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o**** 님의 서재입니다.

해체가가 왜 그럴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doha93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0
최근연재일 :
2021.06.16 10:52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2,862
추천수 :
107
글자수 :
199,876

작성
21.06.05 00:40
조회
32
추천
2
글자
11쪽

거절

DUMMY

<거절>


“흠··· 이런 경험은 또 처음 해보는구먼"


다시 돌아온 영주의 집무실에, 영주는 처음 보는 관경에 당황스러운 듯 뒤통수를 벅벅 긁고 있었다.


“그러니까 자네 둘 전부, 이 추천서를 반납하겠다는 말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결코 영주 님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이 아닌, 좀 더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여신상을 노리는 포보르를 찾아 그들의 악행을 심판하려 합니다”


물론 마라의 말은 팔라딘 초대장을 거절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과장이 되어있었다. 단지 여신상을 노리는 포보르들을 찾아 교황청에 알려 수도원 도서관에 출입하기 위함이다. 영주가 연줄로 찾아봐준다 했지만, 영지가 정신없을 시기에 그럴 시간도 부족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결국 우리가 직접 움직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마라와 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초대장을 내려놓았다. 그 장면을 영주의

옆에 서있던 서기관은 아주 즐겁게 감상하는 듯 보였다.


영주는 이내 고민하는 듯 보이더니, 결국 우리들의 요청을 받아주었다. 단 영주의 방식으로.


“자네들의 말도 일리가 있지. 그렇지만 초대장은 다시 가져가게나.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지. 거기다 필요에 따라, 이 초대장을 보여주면 조금 편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걸세”


즉. 영주의 말뜻은 하고 싶을 때 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딱히 거절할 이유가 나에게는 없었다. 오히려 이 초대장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영주의 말에 당황한 것은 서기관이었다. 자연스레 초대장을 다시 회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 영주님 그렇게 되었다간, 저들이 초대장을 악용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나중에 저들의 뜻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서기관 영주에게 다시 한번 생각을 고려해달라 요청했지만, 이미 영주의 마음은 굳건해 보였다.


“서기관. 저들을 의심하는 건가?. 우리 영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일세. 더군다나 몬스터들의 공격으로, 우리 마을을 지킨 영웅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것밖에는 없어!. 자네는 내 명예를 더럽히려는 생각인가?”


어떤 일에도 침착하고 온화해 보이던 영주는, 처음으로 서기관에게 큰소리치며, 우릴 변호해 주고 있었다. 서기관은 당황한 듯 안절부절못한 체 말을 번복했다.


“아, 아니··· 아닙니다 영주님. 영주 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


영주의 집무실을 나오고, 길을 걷던 중 어디서 낯익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붉은색 로브를 입은 남성. 바로 키아 던전의 모험가 길드장 카인이었다!. 마차에 짐이 잔뜩 실어서 온 것을 보면, 영지에 대한 구호물품인 것 같아 보였다. 나는 마라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가달라 부탁하고 카인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길드 장님!"


경비대장인 데일과 이야기하던 중 나의 목소리를 듣자 반가운 듯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피트 씨, 건강해 보여서 다행입니다. 당신의 활약은 편지로 익히 들었습니다. 정말 굉장하더군요!"

"저분이 안 계셨다면, 저희는 지금도 몬스터와 싸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카인의 말에 데일이 부끄러운 사족을 붙여,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그와 동시에 던호르는 어떤지 그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전부 안전하게 있는 것일까?


"길드 장님. 던 호르 마을은 어떤가요? 아무 일도 없나요, 안전한가요?"


내가 흥분한 채 숨도 안 쉬고 말을 하자, 카인은 안심하라는 듯 내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차분히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플레타 영지와 거리가 가까워 영지에서 발생한 사건을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었고, 던 호르 마을의 여신상은 다행히 마을 내부에 있어 그러한 일이 있다면, 알아채기 쉽다고 말해주었다.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또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조마조마했습니다"

"피트 씨의 활약 덕분에 저희 마을도 빠르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카인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는 어서 플레타 영지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서둘러 마을로 돌아가야만한다고 내게 말해주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안부를 알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


집에 도착하자 마라는 자신의 배를 부여잡은 채, 집이 떠나가라 웃고 있었다.


