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에서 부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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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의 군세가 홍농에 도착하여 과거 진대의 함곡관을 정비하며 여포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전일 소식에 의하면 여포의 군세가 화산을 넘은 것을 들었으니 지금쯤이면 동관을 넘었을 것이라 예상 하고 관우는 이리저리 직접 움직이며 군을 정비하였다.
관우는 직접 성루에 올라 직접 확인하고 보고하게 하였는데 그를 쫓아다니는 휘하의 면면을 보면 꽤 놀랄 만 하였다. 법정, 맹달, 두기, 두습, 관평, 관흥, 염행 등이었다. 염행은 본시 한수의 부장이었으나 여포에게 당하여 군을 이끌고 도망쳐 유비에게 의탁 하였고 관우의 휘장이 되었다.
관우는 여러 가지 일을 마무리 짓고 그들을 모아 한자리에 앉았다. 점검을 함에 관우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보고를 받았다. 그리고는 지도를 보며 생각하였다. 아무래도 도저히 여포의 군대를 정상적인 공성으로 이기기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관흥이 관우에게 물었다. 관우는 매우 엄격해서 공석에서는 절대 사적인 말을 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관흥은 깍듯하게 말하였다.
“장군 어찌하여 걱정을 하시는 것입니까?”
“우리가 함곡에서 버티는 것은 저들도 예상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니 이는 전장의 틀을 바꾸지 못하니 이를 대비한 여포를 이길 수 있겠느냐?”
관우의 걱정에 다른 이들도 고민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더 이상의 지원은 받기 어려울 것이니 계속된 소모전을 하게 된다면 불리하게 될 것은 관우의 군세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법정이 나서 말하였다.
“소신 한 가지 계책이 있사옵니다.”
관우는 법정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잘 알 수는 없지만 간옹은 효직(孝直 법정의 자)은 매우 뛰어난 자라 평하며 관우에게 군에 넣을 것을 강권하였다. 간옹이 속으로 음흉한 구석은 있다고 생각한 관우였으나 자신과 진한(眞漢)의 일에 언제나 발 벗고 나서는 인물이라 간옹의 말을 들었다. 특히 간옹이 ‘만일 장군이 지난의 상황에 있으면 효직(孝直)이 장군을 꺼내어 줄 밧줄을 내어 줄 것’이라는 말에 심히 동하였다.
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법정의 말을 경청하는 상황을 보이자 법정이 예를 취하고 말하였다.
“여포의 군세는 분명 원겸과 맹약을 맺고 홍농으로 향하고 있을 것입니다. 허나 이는 달리 말하면 원겸의 방비는 무방비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관우는 이상한 눈으로 법정을 바라보았다.
“지금 우리가 막아야 할 것은 원겸이 아니라 여포이다. 그것도 관중을 차지하여 강력해진 여포 말이다. 갑자기 원겸의 이야기가 왜 나오는 것이지?”
그러자 법정은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그리고 법정의 입에서 나온 말은 관우를 놀라게 하였다.
“본시 저는 부풍에 살던 사람으로 사인이었지만 큰 기근과 여러 군벌들의 난립으로 살기가 어려워져 이곳저곳을 유리걸식하였습니다. 헌데 하나의 이름이 하동에서 크게 울리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이름은 의로 너무나도 푸르러 감히 넘볼 수가 없고 무예는 뛰어나 하늘에 닿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러자 관우는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관평과 관흥을 바라보았다. 혹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들이 했는가를 알기 위하여 말이다. 그러나 그들도 놀라 법정을 바라보고 있으니 관우는 이내 의심을 걷어내고 법정을 보았다. 관우의 투기가 올라 법정을 압박하였으나 법정은 끄덕하지 않고 관우를 바라보았다.
“그 명성을 이용하소서.”
“그것은 명성이 아니다. 임협으로써는 매우 뛰어난 일이겠으나 관을 공격하여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니 이를 어찌 관의 장수로써 알릴 수 있겠느냐? 이는 나의 약점이자 과오이다.”
