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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님의 서재입니다.

화산 청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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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작품등록일 :
2012.01.29 22:04
최근연재일 :
2013.02.16 17:52
연재수 :
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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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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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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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4쪽

화산 청운전(52)

DUMMY

결국은 자리에 같이 합석을 했는데 매화검사라 불리는 능 사질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러는지, 매화검사가 되어서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뜻밖에도 성격이 둥글둥글 많이 닳아 있었고 처세가 아주 부드러워져 있었다.

“어이쿠. 청운 사숙님!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평운 사질! 오랜 만이네. 그동안 매화검이 되신 것을 축하하네. 이제부터는 매화검의 조장인 황매의 관문에 도전을 하겠군!”

“저야! 늘 어렵기만 합니다. 사숙님께서도 얼른 도전을 하셔야지요.”

“하하하!~ 자네는 문제없어 보이는데 뭘 그러나! 다른 분들도 좀 소개를 해 주게! 자네와 달리 나는 속가에 기명 제자 신분이니 배분에 너무 얽매이지 마시라는 이야기도 꼭 같이 해주시고.”

슬쩍 주변의 젊은 놈들에게 동료의 사숙이라 곤란해 하는 마음을 없애 주었다.

이제 이놈들이 무림맹이나 가문에 돌아가서 내 소문들을 퍼트릴 테니, 여기에서 내가 처신하는 것을 본 이놈들의 입에 나의 평판이 매달렸다.

“하하하!~ 예! 사숙님! 그러면 저는 이분들이 모두 창룡전 기린대 소속이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저도 물론 기린대의 대원입니다.

사숙님께서는 우리 대의 대주이신 언 형과 아주 가까워지신 모양인데 대주님이신 언 형이 여러분들을 대신 소개를 해 주시지요.”

이놈은 나의 계속되는 하대가 슬쩍 언짢은지 표시 내지를 않고 대주에게 나의 소개를 슬쩍 미룬다.

‘하지만 나는 사숙이고 이제는 검선이 될 테니 네가 익숙해져야지. 어쩌겠니? 내가 검선이라면 제대로 된 사숙의 실력이니 너도 나의 하대가 별로 억울하지는 않을 거다.’

“하하하!~ 이런! 그럼. 제가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진형! 이분은!·····.”

‘역시 이 여자를 첫 번째로 소개를 시키다니 느껴지는 기세와 무공도 이 둘이 제일 낫고! 이 모임의 중요한 인물인 아가씨라는 말이네.’

“호호호!~ 언 사형! 저는 이분께 직접 인사를 할게요. 저는 팽 소연이라고 하지요. 상강채의 금포를 매달고 다니시는 화산 무사님!”

‘끙!~그 유명한 하 북의 팽가라! 이 여자가 얼마 전에 새로 생겼다는 무림 십봉 중의 한명이라는 도봉이구나! 말로 듣던 대로 성격이 아주 직선적이네! 조금 전 연매라고 칭하는 것을 보니 요것들 둘이 약혼을 했거나 연인 사이이구나.’

“아!~ 예! 나의 동전이 후하다고 흉을 보시던 분이시군요. 저는 화산의 청운입니다.”

“어머! 내말을 다 들었군요. 설마! 상강채의 응원군은 아니시겠지요?”

‘흥!~ 그 정도의 거리에서 너의 말을 들은 것이 놀라운 일이냐? 너희들도 듣는 것 같던데. 하긴! 나도 몇 년 전에는 어림도 없었다.’

“하하하!~ 그럴 리가요. 팽 소저! 나는 지금 중경과 무산진 부근에서 지내다가 동정호로 돌아가는 길이지요. 상강채의 어떤 수적이 내배를 털려고 하다가, 내가 그냥 떠나니 얼른 노잣돈으로 금원보 몇 개와 저것을 매달아 주더군요.”

“호호호!~ 장강 십팔채의 수적들이 노잣돈을 전해주어요?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듣기는 했지만, 직접 들어보기는 오늘 처음으로 보고 듣는 군요.”

새삼스럽게 나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며 당장에 나와 한판 벌이려는 기세다.

