보이는 교단 무리에게 통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없다고 말을 한다 해도, 결국 그녀는 돌아 올 것이고, 그러면 저들은 그녀를 붙잡아 갈 기센데... 그렇게 된다면 나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까? 그것을 로즈씨가 원할까?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그 때, 마을 사람들보다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선 것은 다름아닌 어제의 그 노인이었다.


"나으리들, 정말입니다. 보시다시피 마을의 우물은 이미 수년 전에 말라버렸지않습니까? 아침마다 그녀가 물을 길어오지 않으면 이 마을 사람들은 죄다 굶고 말 겁니다. 정말로 물을 길으러 갔소. 아마 금방 올겝니다."


맨 앞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는, 그 집행관이라는 사람을 올려다 보는 노인의 표정은 착잡했다. 멋드러진 투구를 눌러 쓴 그 집행관은 마치 벌레라도 보는 듯한 시선으로 노인을 내려다 봤다.


"누구보다 집행관 나으리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집행관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루프의 심장이 두근댔다. 저 표정, 마치 당장이라도 그 뾰족한 깃대의 끝으로 노인을 꿰뚫어 버리기라도 할 듯 살기 등등한 표정이다. 그러나 노인은 담담하게 우물에 내려져 있던 두레박을 끌어 올렸다. 어제 루프가 던진 그것이다. 이내 박살나서 파편만 남은 두레박이 딸려 올라왔다. 척 보기에도 바짝 마른 그것은 오래동안 수분과의 접점이 없었다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정말입니다. 아마 잠시 기다리셔야 할게요."


그 때, 마을 사람들에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단 집행대의 시선이 목소리의 주인에게로 옮겨갔다. 그 곳에는 레몬색 머리카락을 예쁘게 기른 새카만 여인이 서 있었다. 블래냐였다.


"어제 잠시 이 마을에 들르게 된 여행객이오. 오늘 아침 그녀가 마을을 나가는 것을 봤소. 눈이 빨갛더군."


블래냐의 목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사무적이었다. 그 묘한 위압감에 집행대원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에라핌 교단의 사람들로 보이는군. 설마 그대들이 이 곳에 마녀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여태까지 방치해 온 것인가? 내 눈엔 그렇게 보이네만... 만일 그렇다면 이것은 이것 나름대로 큰 일 아닌가? 세상이 알면 에라핌 교단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질 것 같은데?"


블래냐는 구태여 '로즈'를 '마녀'라 지칭하고 있었다. 루프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 불만을 내리 눌렀다. 그도 이제는 알 수 있다. 블래냐가 물얼 하고 싶은건지.


"보, 본 교단을 우롱하려 하는가? 아무리 무관계한 여행객이라 해도 그것만은 용서할 수 없다. 말을 삼가시오!"


"아니, 뭐 그렇다고. 지금 상황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소?"


블래냐의 능수능란한 어투 조절에 집행관의 미간이 찌푸러진다.


"아니, 애시당초 당신들은 뭐요? 레짜가 얼마나 위험한 병인지 모르는건가? 이런 병자들 투성이 전염병 마을에 묵어간다니 미쳐도 한참 미쳤군!"


"초면에 미쳤다니 말이 심하시네."


루프가 투덜거렸다. 집행관이 째려보았지만 루프는 코웃음을 쳐 줬다.


"거 참 몇 분만 기다리쇼. 물 길으러 갔다잖소? 금방 오겠지 뭐."


코딱지를 후비면서 와이트랑도 한 마디 거들었다. 동화속 왕자님같이 생긴 남자가 병자들의 마을에서 코를 후비며 내뱉는 말투라고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의 경박함과 함께.


"대책은 있어?"


이리나드가 그 틈에 루프에게 작게 속삭였다. 루프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조르륵 흘렀다. 그러나 루프는 자신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까부터 라키안이 보이질 않아. 뭔가 벌이러 간게 틀림 없어. 우리는 여기서 시간만 조금 끌면 될거야."

"대책이라면?"

