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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펭귄의 서재입니다.

천재 화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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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群青)
작품등록일 :
2020.12.28 17:09
최근연재일 :
2021.01.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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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402

작성
21.01.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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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3 - 공상의 영역 (6)

DUMMY

아나스타샤는 물감을 흩뿌리며 다시 말했다.


“너 진짜 이상해.”

“응.”


킴이라는 꼬마의 방향으로 물감을 흩뿌리지만, 화를 내는 기색도 없고, 눈썹만 꿈틀거린다.


물감을 일부러 흘려보내도, 막지 않고 굳기를 기다린다.


분명 그 혼자 작업했다면 1시간도 안 되어 작업을 끝냈겠지.


자신이었다면 당장 옆의 인간에게 발길질했을 테지만 이 동양인은 눈썹만 꿈틀거릴 뿐 심기를 건드리는 말에도 ‘Yes’나 ‘OK’ 같은 말만 뻐꾹뻐꾹 대답한다.


“후-. 조금만 쉴게.”


한숨을 푹 내쉬면서 한 말에 가슴이 찔렸다. 짐짓 괜찮은 척 자신도 쉬겠노라 답했지만 석연찮은 감정이 뭉게뭉게 솟았다.


본인의 행동이 남이 보기에도 그렇게 좋게 보이진 않았는지 절친인 이리나 또한 아나스타샤를 질책했다.


“아냐, 왜 그렇게 못살게 굴어?”

“테스트하는 거야.”

“무슨 테스트? 그전에 그건 무례한 짓이야. 킴이 한숨을 몇 번이나 쉬었는지 알아? 내가 작업 중에 말리지 않은 건 너희를 예술가로서 존중하기 때문이야. 하지만 넌 그러지 않았잖아.”


유모처럼 허리에 손을 얹은 이리나의 모습에 아나스타샤는 눈만 굴렸다. 킴도 이렇게 화를 냈다면 차라리 마음이 편했을 거다.


“하지만 봐. 저기에 뭘 그리는 건지 알겠어?”


캔버스를 반으로 나눠 사용한 결과. 아나스타샤의 자리에는 추상화라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그림이 그려졌지만, 킴의 영역에는 마스킹 테이프를 활용한 선 긋기 이후 생긴 정갈한 검정색 사선뿐이다. 그리고 아나스타샤가 그 위에 흩뿌린 물감.


이리나가 대답했다.


“몬드리안을 패러디하는 거겠지. 내가 그래서 미리 킴의 작품들을 보라고 했잖아. 킴은 모사하는 걸 좋아해. 인터넷에 퍼져 있는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야. 아냐, 다른 작가를 만나면서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조사하지 않는 것도 예의가 아니야.”

“이미 완성된 작품에서 작가가 드러나는 것보단 작업 중에 드러나는 면이 훨씬 많아. 난 솔직히 <디오게네스> 보고 성격 더러운 녀석인 줄 알았어. 차라리 성격이 더러운게 낫지. 저건 패배주의자적 행동이야.”

“그것도 무례야. 메드베데바답게 행동해.”


유모처럼 말하는 이리나의 모습에 아나스타샤가 고개를 훽- 돌렸다.


“나는 나야. 메드베데바 같은 소리 하지 마.”

“알았어, 미안해. 하지만 킴에게 그렇게 구는 것도 자제해.”

“하지만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걸.”

“저게 본모습이겠지.”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다양한 색깔을 품고 살아. 저기에 그려진 건 추상화도 뭣도 아니고 그냥 선이라고. 심지어 저게 몬드리안이라고? 몬드리안은 저런 그림은 안 그려. 심지어 봤어? 저 위에 일부러 물감을 흘렸는데 색이 안 섞이도록 마른 다음에 칠하는 거. 공동작업이 아니야. 오히려 내가 무시당하는 지경이라고.”

“또 근거 없는 미술 심리학이야? 자기가 올리고 싶은 색깔이 있는 거겠지. 보면 네가 흘린 물감을 일부는 그냥 두지만, 선이 지나갈 곳만 덧칠하고 있잖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줘.”

“주제부터가 추상화야. 대화가 엇갈린 게 아닌 이상 우리는 같이 추상화를 그려야 해.”

“······아냐.”


이리나의 허리 위에 올라갔던 손이 교차해 팔짱이 끼워졌다.


“왜 그렇게 킴한테 집착하는 거야?”

“집착? 다른 머저리들이랑 다르게 색을 사용할 줄 알면서 안 하고 있잖아! 당연히 화를 내야 해.”


평가가 높은 건지 낮은 건지 모르겠는 상황에 이리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어. 애초에 왜 그렇게 선을 넘는 거야. 반씩 나눴잖아.”

“그런 말 안 했어. 캔버스를 같이 쓰자고 한 거지.”

“저기 킴이 붙인 중간의 마스킹 테이프는?”