그러자 법정이 고개를 숙였다.
“장군께옵서 그런 일을 과오라 생각 할 수는 있으나 백성들은 장군께서의 행동을 찬양하고 기리고 있습니다. 이를 알고 이름을 떨쳐 그들을 끌어 들이 소서.”
“하동을 차지하라는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하동을 차지하게 된다면 풍익이 바로 보이게 되옵니다. 적들의 보급로가 그대로 노출 되니 어찌 쉬이 군을 움직이겠습니까? 또한 저들이 군을 움직여 하동을 어지럽힌다면 원겸과의 관계가 나빠질 것이니 이는 일거양전(一擧兩全)의 상황일 것입니다. 특히 여포는 대다수가 기마병이니 포판을 기준으로 강을 지킨다면 적들은 감히 하동을 넘보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허나 원겸의 군이 움직이지 않겠는가?”
법정은 그 자리에서 지도를 가리켰다. 그곳은 원겸의 군세가 나와 있었는데 대다수가
“원겸은 상당과 계 일대에 군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소를 도모하려는 것입니다.”
“원겸은 하북 원가의 일원이 아니던가?”
“작금의 원가의 문제는 뛰어난 인물이 한 번에 너무 많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원겸이 원소와 달리 진류왕을 지지하고 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원소와의 대결일 뿐일 것입니다. 원소도 봉천 전에 원겸을 정리하고자 할 것이니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번 대결에서 백안(伯安 유우의자)공과 관련되어서는 확실하게 백안(伯安 유우의자)공의 생과 사 그리고 거취를 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그렇다면 누가 가면 되겠는가?”
“함곡관은 두가의 인재들이 막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다 염장군께서 중심을 잡아 주신 다면 감히 여포라도 넘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 내가 직접 하동으로 향하라?”
“아드님들과 자도(子度 맹달의 자)가 하동의 군현을 공격하고 하동의 주현을 관장군께서 접수 하신다면 하동을 얻는 것은 여포가 함곡관에 닿기도 전에 이루어 질 수도 있습니다.”
관우는 법정의 말에 약간의 허풍이 들어있다고 느꼈으나 맹달은 법정을 바라보며 놀랐다. 법정의 본시 성격은 말로 이루어질 것이 아니면 꺼내지도 않았다. 즉 관우에게 한 말은 진짜 여포가 함곡관에 닿기도 전에 하동이 넘어 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었다.
관우가 이끄는 소규모의 군사들이 두진을 지나 빠르게 하동으로 향하였고 법정도 이를 따라 움직였다. 관우는 법정의 책안을 받아 대다수를 기병으로 이루었는데 관우는 그들을 오롯이 능력으로만 발탁하였다. 이러한 정예 된 군사들은 과거 임협 때 만난 자들도 있고 하동의 사병들도 있었다. 그런 출신이 다른 모습에도 관우와 몇 일 훈련을 하고나면 그의 모습에 반하여 그의 심복이 되고자 하였다. 그들의 믿음은 관우의 뒤에 서면 모두가 그의 어께만을 바라보며 서게 되었다.
“아버지... 하동...이옵니다.”
관우도 감회가 남달랐는지 숨을 크게 쉬고는 그 바람을 즐기었다. 과거 의를 세우고자 위험을 도외시했음에 돌아온 것은 도망자의 신세였다, 그러나 이를 후회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아니었다면 그들의 민초를 향한 부덕은 더 이상 벗길 수 없을 것이었다.
“내가 이곳에 다시 섰구나.”
“예 아버님.”
“나는 단순히 하동을 차지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아..버님?”
관평은 관우의 말에 입술이 떨려왔다. 관우의 충동적인 모습은 그들로써 막을 수 없기에 더더욱 두려웠다.
“내 아직 기억하고 있다. 과거 나를 도운 이들과 나를 공격한 이들 의를 세우려던 이들 배덕을 뿌리던 이들을 말이다.”
