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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부치 님의 서재입니다.

떡잎부터 늦었지만 바르게 살고싶어요.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수중부치
작품등록일 :
2023.05.10 10:50
최근연재일 :
2023.05.13 18:04
연재수 :
8 회
조회수 :
864
추천수 :
24
글자수 :
34,265

작성
23.05.10 12:44
조회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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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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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떡잎부터 늦었다(1)

보통의 삶을 살 수 없는 광인의 평범함 도전기 시작됩니다!




DUMMY

휘이잉~

계곡의 아래 아니 절벽이라 보는 것이 맞으리라 그 아래는 안개가 둘러싸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곳에 중년 사내 한 명과 사내아이 하나 이렇게 둘이 아래를 바라보았다.

"제자야 이곳이 어떤 곳인 줄 아느냐?"

제자라 불린 소년은 계곡 아래가 무서운 듯 땅바닥에 붙어서 아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소름 끼치는 곳은 처음입니다."

제자의 말에 스승인 중년 사내는 재밌다는 듯 말했다.

"이곳에는 재밌는 전설이 있는 곳이니 소름이 끼친다는 네 말이 영 틀리지는 않을 거다."

스승의 말에 제자가 물었다.

"이곳은 뭐하는 절벽입니까? 아래의 안개가 마치 안쪽을 볼 수 없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제자의 물음에 스승이 웃으며 말했다.

"한령곡 한이 깊은 영혼들이 있는 계곡이라 불리우지 하지만 안에 있는 것은 그 한을 만들어낸 악인들이 갇혀 나오지 못하는 곳이라고 하더구나."

"악.. 악인들이요?"

"그래 세상을 피로 물들였던 흉악한 악인들을 신선들이 가두어 놓아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만든 곳이라 한다. 그러니 네가 소름 끼친다는 말이 사실 일 수도 있는게다. 이곳의 악인들이 만든 원한과 피 그리고 눈물은 마른 강을 다시 흐르게 할 수 있을 정도라니 말이다."

스승의 설명에 제자가 부르르 떨며 말했다.

"이 안에는 정말 악인이 있을까요?"

"있을 수도 아니면 그냥 평범한 계곡일 수도 있는 것이지..."


@@@

수십년전


"응애! 응애!"

한령곡의 내부는 어두웠다.

안개가 하늘을 가려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이곳에 무엇처럼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뭐야?"

"아아.. 이 소리는 정말 오랜만에 듣는군."

"맞아. 입맛이 도는 소리야."

그 울음소리에 한령곡의 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이구나."

"그렇군. 사내아이야."

"다리 한쪽 먹어도 될까?"

"일단 넌 좀 닥치고 있는 것이 좋겠네."

한령곡의 주민들은 모두가 옷을 입고 있었지만 해지고 닳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 같은 옷이었다.

그중 그나마 옷의 형태가 제대로 잡힌 여인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곳에 버렸나 보네."

여인의 말에 손이 검정색인 사내가 외쳤다.

"이곳이 무슨 쓰레기를 버리는 곳인 줄 아나!"

"쓰레기들이 모인 곳은 맞지."

"그렇긴 하네."

"맞지 우리가 쓰레기니까."

"우리는 사람이 아니긴 하네. 하하!"

머리가 산발인 사내의 말에 다른 이들이 웃기 시작했고 이내 그 아이를 보며 말했다.

"지금 죽일까?"

"죽는 것이 나은 삶이겠지."

"그러면 내가 먹어도 돼?"

"실험 좀 한 다음에 먹어."

"싫어 네가 실험하면 이상한 맛이 날 것 같아."

"아 염병 서로 좋게 좀 하자는데."

그들이 서로 논하는 사이 멀리서 사내 하나가 왔다.

낡았지만 간결해 보이는 복장의 사내는 가까이 오자 웃기 시작했다.

"히히.. 헤헤 뭐야?"

"애새끼 한 명을 누가 버렸어 죽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마침 지푸라기 위에서 떨어졌다."

누군가의 말에 웃는 얼굴의 사내는 아이를 보더니 이내 눈이 커졌다.

"아이다! 애기야!"

"알아"

"우리도 눈깔 정도는 있다."

웃는 얼굴의 사내는 이내 아이를 껴안더니 말했다.

"이거 내가 키워도 돼?"

"키워?"

"여기서?"

"왜?"

여러 질문에 웃는 사내가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그의 말에 사람들이 아이를 보더니 문득 생각이 난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이 크면..."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수도 있겠군."

"그거 좋은 생각이네. 일단 키워보자."

그 말과 함께 한령곡의 악인들의 육아생활이 시작됐다.

@@@

아이는 잘 자라지는 못했다.

애초에 이곳에 갇힌 악인들은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됐기에 모든 식량은 아이에게로 돌아갔지만 그나마도 부족하여 아이의 몸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한령곡의 광인들은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며 그리고 그 아이가 말을 하는것을 보고 그 아이가 자신들을 가까이 하는 것에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아브... 아으... 아바."

"방금 아빠라고 한거지?"

"맞군! 벌써 말을 익히다니 본좌보다는 부족하나 천재임이 분명하군!"

"원래는 더 일찍 말을 배우지 않나? 애가 좀 모자란 것 같은데..."

"넌 눈치 좀 챙겨."


@@@



한령곡의 아이는 자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첫째 누나!"

"그래 꼬맹이 왜 왔어?"

"오늘 알려준다면서요! 그 모공이란 것이요!"

"모공이 아니라 무공이야."

"헤헤 둘 다 비슷한데 뭘.."

"애가 좀 모자란 것이 맞네. 그래 간단한 동작부터 배워보자."

"응!"

@@@


"형! 오늘은 뭐할 거야?"