"예를 들면 돌아오는 길의 로즈씨를 먼저 만나서 피신하라고 한다던가?"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바로 그 순간,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날카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안 봐도 뻔했다. 루프는 실망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이리나드에게 대답했다.


"아닐수도 있고."


"이게 다 무슨일이죠? 교단에서 찾아 온다는 언급은 전혀 없었는데! 이거 심각한 규약 위반인건 알고 있겠죠? 지금 당장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는건 그만둬요!"


광장 한 켠에 나타난 로즈의 양 팔에는 제법 커 보이는 나무 양동이가 들려 있었다. 세상에... 저 무거워 보이는걸 아침부터 들고 다닌간 말인가? 게다가 기특하게도 어제 만났던 아이들, 더크와 루미, 알리오도 저마다 스스로 들기엔 너무 커 보이는 물통을 하나씩 들고 서 있었다. 지금 상황에 잔뜩 겁을 집어 먹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이긴 했지만...


"나타났구나 붉은 눈의 마녀!"

"여러분!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아무리 에라핌 교단이라고 하지만 저희 마을에는 라이발드 영주령으로 치외교권이 인정되었다는 사실 다들 잊었나요? 이렇게 언지도 없이 찾아와서 위협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협약 위반입니다! 다들 해산하세요! 어서!"


짝짝짝. 박수까지 치면서 마을 사람들을 독려한다. 그러나 무리 가운데 별다른 움직임의 변화는 없었다.


"입 다물어라 마녀!"

"당장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정식 절차를 밟아 다시 찾아 오세요! 영주님께 직접 상소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즈는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당당하게 집행관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바닥에 내팽개치듯 내려 놓은 물통이 그녀의 강직한 마음을 대변하는 듯 묵직했다.


"치외 교권이니 뭐니 하는 소꿉장난도 오늘로 다 끝이다. 에라핌 교단 성황 예하 프리츠 폰 델프만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왔다!"

"성황으로부터?"

"영주권의 동의 하에 오늘부로 레짜 마을에 내려졌던 치외교권 조치는 철회, 라이발드 영지와 델뢰르 대수림에 대혼란을 불러 일으킨 마녀 로즈를 긴급 체포하라는 명령이다!"


집행관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척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직인이 찍힌 두루마리 뭉치를 펴보였다. 그것을 확인하는 로즈의 표정이 점차... 아, 그 변화는 의외였다. 그녀의 표정은 점점 차분해져 갔다.


루프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렇군요. 영주권의 동의가 있었다구요."

"그렇다. 피고인은 저항을 그만두고 순순히 우리를 따라 나서길 바란다."

"피고인이라... 그래요. 이제 알겠어요. 우후훗.


전혀 웃을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로즈는 웃었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차갑게 집행관을 직시하고 있었다. 마치 모든것을 포기한 듯한 얼굴. 혹은 기다리던 끝을 맞이한 자의 체념. 그것이 표정에 묻어 있었다.


"아직도 내가 당신을 치료해준 사실을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올란드?"

"그 이름은 버렸다! 그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나를 부르지 마라!"


올란드라고 불린 그 집행관은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도 곁눈질로 예의 노인을 흘겨봤다. 노인의 씁쓸한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모두 버렸다. 그랬을 터였다. 그래서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에마크! 죄인을 포박하라."

"예!"

"그만 둬요!"

"로즈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 거에요!"


에마크라 불린 또 다른 집행관이 말에서 내려 로즈를 포박하려 했다. 그러자 로즈 뒤에 있던 아이들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그에게 달라 붙었다. 그리곤 애처로운 몸짓으로 그가 로즈에게 더 이상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것이었다.


"아아..."

"저런!"

"떽! 어서 떨어져! 어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겁을 집어먹은 표정으로 황급히 아이들을 향해 손사래를 칠 뿐이었다. 심지어 루미와 더크의 부모로 보이는 자들은 허둥지둥 아이들을 향해 달려가서 그네들을 붙잡아 떼어 냈다. 이 와중에 병자가 다가오는 것에 기겁한 에마크가 깃대를 두어 번 휘둘렀다.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깃대에 맞고 나뒹군다.


