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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님의 서재입니다.

해체가가 왜 그럴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doha93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0
최근연재일 :
2021.06.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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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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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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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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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변화

DUMMY

<3>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나는 힘들게 회수해온 마석자루를 길드조합원에게 펼치며 입을 열었다.


“여기 정산해주세요”

“피트 이게 무슨 일이에요!“


에이블린은 어쩔 줄 모른다는 듯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들갑을 떨었다, 윤기 있는 갈색 머리카락, 생기있는 검정 눈동자 정갈한 몸을 가진 그녀는 던전을 유지, 보수하는 모험가 길드 창구 접수원이다.


“그 소문이 사실 이었군요“


점점 목소리가 높아지는 그녀를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하하 그러게요··· 역시 용사후보자님 답죠? “

“이렇게 마석을 많이 가져올 줄 상상도 못했다고요, 거기다 이 거대한 보랏빛 마석은, 설마 트롤까지 잡은 거에요? “

“설마요 그럴 리가 있나요”


가방에서 붉은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트롤의 혈액이 담긴 병을 꺼내 손으로 빙빙 돌렸다.


“피트!“


에이블린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가증스러운 듯 내 볼을 꼬집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는지

크흠 헛기침을 하고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한 뒤, 가져온 마석자루와 혈액이 담긴병을 거침없이 들고 정산을 위해 계단을 올라 상층부로 올라갔다.


정산을 위해 그녀를 기다리면서도 끊임없이 비아냥대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용사후보자님은 마음씨 좋아 저런 해체가 놈에게 마석을 다넘겨주시고”

“난 또 시체털이라도 한 줄 알았네 “

“그러니까 말이야 하하하! ”


시체털이범이라니 아무리 내가 더러운 짓을 하지만 던전에서 죽음을 맞이한 다른 모험가들의 유품까지 훔치지는 않는다. 모욕적인 말들이 점점 더 심해지는 와중에, 쾅! 하는 소리를 내며 에이블린은 정산한 금액을 내 앞에 올려놨다.


“총 220만 골드입니다 “

“220만!”


이 정도 금액이면 내가 하루도 안 쉬고 매일같이 구박받으며 6개월 동안 다녀와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더욱더 주변에서 침을 삼키는 소리가 커졌다 .



“더 판매할 건 없어요. 피트? “


나는 가방 속에 트롤의 어금니를 만지작만지작 했지만 어쩐 일인지 이것만큼은 팔고 싶지 않았다.


“아쉽지만 이게 끝이에요 에이블린“

“잠시만요 피트! “


쓴웃음을 지며 돈 자루를 가져가려고 하는 순간, 그녀는 내 장갑을 붙잡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눈을 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며 모험가 길드 내부를 보고는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입금 부탁드릴게요. 에이블린”


에이블린는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리 준비해둔 수정을 위쪽에 올려두고는 말했다.


“어느 정도 넣어드릴까요?“

“절반이요”

“왼편에 스테이터스카드를 놓으시고, 수정구에다 손을 올린후 암호를 머릿속으로 말해주세요”


주머니에서 스테이터스카드를 꺼내고, 수정구에 손을 올려 암호를 외쳤다, 수정구의 색이 점점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더니 다시 원래 색인 흰색으로 돌아왔다.


“그럼 여기다가 넣도록 할게요 “

“고마워요. 에이블린! 배가 너무 고파서 성급했네요”

“흥,이자는 없다고요 “


에이블린은 입가의 미소를 머금고 다시 돈을 가지고 돌아갔다. 큰일 날뻔했다 저 정도의 큰 금액을 가지고 다니면 좋아질게 하나 없으니까, 나는 서둘러 남은 골드를 가지고 모험가 길드를 빠져나왔다.


* * *


“글쎄 이 녀석이 용사 후보와 소꿉친구였다나 뭐라나 허허허!“


다부진 근육질의 한 남성이 한 손으로는 술을 마시며 다른 한 손으로 연신 내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콜록···. 콜록! 정말이라니까요 디글!, 남의 말을 안 믿으니까 대머리가 되는 거에요!“

“뭐! 이 자식아?, 하하하하하! “


우락부락한 근육과 다르게 부드러운 인상을 받은 디글은 내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모험가 길드를 빠져나온 나는 자주 가는 오클린 주점을 향했다.