‘명문의 후예들에게 흔한 태도들이지, 약간의 우월감과 무공에도 자신이 있으니 가능하지만 몇 년 전이라면 이 아가씨에게 내 스스로 아무리 금칠을 했었어도 한수는 뒤졌을 테니 수비만 해도 백수 정도나 겨우 버텼을 거다.’

“하하하!~ 예! 그래도 그동안 나는 늘 통과세로 은전을 하나씩 바치고 황하와 장강을 돌아다녔지요.”

“어머나? 저배로 황하까지 다 다녀오셨어요?”

나의 말에 주변은 아주 감탄 일색이 된다.

내 말대로 황하에다 여기에서 상류로 올라가는데 보름 거리인 장강의 끝인 무산진이라면, 나는 몇 년을 배위에서 지내며 중원에서 배를 타고 다니는 어지간한 곳은 다 돌아다녔다는 이야기이니, 무림맹 안에서 지내며 무림맹에다 목을 맨 신세들인 요것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내가 무진장 부럽겠지!

“하하하!~ 예! 그래도 결국 삼협은 못 들어가고 돌아가는 중입니다. 조금 큰 배를 다시 만들어서 제배로 사천 구경을 할 생각입니다.”

“어머나!~ 부러워라. 진 사형! 진짜로 굉장하십니다.”

‘흐흥!~ 요것이 이제야 나를 보고 사형이라고 부르네.’

“뭘요. 무림맹에서 사황성을 격퇴한 여러분들이야 말로 더욱 대단하시지요.”

‘흥!~ 내가 바로 풍운대의 팔다리 멀쩡하게 생존한 유일한 대주로 죽을 고생을 했었단다.’

“어머나!~~ 진 사형! 저는 동정호의 군산 진가 촌에 사는 진 이령이라고 합니다. 지금 동정호에 사시고 청운이라고 하셨는데 혹시 어느 곳에 사시지요? 혼자서 저배를 타시는 건가요? 혹시 청운 장의 사람이신가요? 혹시 소려 언니를 아세요?”

나의 말에 한명의 아가씨가 뒤에서 톡 튀어 나오며 아주 좋아하는 표정으로 우리들의 대화에 끼어드는데 군산의 진가 촌이라고 하니, 그곳에서도 몇 분의 친척들이 내가 장군님이 되시는 날 잔치에 찾아오신 적이 있는데 이 아가씨가 청운 장 출신으로 여기에서 별로 빛을 못 보다가 나를 보니 내가 일가친척이라고 알았는지 굉장히 반가운 표정이다.

“예. 청운 장이 본가입니다. 소려 누님도 아주 잘 알지요. 저는 부근의 진평 마을에 살고 있지요. 그리고 저는 군문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젠장! 무슨 놈의 팔자가 무림인을 만나면 군문에 있다고 말을 하고, 관의 사람에게는 무림인이라고 말을 해야 하다니? 참 별난 신세다.’

“어머나!~ 정말 맞네! 오빠아!~ 저는 오빠가 누구신지 이제는 알겠어요? 진평 마을의 소청 오빠가 맞으시지요?”

“예!~ 소청이라니 저의 아명이 맞기는 하는데? 저는 동생이 처음으로 뵙는 분이시라?”

“어머나!~~ 소청 오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날 오빠의 집에서 하는 잔치에 갔다 오셨어요. 저는 오빠가 어느 분이신지 꼭 만나 뵙고 싶었어요.”

이 아가씨는 마치 자기의 친 오빠라도 만나는 것처럼 손뼉을 짝 치고는, 나의 팔을 붙잡고 장군이 되는 날이라는 말은 쏙 빼고 그날 잔치에 자기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우리 집의 잔치에 찾아 왔다가 돌아오셨다며, 자기와 나는 촌수도 계산이 안 되는 먼 친척이라도 오빠라며 찰싹 달라붙어서는 펄쩍 뛰며 내 팔을 흔들어 대며 좋아한다.

덕분에 사질 덕분에 조금 어색해 가던 분위기는 아주 좋아졌고 백 명의 기린 대원들과 안면을 텄으니, 무림맹이며 강호의 여러 가문 소속인 이놈들과 인사를 나누며 항주에서 술을 마실 녀석들을 몇 만든 셈이고 나의 군문이 그저 명예직인 것을 알고는 나를 자기들의 기린대로 들어오라고 다들 난리들이다.