"아이고... 루미 이 년아! 뭐하자는 짓이야!"

"더크! 엄마가 그렇게 마녀랑 어울리지 말라고 했잖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교단 앞에서! 병이 낫고 나서도 구원 받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래!"


아이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지만, 어른들의 큰 손으로 틀어막힌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루프는 그 촌극을 보고 있으면서 슬슬 나서야 할 때가 아닌지 고민했다. 그것이 과연 옳은지...


문득 알리오만 여전히 에마크의 다리에 찰싹 달라 붙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매트와 보레인은 어디갔지? 그들 성격에 저런 알리오를 가만히 보고 있을리는 없는데?


"에잇! 이 녀석! 떨어져라! 떨어지지 않으면 정말로 가만 두지 않는다!"

"피피를 건드리지 마! 피피는 나쁜거 없어! 나쁜건 아저씨들이라고!"

"이 꼬맹이가!"

"아이는 놔 둬! 내가 따라가면 되잖아! 따라 간다고!"


로즈가 황급히 에마크의 팔을 끌어 당겼지만, 에마크는 알리오가 매달린 발을 들어서 마침 옆에 있던 우물 벽에다가 때려 박으려 했다.


'이런 젠장!'


루프가 황급하게 몸을 움직였지만 거리가 멀다! 이대로라면 알리오가 크게 다칠 것이다! 바로 그 때였다.


"푸왁!"


시커먼 형체가 그 우물에서 불쑥 튀어 나오면서 괴상한 소리를 냈다. 그 바람에 에마크는 뒤로 벌렁 나자빠졌고, 알리오는 옆으로 튕겨나갔다. 우물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 형체는 햇빛이 맛있다는 듯이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이렇게 소리질렀다.


"아 씁! 냄새 존나 구려! 죽는 줄 알았네!"


그러면서 등에 들쳐 업고 있던 무언가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것은 오래동안방치되어 심각하게 부패한 시체였다. 그리고 그 짓을 한 것은 다름아닌...


"라키안! 이 인간이 어디가서 뭘 하나 했더니!"


루프가 반가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라키안은 루프를 보면서 피식 웃으면서 엄지척을 했다.


"히어로는 항상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법이죠!"

"아 진짜 다 좋은데 그 입은 좀 다물면 안될까요? 설마 저 우물벽에 붙어가지고 이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린건 아니겠죠?!"


그러나 루프는 라키안을 얕봤다.


"맞는데?"

"이 양반이!"

"와하하! 어쨌든 잘 됐잖아요? 이렇게 다들 무사하니까! 하하하핫!"


그래, 무사하긴 하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이제부터 무사할지 그게 걱정이다만!


"이건 또 뭐야?"


올란드는 분이 끓어 오르는 표정으로 라키안을 향해 삿대질을 해댔다. 그의 지령에 집행대의 대원들이 순식간에 라키안의 주위로 모여들어 깃대 끝의 창날을 그에게 들이대고 위협했다. 그러나 라키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시하면서 자기 팔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나 하는 것이다.


"킁킁... 아오 냄새 다 벴네. 이런걸 우물에다 던져 놓으니 물도 썩고 병도 퍼지지. 에잉."


그러면서 라키안은 자신이 들쳐 메고 올라온 그것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곳곳이 썩어 들어가 파랑게 변한, 기괴할 정도로 부패한 인간의 시체. 틀림 없었다. 저런게 왜 우물 속에서?


"저게 뭐지?"

"시체 아냐?"

"왜 저런게 우물 속에서?"

"저 우물 다 말라 붙어있던게 아닌가?"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술렁이기 시작했다. 당당하기 짝이 없던 집행대도 그것을 보고는 약간 동요하는 모습이 보였다.


실로 심하게 일그러진 시체였다. 누가 보기에도 레짜로 인해 참혹하게 죽어간 자의 말로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참상이었다.


