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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령 님의 서재입니다.

회천삼국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오리형
작품등록일 :
2014.07.29 13:29
최근연재일 :
2018.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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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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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활(死活)

DUMMY

원술의 진군이 시작되자 기령은 바로 군의 태세를 변환하여 유비군을 막는 수비군이 되었고 기령은 신급, 임영, 번양을 기점으로 허현의 유비를 움직임을 막을 방비를 하였다. 원술이 직접 이끄는 대군은 홍구를 넘자마자 초만 아니라 양하, 무평, 고를 통하여 사로(路)에 군을 나누어 공격하도록 하였다. 하긴 어마어마한 물자를 가진 원술만 가능한 전략이었지만 대다수의 군이 원소를 치기 위하여 움직인 지금의 상황으로 가장 치명적인 전략이었다. 뭐 조조는 지금 남방의 원술을 막기 위하여 남긴 인물은 겨우 순욱과 몇의 무장들만 예주에 남아 자리를 지켰다.


순욱은 자리에 앉아 여러 지도를 바라보며 수염을 쓸었다. 어려운 전쟁이 될 상황이었다. 원술이 무너질 것이 예상 되는 상황이지만 저울이 너무 기울어 버리면 그 패가 될 사람이 안면을 바꾸어 버릴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적들이 초현을 넘어 수수(睢水)를 넘는 것은 불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순욱에게 남은 자원은 매우 적은 상황이었다. 조조가 자신을 믿어 연주와 북부 예주를 지키도록 하게 하였다고 하지만 지금 순욱의 상황은 원술이라는 거대한 맹수를 앞에 두고 겨우 나무로 된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뭐 하후돈이라는 창과 조표의 단양병이 방패로 여길 수 있었다. 그러나 하후돈이 맹렬한 무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황을 바꾸는 대단한 지략의 장수도 아니었다. 그저 군이 아버지처럼 챙기는 덕장(德將)정도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단양병의 상태도 그렇게 믿음직하지 못했다. 본시 원술의 밑에 있던 이들이니 칼을 거꾸로 잡는 것이 쉬울 수도 있었다.


순욱은 곽공과 위자를 자현과 건평으로 보내었다. 물론 그들의 가족은 모두 연주에 있으니 가족이 살고 싶으면 끝까지 싸워야할 상황이었다. 가혹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원술의 대군의 총병이 수십만이었다. 물론 진짜 싸울 수 있는 병력이 그들 중 삼분지 일 정도라 여긴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양의 군세였다.


순욱은 자신의 관모를 내려놓고 머리를 잠시 만지면서 지도를 내려 보았다. 제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떠오르는 수가 마땅히 없었다. 그저 의존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서쪽의 기령이 유비를 막고 있으니 유비의 군을 끌어 들이는 것도 힘들었고 서주는 그간의 일이 있으니 그곳을 흔들어 군을 쪼개는 것도 힘들었다.


‘남은 것은 오롯이 남쪽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며 버텨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이곳에 남은 병사들에게 나도 보이지 않는 희망을 보여야 하는 것인데...’


힘든 일이었다. 너무나도 힘든 일이라 순욱은 그날 잠을 지새우며 차를 홀짝이고 원소를 상대하기 위하여 떠난 조조를 생각하였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순욱의 걱정 중 하나가 하후돈에게서 풀려버렸다.


하후돈은 군이 모여 있는 병참에 누어 있다가 병사가 술동이들을 가져오자 턱하니 앉았다. 그리고 그 병사들에게 말했다.


“보초병 까지 모조리 데려와라.”


“허나 장군! 그리되면 군법상 죄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하후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야 어차피 뒤질 수도 있는데 굳이 그렇게 깐깐하게 살아야 하겠냐?”


“장군...”


그러자 하후돈이 그의 어깨에 자신의 팔을 두르며 자신의 흉갑을 두드렸다.


“걱정마라 네놈들에게 책임을 물을 바에야 내가 목을 내놓으마. 알지? 내가 아만(조조)이나 지재선생이나 묘재나 그런 놈들에게는 거짓말해도 내 목숨 맡기는 네놈들에게는 거짓말 안한다.”


그러자 어께가 둘러진 병사가 울상을 지으며, 약간 울먹이기 까지 하후돈을 보았다.


“그래서 더 걱정스러운 것입니다. 장군의 군공으로 겨우 지금 받은 자리가 나이 어린 다른 분들 보다 낮지 않습니까! 큰 군공을 세울 자리에서 벗어나 원술을 막으며 언제 죽을지도 모를 자리나 전전하며 말입니다. 장군 부디 예? 제발.”


그러자 하우돈이 그의 흉갑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의 웃음은 더더욱 짙어졌다.


“그래서 네놈들을 얻었지 않으냐. 그게 나쁘더냐? 네놈들 같은 병사들을 얻으려고 수년을 공신들 말석을 전전했다. 그것이 너희들이다. 내 아들들 같은 놈들 수천 명을 얻었는데 그게 뭐 이게 더 대단한 거지 안 그러냐?”