“하하하!~ 여러분! 그런 문제는 앞으로 차차 이야기를 합시다. 그래도 진형! 무림맹에 들어오시게 되면 꼭 우리 기린대에 들어오시는 겁니다.”

“하하하!~ 예! 언 형! 무림맹에 들어가면 꼭 언 형 밑의 기린대로 들어가기로 그렇게 약속을 하지요.”

조금 전에 나의 무공 실력을 쥐꼬리만큼이라도 맛을 본 요 녀석은 본산 검선동 소속인 나는 무림맹에 본산인 화산의 무사로 지원을 가거나, 아니면 가끔 무림맹으로 놀러나 가면 혹시 모를까? 정식으로 무림맹의 무사로 내가 오기 힘들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런데도 내가 자기 밑으로 들어간다며 자기를 슬쩍 띄워 주며 나는 무림맹 같은 곳은 관심이 없다고 말을 하니 눈치도 빠르게 슬쩍 나의 뜻대로 적당하게 분위기를 돌리는데, 대 문파 소속의 다른 몇 명이 강호 제일의 후기 지수라는 자기들의 대주가 극히 우대하는 황매 무사인 내가 무림맹에도 못 끼어든 일반 속가의 그저 그런 뒤쳐진 황매 무사일 리가 없으니, 이내 동료의 사숙인 내가 무림맹 같은 곳에도 보내지 않는 화산파의 진정한 숨겨 둔 주력이라고 알아서들 스스로 눈치를 챘고 대충 짐작한 아주 엉터리 오답들인데도 이상하게 나의 미래를 알아맞히는 정답이 되었다.

눈치가 빠른 이들 대 가문 소속의 몇 명이 언 형처럼 앞장서서 나와 안면을 트자고 나에게 왁 덤벼드니, 나도 사실은 내내 혼자서 돌아다니던 참이고, 창룡전 소속인 이들은 사실상 중원 전역의 여러 문파와 여러 가문에서 온 후계자 급이나, 앞으로 가문의 주력이 될 녀석들이니, 결국은 중원 전체의 세력이나 마찬가지니 요것들과 잘 사귀어 두는 것이 나에게도 엄청나게 이익이다.

물론 이런 것을 떠나서라도 이제는 나도 무공을 완성 했으니, 모처럼 내 또래에 끼어들어서 잘하면 무공 자랑도 할 판이니 정말 즐겁고, 이런 광경을 쳐다보던 능 사질이 기린대의 대주라는 이 녀석이 나에게 아주 정중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는, 자기는 나에게서 무엇을 놓쳤는지 생각을 해보다가 사숙인 나를 대하는 태도가 드디어 진중해진다.

사실 어려서는 은연중에 서로가 껄끄러운 관계였지만, 이제는 어른들이 되었으니 나의 태도나 자기의 감정을 떠나서 나의 실력을 모르면 배분 상 사숙님이니 옳고 그른 것을 떠나서 이런 것이 옳은 태도다.

무림 검룡이라는 이 친구 덕분에 나는 대번에 강호의 후기 지수들 속에 끼어들은 셈이다. 이래서 소문이 난 친구들을 사귀나 보다.

내가 풍운대의 대주로 항주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 때는 명색이 같은 무사대의 대주라고는 해도 주둔하고 있는 곳이 서로 다르고 풍운대의 일에 치어 이들은 쳐다도 못 봤었다.

나의 요리는 즉시 취소가 되고 이들 틈에 끼어서 식사를 하려니 괜히 서럽다. 물론 남모르게 많이 먹었지만 그래도 남아돌아가는 음식에 서럽고 괜히 쪼르륵거리려는 배를 차로 달래며 배가 고파 마냥 슬픈데, 나의 밧줄을 잡아 주던 꼬마들이 남아돌아가는 요리를 가져다가 잔교에서 나누어 먹으면서 오늘이 마치 자기들의 생일날만 같다며 좋아들 한다.

‘어!~ 그래!······.’

거지시절 나도 이렇게 남아돌아가는 요리로 살아남았었다. 앞으로는 다른 객잔에도 나 같은 이런 녀석들이 또 있을지도 모르니 깨끗이 핥아먹지 말고 음식을 깨끗하게 한쪽으로 먹고 조금씩 남겨 주어야 하겠구나.’

