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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님의 서재입니다.

해체가가 왜 그럴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doha93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0
최근연재일 :
2021.06.16 10:52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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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9,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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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7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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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포식자-2

DUMMY

<포식자>


다음날이 되자 카인이 말한 데로 멀리서부터 커 보이는 남녀 한 쌍이 말을 타고 모험가 길드에 도착했다.

2m가 넘는 키, 갑옷 사이에 드러난 까무잡잡한 근육, 거대한 폴암을 들고 나타난 여성은 자신을 샬롯, 등에 히터 실드를 매고 허리춤에 롱소드를 차고있는 남성은 자신을 윌버라 말했다.


“갑자기 부르게 되어 죄송하군요”

“이것 참, 길드장에게 불리는 것도 오랜만이네, 저 꼬맹이 때문이여?”

“누님, 초면에 꼬맹이라니”

“너도 꼬맹이야 윌버”


거구의 여성은 날 가리키며 말했다, 꼬맹이인 건 사실이라 난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정확히는 피트 씨가 들고 온 소식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어제 겪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거 고르곤 맞네, 중층에서도 강한 편에 속하는데 왜 밑바닥에서 기어 올라왔다냐”

“아니, 이거 확실히 탈피하겠는데 누님?”

“탈피요?”


그들이 말하길 보통 던전몬스터는 던전에서 나오는 마의 기운을 먹고살지만 강한 몬스터의 경우 직접 몬스터나, 모험가를 섭취해 한 단계더 강해진다 말한다.


“그래서 Lv 30 이상이신 두 분을 모신 겁니다, 가만히 있다간 상층 던전에 모험가들이 들어가지도 못하니까요”

“하, 까다롭구만, 그래서 나랑 윌버 둘만 가는 거야?”

“아닙니다, 저와 피트 씨도 갈 겁니다”

“저, 해체가 꼬맹이를 왜?”

“제가 아무래도 시체털이범 같다며, 모험가들이 의심해서요”

“이 동네 모험가는 알 수가 없네, 무슨 상관이람”

“누님이 이상한 걸지도 모르지”


카인 씨는 여기까지 오느라 피로도 쌓였을 테니 저녁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탈피가 끝난 시점이 피부가 약해 그나마 안전하게 잡을 수 있다 말했다.


해가 저물자 하나둘 장비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나도 길드장에게 받은 고블린과 코볼트의 살가죽을 엮어만든 가죽 갑옷과 각반을 착용하고, 테인에게 받은 나이프를 허리춤에 넣었다.


카인은 붉게 타오르는 로브와 지팡이를 착용하고 간단한 회복 물약을 챙겼다. 샬롯과 윌버는 처음 온 모습 그대로 준비하고 있었고. 모든 준비를 끝낸 우리는 던전으로 들어가기 위해 나왔다.


밖에 나오니 어둠 속에서도 많은 모험가들이 우릴 배웅해줬다, 정확히는 3명을 배웅해줬다.

아직 나는 혐의를 벗은 게 아니기 때문에.


***


한 번의 전투는 나에게 큰 성장을 안겨다 줬다. 내가 사실 스테이터스가 오르는 해체가라고 밝힐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얌전히 시체털이범으로 있을 생각도 없다.

시간이 지나며 다시 던전의 마를 먹고 자라난 몬스터들을 다시금 차례차례 죽여나가고 있었다.


“길드장 말이라도 해봐 해체가라며”

“그러게 말이에요. 누님”

“저도 이런경우는 처음 보는 겁니다 여러분”

“시원시원하네”



칠흑 같은 도신에 피가 마를 새 없이 몬스터들을 처치하며 지나가고, 마침내 지난번 처음 고르곤을 만났던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 있어야 할 고르곤은 보이지 않고 남아있는 건, 고블린과코볼트, 벽에 남아있는 거미줄, 그리고 사제가 입고 있었던 옷의 일부분뿐이었다.


방에 남아있던 몬스터들은, 샬롯의 거대한 폴암에 종이처럼 찢겨 나가 핏덩어리만 남았다.

카인은 그들의 흔적에 다가간 후, 그들의 품에 아직 녹지 않고 남아있는 스테이터스카드를 회수했다. 나는 내가 던진 나이프와 마석 자루를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마 탈피를 하기 위해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을 거야”

“아 진짜 귀찮게 허네!”

“진정하고 조금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떻습니까?”


카인은 붙어있던 거미줄을 가지고 와 마법을 사용해 불을 붙였다. 그런데도 거미줄은 쉽게 녹지 않고 오랫동안 타올랐다. 카인은 자신이 가져온 거미줄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예?”

“그 나약한 거미줄이 누구냐에 따라 이렇게 강해진다는 사실이”

“그러게요.. 정말 신기하네요”


그 거미줄은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또, 머리 아픈 소리 한다”

“누님!, 길드장에게 못 하는 말이 없어, 죄송합니다. 길드장님”

“괜찮습니다. 그런 점이야말로 샬롯 씨다운 거니까요”

“그러고 보니 두 분은 제가 해체가라던가, 시체털이범이라던가, 신경이 쓰이지 않으시는가요?”