그러자 병사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투구를 놓고 말했다.


“저도 백명을 책임지는 수병입니다. 저도 책임질 것이니 투구 두고 가겠습니다. 장군과 제가 동참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하후돈은 웃음을 지으며 탁상에 다시 누웠다.


“빌어먹을 생각해보니 짜증은 나내 아만 이 빌어먹을 놈이 왜 맨날 어려운 곳만 보내는 거야? 제 놈도 내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거 다 알면서 어휴 뭐 다 내 잘못이니 누구를 탓하겠냐.”


병사들이 모이자 수병과 부장들이 모여 하후돈을 찾았다. 그리고 무릎을 꿇으며 투구를 앞에 내밀면서 말했다.


“장군, 책임을 지는 것이 상관의 도리라 하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수병으로써 책임을 질 것입니다.”


그러자 하후돈은 그들의 어께를 토닥이며 말했다.


“술동이나 옮겨 그게 네놈들 책임이야.”


그들이 무릎 꿇은 그들을 지나치고 문을 열어 재꼈다. 그러자 밝은 빛이 들어오며 하후돈을 감쌌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아래로 향하자 수많은 병사들이 질서 정연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방의 성벽에는 병사들이 보이지 않았고 주변의 수많은 곳들이 병사들이 없어 문이 닫혀있었다. 하후돈의 시선이 다시금 주변에서 병사들로 돌아왔을 때 뒤의 수병들과 부장들이 술동이를 들고 나왔다.


“원술의 대군을 맞이하기 위해 기오나 곡숙현으로 퍼질 것이다. 원술의 대군은 수십만이 있다고 한다.”


하후돈의 말에 주변의 병사들은 창을 부여잡으며 두려움을 표출하였고 하후돈은 투구를 벗어 머리를 긁적였다.


“물론 그중 대다수는 가짜군사일 것이다. 뭐 민병들에게 창이나 쥐어주거나 물건 옮기는 놈까지 세어서 보냈나보지 너희들도 알지 않느냐 뭐 수만 병사라 하면 본시 만 명의 병사들만 있는 정도다. 뭐 원술 정도면 자존심 세우느라 한 열배는 불려서 말했겠지 뭐 그 정도로 우리가 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지. 우리 병사들이 총명해서 다 알아차리고 있을 것이 함정이고 말이야. 하하하”


그러자 다른 이들도 약간의 긴장이 풀려 웃음을 흘렸고 하후돈이 말을 이었다.


“그러나 저들의 군세가 우리보다 많다는 것은 다를 바가 없다. 조공은 원소를 치기위해 길을 떠났고 연주에서 올 지원병은 없다.”


그러자 주변이 웅성거리면서 말들이 나왔다.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닦는 이도 보였다. 하후돈은 그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 희망도 없는 전쟁에 나가라는 것은 장수로써도 고역이었다. 그러나 해야 하는 전쟁이었다. 이들에게는 크게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었다. 아니 차라리 원술이 점령하는 것이 더 풍족한 삶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조조는 지켜야만 할 인물이었고 조조에게 연주는 그가 서있을 수 있도록 하는 지지기반이었다. 자신은 꼭 그곳을 지켜야만 했다.


그래서 하후돈은 그들에게 인정을 호소하기로 결정하였다. 자신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니 도와달라고 부디 남아서 싸워 달라고 말이다.


“맞다 이 전쟁은 매우 불리하다. 적들의 기세는 하늘을 뚫고 양초는 풍부하며 숫자 또한 우리를 압도한다.”


그러자 수병들과 부장들은 침을 넘기며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불안해하는 그들의 모습에 그들조차 불안하였다. 어찌하여 하후돈은 이런 말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하후돈은 전혀 겁먹거나 불안한 표정은 아니었다. 술동이 두 개를 두 어께에 지고 자리를 한걸음 한걸음 옮겨 내려갔다. 살짝 휘청하여 위험한 상황이 보이기는 했으나 한사람이 들기도 힘든 술동이를 병사들 사이로 들고 갔다. 역시 힘만큼은 보통사람과는 달랐다.


“조공의 명령은 군을 이끌어 감히 적들이 수수(睢水)를 넘지 못하게 하라는 명령이다. 그리고 이는 적으로부터 연주를 지키는 일이다. 부당한 명령도 아니고 병사가 백성을 지키기 위함이며 명령을 받드는 것이 군인의 임무이니, 나는 너희들이 모두 떠난다고 하더라도 여기를 지킬 것이다.”


그러자 병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하후돈이 남는다고 하는데 어찌 병사들이 도망가겠다고 하겠는가?


“나는 지금 가고 싶다는 자들을 말리지 않겠다. 이 하후씨의 명예를 걸고 보내 주겠다.”