하동 출신의 인물들과 과거부터 관우를 따른 이들은 몸을 떨었다.
“나는 하동의 의를 세우겠다.”
그러자 법정이 웃음을 지으며 따라 붙어 말했다.
“장군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선언 하소서 이 하동에 관우가 돌아왔다고 관우가 배덕을 징죄하러 왔다고 말입니다.”
관우와 그의 휘하 병사들 모두가 가장 먼저 자신의 고향인 해현으로 향하였다.
주유는 추격군을 제치고 중모를 지나 낙양의 본가를 찾았다. 주씨 가문은 약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는데 이는 주유가 낙양의 본가의 인물을 대다수 수춘으로 이동시킴에 있어 낙양의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손책이 원술에 반기를 들면서 유비에게도 원술에게도 버려져 기반을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주유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친숙한 인물하나가 그를 반기었다. 낙양을 책임지는 노복으로 주씨 일가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주유는 웃음을 지으며 그를 부르자 노복은 눈물을 흘렸다.
“아이고 도련님 흑.. 얼마나 고생이 많았습니까..아이고...”
“구노 내가 씻고 싶어서 그러는데 부탁해도 될까?”
그러자 노복은 너스레를 떨며 행동하였다.
“아이고 이 이 늙은이가 눈이 침침하여 도련님의 고충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노복은 바로 하인들을 부려 씻을 물을 준비시켰고 주유는 노복이 준비한 차를 마시고 나서 오랜 시간 씻지 못한 몸을 깨끗하게 씻어 내렸다. 주유의 몸에서 오래 씻지 못하여 붙은 더러움에 검은 물들이 나왔는데 주유는 몇 번이나 물을 갈고 나서야 완벽히 자신의 피부색을 찾았다. 주유의 몸만 보아도 여인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주유는 한숨을 한번 쉬어내자 여인들이 다가와 몸에 묻은 물들을 닦아내었고 주유는 익숙한 듯이 그들의 손에 몸을 맡기었다. 그리고 의복을 차려입자 미장부의 모습이 나타났다.
노복은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주유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안타까운 듯이 눈시울을 붉혔다. 주유의 가솔들이 작금 어찌 되었을지 눈에 훤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다시 웃음을 지어 주유를 반기었다.
“도련님 낙양의 여인들이 눈이 멀겠습니다.”
그러자 주유는 쓰게 웃으며 답했다.
“내 홍등가를 돌고 싶지만 우선 백부의 일이 우선이네.”
그러자 노복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지금 주대장군께서 관동으로 향하고자 하니 혹 제가 연을 대어 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래 줄 수 있는가?”
“어렵지 않습니다. 가주님께서... 전가주님과 잘 알고 지내시던 분이니 공..아니 이제 가주님이라 해야겠군요. 가주님을 알린다면 중용하실 것입니다.”
“그러한가?”
“작금 진한의 황제가 손이 모자란다고 하니 가주님의 능력이라면 크게 중용 할 것입니다.”
“뭐 알겠네. 일개 병솔이라고 하더라도 원술만 죽일 수 있다면 원이 없으니...”
“가주께서는 그런 말을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주가의 대(代)가 걸린 일이니 부디 부디...”
노복의 표정이 좋지 않자 주유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알았네, 잘못하였어. 일단 주대장군을 만나는 일이 먼저이네.”
노복은 고개를 숙였다.
“이제 겨우 다시 한걸음이구나. 이제 겨우 다시 한걸음...”
주유는 눈을 감고 고요한 침음을 삼키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 때 다시 주유는 일어서기 위해서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섰을 때 자신은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달리는 불붙은 소가 될 것이었다. 그 어떤 것도 이용하고 그 무엇도 사용할 악귀를 담아서 악마가 될 것 이었다. 살아남은 주유는 스스로 악마가 되고자 하였다.
- 작가의말
원겸과 여포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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