고개를 돌려 본 캔버스의 위에는 이미 물감으로 떡칠이 되어 경계선의 역할을 하던 마스킹 테이프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아나스타샤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제 없네.”

“뻔뻔하네.”


어차피 뜯어내면 선이 생길 거고, 일부러 테이프의 흔적이 남지 않을 때까지 뿌린 거다.

선을 긋고 네 거, 내 거 가르는 건 아나스타샤 자신의 예술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부러 많이 뿌려서 안 보이게 만들었는데 귀신같이 알아채고 선을 안 넘어.”

“동양인들은 원래 예의범절을 중시해. 마음속으로 선을 그은 거겠지.”

“그거 인종차별이야.”

“인종차별이 아니야.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는 건 중요한 일이야.”

“좋아. 하지만 예의범절의 문제가 아니야. 눈이 엄청 좋아. 그······ 공간지각능력? 그런 게 좋은 거겠지.”

“훌륭하네.”

“너무 훌륭해서 문제야. 컴퓨터에게 붓을 들려준 거 같아. 자기가 뭘 그리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지.”

“무슨 근거로?”

“감이야. 아무래도 좋지만, 확실한 건 저건 추상화가 아니야. 좀 더 떠봐야겠어.”

“아냐, 무례하게 굴지 마.”

“······적당히 할게.”

“일단 저지르고 생각하지도 마.”

“작업 중에 생각나는 것도 있어.”


이마를 짚는 이리나를 뒤로하고, 성큼성큼 걸어간 아나스타샤가 김도진의 등을 바라봤다. 옷의 좌반신이 형형색색 물들어 물감이 주르륵 흘러내린 모양새가 꼭 피로감이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따끔따끔 가슴을 찌르는 양심의 가책을 꽁꽁 묶어두며 자신보다 키가 큰 소년의 등을 톡 톡 두드렸다.


뒤돈 소년의 우묵한 눈동자가 아나스타샤를 향했다. 동양인들의 눈이 원래 검정색에 가깝다지만, 그의 눈동자는 물에 퍼뜨린 잉크처럼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이든다.


소년이 눈을 깜빡였다. 어두운 눈동자에 빨려드는 느낌을 애써 떨쳐내며 도발했다.


“설마 저걸 추상화라고 하진 않을 거지?”



*



아나스타샤가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캔버스를 바라봤다. 반은 물감 범벅, 반은 선으로 채운 캔버스.


그녀가 작업한 부분은 분명히 추상화라 하면 떠오르는, 리듬감 있는 그림이지만, 내 쪽은 신조형주의에 가깝다. 하지만 저것 또한 일단은 추상화라 할 수 있는걸.

설마 저 선이 마음에 안 드는 건가.


“내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야. 저건 추상화가 아니잖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저것 또한 추상화다. 추상화의 영역은 넓고도 넓어 색을 칠하기만 하거나, 선만 그은 것도 추상화가 될 수 있다.


“나는 추상화라 생각하고 그림을 그렸어.”

“아니야. 그림에서 추상화여야 할 부분이 극단적으로 제한했어. 네 그림에서 인간성이 느껴지지 않아.”

“인간성?”

“그래, 인간성. 수학 선생처럼 선만 긋고 있잖아. 좀 더 너의 색을 보여야 해. 다른 #@$&···이랑 다르게 색을 사용할 줄 알면서 왜 그러는 거야?”

“저게 내가 추구하는 거야.”

“그림을 그려. 추상화를 그리라고.”


언어가 달라서 그런 걸까. 대화가 묘하게 맞물리지 않는다.


“먼저 말하고 싶은 건. 난 추상화를 그리고 있어. 추상화라고 해서 꼭 너처럼 자기주장이 강한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야. 난 그렇게 생각해. 저 선 또한 내게는 추상의 영역이야.”

“설마 몬드리안이라고 생각하고 그리는 거야?”

“맞아. 처음엔 몬드리안을 따라했어. 네게는 미안하지만 난 너와의 공동작업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거든. 차라리 다른 화가의 작품을 모사해서 몬드리안이 무슨 감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이해하려 했지.”

“그건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야. 이미 죽은 사람을 흉내내는 거지. 나랑 작업을 하는 중에는 너와 나한테만 집중해.”


본인에 이어 나를 삿대질하는 손가락을 밀어내며 말했다.


“이미 그러고 있어. 몬드리안의 구도와 기법을 빌렸을 뿐이지. 나만의 표현이야.”

“내가 말했잖아. 인간의 상상 끝자락에서 탄생하는 게 추상화야. 넌 몬드리안이 사용한 표현의 겉모습만 따라했어. 그게 너만의 표현이라고?”

“······.”


확실히 그런 방향으로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내가 본래 다른 화가의 기법을 빌려오는 작업을 한다지만 옆에서 그 짓을 주구장창 한다면······.