"이거 봤죠, 교단 나으리들? 이런게 우물 밑에 있드랍니다. 누가 집어 던져 넣은건진 몰라도 아주 용의주도하게 해놨소, 안그래? 그냥 던져 놓으면 누가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우물 바닥에다 묻어놓고 그 위를 흙으로 덮기까지 했더만 그래? 아주 지극 정성이야. 그지?"


그래서 어제 두레박이 깨진거였구나! 루프는 손바닥을 탁 쳤다. 애시당초 저 우물 두레박은 우물 깊이보다 짧게 매달아진게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시체를 우물에 던져 넣고 그 위를 흙으로 덮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우물물은 오염되고, 결국엔...


마을에 병이 더욱 창궐한다. 대체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했단 말인가?


"마녀... 마녀다! 히이익! 마녀가 우리들을 다 죽이려고 시체를 우물에 던졌어!"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비명이 퍼져 오르기 시작했다. 루프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째 나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을까. 그는 조심스레 몸을 움직여서 로즈의 앞을 가로 막았다.


"루프씨?"

"뒤로 잠시 물러서세요."


루프는 허리춤의 검에 손을 얹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대비할 수 있게끔.


"자 그럼 여기서 문제!"


문득, 라키안이 소리를 꽥 질렀다. 얼마나 목청이 큰지 크게 웅성이던 마을 광장이 한 번에 정리된다.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모이자 라키안은 보란듯이 성큼성큼 걸으며 뒷짐을 졌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시선과 귀를 빨아 들이는 흡입기같았다.


"이걸 과연 누가 우물에다 던져 넣었으냐?"

"그걸 물어 뭣하나! 마녀의 짓이 틀림 없지!"

"그게 과연 그럴까?"

"옳다! 마녀의 짓이다!"

"진짜 그렇게들 생각해요?"

"잡아라! 마녀를 잡아! 집행관 나으리들! 어서 마녀를 연행해 가시오!"

"아 거 참, 양반들 머리 진짜 안 돌아가네. 좀 생각이란걸 해 보슈!"


이 때 쯤, 얼굴이 붉그락 푸르락 한 올란도도 한 마디 쏘아 붙인다.


"이게 다 무슨 소란인가! 우물에서 시체가 올라왔다고 마녀의 혐의가 풀리기라도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려는건 아니겠지!"

"아닌데? 맞는데?"

"이 놈이! 감히 에라핌 교단의 집행관을 농락 하려는 것이냐!"

"아니, 농락이라니... 형씨들. 생각을 좀 해보슈. 세상의 어떤..."


라키안이 코를 긁적이며 나긋나긋 말을 이어나가려는 찰나, 전혀 의외의 목소리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모두들 들어 보시오!"


우렁찬 목소리에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이 목소리의 주인에게로 몰려갔다.


"세상의 어떤 멍청이가 일부러 사람들을 병자로 만들고 자기 생명을 다 바쳐서 고쳐준단 말이오!"


바닥에 넘어져 있던 알리오의 귀가 움찔거렸다. 루프는 자신의 시선 끝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고 있는 매트의 모습을 발견했다. 어제 병상에 누워 있던 그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생생한 모습. 라키안의 마법같은 농간에 정말로 그 무시무시한 레짜를 다 떨쳐 버리기라도 한 듯, 그의 주먹은 굳건하게 쥐어져 있었다.


"매트! 지금 마녀를 감싸겠다는 것인가!"


올란드가 목에 힘줄을 세우며 매트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매트는 동요하지 않았다.


"잘 생각해 보시오! 그리고 날 보시오!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해 보시오! 그런 나에게 로즈가 찾아와 무엇을 했는지 아시오? 우리 마을의 금기 중 하나인 외지인을 들여온 것도 모자라, 그의 손까지 빌어가며 나를 치료해 줬소! 그래서 내가 이렇게 서 있는 것 아니겠소!"


그의 목소리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마을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집중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 입 다물라, 매트! 한 마디만 더 하면 신성 모독죄로 그대도 연행해 가겠다!"

"선행을 베푸는 자를 감싸고, 죄 없는 자의 죄가 없다 하는 것이 어찌 신성모독인가!"