귀가 아주 밝아진 덕분에 처음으로 내가 남긴 음식을 맛있게 얻어먹는 녀석들을 만났다.

어린 거지를 보면 늘 동전을 하나씩 쥐어주기는 했지만 내가 남긴 음식을 맛있게 얻어먹는 녀석들은 오늘 처음으로 만나본 것이다.

차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은 지나갔고 나의 배를 구경하며 한때를 보내며 비로소 자유스럽게 떠드는 소리를 들어보니 놀랍게도 이들이 여기로 온 이유가 무슨 장보도라는 것이 세상에 나왔는데, 원나라가 망하고 세외로 도망을 갈 때에 원나라의 어느 왕이 탄 금은보화를 가득 실은 배가 이 부근에서 좌초가 되어서 이 부근 어디에다가 그것들을 그냥 몽땅 묻어 두고 도망을 갔다는데 그곳을 적은 지도가 나타나서 이 부근에서 며칠째 돌아다닌단다.

‘우와!~ 보물이 가득한 장보도라니 이게 웬 횡재수냐!’

“하하하!~진형! 우습지요? 원나라가 망한지도 벌써 수십 년인데 겨우 이제 와서 무슨 장보도가 나왔다니 사파나 마교의 노림수가 아닐까? 걱정입니다.”

흠!~ 이놈도 속으로는 내가 장보도를 노리고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했겠구나!

“하하하!~ 그래도 모르니 혹시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덤벼들겠군요.”

“예. 벌써 수많은 고수들이 몰려드는 판입니다. 더군다나 무슨 무공 비급도 아예 상자 채로 들어 있다고 소문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예에?······. 무공 비급이 상자 채로라고요?”

“쩝!~ 그러니 헛소리이지요. 무공 비급이 상자 채로 있다니 도대체 말이나 됩니까? 진짜로 그렇다면 누군가는 벌써 가지고 갔겠지요.”

“하하하!~ 이거는 완전히!······.”

“호호호!~ 완전히 뭐지요?”

나의 옆을 냉큼 차지한 이령의 친구인 듯 한 여자가 얼른 나의 말을 자르며 이제는 눈을 반짝이며 내 대답을 기다리며 웃는데 이거는 도대체 무슨 못된 심보냐? 그래도 귀엽기는 하다.

‘우와!~횡재했다. 이거는 완전히 나를 기다리는 보물이네. 다른 것은 몰라도 비급이 상자 채로는 틀림없이 진실 일거다. 할아버지와 나는 조손 이대가 몽땅 횡재수가 있구나.’

“예. 완전히 헛소문이군요.”

“어머나? 원나라 시절 강남에서 왕 노릇을 하던 자가 배로 보석을 하나 가득 실어서 서장으로 도망을 가던 중이었데요.”

“휴!~ 예. 당시에 강남이나 이쪽에 원나라의 왕이나 대 귀족들이 많이 살고 있었으니 틀림없이 누군가가 배에다가 잔뜩 싣고 도망을 가기는 했겠지요. 그 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요.

아예 장성 쪽에 있는 장가구라는 곳에는 매일 같이 수천 대도 넘는 마차가 줄줄이 지나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금이나 은을 얼마나 많이 실었는지 그런 마차들이 바퀴가 막 주저앉았다고 하더군요.”

“어머나 아까워라!”

“예!~ 우리가 그때 태어났으면 대단한 구경을 했을 텐데 몹시 아쉽군요.”

“아유!~ 금도 아닌 보석을 상자 채로 노획을 했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음!~ 이것은 틀림없이 요 아가씨의 할아버지 이야기 일거다. 큰 배로 하나 가득이라니!·····.

아아!~ 큰 배는 고사하고 작은 내배에 가득 실어서 돌아가기만 해도 좋겠다. 아니 반만 실어도 고맙습니다. 하겠네.’

원나라의 후손들 중에서 누가 그 금을 캐내 가려고 왔다가 정보를 획득한 이 부근의 상강채라는 곳에서 장보도를 챙겼고, 누군가의 입에서 이런 소문이 강호에 퍼져 나왔단다.