어쩌면 모욕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작업 도중부터 물감을 흩뿌린 것도 이해가 간다. 드리핑 기법을 처음부터 한 것도 아니고, 초반에는 붓으로 정성스레 문질렀으니까. 그걸 일종의 신호라고 해석하면 이해할 수 있다.


“미안해 사과할게. 너를 얕본 건 아니야. 내가 이기적이었네.”

“······응?”

“하지만 내게도 해명할 시간을 줘.”


나는 캔버스로 다가갔다. 166×112cm의 사이즈. 캔버스 위, 그녀가 흩뿌린 물감이 채 굳지 않고 조명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났다.


내가 그린 구역이 밑으로 향하도록 캔버스를 번쩍 들었다.


내가 그린 선과 마스킹 테이프 위로 물감이 달팽이가 점액을 남기는 것처럼 흘러내려갔다. 사실상 내가 그은 선들은 드문드문 드러난 검은색 흔적에 거기에 선이 있었다고 짐작될 뿐, 그녀의 물감에 파묻혔다.


적당량 흘렀다고 생각할 무렵 다시 캔버스를 바닥에 뉘였다.


아나스타샤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허탈하게 말했다.


“······왜 지금까지 그린 걸 망치는 거야. 그렇게 열심히 그렸으면서.”


미안한 감정은 있나 보다. 지금은 중요한 게 아니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말했다.


“마크 로스코. 알지?”

“당연히 알지.”

“마크 로스코는 추상 화가로 분류되지만, 본인을 추상주의자로 정의하지 않아. 색과 형태의 관계성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 색면 화가라고 불리는 이명과는 달리 말이야.”

“······.”

“그는 그림을 통해 인간의 가장 근본적임,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어. 그것이 색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는 색면 화가가 된 거지. 자, 지금 이 캔버스가 뭘로 보여.”


아나스타샤가 저벅저벅 다가와 건조한 눈길로 캔버스를 훑곤 말했다.


“흔하디흔한 추상화야. 4살짜리 아기들 그림이랑 구분할 수 없어.”


짐짓 슬픈 태도로 말하지만 난 그런 대답을 기대한 것이 아니다.


“흔한 추상화는 없어. 나는 추상화가 회화(繪畵)가 온전히 회화(繪畵)로서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예술이라고 생각해. 이념, 사상, 성격, 그 외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이 세상에 없던 것이 유일무이하게 유일무이한 작가로부터 탄생하게 되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넌 색깔을 정말 예쁘게 쓰더라.”


다소 뜬금없는 말에 그녀는 푸른 눈만 깜빡였다.


“재능인지 노력인지는 모르고 관심도 없어. 난 결과적으로 네가 색깔을 사용하는 감각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특히 은색이나 금색이 대단하지. 귀족적이야. 그리고 붉은색을 기조로 강렬한 색의 사용이 대단해. 나는 꿈도 못 꾸는 색 사용이야. 나는 너처럼 강렬하게는 못쓰거든.”

“······.”

“그래서 그런 거야. 난 여전히 추상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네 색깔을 망칠 수가 없었어.”


그녀는 내 시선을 피하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칭찬은 고맙지만, 이건 공동작업이야. 네가 아무리 그런 곳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해도 그렇게 되면 나 혼자 작업하는 거나 다름없어.”

“맞아.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려고 했지. 몬드리안의 표현을 과정으로 사용하고, 결과적으로 마크 로스코의 표현으로 완성하려고 했어. 이렇게.”


물감 속에 묻힌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냈다. 물감이 뿌려진 공간 사이사이에 무채색의, 혹은 검정색의 선이 생겨났다. 테이프와 캔버스 사이로 물감이 스며든 흔적도 있지만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다. 부드럽게 흐른 물감 속, 거칠게 남은 흔적.


“마크 로스코는 극소화한 표현을 통해 인간 감정의 깊숙한 부분을 건들지. 우리가 색종이를 보고 감동하진 않지만, 비슷한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며 사람들은 속에 담은 감정을 터뜨리지. 너의 작품도 비슷해 강렬하다는 건 사람의 가슴에 잘 와닿지. 난 그걸 더 효과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떠올렸을 뿐이야.”

“······이거 어떻게 한 거야?”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서 시선 이동을 제한했어 그림이 크게 보이도록 추상화에 직선, 사선의 구도를 적용한 거야.”

“······겨우 테이프랑 검은 물감만으로 내 표현을 극대화한 거야?”

“네가 그렇게 느꼈다면 성공한 거지.”


물감이 잔뜩 묻은 손으로 그녀가 본인의 얼굴을 가렸다.


“#$&@#!”


음······. 욕은 아니길 빈다.

빨강 (마크 로스코).jpg

마크 로스코의 <레드>입니다.

원제는 <무제>입니다만, 작품 구분의 편의성을 위해 후에 사람들이 붙이는 별명 같은 겁니다.


작가의말

그림판에 낙서해서 올려볼까 생각했지만, 역시 독자님들이 원하시는대로 상상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책임한 말이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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