“푸, 푸하하-! 아, 아까 서기관이 당황한 표정 봤어??. 진짜 꼴좋다니까. 아 눈물 나···”


아무래도 아까 서기관이 아무 말 못 한 채, 영주에게 혼나는 모습을 내가 생각해도 정말 통쾌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다시 곱씹어 봐도, 속이 뻥 뚫리네요”

“그러니까, 평소에 마음을 곱게 써야지!”


그렇게 한참 동안 마라의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고는, 나에게 자신의 계획을 확인하듯 물어봤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계획 어떤 것 같아?”


그녀는 아까의 영주에게 말했던 것을 의미하는듯했다. 확실히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여신상을 우리가 지켜내는 것이 드러난다면, 공로를 인정받아 수도원장의 허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보르들을 생포한다면 더욱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흠···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여신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지만 저희 둘이서 하기에는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이 운이 계속 따라다닌다는 보장도 없었다. 더욱이 밖의 생활이 계속된다면, 장비는 점점 마모될 것이고, 이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우리와 뜻이 같이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대장장이면 더욱더!. 마라도 그것을 느꼈는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바라본다면, 누가 해체가랑 연금술사와 파티하겠는가?.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올뻔했다.


“빌어먹을 여신이 남겨준 빌어먹을 직업들이네···”


나와 마라는 동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동료가 늘어나기 전까지는 우리들만의 철칙을 만들어 지키기로 맹새했다. 그다음으로 정해야 할 것은 목적지였다. 나는 마라에게 품속에 있던 지도를 펼치며 물었다.


“처음에는 마라가 연금술사 모임으로 다녀온 마을이 좋지 않을까요?. 로톤 항구라던가···”


마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마 로톤 항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네···?, 어째서요?”


그녀는 참고만 하라며 내게 자신의 가설을 말해주었다. 석판에서 나오는 대량의 마의 기운을 컨트롤하려면 주변에서 보충할 것이 필요하다. 근데 마의 기운은 주로 던전에서 나온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즉 던전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로톤 항구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족들이 살고 있어, 마족들이 잘못 건드렸다간 다른 종족들까지 싸움에 개입하게 되어 마족들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마라의 말은 던전이 존재한 영지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거네요?”

“맞아!. 그렇지만 하나의 가설일 뿐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모르니까···, 그럼 여기는 어때?”


마라가 손으로 가리킨 곳은 던 호르 마을이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오전에 말한 것이 신경 쓰이는듯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 던 호르에 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정말?, 여신상이 마을 안에 있었다는 거지?. 이건 또 새로운 사실인걸”


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부분이 더 기뻐 보였다. 던 호르 마을에 갈 필요 없다고 하자, 그녀가 다음으로 제시한 곳은 [블라드 영지]였다. 지도에 옆에 작은 글씨로 [정말 위험한 곳]이라고 적혀있는데, 정말 이곳으로 가야 할까···?.


“마라. 지도에는 정말 위험한 곳이라고 적혀있는데요?”

“응. 여기 사람들이 많이 호전적이야”


그녀는 블라드 영지가 어떤 마을인지 내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블라드 영지는 악명을 널리 떨치는 힘의 영지라며, 이곳은 사나운 야만 부족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들은 사방에 도사린 위협적인 적들을 상대로 물러서는 일 없이 사납게 싸우는 것이 일상이라 전해진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지위나 계급보다 오로지 힘이라는 가치를 숭상하는 강한 자존심을 가진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말했다.


어떻게 보면 참 공평한 나라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라 느껴졌다. 블라드 영지에선 신분, 배경, 출신지 관계없이 힘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지 출세를 할 수 있고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니까.


