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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H 님의 서재입니다.

흩어진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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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남
작품등록일 :
2021.10.09 10:28
최근연재일 :
2021.12.04 12: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395
추천수 :
67
글자수 :
295,459

작성
21.1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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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 28 장: 빛의 마법사의 부정 (2)

저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DUMMY

그날 오후 안드레아는 바로 헨리를 찾아갔다.


남의 물건을 돈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맡아주는 전당포를 운영하는 헨리는 안드레아의 방문도 모른 채 무언가를 골똘히 쳐다보고 있었다.


“헨리?”


안드레아의 물음에 헨리가 고개를 들었다.

“안드레아? 또 보네. 너 혹시 찾았어?”


그가 온 이유를 짐작했는지 헨리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안드레아가 그렇다는 표시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헨리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는 안드레아에게로 뛰쳐 갔다.


“진짜야? 진짜로 빛의 탑에 있어?”

“응. 있어. 내가 방금 보고 왔어.”

“역시. 그랬구나. 거기에 있었어.”


헨리의 얼굴이 붉어지며 흥분해서 말했다. 과도한 그의 반응에 안드레아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거를 왜 찾는 거야? 평범해 보이던데.”


그의 말에 헨리가 잠시 뜸을 들였다.


“의뢰가 들어왔다고 했잖아. 누군가가 그 반지가 빛의 탑에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알아봐 달라고 했거든.”

“그럼 왜 직접 빛의 탑으로 가지 않고?”

“어떤 고객들은 자신들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아. 그래서 이렇게 제삼자를 써서 알아보는 거지. 네가 마침 거기서 일을 하니 이보다 더한 우연이 있나.”

“그래? 어찌 됐건 빛의 탑에 있는 걸로 확인됐으니까 나는 내 일을 했다. 그러니...”


안드레아가 말끝을 흐리자, 헨리가 이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녀석. 그래. 기다려봐.”


그는 뒤편에 마련된 다른 방으로 사라졌다가, 잠시 후 한 손에 두툼한 무게의 주머니를 들고 나왔다.


“여기 있다. 섭섭하지 않을 거다.”

“고···고마워.”


돈주머니를 받아든 안드레아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는 품 안에 주머니를 집어 놓고는 발길을 돌렸다.


그가 문을 열고 나가려던 찰나 헨리가 그를 불러 세웠다.


“안드레아?”

“응?”


또 다른 일이 있나 싶어 안드레아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이렇게 쉬운 일이라면 수십 번도 더 해줄 요량이었다.


“혹시 네가 그 물건을 가져다줄 수 있어?”


헨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안드레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가 그 물건을 몰래 가져다줄 수 있냐고?”


헨리가 ‘몰래’라는 단어에 힘주며 말했다.


“그러면 내가 사례비는 섭섭하지 않게 할께.”


헨리의 말을 알아들은 안드레아의 얼굴이 커지며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보고 그 물건을 훔쳐달라는 소리야?”

“그렇게 해준다면 오늘 준거에 내가 다섯 배를 줄께.”

“지금 나보고 도둑질을 하란 소리야? 네가 빛의 탑으로 가서 흥정한다고 했잖아?”


안드레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물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의뢰한 고객이 어떤 경로로든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길 원치 않아. 내가 직접 간다고 해도 그분의 신상이 알려질 위험이 있지.”

“너 그럼 처음부터 이걸 노린 거야? 나한테서 그 물건을 훔치기 위해서?”


안드레아의 얼굴이 붉어지며 소리쳤다.


“그럴 의도는 아닌데. 마침 네가 돈도 필요하고. 난 물건이 필요하고. 서로 돕자는 의미에서 그런 거지.”


헨리가 치아까지 드러내며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이렇게 알아봐 준 것도 께름칙한대 나보고 그걸 훔치라고? 이번 일은 안 들은 걸로 한다.”


안드레아가 못 들을 것을 들었다는 듯 손을 휘적거리며 재빠르게 방을 나섰다. 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헨리의 눈이 그를 따랐다.


얼마 후 맞은 편 방 휘장 건너편에서 낮은 사내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그가 다시 오겠나?”


헨리가 전혀 놀라지 않고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목소리가 난 쪽을 향해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요. 걱정 마십시오. 저 녀석은 꼭 다시 올 겁니다.”


그가 두 손을 마주 잡고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 밤 자정이 넘은 시각, 빛의 탑에 안드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듯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인지하지도 못하는 듯 무언가에 홀리듯 빛의 탑으로 향했다.


“분명 막판에 이길 수 있었는데. 돈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분명 이겼을 텐데.”


그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반지만 있으면. 아무도 모를 거야. 분명 이길 수 있어.”


그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은 후 한동안 빛의 탑 앞에서 서성거렸다.


마침내 그는 결심한 듯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는 탑의 꼭대기로 향했다.



다음 날 아침 안드레아가 헨리의 가게를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막 잠에서 일어난 헨리가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안드레아를 보며 물었다.


“이른 아침부터 웬일이야? 너 몰골은 왜 그래? 잠은 잤냐?”


안드레아가 불안한 듯 가게 안을 왔다갔다 거렸다.


“너···너 약속한 거. 반지를 가져오면 돈을 주겠다고 한거.”


그의 말에 헨리의 두 눈이 커지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랬지. 반지 가져왔어?”


헨리의 물음에 안드레아가 잠시 뜸을 들였다.


“열···배. 열 배.”