그러자 다시금 웅성거림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하후돈이 술동이에 있는 국자를 이용하여 한잔을 들이키며 말했다.


“나 연주의 남아 하후돈은! 이곳에 남아 저들이 물러나기 전까지 항복하거나 연주로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맹세하며 이 술을 마시겠다. 자! 이 술을 마시는 자 나와 같이 맹세를 하는 것이다. 마시지 않는 자 연주로 돌아가 쉬면 될 것이다.”


그러자 수병들이 술 한 동이씩을 들고 내려와 국자에 술을 담아 벌컥 벌컥 마셨다.


“이 윤첨 또한 장군께 한 몸을 맡기겠나이다!”


“소병 한일 또한 장군께 몸을 맡기겠나이다!”


그러자 그들을 따라 병사들이 뒤를 따라 술을 마셨다. 뭐 군중심리 와 열기가 같이 합쳐 이루어낸 일일 것이다. 하긴 하후돈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하후돈이 아니라 군율을 앞장세우는 이들이었다면 이런 일을 만들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하후돈이 한잔씩 마신 모든 이들을 바라보았다. 도망간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하후돈은 마지막 한잔을 위하여 몸을 밀어 넣어 한 국자를 떴다. 그리고 한번 들이키고 말했다.


“연주의 남아의 맹세를 의심하지 않기에 나는 독전관은 두지 않겠다. 또한 너희들 모두에 하후가의 창고를 헐어서라도 땅 한 뙤기 받을 수 있도록 하마 죽어서조차 가족들에게 줄 것이니 수병들과 부장들은 돌아가 군리들에게 정확히 기록을 남기어라.”


그러자 도리어 부장들이 더더욱 하후돈을 걱정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하후돈은 그런 걱정일랑 하지 않고 그저 술 한 국자 더 뜨기 위하여 술동이들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모조리 빈 것을 보고서야 그저 입맛을 다시고 돌아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하후돈의 명을 듣고 그를 꾸짖기 위하여 온 순욱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욱은 하후돈을 보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하후돈이 그를 지나치다가 잠시서서 순욱에게 말했다.


“내 애들이 저렀소. 그러니 육편이나 던져줄 전투에서 내 애들 넣으면 가라고 병사는 보낼 것이네, 허나 내 저놈들 이름 하나하나 내 기억하고 있으니 그 이름들을 감당할 수 있는 성과를 가져와야 할 것이네. 그렇지 않으면 아만과 내가 왜 친한지 보게 될 것이니까.”


순욱은 하후돈의 말에 침음을 삼켰다. 그리고 병사들이 서로 자신의 결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야기하는 것과 하후돈이 내어주는 땅에 도리어 그를 걱정하는 병사들을 바라보는 그는 순간 짧은 한숨을 뱉었다. 하후돈을 너무 무시한 자신의 생각에 잠시 눈을 감았다.


‘그래도 저들을 철저히 막는 것이 부족하다. 아직.... 아직은 말이다.’


작가의말

원술 진군 하자마자 초현을 포위하며 점령하는 능력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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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타초경사-2 +5 18.01.18 2,769 36 12쪽
176 타초경사 (시즌2 시작) +7 17.12.29 2,315 45 13쪽
175 사활(死活) +8 17.10.02 2,488 37 13쪽
174 사활(死活) +6 17.08.27 2,543 52 15쪽
173 사활(死活) +5 17.08.15 2,264 43 11쪽
» 사활(死活) +2 17.08.13 2,274 38 11쪽
171 사활(死活) +1 17.08.05 2,488 47 11쪽
170 사활(死活) +3 17.07.30 2,510 44 14쪽
169 사활(死活) +3 17.07.25 2,460 43 11쪽
168 사활(死活) +5 17.07.08 2,664 48 11쪽
167 사활(死活) +4 17.07.05 2,711 46 13쪽
166 사활(死活) +3 17.07.01 3,064 48 13쪽
165 서북에서 부는 바람-結 +3 17.06.27 3,035 44 11쪽
164 서북에서 부는 바람 +5 17.06.23 3,010 50 13쪽
163 서북에서 부는 바람 +9 17.06.04 3,176 63 14쪽
162 서북에서 부는 바람 +5 17.05.31 3,122 56 11쪽
161 서북에서 부는 바람 +5 17.05.29 3,093 58 11쪽
160 서북에서 부는 바람 +4 17.05.27 3,274 56 11쪽
159 서북에서 부는 바람 +7 17.05.23 3,663 59 12쪽
158 암중난투(暗中亂鬪)-結 +5 17.05.19 3,276 58 16쪽
157 암중난투(暗中亂鬪) +6 17.05.14 3,409 61 12쪽
156 암중난투(暗中亂鬪) +3 17.05.12 3,182 54 13쪽
155 암중난투(暗中亂鬪) +2 17.05.10 3,213 6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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