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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님의 서재입니다.

해체가가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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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ha93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0
최근연재일 :
2021.06.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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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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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용사의 의뢰-1

DUMMY

용사는 믿음과 시련을 통해 강해진다.

멋진 말이지 않은가?’ 믿음과 시련’ 그야말로 용사를 상징하는 말과 같다.


어릴 때의 나는 이런 것을 동경하고는 했다, 이 직업을 여신에게 받기전까지는..

스스로 생각해봐도 비참한 삶, 다시 돌아갈 수가 있다면, 다시 한번 선택받을 수만 있다면···. 비참한 심정을 다시 확인하듯 나는 스테이터스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피트 레인 Lv1 [해체가]

힘 : 20

솜씨 : 20

의지 : 25

마력 : 0

행운 : 30


능력>>



‘믿음? 시련···? 웃기고 있네.’


혼잣말로 구시렁구시렁··· 하며 당장 눈앞에 놓인 흑요석 나이프와 마석자루를 얼른 가방에 쑤셔 넣었다. 특히나 나이프는 몬스터를 해체하기위해 필히 지녀야 할 도구였다.

육중한 가방을 메고는 문을 나가니 여관 주인인 패티 아주머니가 음식을 들고 서 계셨다.


“피트, 벌써 던전에 가는 거냐? “

“네! 지금 나가야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거 같아서요.”

“방에다 음식 가져다 놓을 테니까, 다녀와서 먹으렴”


던 호르에서 몇 안 되는 나를 사람으로서 대해주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남성에게도 지지 않을 체격과 날카로운 눈매를 보면 강해 보이는 인상을 주고 있지만, 하나둘 신경을 써주시는 모습은 반전의 매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항상 감사합니다!“


삐걱거리는 계단을 한 발 한 발 조심히 내려간 후 북적거리는 여관을 서둘러 빠져나와 골목길을 지나 단숨에 모험가 길드 앞에 있는 키아던전까지 달렸다.


때때로 이동하는 도중 나를 불쾌하듯 쳐다보는 인파가 있었지만, 이미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던전앞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모험가가 한쪽을 향해 웅성거리며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저기 봐 혹시 ,후보 용사님 아니야? “

“맞아 나도 오늘 여기 오신다는 말을 소문으로 들었지만 그게 진짜일줄이야”


모험가들이 술렁이고 있다. 크리스탈 같은 광채를 두른 순백의 머리카락, 몸에 착 달라붙은 하얀 라이트 플레이트 아머는 그녀의 날씬한 몸매를 돋보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많은 인파의 주목을 받고 있던 주인공은 내 시선을 응시하더니 나를 향해 뛰어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모험가들의 시선은 그림자처럼 그녀를 따라다녔다.


“오랜만이야“

“용사님!.”


나를 향해 뛰어오던 소녀의 발걸음은 같이 있던 일행에 의해 멈추고 말았다.

옆을 보니 검은 머리의 안경 쓴 음침한 남성을 볼 수 있었다, 왜소한 몸과 그 위에 차려입은 짙은 갈색의 로브는 그의 성격을 대변하는듯했다.


“아무리 후보라고는 하지만 용사로서 자각을 가지시라고 말씀 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거기 너!, 해체가 주제에 지금 용사님이 기다리시는데 이렇게 늦게 오다니, 제정신이 아니군. 쯧”


“진정해라 혼즈, 보는 눈이 많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홱 하고 쳐다보니, 상투적인 얼굴과 다부진 근육, 그 위에 플레이트 차려입은 사내가 존재감을 잔뜩 뿜어내고 있었다.


“자네가 너무 침착한 거야 론델! 이분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지팡이와 로브를 휘날리며 온몸으로 불만을 표시하던 혼즈였지만, 이를 아무렇지 않은 듯 가볍게 무시하며 론델이란 사내는 내 얼굴에 퀘스트 용지를 들이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몬스터사냥은 우리가 전리품은 네가 불만 있나?”


[후보 용사 시련의뢰]

[보수 : 상의]


론델의 강압적인태도는 날 압박했지만 나는 굴하지않고 용지를옆으로 밀치며 말했다.


“왜 저인지 궁금합니다, 분명 더 실력 있는 해체가가 있지 않나요? 더군다나 이유도..”

“풉 푸하-!”