“우리가 왜?”


그들의 말에 따르면 유독 이쪽 모험가들이 해체가를 노예 부리듯 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물론 다른 마을도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체 털이 같은 경우도 관점이 달랐다, 어차피 남겨서 몬스터들에게 줄 바에는, 살아남은 사람이 사용하는 편이 좋지 않냐는 것이다.


“꼬맹이 다른 마을은 한 번도 안 가본 거구나?”

“네”

“이 마을이 특이한경우지, 영주도없고 기사도없고 오직 모험가로 이루어진마을”

“해체가가 이런재주가 있다면 우린환영이야?, 그렇죠 누님?”

“제가 모자란 탓이 큰 거 같아 죄송합니다. 피트씨”


생각해보니까 이 마을에 온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너무 우물 안에만 있었구나. 샬롯이나 윌버의 말대로 난 그저 꼬맹이였구나 싶었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던전 내부가 진동했다, 누군가의 움직임이 아닌, 고막이 찢겨나갈 것 같은 소리 때문이었다.


다들 그 소리에 놀라 화들짝 일어나 전투태세를 갖췄다. 감각을 예리하게 다듬어놓고 우리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천천히 접근했다. 가는 길에 몬스터를 마주칠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몬스터들이 어떤 것에 물어뜯긴 채로 죽어있었다.


앞으로 좀 더 나아가자, 익숙한 문양 달린 자물쇠가 나왔다. 여신 레플리카의 문양이 달린.

‘이 문양이 있다는 것은?’, 생각 할 겨를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준비해요!”

“뭘?”


아직 겪어보지 못한 듯,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서 있었다. 여신의 자물쇠는 우리를 기다려줄 생각 없이 끼익.. 소리를 내며 점점 풀려나가고 있었다. 자물쇠가 풀리자, 쿵-! 하는소리와 우리가 왔던 길이 완전히 닫혀버렸다. 그리고 앞의 문이 서서히 열리더니, 먼지 사이로 거대한 녀석의 몸이 보였다.


모두 작게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먼지가 사라지자 거대한 방 안에는, 탈피하고 남은 껍질과 새끼 거미들로 넘쳐났다. 그리고 고르곤이 등장했다. 크기는 더욱더 거대해지고, 잘렸던 다리는 다시 새것처럼 재생돼있었다.


녀석을 여기서 토벌해야만 한다, 토벌하지 못하면 녀석은 점점 던전 입구로 기어 나와 더 많은 모험가를 죽일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커지겠지. 그 녀석을 보자마자 카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들고 마력을 집중시켰다.


“젠장, 영창 외칠 시간도 없겠군”


영창을 하지 않았음에도, 카인이 만들어낸 거대한 화염 벽은 입구에서 오던 새끼거미들을 죽이기에 효과적이었다.

새끼들의 죽음에 화가 난 것인지, 탈피를 한 고르곤은 예전보다 더 커진 형태의 산성 액을 뱉어냈다.


“비켜!”


윌버가 히트 실드를 들고 우리 앞으로 맹렬히 날라오던 산성 액을 막아냈다, 지글거리는 소리가 방패에 났지만, 다행히 방패는 녹지 않고 버텨냈다.


먼저 전진한 샬롯은, 거대한 폴암을 휘두르는 풍압만으로 새끼거미들을 날려버렸다.

나는 나이프를 들고 새끼거미를 하나둘 베어가며 속도를 높였다, 두 명의 전사는 무거운 갑옷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비교적 가벼운 갑옷을 입고 있던 나는 그들의 속도와 달리 신속히 고르곤에게 다가갔다.


지난번의 일을 기억한 걸까?, 고르곤의 분노에 찬 시선이 날 향했다.


“똑똑한 녀석은 상을 받아야지!”


새끼거미들의 머리를 나이프로 베어가며, 고르곤에게 단숨에 달려 나갔다.

녀석은 날 의식했는지 부활한 뒷다리를 이용해 천장까지 높게 뛰었다.

하지만 내가 노린 건 여기까지.


“길드장님!”


카인은 지팡이에 잔뜩 힘주고, 거대한 화염 구를 만들어내 천장으로 뛰어오른 고르곤을 향해 화염 구를 날렸다

잠시 후 요란한 비명이 화염 구와 같이 폭발했다.


“■--!”


치명적인 일격이 되길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화상을 입은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거대한 화염 구에도 이 정도 타격뿐이 못 주다니, 가공할만한 내구성이다.


고르곤은 화염 구를 날린 카인을 노려보며 산성 액을 더욱더 뱉기 시작했다.


“조심하세요!”

“그런 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텐데!”


다시 한번 윌버가 카인에게 날아오는 산성 액을 히트 실드로 막아섰다.

