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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님의 서재입니다.

해체가가 왜 그럴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doha93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0
최근연재일 :
2021.06.16 10:52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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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9,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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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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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 그 후

DUMMY

<습격 그 후>


한 마리··· 두 마리, 나에게 덤벼오는 몬스터들을 예리한 나이프로 베어 넘어간다. 마을을 습격하느라 필드 몬스터들의 숫자는 상당히 줄어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덕분에 온몸이 몬스터들의 피로 범벅이 되었다.


“암살자 다운 움직임이십니다!”

“역시 이 마을 최고가는 모험가이십니다!”


여신상 앞을 경계하고 있던 경비병들이 내가 몬스터 잡는 모습을 보고, 감탄한 듯 말했다. 이 둘은 내 직업이 해체가인 줄 모르고, 나이프를 사용하는 모습을 봐서 암살자로 착각하는듯했다.


뭐. 그편이 내 입장에서도 좋았지만 말이다. 나는 마라에게 휴식을 취하자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개인정비 시간일 뿐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여신상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확인할 겸, 부족한 체력을 키우고, 전투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같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나에게 겁 없이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나서, 나는 경비병들에게 오늘은 아무 일 없었냐 물어봤다. 그러자 경비병들은 내가 물어보고 싶던 말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그 말을 물어보실 줄 알고 계셨습니다. 때때로 몬스터들이 발견되는 것 말고는, 오늘도 이상 없습니다!”

“항상 듣는 말이지만, 제일 안심되는 말이네요”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하-!”

“항상 고생하십니다”

“모험가님 역시 수고하십쇼”


경비병들의 말에 나는 오늘도 안심하고, 영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영지 안팎으로는 여전히 전투의 흔적을 지우려,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해체가들은 부패하지 않은 몬스터들을 재빠르게 마석과 쓸만한 부위를 해체하고. 영지인들은 시체를 불태우고 있었다.


사제들은 이미 부패해버린 몬스터들 앞에서 손을 모아 마력을 주입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일인 것일까?, 다행히 영지 앞에는 경비대장인 데일이 있었다. 나는 다가가 물어보기로 했다.


내가 데일의 앞에 다가가자. 갑자기 데일은 놀란듯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뜬금없이 몬스터들의 피와 살점을 뚝뚝 떨어트리는 사람이 갑자기 앞에 나오면 얼마나 놀라겠는가?. 데일은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내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모험가님”

“안녕하세요 경비대장님”

“이른 시간부터 또 여신상에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이미 경비병들 사이에서는, 내가 매일같이 여신상을 확인하는 것이 소문이 퍼졌었나 보다.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무래도 전투를 하면서 느낀 게 많아서요”

“많은 경비 대원들의 귀감이 돼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상치 못한 민망한 대답에, 나는 서둘러 주제를 돌렸다.


“저쪽에 계신 사제분들은 뭘 하고 계시는 건가요?”


데일은 내가 손으로 가리킨 방향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모험가님은 처음 보는 장면일지도 모르겠군요. 저건 독기를 제거하는 모습입니다”

“독기요···?”

“예. 몬스터들이 죽고 나서 부패가 되면, 시체에서 사람들에게 좋지 못한 독기가 나오게 됩니다. 보통 던전이나 숲 같은 경우는 그것을 양분으로 삼기도 합니다만, 보시다시피 영지 근처인지라···, 거기다 부패한 독기가 다른 몬스터들을 불러올 수도 있으니, 사제님들의 성스러운 마력을 빌어 독기를 정화하고 계신 거죠”


사제들이 만들어낸 성스러운 마력의 효과는 엄청났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보랏빛의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던 부분들이, 점점 본래의 색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던, 역한 냄새마저 같이 사라졌다. 이것이 사제가 만들어내는 기적이란 말인가?


“사제님들이 만들어내는 마력은 정말 기적 같군요. 다친 사람들도 치료할 수 있고, 이런 독기마저 정화하다니”

"그렇지만 만능은 아니지 않습니까··· 잘린 부위를 재생시킨다던가. 죽은 자를 되살린다던가”


데일은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다치거나, 전사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듯 눈에 슬픔이 보였다. 만약 그런 게 가능하다면, 정말 여신의 영역뿐이겠지···


“경비대 장님은 여신이 존재한다고 믿으시나요?”


여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왜 이런 무자비한 곳에서 우릴 구원해 주지 않는 것일까?. 사제들은 말한다. 여신님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고통을 주고, 은총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불행을 준다고. 내 눈에는 그저 여신이 인간을 장난감으로 놓고 희롱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부 그렇게 믿고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만···, 언제쯤 저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데일은 스스로에게 자문하듯 대답했다. 데일과 헤어지고 난 후 마을 입구로 들어가,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문고리를 두드리며 마라를 불렀다. 잠시후 건물안에서 우당탕-! 시끄러운소리가 들리더니, 잠에서 덜깬 마라가 하품하며 문을열어주었다.


“또?, 또그런거야? 벌써 몇번째 아침부터 이러는거야!”


마라는 문을열고 온몸에 몬스터들의 잔해를 끌고온 내모습을보고는, 기겁하며 멀찍이 물러섰다.


“맨날 하루가멀다하고 몬스터범벅이되서 오는구나?. 어디다친곳은?”

“보시다시피 저보단 제갑옷과 무기가 다친거같네요”


나의 실없는소리에 마라는 잠에서깬듯 작게웃을뿐이었다.


“아무튼 집안으로 들어올생각말고 좀 뒤로물러서있어”


나는 마라의말을따라 문에서 다섯걸음정도 뒤로물러섰다. 그러자 마라는 실린더를 가지고와 손에장착하고는 말했다.