문제는 여기서도 해체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긴 하지만···. 왜 위험한지 어렴풋 이해가기 시작했다. 힘이 곧 권력이니 빈번히 싸움이 일어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왜냐면, 그나마 지도에서 제일 상세하게 그려져있고,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뷘드 아저씨의 비범한 힘까지 생각해 보면, 아마 이 영지 출신이 아닌가 의심마저 들고 있다. 마라는 여전히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에 필요한 것은 추진력이었다.


“한번 가보죠”


나는 마라를 향해 자신감 넘치게 이야기했다. 어차피 이쪽이나 저쪽이나 똑같다. 그럴 바에 한번 부딪혀보고, 직접 경험해 보면 되는 거 아닌가?. 나에 대답에 만족한 듯 마라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이 빌어먹을 숲을 돌파하는 것은 언제나, 자신을 고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짓이었다. 말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달리기라도 해보겠지만,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초토화된 마을에서 말을 구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생필품 정도야 영주의 배려로 어느 정도 수급할 수 있었지만···.


지도의 시작 부분이 온갖 초록색으로 범벅이 돼있는 걸 봤을 때 알았어야 했다. 듣기로는 엘프들은 숲을 자신의 집처럼 사용한다고 들었지만, 지금 내 상황을 보면 그것들은 전부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는 없다. 여기서 혼자 야영까지 한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마라 역시 앞이 보이지 않는 숲 때문에, 그녀의 입에서는 육두문자가 연신 튀어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실린더에 붉은 연금술 결정을 넣고 있었다. 이건 바보라도 짐작할 수 있다. 저건 불이다. 아주 큰불이 나올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진땀을 빼야만 했다.


“놔! 놓으라고!. 다 태워버릴 거야”

"죽고 싶은 거예요!?, 죽을 거면 혼자 죽어요!”


겨우 마라는 진정시킨 후, 라이칸스로프의 손톱으로 만든 나이프를 이용해 차근차근 숲을 베어가며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해체가가 왜 그럴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렇게 저의 공모전은 막을내렸습니다. 21.06.17 14 0 -
39 힘의도시-8 21.06.16 12 0 11쪽
38 힘의도시-7 21.06.15 13 0 11쪽
37 힘의도시-6 21.06.14 15 0 11쪽
36 힘의도시-5 21.06.13 21 0 11쪽
35 힘의도시-4 21.06.12 20 0 11쪽
34 힘의도시-3 21.06.11 19 1 11쪽
33 힘의도시-2 21.06.10 19 0 11쪽
32 힘의도시-1 21.06.09 27 1 11쪽
31 상인-3 21.06.08 23 1 11쪽
30 상인-2 21.06.07 29 2 11쪽
29 상인-1 21.06.06 32 2 11쪽
» 거절 21.06.05 33 2 11쪽
27 팔라딘 추천서 21.06.04 40 2 11쪽
26 습격 그 후 21.06.03 34 0 11쪽
25 여신상-3 21.06.02 50 0 11쪽
24 여신상-2 21.06.01 44 3 11쪽
23 여신상-1 21.05.31 43 1 11쪽
22 수성-3 21.05.30 48 0 11쪽
21 수성-2 21.05.29 38 0 12쪽
20 수성-1 21.05.28 44 2 11쪽
19 검과 갑옷 21.05.27 46 2 11쪽
18 항구도시-2 21.05.26 50 0 12쪽
17 항구도시-1 21.05.25 57 0 14쪽
16 항구로 향하는 길 21.05.24 61 0 11쪽
15 영주의 창고 21.05.23 77 0 11쪽
14 오거-2 21.05.22 65 1 11쪽
13 오거-1 21.05.21 74 1 11쪽
12 플레타 영지-2 21.05.20 76 1 11쪽
11 플레타 영지-1 21.05.19 82 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