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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떡잎부터 늦었지만 바르게 살고싶어요.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50
최근연재일 :
2023.05.13 18:04
연재수 :
8 회
조회수 :
860
추천수 :
24
글자수 :
34,265

작성
23.05.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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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떡잎부터 늦었다(2)

보통의 삶을 살 수 없는 광인의 평범함 도전기 시작됩니다!




DUMMY

안개가 서서히 사라지고 한령곡 안으로 빛이 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밖에서 지켜보던 어린 제자가 놀란듯 말했다.

"안개가 걷히고 있어요!"

안에 무언가가 있는지 알려줄 수 없다는 듯 있었던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고 잠시 후 그 절벽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족히 안개가 있는 지점 까지만 해도 이십(60m)의 깊이의 한령곡에서 사람이 나온 것이다.

해진 옷들을 기워 입은 듯 걸친 사내는 한비상이었다.

"너..너는 누구야?"

어린 제자의 물음에 한비상이 그를 보며 말했다.

"너 말이 왜 이리 짧아?"

그 말과 함께 한비상이 오만상을 찌푸리자 제자가 순간 느껴지는 압박에 주저앉았다.

조르르르...

압박감에 바지에 오줌을 지린 제자에게 다가가자 그의 스승이었던 자가 말했다.

"아이의 실수이니 용서해주게!"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란 것을 일직이 눈치챈 스승이 제자에게 다가가는것을 말리려 했지만 오히려 한비상의 얼굴이 더욱 안 좋아졌다.

"애들이 말이 왜 이리 짧아? 야 앞머리 날아간 놈 누가 그 따위로 말하라고 했어? 남은 머리까지 다 뽑아줘?"

앞머리가 슬슬 빠지는 중년 사내의 사내의 가슴을 후비는 말이었지만 중년 사내는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미흡하여 제자를 잘못 가르치고 실수를 범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말이 너무 길어. 내가 묻는 것이나 대답해봐."

"네.."

중년 사내는 눈앞의 청년 아니 청년과 소년 사이의 한비상이 결코 겉모습에 맞는 나이가 아니란 것을 알았다.

자신이 이룬 성취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한비상은 최소 늙음이 돌아가고 젊음이 되돌아 온다는 반로환동의 경지를 이룬 것이다.

화경에 되어서야 달할 수 있다는 반로환동의 경지에 닿았다면 결코 겉의 외모가 실제 나이일 수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사내는 한비상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음에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강자에게 그리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이에게 잘못을 사죄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니 말이다.

"여기가 어디야?"

"천마신교의 영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만.."

"천마신교... 들어 봤어. 약한데 강한척 하는 놈들만 한 가득인 곳이라지?"

"어르신에게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알았으니까 묻는 것에만 대답하라고."

한비상의 짜증에 중년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네."

"그래서 이 향기로운 냄새는 어디서 나는 거야?"

향기로운 냄새라는 말에 중년 사내가 코를 킁킁거렸다.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만..."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내의 말에 한비상이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봐봐 이 냄새를 코를 자극하는 향을... 몸에서 방금 전 까지 흘렀던 붉은 것이 밖으로 나와서 유혹하잖아. 이 냄새를 못 맡는다고?"

그의 말에 중년 사내의 얼굴이 굳었다.

"피 냄새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피 냄새! 그 향이 나고 있어! 어서 보고 싶어! 어서 맡고 싶어! 어서 맛보고 싶다고!"

그의 말에 중년의 사내가 한비상을 보며 말했다.

"그것은 올바른 것이 아닙니다."

"올바른 것? 그것이 뭔데?"

올바름의 기준을 한령곡의 악인에 따라 달랐고 모두가 한세기에 둘이 없을 정도로 악인들이었다.

그런 이들의 기준에 맞춰진 한비상은 그중 식인을 일삼던 이의 철학에도 물들여졌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것은 올바른 것이 아닙니다."

"어째서?"

"하늘이 두렵지 않습니까?"

하늘이 두렵지 않으냐.

그 말에 한비상이 하늘을 보았다.

"두렵다... 아니 그립지만 두렵지 않아. 모든 가족들은 거기서 날 보고 있을 터이니."

가족들이 보고 있다는 말에 중년 사내가 말했다.

"이런 당신의 모습을 본다면 가족들이 슬퍼할 것입니다."

"가족들이 슬퍼한다고? 왜?"

"가족들은 당신이 올바르게 살길 바랄 것이니까요."

올바르다.

그리고 그것을 바란다.

그 말에 한비상이 가족들의 말을 떠올렸다.


@@@

"우리는 하늘에 닿았으나 천성과 행함이 악하여 땅으로 떨어졌다."

"이는 우리에게 영원한 저주를 내렸지"

"너는 그러지 마라."

"우리는 못했지만 너는 바르게 살아."

@@@

가족들의 몇 안되는 부탁이었다.

그 말에 한비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악한 행동은 옳지 않다고 했어. 매혹적이지만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했지."