"음 사람을 죽이고도 안 들키는 법 그리고 산채로 맛있게 먹는 법을 배우자!"

"굳이 산채로 먹어야 해?"

"그렇게 먹어야 맛있으니까."

식인을 종용하는 광인의 말에 아이는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하지만 형이 저번에 내 여기를 먹었을 때는 너무 아팠는데.."

자신의 허벅지의 흉터를 보여주는 아이에게 식인을 가르치려던 광인이 미안하다는듯 말했다.

"그건 미안했어...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러니까 산채로 먹지 말자."

"그래도 죽이는 건 해야 돼."

"왜?"

"네가 살아야 하니까..."


@@@


"독쟁이 형!"

독쟁이라 불린 말에 동굴안의 손이 검은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

"그래 왔느냐? 일단 온 김에 이것 좀 먹어라."

독쟁이라 불린 자가 내민 것은 주먹만한 환단이었다.

"이거 먹으면 아프잖아..."

먹을것이 귀한 한령곡이었지만 아이는 이것을 먹고 싶지 않은듯 했다.

"그래야 네가 사는거야! 내가 키운 꼬맹이가 이상한 것 주워먹고 죽는 꼴은 내 절대로 못 본다!"

그의 호통에 아이는 조심스럽게 환단을 가져가며 말했다.

"알았어..."


@@@

"아저씨!"

@@@

"둘째누나!"

@@@

"본좌형!"

@@@

그렇게 세월이 지나갔다.

수십년 아니 얼마나 지나갔을까 아이는 사내가 되었고 늙었다가 젊어지는 것을 수차례 반복했다.

"이제 다 컸네."

"대충 우리 만큼은 됐네."

"우리 동생 언제 이리 듬직해졌나 모르겠어."

한령곡의 악인들의 말에 아이라 불리웠던 사내는 웃음을 지었다.

"하하 많이 컸지 그런데 다들 오늘은 왜 모인 거야?"

사내의 물음에 악인들은 잠시 그를 보며 말했다.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 말해줬지?"

"응... 나쁜 짓을 해서 이곳에 갇혀 있다고 들었어. 세상이 끝날 때 까지 있으라는 벌을 받았다고..."

"그런데 나갈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어."

"있어? 그건 처음 듣는데?"

사내의 물음에 여인이 자신의 목 아래 가슴 중앙에 박힌 못 같은 것을 보여주었다.

"누군가가 이 못을 자신의 의지로 빼면 나갈 수 있어."

"간단하네!"

간단하다며 단숨에 빼려는 사내에게 덩치 큰 악인이 말했다.

"간단하지. 하지만 빼는 순간 그 사람은 이 곳에서 사라진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하늘에 닿았던 자들이지만 악행이 너무 많아 땅에 다시 떨어진 자들이지 누군가가 자신의 못을 빼면 올라갈 수 있지만 그 순간 뽑힌 자는 사라지니 결국은 누군가 마지막 하나가 이곳에 남아야 한다."

"아무도 자신이 남는 것이 두려워 하지 못했어"

"아무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올라가는 것을 원치 않았고 말이다."

그들의 말에 아이가 아니 사내가 물었다.

"그 말은..?"

사내가 무슨 말을 하고자 아는 여인은 그의 얼굴을 마주보며 말했다.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이 못은 쉽게 뽑을 수 없어. 적어도 우리 정도가 아니라면 하늘에 닿을 정도가 아니라면 뽑을 수 없게 되어있어. 그리고 네가 이제 그곳에 닿았지."

"...."

사내의 침묵에 한령곡의 악인들이 그를 보았다.

"애초의 나를 키운 것이 이런 목적이었나요? 이곳을 떠나기 위해?"

"그렇..다..."

"날 사랑한 것이 아니었나요? 나에게 웃어주고 가르쳐주고 말하던 모든 것이 오늘을 위해서 였나요?"

"그건.."

"..."

대답을 하지 못하는 악인들에게 사내가 외쳤다.

"나는... 당신들이 있어서 행복했어요. 당신들이 내 곁에 있기만 해도 만족했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당신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군요.."

사내의 말에 처음 그를 키우자 했던 웃음을 짓던 광인이 그를 안았다.

"미안해... 하지만 너를 사랑한 것은 맞아."

"맞아 네가 행복했듯이 우리도 즐거웠어."

"누군가의 살점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어."

"누군가의 목을 자르지 않아도 만족했지."

"남의 비명이 듣기 싫어졌어. 모두 네 덕분이야."

그들의 말에 사내가 헛웃음을 지었다.

"하하.. 나를 사랑했지만... 아니... 결국 이게 맞는군요."

"그래 네가 우리를 떠날 시간이 된 것 뿐이야."

"그래 애초에 여기는 네가 살곳이 아닌걸..."

그들의 말에 사내가 웃음과 울음이 섞인 얼굴로 그들에게 말했다.

"그래요. 떠나야죠. 나도... 내 가족들도..."

푹!

"널 사랑했단다."

푹!

"본좌가 너를 잊지 않겠다."

푹!

"꼬맹이 밖에 나가서 이상한 것 주워 먹지 마라. 뭐 내가 키웠으니 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하나의 가족이 한번의 손짓으로 하늘로 올라간다.

모두가 떠나고 마지막 남은 자신을 주웠던 광인에게 사내가 말한다.

"고마웠어요. 아버지."

아버지라 불린 광인은 웃음을 지었다.

"나도.. 우리 아들... 비상... 한비상.. 이제 한령곡의 한을 넘어 한없이 날아오를 시간이야."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우리도 그럴 거야."

푹!

그 말을 끝으로 한령곡의 운무가 거두어졌다.

더 이상 가둘 악인이 없다는 것 처럼 말이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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