“뭐? 열배? 너 완전 도둑놈 심보다.”


헨리의 말이 안드레아를 자극했는지 그가 침까지 튀기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둑놈? 이게 다 네놈이 시킨거잖아.”

“진정해. 진정해. 열 배는 그렇고 일곱 배? 어때?”

“안돼. 내가 훔친 걸 알면 난 당장 빛의 탑에서 쫓겨날 텐데. 여덟 배. 여덟 배는 줘.”


헨리는 잠깐 고민하는 척하더니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여덟 배를 주지. 언제 가져다줄 수 있는데?”


안드레아가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 이내 품 안에서 반지를 꺼내 손 위에 올려놓았다.


“이 자식. 너 벌써 가져온 거야?”


헨리가 반지를 만지려 하자, 안드레아가 뒷걸음질쳤다.


“돈···돈을 먼저 줘.”

“알았어. 알았어. 기다려봐.”


헨리가 급하게 다른 방으로 사라졌다. 그러더니 이내 갈색의 나무 상자를 들고 왔다.


그가 바닥에 내려놓으며 상자를 열자, 정확히 여덟 개의 돈주머니가 들어 있었다.


“여깄다. 약속한 여덟 배. 반지를 넘기면 이건 네 거다.”


안드레아가 눈을 나무 상자에 고정한 채 반지를 헨리에게 건네었다. 그가 재빠르게 반지를 손에서 낚아채었다.


안드레아가 일일이 돈주머니를 열어보며 안에 은화가 있는지 확인했다.


“걱정 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친구한테 사기를 칠까. 앞으로 잘해보자. 이런 일 있음 종종 부탁할게.”

“그···럴일 없어. 앞으로 너랑 이런 거래할 일 없다.”


안드레아는 돈주머니들을 품 안에 급하게 채워 넣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사라져가는 안드레아를 보며 헨리가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병신 같은 놈. 열 배가 문제였겠냐? 이래서 초짜들 속이는 건 너무 쉽다니까.”



몇 일 후 자정에 가까운 시각, 헨리의 가게 앞으로 안드레아가 나타났다. 그는 겁이라도 집어먹은 듯 들고 있던 등잔이 덜덜 떨렸다.


그는 급하게 헨리의 가게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그가 가게 문고리를 돌리자 잠겨 있지 않은 듯 쉽게 열렸다.


그는 등잔을 앞으로 비추며 조심스레 전진했다. 그러다가 얼마 가지 않아 무언가가 그의 발에 부딪혔다. 묵직한 무게에 놀라 등잔을 앞으로 비춘 그는 그만 기겁을 하고 말았다.


“헨···헨리?”


바닥에는 헨리가 쓰러져 있었고 그의 주변으로 붉은 선혈이 가득했다. 그가 몸을 숙이며 헨리를 흔들어댔다.


한편 가게 안에서 소란스러움을 느낀 헨리의 아내가 막 잠에서 깬 듯한 손에 등잔을 들고 걸어나왔다.


“누구세요?”


그녀는 바닥에 흥건한 피와 두 남자를 보자마자 비명을 질러댔다.


“꺄아악. 살···인이야. 살인.”


무언가가 잘못되어감을 느낀 안드레아가 이내 뒷걸음질쳤다.


“아···아니에요. 제가 아니에요.”


그가 몸을 돌려 나가려는 찰나,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비대들이 순식간에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안드레아를 향해 검을 겨누며 소리쳤다.


“꼼짝 마라.”

“제···가한 게 아니에요. 그는 이미 죽어 있었어요. 저는 그의 친···구입니다.”


안드레아의 말에 경비대 중 한 명이 비명을 지른 여인을 보며 물었다.


“이 자를 알아보나?”


그녀는 고개를 강하게 내저으며 본 적이 없다고 소리쳤다.


“저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 저자가 제 남편을 죽였어요. 살인마에요.”


그녀의 말에 경비대들이 지체없이 안드레아에게 달려들었다.


“제가한 게 아니에요.”


안드레아의 애원도 무시한 채 경비대원들은 그를 포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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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제 49 장: 지하 시장 21.12.01 20 0 15쪽
49 제 48 장: 두 자매 21.11.30 20 0 17쪽
48 제 47 장: 만남 21.11.29 22 0 18쪽
47 제 46 장: 조사단의 귀환 21.11.28 20 0 13쪽
46 제 45 장: 아르세티 법관 21.11.25 23 0 12쪽
45 제 44 장: 돌아가는 길 21.11.24 23 0 16쪽
44 제 43 장: 단서 21.11.23 26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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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 40 장: 예언 21.11.18 28 0 13쪽
40 제 39 장: 이반 21.11.17 40 0 16쪽
39 제 38 장: 토벌대의 귀환 21.11.16 29 0 12쪽
38 제 37 장: 트래비스 산맥 토벌 (2) 21.11.15 36 0 13쪽
37 제 36 장: 트래비스 산맥 토벌 (1) 21.11.14 32 0 9쪽
36 제 35 장: 모종의 거래 21.11.11 34 0 13쪽
35 제 34 장: 요정의 땅 21.11.10 36 0 17쪽
34 제 33 장: 타곤 일족과의 만남 21.11.09 3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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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 29 장: 사건 조사 21.11.03 37 0 12쪽
» 제 28 장: 빛의 마법사의 부정 (2) 21.11.02 37 1 9쪽
28 제 27 장: 빛의 마법사의 부정 (1) 21.11.01 3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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