가족들의 말을 떠올린 한비상에게 중년 사내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피를 흘리는 상대는 먹는 것이 아니라 사정을 듣고 당신이 직접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 판단이 누군가를 죽여서 먹는 식인으로 행해지면 안되는 것이고요."

"그래.. 그렇네. 바르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겠어."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악의 탄생을 막은 듯 안심하는 사내에게 한비상이 말했다.

"그런데 너네 있는 것 좀 다 내놔봐."

"예?"

"살아감에 있어 재물이란 것이 썩 중요하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나는 없으니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가야 하지 않겠어?"

"그것도. 하늘이.."

"이 정도 죄는 하늘도 봐줄 거야. 그러니까 닥치고 내놔."

한비상의 말에 중년사내는 자신의 품에서 돈을 꺼냈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한번 내가 털어봐?"

"여기 더 있습니다."

"거기 꼬맹이 너도 돈 있지?"

"그.. 그...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은 뭔 하지만이야. 다 내놔 뒤지기 싫으면."

살인성 협박으로 둘의 재화를 모두 털은 한비상은 향기로운 그리고 남에게는 불쾌한 피 냄새가 흐르는 곳으로 향했다.



@@@

촤악!

피가 뿌려지며 내장이 흩날리며 하나의 생명이 꺼져 간다.

"사형!"

아는 이의 죽음인듯 간절한 외침이었지만 혼잡한 전장의 상황에서 타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었다.

"판단이 흐려졌다. 저 녀석을 노린다."

"존명."

그 말과 함께 뱀과 같은 움직임으로 사형을 외치던 여인에게 검이 다가온다.

서걱!

찰나의 실수가 그녀의 팔을 갈랐고 뼈가 내보였다.

"아윽!"

"저 녀석이 진형의 일 축이다. 끝내고 부순다."

"따르겠습니다."

진형을 구축하고 싸움에도 밀리던 상황인지 여인의 목숨이 끝나려는 순간 검이 멈췄다.

꾸드드득...

무언가 불길함이 느껴졌다.

아니 느껴지는 것을 넘어 그 불길함이 이 영역에 마치 바위에 갇힌 것 처럼 사람을 묶어두고 있었다.

"피 냄새. 향기로워. 언제 맡아도 짜릿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어려 보이는 사내의 모습에 순간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

이미 나타나기 전부터 아니 자신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안 순간 부터 이 사내의 영역에 있었던 것이다.

"누구...냐.."

그나마 입을 움직이는 자의 모습에 사내가 다가갔다.

"왜 싸우는 거야?"

싸우는 이유를 물음과 동시에 다른 이들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졌다.

"저들이 신성한 본교의 영역에 침범했다. 그렇기에 죽일 뿐이다."

그 말에 어깨에 구름이 그려져 있는 이들중 하나가 외쳤다.

"언제부터 곤륜의 영역이 네놈들의 곳이 되었느냐!"

언제나 있는 영역 다툼이다.

그게 단지 조금 예민한 영역으로 갔고 피가 흐를 뿐인 것이다.

흔히 있는 일이기도 또 문제가 될 만한 일이기도 했으나 한비상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가있었다.

"이거 먹어도 돼?"

한비상이 묻고 있는 대상은 팔에 검격을 맞아 뼈를 드러내고 있을 정도의 부상을 입은 곤륜의 여제자였다.

"그게.. 무슨..?"

"곧 죽을 거잖아. 이 정도 피를 흘렸으면 오래 못살아. 죽이고 먹는 것은 안되지만 허락 받고 먹는 것은 괜찮지 않겠어?"

한비상의 말에 곤륜의 여제자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출혈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말 때문이 컸다.

"제가... 죽나요?"

"이대로는 오래 못 가."

그 말에 여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죽는군요. 결국 여기까지군요... 그렇다면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 그러면 절 드셔도 좋아요."

남을 죽이고 먹는 것은 안되나 허락 받은 몸을 먹는 것은 가능하다 생각하기에 한비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봐."

"부디 다른 사람들은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뭐..?"

"제가 죽어도 다른 사람들은 살길 바라요."

그 말에 순간 한비상의 얼굴이 굳었다.

"헌신이니 뭐니 하는 거야?"

"네."

"저 사람들 네 가족들이야?"

"그건 아니에요."

"그런데 왜 목숨을 바쳐가며 지키려고 하는 거야?"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너는 죽어 너는 이대로 끝이야. 그런데도 무언가를 지키고 싶어? 차라리 다 같이 죽여서 같이 저승으로 가는 것이 낫지 않아?"

오히려 같은 곤륜의 사람들을 죽여서 같이 저승길 동무로 삼으라는 말에 여인이 고개를 저었다.

"나는 죽어도 내 사람들이 남아서 살길 바라요."

그 말에 한비상이 그녀의 피가 흐르는 팔을 보았다.

"왜..? 언제나 바라던 것인데?"

기이하다며 중얼거리던 한비상의 말에 곤륜의 여제자가 물었다.

"뭐.. 뭐가요?"

"이제는 이게 맛있어 보이지 않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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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잎부터 늦었다(2) 23.05.10 124 3 9쪽
1 떡잎부터 늦었다(1) 23.05.10 19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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