"뭣이!?"

"올란드, 자네도 알지 않는가! 이 마을에서 그녀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한 채 떠난 자네라면! 그 후광으로 에라핌 교단의 집행관 자리에까지 오른 그대라면!"

"닥쳐라! 내가 이 마을에서 로즈라는 자를 통해 깨달은 것은 소름끼치는 마녀의 본성일 뿐! 스스로 병들게하고 스스로 치료하는 마녀의 끝모를 음모일 뿐! 그 경악스러운 위선에 몸서리 칠 뿐이다!"

"... 벌목꾼 소년 올란드. 교단에 들어가고 나서 말주변도 많이 늘었구나."

"당신이 아무리 교단 법률 상담원이었다 하더라도, 결국은 병마의 저주를 짊어진 영혼. 비록 지금 겉보기로는 다 나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실상은 대주교님의 확인을 거치지 않는 이상 그대는 여전히 부정한 병자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발언을 철회하고 에라핌님의 긍휼에 그대의 몸을 시험토록 하라!"


그러나 매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들으시오! 사실 나도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소! 어제까지만 해도 여러분과 별반 다르지 않는 시선으로 로즈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오! 그러나 지금은 다르오! 내가 병이 나았기 때문만은 아니오. 다들 보다시피 저 외지인이 우리 마을의 우물에서 시체를 꺼내지 않았소? 이게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하시오?"

"그 이상 말한다면 이 자리에서 즉결 처분하겠다, 매트!"


올란드가 손짓하자 집행대원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깃창을 휘둘러댔다. 그 중 세 명은 허리춤에 차고 있더 예검을 뽑아들기까지 했다. 그 날카로운 것이 햇살 아래 드러나자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헛숨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매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올란드의 말대로 나는 병마의 저주를 받았소! 그러나 그 이전에 살았던 나의 삶의 토대를 기반으로 나는 확언할 수 있소! 내가 배운 법과 교단의 가르침에 대한다 할지라도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요! 로즈는 절대로 저 시체를 우물에 던지지 않았소!"

"이 불경한 자가! 감히 교단의 가르침을 입에 담는가! 당장 저 자를 포박하라!"


그러나 올란드의 명령에도 아무도 매트를 향해 움직이는 자는 없었다.


"어, 얼음이..."

"발 밑에!"


그들은 모두 땅바닥과 하나가 되어 꽁꽁 얼어붙은 자신들의 발을 내려다 보며 아연실색해 있었다. 그들 앞에 서리가 풀풀 날리는 검을 들고 있는 이리나드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법사? 설마 외지인 중에 마법사가 있었단 말인가?"

"마법은 붉은 눈의 마녀가 아니니까 써도 상관 없는거겠죠?"

"에잇! 마녀와는 상관 없다 할지라도 지금 그대의 행위가 교단에 대한 적대 행위라는 생각은 없는건가! 당장 이걸 풀어라!"

"어머, 걱정 마세요. 매트씨 말만 다 끝나면 풀어 줄 테니까. 딱히 위해를 가하는건 아니니까 적대 행위는 아니라고 해두죠."


루프가 당황한 표정으로 이리나드의 어깨를 잡았다. 그녀가 홱 돌아본다.


"뭐 임마."

"아, 아냐. 잘했어."


루프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매트의 열변은 이어졌다.


"여러분 생각을 해 보시오! 만일 로즈가 저 시체를 우물에 던졌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요 수년간 매일 아침마다 수고하여 물을 길어 왔다는 말이오? 만일 그녀가 이 마을에 병세를 더 퍼뜨리려 했다면 어째서 그렇게 전심으로 우리들을 돌봐왔다는 말이오! 여러분들, 부디 잘 생각해 보시오. 나도 어제부터 한 숨도 자지 못하고 계속 생각했단 말이오! 우리가 무언가를 잘못 인식하고 있던건 아닌가! 우리는 두려워해야 할 대상을 계속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게 아닌지 말이오!"