‘흐흐흐!~ 이거는 꿩 먹고 알 먹고 맞지? 헛소문이라 장보도가 없으면, 대신 그 채주라는 괘씸한 놈을 죽도록 패주어야지.’

어디에 황금이 숨어 있는지 귀를 쫑긋쫑긋하며 앉아 있자니, 몇 명의 아가씨가 구석에서 나를 비단옷을 입고 배를 몬다며 벼락부자 티가 풀풀 난다고 내 흉을 보고 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호신강기로 몸을 두르니 비단옷에 물 한 방울도 튀지 않는다고 거꾸로 흉을 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황금 소식에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오는 판이다.

느긋하게 앉아서 차를 마시며 귀를 기울이며 부근을 탐색하자니 동굴 속의 세 놈이 슬그머니 기어 나와서 대기하고 있던 배를 타고 사라지니, 여기에 있던 놈들이 우르르 자기들의 배를 타고 황금인지 놈들을 쫓아간다.

“진형!~ 다음에 항주에서 또 봅시다.”

“하하하!~ 예! 언 형! 항주에서 봅시다.”

“어머나. 청운 오빠! 제가 집으로 놀러 갈게요.”

“그래. 이령 누이! 몸조심해!”

“예!~ 오빠!”

내가 엄청 대우를 받으니 마치 자기가 대우를 받는 것처럼 아주 좋아서 죽겠는데, 얼른 신의 할아버지의 간단한 영단을 몇 알 주었더니 아주 좋아하며 받는다.

“사숙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래. 사질! 너도 조심해라.”

“예. 사숙님.”

귀찮은 것들이 몽땅 사라지고 나니 식사를 잔뜩 더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나서야 느긋하게 배를 타고 내려와서 강변 부근의 외진 숲속에 얼른 날아올라 와서 배를 나무로 잘 덮어서 숨겨 놓고는, 연기가 폴폴 솟아오르는 상강채가 있다는 곳으로 날아오니, 상강채는 이미 망해버렸다고 딱 알았다.

눈 밑으로 보이는 상강채인지는 이미 제대로 서 있는 건물도 하나 없이 모조리 해체가 되어서 폐허가 되어 있었고 귀가 밝은 탓에 여기저기 지하실이나 마루 밑을 뒤집으며 할 일도 없이 싸우는 놈들의 소리만 들리고, 혹시나 싸우는 소리에 얼른 찾아와 보면 원수라고 해묵은 원한을 푸는 건 그래도 차라리 봐줄 만하다.

이건 아예 콧구멍만 한 지하실 앞에서 자기들이 먼저 들어가려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다고 싸우면서 갈 길이 바쁜 금강불괴님을 헛걸음치게 만드는 데는 내가 보기에는 여기에 제 정신이 멀쩡한 놈은 한 놈도 없고, 아주 개념을 상실한 놈들만 잔뜩 모여 있었다.

이런 놈들이 자주 보이고, 콧구멍만 한 마루 밑을 차지하고 땅이나 파며 자꾸만 꽝을 치게 하니 성질이 슬슬 나기 시작하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즉시 상강채 중심의 백 장 하늘 위에 몸을 숨기고 둥둥 떠서는 싸우는 놈들은 무조건 인정사정 볼 것도 없이 귀싸대기를 갈겨 주기 시작을 했더니, 화들짝 놀라서 싸움들을 멈추고 수백 놈이 주변을 살피며 누구 짓인지 눈치들을 살피는데 역시 강호는 힘이 법이다.

그래도 간덩이가 큰 놈인지? 멍청이인지? 딱 보니 산적같이 생긴 털 복숭이 한 놈이 웬 놈이냐고 소리를 지르기에 하늘로 둥둥 끌어 올려놓고 왕복으로 십여 대를 뺨을 갈겨 주니 뒤늦게 즉시로 입을 다물고 조용히 얻어맞다가 기절을 하니 놈을 높은 나무 위에다가 빨래 마냥 널어놓으니 사방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휴!~’