질문의 대답은 옆에서 불평을 하고 있던 혼즈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푸하하-! 실력? 남의 고혈이나 빨아먹는 주제에 해체가가 실력에 대해 운운해? 잘 들어 오늘 네가 여기 있는 건 다름 아닌···”


“그만하세요.”


혼즈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던 소녀는 그의 말을 끊고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가시죠 피트 씨.”


모든 것이 내 것이었다. 마석과 몬스터의 사체마저도, 이런 기회는 해체가로서 흔하지 않았다. 보통 가지고 갈 수 있는 몫은 다른 일행이 챙기고 남은 전리품이니까. 그렇지만 생각과 다르게 발걸음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혼즈는 귀찮은 눈빛으로 쳐다봤다. 론델은 자연스럽게 뒤돌아 던전으로 향했고, 그녀는 무언가 다짐한 듯 심호흡을 하고 곧이어 론델의 뒤를 쫓아갔다


해체가로서 무시당하는 비참함이 섞여 있었지만, 그보다 강한 감정이 밀려 들어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우리는 왜 이렇게 된 것인지 3년 전의 우리라면 알았을까?


여신이 정해준 운명이 얼마나 가혹한지 알 수 있었다. 지금 당장 그녀의 검이 되어 힘이 되고 싶지만, 정해진 운명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던전으로 들어갔다.


습기가 벽면에 차올라 물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3년간 수없이 다녀간 던전 내부지만 들어올 때마다 싸늘하고 섬뜩한 느낌은 떨쳐낼 수가없었다.


짙은 회색빛을 띠는 던전 내부는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넓은 직사각형의 방과, 4방향으로 통하는 통로의 연속이었다.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일까?,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저벅저벅 고용주 뒤를 쫓아갈 뿐이었다.


“흐에!“

“더러운 것들..침묵을 다스리는 자여 나 그대의 힘을 빌어 내 앞에 있는 악한 자의 소리를 훔치리 사일런스!.”

“끼엑-!”


론델은 등 뒤에 매고 있던 거대한 검을 사용해서 일격에 몬스터들의 단면을 정확히 잘라냈고 혼즈는 아까부터 나를 찌르던 지팡이를 사용하여 몬스터의 목소리를 앗아가 차근차근 마법으로 요리했다.

라미는 후보 용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지면을 가볍게 쿵! 하며 차고, 그 속도를 이용해 날카로운 레이피어로 몬스터들의 목을 꿰뚫어나갔다.반응을 할 수 없던 고블린과 코볼트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봐··· 이봐!, 정신 차려라 해체가.”

“...예! ”


넋 놓고 감상하다가 갑작스러운 부름에 현실로 돌아왔다.


“이제 네 차례다“


혹여나 전투 중 피라도 묻을까 자신의 용모를 살피며 혼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몬스터들이 다 정리된 시점부터는 드디어 내가 일할 시간이다.


나는 가방에 넣어둔 장비를 착용하고는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죽은 몬스터들의 피부를 날카로운 흑요석 나이프를 사용해 피부 결을 따라 한 겹 두 겹 썰어나간다.


어떤 유형의 몬스터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여기 상층 던전의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경우는 피부가 약해 금방 해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심스럽게 가슴 열어 갈비뼈가 드러내면 조금 전까지 역동적으로 뛰었을 심장은 거짓말처럼 고요히 멈춰있었다.

방금 전까지 뜀박질하던 생명력은 어디로 갔을까?, 심장 한 뼘 아래에서, 제 주인의 마지막 숨마저 재료 삼아 빛을 내고 있는 이 마석이 범인이다.


자리를 잡고 있는 마석을 천천히 분리해주고 그 외의 무기로 쓰일 부분이라던지, 우리에게서 찾을 수 없는 전리품을 몬스터들에게 얻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 모험가가 사용하고 있는 무기들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지만 해체가라는 직업의 시선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페널티는 LV이 단 1도 오르지않는다는점이다, 그러니 실질적으로 전투에 도움도 안되는 짐꾼이라는 것이다.


