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와 마왕이었던 것
전쟁의 불길은 어둠마저 밀어내고 있었다.
푹 -!
새하얀 성검에 칠흑같이 어두운 핏방울이 스며들고, 검을 빼내자 거대한 마족의 가슴에서 천천히 피가 흘러내린다.
마족은 신음을 흘리며 성벽에기대 천천히 쓰러져갔다.
용사는 성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칼집에 검을 집어넣고, 쓰러져있는 마족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할 말이 있나. 마왕"
마왕이라 불리는 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흥, 네가 여기 마왕이군..?"
첫 번째 대답에 용사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무슨 소리하는 거냐, 마왕은 네 녀석이면서"
용사는 마왕의 물음을 되받아쳤다.
"여신님..."
두 번째 대답에 용사는 크게 동요했다.
"뭐라고?, 왜 마왕에 입에서 마신이 아닌, 여신이 거론되는 거지?"
"마왕.. 네 이름은···. 뭐지?"
"라그나. 라그나 크림슨이다"
용사를 마왕이라 불렀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다른 대답에 지금까지 어떤 일에도 냉정함을 유지하던 용사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라그나 나는 실패했다.. 다음은 네 차례다..마족을 멸하고···. 자신을 구원.."
"뭘 말이냐 뭘!, 그리고 네 녀석이 어떻게 그 말을 알고 있는 거지?, 당장 말하라고!"
흥분한 용사는 마왕의 멱살을 잡은 채 흔들었지만, 이미 마왕의 고동은 멈춰있었다.
"용사님이 마왕을 해치웠다-!"
용사의 옆에 있던 홀리나이트는, 마왕의 죽음을 보며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도대체.. 누가 마족이란 말인가-!'
용사는 죽어버린 마왕을 보며 나지막이 이야기했다-
- 작가의말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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