이 주점은 대부분 이용고객이 해체가 들로 가득 찬 주점이라, 나 역시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는 집 같은 곳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다.


다른 모험가들도 간혹 들어오긴 하지만 해체가 들이 몰고 다니는 특유의 시체 냄새는 그들에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이제는 끝이지만요···”


나는 들고 있던 술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말했다. 빈속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속상했던 과거와의 만남 때문인지 술기운은 금세 내 몸에 퍼져 나의 사고를 느리게 만들었다.


“뭐 중요한 건 네가 아무 일 없이 무사하게 돌아온 거 아니겠어?“

“맞아”

“하루에 아무 소리도 듣지 않는 게 행복할걸?”

“거기다 후보 용사님과 같이 간 것만으로 이미 화제야”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해체가 들은, 이런 일쯤은 우리에게 아무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날 위로해주었다.


술이 말라붙어버린 빈 잔에 비친 어리숙한 내 모습을 보며, 씩 한번 웃어주고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했다 그리고 ···


“주인장!, 여기 술! 다들 마음껏 마시라고! 오늘은 내가 쏜다. 하하! 나 오늘 많이 벌었다고 파티야···!! 얼어죽을 여신 레플리카를 위하여!!“


여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불쾌한 듯 한 무리가 쳐다봤지만 이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를 이제 완전히 보지 못한다는 공허한 빈자리를 술로 차례차례 채워나갔다.


한 잔 두 잔 술술 넘어갈 때마다 끝내주는 기분에 하루가 풀리는듯했고, 한 잔 두 잔 슬슬 취해갈 때마다 지난날의 어리석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은 홀에도 하나둘 쓰러지며 정적이 찾아왔다, 나는 몽롱한 정신으로 식탁에 반쯤 누워 디글에게 물었다 .


“디글, 나 언제까지 일을··· 할수있을까, 도대체 어떻게 그리 오래 일할 수 있던 거야.. “


나의 반쯤 울음 섞인 응석에 디글은 다시금 손바닥으로 등을 치더니 아무 말 없이 술잔을 기울였다.

그의 앞에 쌓인 수많은 술잔이 나의 말에 대답하는 것처럼 느껴진 건 왜일까?.


“해체가 관두고 전사나 할까 봐”

“그런 게 가능했다면 내가 먼저 했을걸”


디글은 술을 벌컥벌컥 들이킨 후 말을 이어갔다.


“너도 잘 알잖아, 우리 해체가 들은 레벨도 스테이터스도 변화가 하나도 없다는걸”


나는 식탁에 이마를 맞대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스테이터스 카드를 꺼냈다.


피트 레인 Lv1 [해체가]

힘 : 20

솜씨 : 20

의지 : 25

마력 : 0

행운 : 30


능력>>


형편없는 지표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계속해서 나왔다, 디글 역시 이런 상황이 어이가 없는지 우리는 서로 술잔을 맞대며 주점이 떠나갈 듯 웃었다.


이게 나의 3년의 노력이다. 3년 단 레벨 1 아무런 변화 없는 무적의 스테이터스 이게 현재의 나다. 이 정도면 나에게 죽은 몬스터가 지옥에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바탕 세상 떠나라 웃고 난 후 몽롱한 정신을 이끌고 여관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의자에서 일어나다 휘청거렸지만 이내 다시 중심을 잡았다.


“정말 제대로 갈 수 있는 거야 괜찮겠어? “


얼굴에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날 보는 디글이였지만 난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주먹으로 가슴을 펑펑 치며 말했다.


“워 워워! 걱정 말라고 디글! 나 피트야 무려 용사 후보와 던전을 같이 간 최초의 해체가라고”


디들은 완전히 질렸다는 듯 멋쩍은 웃음을 보인 채 조심히 가라고 말했다, 대단한 아저씨야 그렇게 마시고 멀쩡하다니, 계산대 앞에서 주인장을 연신 불렀지만 역시 이미 식탁에서 정신을 놓은 지 오래된듯하다.


‘저 할아버지 날 얼마나 믿고 있는 거야’ 불평을 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나는 비틀거리면서 돈주머니에 손을 넣고 한움큼 가득 골드를 내려놨다.

조금은 쌀쌀맞게 느껴지는 새벽의 공기가 술기운을 천천히 몰아냈다. 점심에 그렇게 북적거리던 던 호르 거리를 혼자 걷고 있으니 유독 넓게 느껴졌다.