“저번에도말했지?”

“절대 눈뜨지 말 것, 숨도 되도록이면 쉬지 말 것···?”

“맞아. 그럼 쏜다”


말이 끝나자마자 마라는 실린더에 연금술 결정을 장착해 나를 향해 발사했다. 마라의 실린더 안쪽에서는 거대한 거품 방울들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거품들은 내 몸을 감싸더니 온몸에 묻었던 몬스터 잔해들과 같이 말끔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보통 갑옷을 부식시키는, 굳어버린 몬스터의 피를 처리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마라가 새로 발명한 연금술 결정을 사용하니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발명이 마라의 고유 기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이다.


"어때 이번에도 잘 된 거 같아?”


자신의 연금술 결정의 완성도를 확인하듯 마라는 항상 이 작업이 끝나면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곤 한다. 나는 몸을 이리저리 돌려 확인해 봤다.


다시 봐도 경의로운 마법처럼 보인다. 내 몸은 젖지 않고, 몬스터들의 잔해만 땅으로 떨어지니 말이다.


“완벽해요. 마라 역시 이걸로 장사나···”

“싫어. 안 할 거야. 절대로"


마라가 나에게 처음 이것을 선보인 순간, 난 마라에게 '이걸로 장사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런 기술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하지 않겠냐?.' 물어봤지만, 그녀는 완고하게 거부했다. 아니 도대체 왜 거부하는 걸까?. 이거라면 엄청난 돈벌이가 될 거 같은데?.


그녀의 말로는 버는 돈 족족 약초 값으로 사라질 거라며 거절했다. 아무래도 들어가는 약초 값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봐도 봐도 굉장한 기술이네요. 보통 다른 곳에서 제거하려고 하면 엄청 오래 걸리고, 깨끗하지도 않은데. 순식간에 이렇게 만들다니”


나의 칭찬에 마라는 기분이 좋은 듯 기세 좋게 흥얼거리며 이야기했다.


“친한 사람들에게만 해주는 거야”


그 말은 나는 친한 사람들 쪽에 들어가는 거구나?. 내심 뿌듯했다. 집안으로 들어가 좀 쉬려고 할 때 마라가 새로운 소식을 내게 전해주었다.


“옷 갈아입는 게 좋을걸?”

“네?. 방금 씻은 거 아니었어요?”

“오늘 아침에 하녀가 이걸 주고 가더라”


그렇게 말하고 마라는 내게 한 통의 편지를 넘겨주었다. 편지를 열어 확인해보니 서기관에게서 온 편지었다. 대부분이 일이 해결되었으니, 찾아와도 좋다는 내용이적혀져있었다.


“다 봤지?. 그럼 옷 입고 시간에 맞춰서 가보자”

“참 오래도 걸렸네요···”


***


나와 마라는 복장 정리를 끝내고, 서기관이 명시한 영주의 집무실로 향하는 중이었다. 그 순간 복도 끝에서 기사처럼 보이는 사람이 튀어나왔다. 라미를 다시 만났을 때와 비슷한, 순백의 투구와 갑옷은 알 수 없는 힘이 깃들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사는 우리를 보자마자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안, 안녕하세요"


'저 남자가 이번에 올라온 후보인가···?'


기사는 내가 못 들을 거라 생각했는지 두꺼운 투구 속에서 작게 속삭였다. 물론 보통 사람이라면, 들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간단한 안부를 묻고, 기사는 우리가 들어왔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일까?. 올라온 후보라니?. 알 수 없는 말을 한 기사 때문에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기나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고 나서야 우리는 집무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에 문 앞에는 바쁜 경비대장을 대신해, 하인이 그곳에 서있었다.


“누구신지요?”

“영주님과 서기관님을 만나 뵈러 왔습니다”


나와 마라는 서기관에게 도착한 편지의 인장을 하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하인은 유심히 편지를 바라보더니 이내 우리들의 무기를 회수하고는 문 앞에서 크게 소리쳤다.


“영주님, 모험가이신 피트 레인 씨와, 마라 엔야 씨가 영주님을 만나 뵙고자 왔습니다”

“오오!. 뭐하나, 어서 들여보내게!”


어째서인지 들떠 보이는 목소리로 영주는 문안에서 소리쳤다. 영주의 말에 하인은 서둘러 거대한 집무실을 열기 시작했다. 평소에 관리를 잘 해둔 탓인지, 거대 한문이 열리는데도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문이 열리자 집무실 안에는 의자에 앉아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영주와, 그 뒤에는 영주를 보필하는 하인, 옆에는 서기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시 보게 되어 반갑네”


영주는 힘 있는 목소리로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영주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플레타 영지에 안녕과 번영을. 영주님을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라 엔야입니다”

“플레타 영지에 안녕과 번영을. 영주님을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피트 레인입니다”


우리는 영주의 손에 입을 맞추기 위해 다가갔지만, 영주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거절했다.


“그런 허례허식의 절차는 한 번으로 족하다네. 허허-!”


허례허식이란 말에 서기관의 눈썹이 잠시 올라갔지만, 이내 신경 쓰지 않는듯했다.

영주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본론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래 서기관을 방문한 이유가 있다지?”

“그렇습니다. 서기관님이 혹시나 수도원 도서관에 대해 추천서를 써줄 수 있는지 여쭙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마라는 고개를 숙인 채 영주에게 말했다. 그 말에 영주가 볼을 긁으며 서기관에게 물어봤다.


“그렇다는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서기관”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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