그사이에 샬롯은 새끼거미들을 들어서 고르곤에게 던지고 있었다. 새끼거미들은 샬롯의 몸을 이빨로 물은 뜯으려 했지만, 단단한 갑옷이 그것을 용납할 리가 없었다.


‘자 어떻게 할 거냐 고르곤, 산성 액은 막히고, 새끼들이 죽는걸 보기만 하긴 싫을 텐데’


고르곤은 매달려 있던 천장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뒷다리의 탄성을 이용해 단숨에 샬롯의 앞까지 다가섰다.

지난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스피드다, 샬롯 역시 신장이 굉장히 컸지만 상대는 몬스터.

압도적인 힘으로 샬롯을 찍어누르고 있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폴암으로 날카로운 다리가 들어오는걸 막을 뿐이다.


“파이어 월!”


샬롯과 고르곤의 작은 틈 불꽃의 벽이 피어올랐다. 그 덕에 그녀는 곧 벗어날 수가 있었다.


“고마워 길드장!”


아직 남아있는 알에서 새끼거미들이 부활을 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의 새끼거미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알들을 나이프로 베어나갔다, 윌버 역시 카인을 호위한 채로 그에게 다가오는 새끼거미들을 롱소드로 찔러 죽이고있었다.


고르곤의 모성애는 생각보다 대단했다. 무슨 일인지 인지하기도 전에 내 몸은 이미 벽과 부딪혀 흙먼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크헉-’


비릿비릿한 철분 냄새가 나고, 작은 신음이 입에서 절로 튀어나왔다. 배를 보니 감싸고 있는 갑옷 부분이 구멍이 뚫려있었다. 갑옷을 입지 않았다면 내배에 구멍이 뚫렸겠지?.

나는 바닥에 피를 뱉은 후,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오히려 큰 고통 덕에 의식이 또렷해졌다.


샬롯이 거대한 폴암으로 고르곤의 앞다리를 막으며 서 있었다, 앞발이 막히자 고르곤은 입에서 산성 액을 뱉으려고 했지만. 그때


“작작 좀 뱉어 이 더러운 새끼가!”


막고 있던 폴암을 살짝 비틀어, 아래로부터 쳐올려 어퍼컷을 날려버렸다.

아무런 대비 없이 폴암으로 턱을 맞은 고르곤은 잠시 비틀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폴암으로 내려치려는 순간, 고르곤은 거대한 몸으로 바닥을 쓸며 엄청난 먼지구름을 만들어냈다.


어딨는 거지?. 난 모든 감각을 동원해 녀석을 찾기 시작했다. 순간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게 느껴졌다, 녀석은 바로 내 앞에 서있었던 것이었다. 곧이어 날카로운 뒷다리가 내 양쪽 허벅지를 꿰뚫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비명을 토해냈다.


“꼬맹이!”

“피트씨!”


“■■■---!”


녀석은 포효했다. 포식자의 눈으로 날 보고 있으며, 다가오는 송곳 같은 앞발은 내 얼굴을 단번에 꿰뚫을 것이 분명했다.

죽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심장은 미친 듯이 아드레날린을 분출하고 있었고, 주체할 수 없이 온몸이 떨렸다. 엄청난 공포감이 내 몸을 지배했다. 그 순간 내 뇌에서 무언가 부서져 버렸다.


나를 향해 다가오던 고르곤의 앞발이, 천천히 보이더니 이내 멈춰버렸다. 처음 느끼는 감각에 당황했지만, 자세히 보니 녀석의 몸 구석구석 하얀 점이 보였다, 마치 이곳을 찌르라는 듯.


무슨 일인 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죽을 수 없다 나는 반드시 살아 더 넓은 세상을 봐야만한다. 멈춰버린 세상에서 나이프를 들고 녀석에 머리에보이는 하얀 점을 향해 나이프를 내려찍고, 온 힘을 다해 비틀었다.


그 순간 세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뇌가 타는 것 같았다 마치 멈춰버린 시간만큼의 모든 정보가 한순간에 들어오는 듯했다. 앞이 보이지않았다, 할 수 있는 건 비명을 지르는것뿐. 동시에 들리는 건 고르곤의 비명소리였다.


“아악--!”

“■■■■■----!”


그뒤로 들리는 소리는, 거대한 무언가로 계속해서 내리찍는 소리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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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가가 왜 그럴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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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고유기술 21.05.18 94 4 12쪽
» 포식자-2 21.05.17 96 4 12쪽
8 포식자-1 21.05.16 91 3 13쪽
7 대장장이 테인-2 21.05.15 106 1 12쪽
6 대장장이 테인-1 21.05.14 122 1 13쪽
5 결심 21.05.13 145 2 13쪽
4 변화 21.05.12 159 3 12쪽
3 후보용사의 의뢰-2 21.05.12 188 3 13쪽
2 후보용사의 의뢰-1 21.05.12 280 16 12쪽
1 용사와 마왕이었던 것 +2 21.05.12 394 4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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