듬성듬성 거리에 마석으로 유지되는 빛이 있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취기가 남아있는 동안 어서 여관으로 돌아가서···

‘..?’

어기적어기적 움직이던 발을 멈추고 홱 하고 고개를 돌렸다.

···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비록 해체가 이긴 하지만, 이 냄새는 똑똑히 기억한다 피 냄새다.

피 냄새를 맡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기적어기적하던 걸음걸이를 고친 후 주변을 두리번거린 채 달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새벽공기가 폐 속을 얼어붙게 했다, 얼마나 뛰어왔을까?

드디어 저 앞에 보이는 골목길만 돌고 조금만 더 가면 여관앞이다, 골목길를 뛰어간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튕겨 나갔다, 빛이 없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로브를 입은 3명의 실루엣이 살짝 달빛에 의해 보였다.


“염병!, 무슨 짓이야”


말할 틈도 없이 그들은 나를 밀치고 때려눕혔다, 일방적인 구타였다. 한 대 한 대 맞을 때마다 내 입에선 고통을 호소하는 앓는 소리가 나왔다. 3명이서 날 눕힌 후 발로 차며 짓눌렀다,

제발 그만해달라는 나의 호소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때렸다, 내가할수있는건 몸을 웅크린 채 이 시간이 끝나길 조용히 기다릴 뿐 이였다.


“더러운 입으로..!”

“여신님의 이름을!”

“함부로 지껄이다니!”


이제 기억났다, 아까 주점에서 내가 욕하는 걸 불쾌해하던 무리였다, 이 자식들, 한 사람 한 사람 나올 때마다 여신을 모욕했던 자들을 손봐주고 있던 것이었다.


더는 반항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걸 알았는지 그들은 “여신님을 위해 헌금을 걷도록 하지” 라고 말한 후 내 주머니 속 골드주머니를 갈취했다, 들어있는 골드의 양이 만족했는지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이 정도면 여신님도 어쩌면 사랑해주실지도 모르지 이것도“


무리 중 한 명이 내가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를 갈취하려고 손을 뻗었다 . 이건 절대안돼! 나는 손을 향해 이빨로 콱-! 깨물었다.


“이 개자식이! 손을 깨물어!“


나는 목걸이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한번 구타를 하려던 순간


“너 이 자식들 뭐 하는 짓이야! “


여관앞에서 큰 소리를 치며 식칼을 들고 있는 익숙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익숙한 실루엣이 보여서 그런가 긴장이 풀린 나머지 난 의식의 끈을 놓았다.


* * *


다시 의식을 찾았을 때는 익숙한 천장이었다 몸 곳곳 붕대를 한 탓에 움직임이 생각보다 자유롭지는 않았다, 오른손으로 목을 더듬었다, 다행히 목걸이는 내 목에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목걸이를 지켰다는 기쁨보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나의 비참함에 훌쩍였다.


훌쩍이는 소리를 들으신걸까? ,아니면 밖에서 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린 걸까? 패티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이 자식이 사내 녀석이 쳐맞고 다니고 인마! 한대라도 쥐어박아야 할 거 아냐! “


말은 이렇게 하셨지만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이 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수있었다.

나는 감사하다고 눈물 흘리며 말할 뿐 이였다.


“이거 얼마나 맞았으면 살이 쏙 빠진 거봐 ,기다려봐 내 맛난 거 해서 올 테니”


패티 아주머니는 내가 괜찮다는걸 보고 나서야 나를 위해 음식을 만들러 주방으로 향했다

그사이 나는 더 없어진 게 있는지 내 가방을 뒤적뒤적했다. 다행히 하급물약이 깨진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주머니 속에 있는 한심한 스테이터스카드를 꺼낸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피트 레인 Lv2


힘 : 25

솜씨 : 30

의지 : 30

마력 : 0

행운 : 30


능력>>


스테이터스가 올랐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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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가가 왜 그럴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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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심 21.05.13 145 2 13쪽
» 변화 21.05.12 160 3 12쪽
3 후보용사의 의뢰-2 21.05.12 188 3 13쪽
2 후보용사의 의뢰-1 21.05.12 280 16 12쪽
1 용사와 마왕이었던 것 +2 21.05.12 394 4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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