장보도인지 뭔지? 어느 놈이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일단은 상강채의 얼굴도 모르는 개놈을 찾아내자니 한심하기만 하니, 아주 무식하게 막무가내로 나가기로 결정을 하고는, 딱 보니 산적같이 생긴 놈들을 골라서 백장 위에서 귀싸대기부터 몇 대를 다시 갈기니 여기저기에서 머리가 좌우로 팩팩 돌아가며 철썩거리며 뺨이 얻어터지는 소리에 모조리 우뚝 서서는 주변을 경계하며 보이지도 않는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이놈들이 몽땅 내 얼굴도 못 보는 놈들이니 악 소문이 날 걱정도 없고 아주 최고의 조건이니 얼른 사부님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서는 ‘에헴!~’ 하고 목소리를 늙수그레하게 중후하고 묵직하며 위엄 있게 만들어서 육합전성으로 인정사정없이 사방이 꽝꽝 울리게 큰 기침을 하면서 다 듣게 하고는 이내 질문을 시작했다.

“에헴!~~”

“·······.”

“너희들 중에서 어느 놈이 여기 상강채의 채주이더냐?”

“선배님! 저희는 여기 상강채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래? 그런데? 너는 도둑놈도 아니라면서 도둑놈 소굴인 여기는 왜? 와 있어? 여기에 있으면 무조건 도둑놈이야!”

“선배님! 그게!······.”

“시끄럽다! 너! 지금! 나 말고 도둑놈 소굴에 있으면 무조건 도둑놈이라고 판결이 났으니 우선 좀 더 맞고 시작을 하자.”

나에게 콩이야! 팥이야! 하며 말을 하던 놈이 시범으로 막무가내로 하늘로 열장을 끌려 올라와서는 뺨을 왕복으로 얻어맞고 졸도를 한다.

“흥!~ 힘도 없는 놈이 하늘같은 선배님이 말씀을 하시는데 감히 콩이야? 팥이야? 하며 선배님의 말씀에 토를 달아?”

내가 그놈을 나란히 나무에 걸어 놓으니, 나의 막무가내 이런 판결과 처벌에도 나를 상대로 싸움은 어림도 없고, 이제는 항의를 하는 놈도 한 놈 없이 사방이 더욱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몇 놈이 슬금슬금 자기들의 문파나 가문의 표시를 잘 보이게 하면서 끼리끼리 뭉친다.

“흐흥!~ 아주 웃기는 것들이다. 아무리 여기가 도둑놈의 소굴이라도 막무가내로 남의 집을 해체를 해서 뒤집어 놓고 파헤치면서 자기들은 도둑놈들이 아니라고 우겨?

지금 막무가내로 남의 집 지하실이나 마루 밑을 파헤치는 놈들이 도둑놈들이 아니면? 도대체 누가 도둑놈이냐? 나는 아직은 아무것도 손가락을 안댔다.

그러니 나만 정상이고 여기를 파헤친 놈들은 모두 도둑놈들이 맞는 거지. 우선 먼저 너희들 중에서 여기 상강채의 도둑놈들은 손을 들어 봐!”

놀랍게도 자기 집을 마구 파헤치던 몇 놈이 이내 슬그머니 손을 드는데 잔심삼마인지 하는 놈들이 숲속에 숨어 있는데도 손을 안 들고 가만히 숨어 있다.

“너희들 잔심삼마인지 잔혹한 어린 쥐새끼들인지 하는 네놈들은 지금 손을 왜 안 들어! 이 새끼! 지금 어린 너희들이 감히 본 좌에게 반항을 하는 것이더냐?”

본보기로 잔심삼마인지 장강오흉인지 하는 여덟 놈들을 허공섭물로 숲속에서 잡아당겨서는 공중에 둥둥 띄어서 묶어 놓고 인정사정없이 놈들의 뺨을 갈기니, 잔심삼마라는 것들이 백장 허공에 둥둥 매달려서 깽 소리도 못하고 개 맞듯이 뺨을 얻어맞는 것을 보고는, 주변의 숲속에 숨어 있는 수많은 놈들이 몽땅 오늘은 흉한 일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뒤늦게 가슴들이 북치듯이 쿵쿵 뛰는데, 오늘 아차 하면 나에게 막무가내로 얻어맞는 개망신을 당한다고 깨달았나 보다.

“선배님! 저희들은 상강채 소속이 아닙니다.”