"오호, 제법 말 잘 하네요. 역시 전직 변호사란건가?"


라키안이 턱을 쓰다듬었다. 루프는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오히려 저 시체가 우물에서 나왔다는 사실만 놓고 보자면, 나는 더욱 무서운 생각이 들 뿐이오! 누군가 우리 마을에서 병이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단 말이오! 누군가가 우리를 마을에 계속 병과 함께 붙잡아 두고 마녀라 불리는 여인을 붙여 모든 저주를 뒤집어 씌우려는게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이 말이오!"

"그,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설마... 우리들을 계속 병에 걸려있게 하려는 자들이 있단 말이야?"

"나도 그것까지 확언할 수는 없소... 그러나 여러분, 적어도 여기 있는 로즈는 무죄하오. 아니, 설령 그녀에게 죄가 있다고 해도 우리들은 그러면 안되지 않겠소... 나도 모르겠소. 우리 모두가 미쳐 있었던게 아닌가 할 정도요! 우리는 어째서 매일같이 우리 병자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있는 우리의 약재사를 모른척하고, 도리어 우리를 이런 변두리에 추방해 놓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교단의 은총만 바라고 있단 말입니까!"

"매트씨..."


매트의 변호의 주인공이 된 로즈는 어느샌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참으려 했다. 굳게 남아 있으려고 했다. 그녀가 이 마을로 추방당하던 그 순간에도, 그녀가 마녀의 낙인이 찍혀 그림자와 같은 유년 시절을 보내던 그 시절에도, 어떤 순간에도 자신은 세상에 당당하리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항상 그렇게 다짐해왔다.


그러나 그녀의 그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몇몇의 아이들을 제외하면. 드물게 병을 낫게 해줘도, 교단의 은총을 부르짖으며 마을에서 도망가기 일쑤인 사람들만 봐왔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단단해지기로 작정했다. 그렇게 항상 살아왔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마침내 누군가가 이해해줬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느껴졌다. 붉은 눈동자를 덮은 물방울이 쉼없이 흘러내렸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났다. 이것은 마치 잠결에 얼음물을 들이 부은 것과 같은 깨우침이었다. 모두들 동요하면서도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매트의 말이 맞는 것이다.


"매트의 말이 맞네."


그것은 그 친절한 노인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작고 허약한 노인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병자들의 아우성이 점차 봇물 터지듯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집행관들은 물러가라!"

"우물에 시체 던져 넣은 놈은 누구야!"

"우리가 병들어 죽던 말던 신경도 안쓰는 교단!"

"어째서 지금까지 우리는 이걸 모르고 있었던거지?"

"물러가라! 로즈는 내줄 수 없다!"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거세진다. 라키안이 중얼거렸다.


"흠... 역시 그랬나... 이런 변변찮은 일 하나만으로도 풀릴걸... 도대체 무슨수로 몇 년 동안이나 마을을 통제해 온 거지, 이 교단은?"

"뭐라구요?"


루프가 뭔가 중요한 소릴 한게 아닌가 싶어 물었으나 라키안은 그냥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다.


"아, 뭐... 세뇌같은거요."

"혼자 뭐라는거야... 씨끄러워서 안들리잖아."


루프는 혀를 끌끌 찼다. 그냥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쳐 괴성이나 지르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로즈씨는 마녀가 아냐! 이 나쁜 놈들아!"


더 나쁜 욕을 배워야겠다, 루프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교단에 반기를 든다고? 레짜 병자들이?"

"오, 올란드 집행관님! 이대로는..."


한편 교단 집행관들은 마을 사람들이 점차 자신들을 옥죄어오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말채로 발이 모두 얼어붙어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 이리나드는 그런 그들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이제 떠날건가요? 떠난다고 하면 풀어드리죠."

"이대로 돌아가라는 말인가!"

"아니면 그대로 얼어 붙어 있으시던가요."

"아까 말과 다르지 않나!"

"제 맘이죠. 어차피 마법이니까 마녀 아니고."