하는 거라곤 몬스터들 시체를 뒤적거리는 것뿐인데, 수익을 나눠야 한다면 어느 모험가가 좋은 눈으로 볼 수가 있을까?, 여신에게 좋은 직업을 하사받은 모험가는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마음을 체념한 체 너덜너덜해진 고블린 시체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몬스터들을 해체하는동안은 그들이 쉬고, 몬스터들이나오면 내가 쉬었다. 계속해서 던전앞으로 나아가던 중 갈림길에서, 혼즈는 어떤 벽면을 보고는 라미를 부르며 말했다.


“여기 인것같습니다 용사님.”


자세히 보니 던전 벽 쪽에는 내가 읽을 수 없는 문자가 적혀있었다.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용사님이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혼즈는 뒤로 물러서며 손으로 벽을 가리켰다 론델은 행여나 몬스터들이 올까 봐 선두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강화했다.


라미는 천천히 한자씩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뭐라고 말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녀가 말하는 글자마다 신비한 힘이 깃든듯 빛나고있었다.


라미가 글자를 다 읽자 벽면이 진동하더니 쿵! 하는 소리와 동시에 옆으로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소리가 그렇게 크지 않아 다른 방의 몬스터들이 인지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문이 다 열리자 성인 남성이 지나갈 정도의 크기가 나타났고 혼즈는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며 나를 불렀다.

어떤 의도로 불렀는지 너무 뻔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보나 마나 안에 어떤 함정이 있나 미끼로 보낼 생각이다 나는 모른척하며 얼버무리려 했지만.


"이럴 때야말로 밥값을 해야 하지 않겠어?, 이 더러운 녀석."


론델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나는 좁게 열린 문 양옆을 잡고는 버텼지만 거세게 발로 펑펑 차는 마법사의 횡포를 이길 수는 없었다.


“이건 저의 시련을 위해 온 거니까 제가 먼저 들어 갈게요.”


라미가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혼즈와 론델이 강력하게 막으며 이야기했다


“물론 라미님의 시련의 예언 때문에 오게 되었지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저희는 클리프님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라고 변명을 하며 어떻게 해서든 나를 먼저 보내려는 수작을 부렸다, ‘나는 무슨 일이야 있겠어?’ 단념 후 말했다.


“알겠습니다, 갈게요 가요.”

“완벽해! 당연히 그래야지 드디어 주제를 파악했군!.”


혼즈는 만족한 듯 씨익하고 웃음을 지었다, 라미는 난감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움직일 뿐이었다.


작은 소형램프 하나를 들고 보이지 않는 어둠의 벽을 넘어서자, 벽 내부의 양쪽으로부터 양초가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불이 다 켜지자 내려가는 통로가 보였다.

나는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 줄 알고 눈을 크게 뜬 채 발을 지면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가 안에 들어가도 아무 일이 없자, 비소로 안심한 듯 그들은 들어왔다.


“이건 굉장하군··· “


문을넘어 들어오자 혼즈는 진귀한 경험을 한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고, 만지며 말을 이어나갔다.


“오호라 누군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불을 켜지는 마법이 걸려있었나?, 이곳은 자동으로 유지 보수가 되는 마법인가?, 이게 아직도 남아있다니 정말 진귀하군.”


마법사란 자고로 호기심이 왕성한 것 같다, 그 호기심을 좀 다른 방향으로 돌리면 좋겠는데 말이다. 예를 들어 비참한 직업을 가진 해체가라던가.

론델은 양손으로 검을 든 채 눈알을 굴리며 주변을 경계하였다.


“혼즈 우리의 임무를 잊지 마라.”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던 혼즈는 ‘크흠’ 작은 기침 소리를 내더니, 아래로 연결된 계단을 향해 나아가자고 이야기했다.


나는 더이상 내 신변에 위협을 느끼기 싫어 ‘여기까지 왔으면 나의 임무는 끝난 거니 돌아가도 되냐’ 절박하게 물어봤지만 마석자루를 들고 있던 혼즈는 자루를 이리저리 흔들며 얄밉게 말했다.


“이걸 챙기기 싫나봐?.”


제기랄!, 저걸 들고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저게 없으면 내가 온 이유가 없는으니까, 아쉽게도 놓아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나는 숨을 진정시키며 힘없이 대답에 응했다.


“알겠습니다..”


나는 내 앞에 있던 작은 돌조각을 힘껏 차버린 후 그들의 뒤를 쫒아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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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보용사의 의뢰-2 21.05.12 188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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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사와 마왕이었던 것 +2 21.05.12 394 4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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