잔심삼마가 얼른 나에게 자신들은 상강채의 도둑들이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하는데 아주 웃기는 것들이다. 무공이 높으신 나는 당장에 이놈들을 때릴 백열 가지 이유를 더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래. 어린놈아! 네가 무슨 장강 십팔채의 장로인지? 식객인지? 하는 집지키는 개가 아니었다는 말이냐? 여기가 십팔채에 소속이 된 곳도 아니고? 하물며 내가 예전에 너에게 분명히 경고를 했었다. 그런데 너는 아직도 제 분수를 모르고 사방으로 도둑질을 하며 기어 돌아다녀?”

‘아암!~ 내가 이미 열두 살 때 항주로 가던 뱃길에서 언젠가 너희들을 손을 보기로 마음속으로 미리 점을 딱 찍어 놓았었단다.’

“어이쿠, 선배님! 저희는 그저 구경을 하러 온 것뿐입니다.”

뺨이 찐빵처럼 부푼 놈들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서는 자기들의 무죄를 열심히 주장하며 나에게 하소연을 해 대는데, 내가 요것들을 시범 사업으로 족치기로 이미 결정을 했는데 나에게 말이나 통할 소리냐?

“시끄럽다. 어린놈아! 나는 이미 여기에서 나 외에는 구경을 하려는 놈들도 그 것이 바로 죄라고 나 외에는 모두 도둑놈들이라고 선언했어.

너희들은 지금까지 무슨 상강채인지 하는 쥐새끼들의 굴속에 숨어서 금존청을 실컷 처마시고 왔으면 이제는 처마신 술값을 해야지. 너희들은 여기 상강채의 채주라는 놈을 붙잡아오던지, 장보도를 당장 가져와!”

“예! 선배님!”

나의 말에 잔심삼마의 대형이라는 자가 찐빵처럼 부푼 얼굴로 얼른 대답을 한다.

“야!~ 채주인지? 뭔지 하는 이 쳐 죽일 개놈아! 지금 대선배님께서 너를 부르시는데 얼른 빨리 밖으로 기어 나와!”

잔심삼마는 나에게 얻어맞은 것이 장보도를 가지고 있다는 채주 놈의 죄라는 듯이 채주 놈에게 빨리 기어 나오라고 내공을 동원해서 그야말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숲속에 숨어 있던 놈들 중에서 한 놈의 심장 소리가 갑자기 북소리 마냥 둥둥둥 더 커지더니 그놈의 목소리가 비상 나팔 소리 마냥 터져 나온다.

“예! 선배님! 지금 나갑니다. 나가고 있습니다요.”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쿵쿵거리던 놈이 품속에다 손을 집어넣고는 무엇을 꺼내며 신속하게 숲속에서 튀어나오는데, 이놈을 다른 곳에서 봤으면, 이놈도 과거에 급제한 점잖은 문사라고 알았을 거다.

‘햐!~ 이런 도둑놈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들이지? 도둑놈들이 이놈처럼 젊잖게 유삼을 입고 있으면 진짜 문사들의 유삼인지, 아니면 도둑놈들의 위장복이나 작업복인지 전혀 구별이 안 간다.’

어쨌든지 우선 튀어나오는 개놈을 그대로 공중에 띄워서 잔심 삼마 옆에 나란히 매달아 놓고 뺨부터 갈기기 시작을 하니 얼른 선배님 살려 달라고 빌면서 품에서 꺼내던 종이를 후다닥 내어 놓는다.

“선배님! 여기에 장보도가 있습니다.”

“흐흥!~”

“예!~ 선배님! 이것이 진짜 장보도가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동굴을 막아 파묻어 둔 흙을 파내며 발굴을 하는 중입니다.”

“흥! 감히! 나의 허락도 없이 발굴이라니! 도대체 요즘 어린 것들은 자기 주제들을 너무 몰라.”

“선배님! 제발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엇!~ 뭐야?’

어처구니가 없게도 어떤 놈이 간이 크게도 나의 장보도를 내공으로 쓱 잡아당기는데, 장보도를 잡아당기는 내공의 끝이 바로 나의 옆이나 마찬가지인 숲속인데도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가 않고, 눈에도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데 내공이 흘러나오는 곳은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었다.


작가의말

글을 쓴 것이 마치 어제만 같은데 50회를 넘었읍니다.
제글을 읽어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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