저 소름끼치는 뻔뻔함... 루프는 이리나드를 계속 라키안과 함께 다니도록 놔둬도 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좋다. 오늘은 돌아가겠다."

"좋아요. 그 말, 믿어 드리죠."


순간 그들의 발을 묶고 있던 얼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발이 자유로워진 말들은 마을 사람들이 압박해오자 이미 당황해 있었던지라 격하게 투레질을 해댔다.


"워, 워!"


올란드는 당황한 말들을 달래면서도 분이 가득한 눈으로 마을 사람들을 죽 둘러 보았다. 그 중 진이 빠진듯이 축 늘어져 앉아 있는 매트와, 서글픈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노인의 모습을 눈동자에 각인 시키듯이 쳐다봤다.


"다들 돌아가자."

"그, 그렇지만..."

"일단 돌아가서 주교님과 합류하겠다. 마녀 연행은 그 이후에 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집행대는 서로 뭐라뭐라 말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는 주저 없이 말을 돌려 마을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꼬리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고 나서야, 루프는 참아왔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어느덧 해가 중천에 떠올라 있었다. 모두의 그림자가 짧아질 그 시각 즈음 해서 마을에 순각적인 정적이 찾아왔다. 다들 방금 벌어진 일이 어떻게 되먹은 것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그들은 방금, 마녀를 변호하고 교단을 배척한 것이다. 교단이 이 사실을 알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은 자명한 사실. 더군다나 오늘 찾아온 올란드 집행대는 영주관의 허가 하에 치외교권의 해제 명령까지 들고 있었다.


즉 더 이상 이 마을은 교단의 비호하에 있지 않다는 소리였다.


사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되었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의외로 상쾌해져 있었다. 다들 새로워져 있었다. 오랜 기간동안 그들의 사고를 억누르고 있던 짙은 안개가 겉힌듯 상쾌한 마음과 더불어 지금까지 그들을 지켜온 로즈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이 수년치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참을 수 없는 감정의 파도가 온 마을을 덮치고 있었다.


그 결과물로, 마을 광장은 눈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미아하으... 미아흐..."


턱과 코가 문드러진 중년의 남성은 새는 발음으로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됐었나봐... 정말 미안해, 로즈!"


눈동자가 하나 없는 작은 청년은 그 눈동자를 소매로 덮고 울고 있었다.


"우리를 용서해 주겠어요?"


어느샌가 알리오를 끌어 안고 있는 보레인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미안함과 서러움에 몸부림치면서도, 그들의 병이 저 로즈라는 불쌍한 여인에게 옮겨 갈까봐 감히 그녀에게 접근도 하지 못하고 땅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그들은 모두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눈동자의 색이 어떻느냐를 떠나, 그들에게 마음을 열어주는 것은 이 세상을 통틀어 오로지 로즈 한 명 뿐이라는 것을.


그런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언제나처럼 그녀였다. 로즈는 그렇게 자괴감에 빠져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로 먼저 다가갔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언제나 그랬듯이 포근하게 끌어 안았다.


"울지 말아요."


그런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눈물에 멈춰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그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치명적인 전염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거리낌 없이 안아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 안아줘 왔던 단 한 사람...


그것이 로즈라는, 이제 약관이 조금 지난 아가씨였다.


"자아... 이제는 마을을 지킬 방법을 궁리해봐야겠군요."


콧잔등을 괜시리 훔치면서도, 다만 루프는 라키안이 별 일 아니라는 듯이 툭 던지는 그 한 마디에 온 정신을 기울이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어려운 부분을 겨우겨우 넘어섰습니다. 잘 써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글의 가장 주된 독자인 제가 보기에는 그냥저냥 괜찮네요. 허허헣ㅎㅎㅎ

 가독성 측면에서 볼 때 문단이나 대사문 사이에 줄 띄어쓰기를 하는게 좀 더 읽기 편한것 같아서 예전처럼 돌려 봤습니다. 읽기 편하라고 바꿔 봤어요 ㅎㅎ


 이제 저주와 장미와 불꽃이 진짜로 시작됩니다. ㅎㅎ 가능한한 열심히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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