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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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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연재수 :
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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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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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1
글자수 :
1,250,240

작성
19.05.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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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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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3쪽

*Four*

DUMMY

*Four*

시간 순서대로, 먼저 언급한 이름이 차로 방향.

1. 속옷 가게 카메라 : 강이슬과 이낙연 두 사람이 앞, 김준성과 김민국 두 사람은 뒤. 두 줄로 걸어갔다.

<특이사항> 김준성이 한 번, 김민국이 두 번, 그들의 오른손이 강이슬 치마와 살짝 겹쳐졌다.

2. 만둣가게 카메라 : 강이슬과 김준성이 앞, 이낙연 김민국이 뒤. 두 줄로 걸어갔다.

<특이사항> 이낙연이 세 번, 김민국이 한 번, 그들의 오른손이 강이슬 치마와 살짝 겹쳐졌다.

3. 오토바이 블랙박스 : 강이슬이 앞, 김준성 이낙연 김민국이 뒤.

<특이사항> 김준성이 한 번, 이낙연이 한 번, 김민국이 두 번 강이슬 치마와 살짝 겹쳐졌다.

*Four*


박수호는 강이슬이 도도한 표정으로 길가에 붙어서 걸어가고, 뒤에 세 사람이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으로 지나가는 장면을 보고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협조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말에 사십 대 턱수염이 가득한 네모난 얼굴의 남성이 낮고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메모리 칩 비용은 나중에 주시는 거 맞죠?”

“제가 내일 사비를 털어서라도 드리겠습니다.”

“경찰들 사정이 어쩐지 저도 친척 때문에 잘 압니다. 절차 때문에 잘못하면 한 달 뒤에나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 나중에 정식으로 받으면 제가 준 명함에 적힌 번호로 연락하세요. 그럼 관악 지구대로 바로 찾아갈 테니까. 알겠습니까?”


[신속 배달! 초고속 배달의 킹! 강극강!]


부아앙!

명함을 받자마자 출발해 앞으로 가버렸고, 박수호는 뒤에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감사합니다!”

강극강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고, 그가 사라지고 박수호는 다시 태블릿을 내려다보았다.

몇 번이나 재생하며 살펴보는 그는

웅웅

오른쪽 가슴에서 느껴진 진동에 왼손을 움직였다.

스마트폰을 꺼낸 그가 화면을 터치했다.

“남경위님. 받았습니다.”

-나 지금 아까 출발했던 곳으로 왔어.-

“바로 가겠습니다.”

박수호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바로 뛰어갔다.

일 분 정도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한 박수호는 곧바로 경찰차 조수석에 타려다가 멈칫한다.

“응?”

뒤에는 자신이 잡은 용의자들이 있는 걸 확인한 박수호가 차 문을 열었다.

자리에 앉은 그가 남혜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된 겁니까?”

“청소년들끼리 패싸움이 났다.”

“몇 명이요?”

“이십 명? 근데 웃긴 건 애들 학교가 금천이랑 구로라는 거야.”

“혹시 시흥대로에서 싸운 겁니까?”

“응.”

다섯 명 정도도 아니고, 수십 명이 싸운 거라면 중요한 사건이라서 관악경찰서와 금천 그리고 구로 모두 탐낼만한 사건이었다.

거기에 교육청과 각 학교, 학부모, 기자들까지 몰려들게 뻔했고, 여성청소년과가 사람들로 미어터질 게 분명했다.

“당분간은 정신없겠네요.”

“아무래도 그렇지.”

“그래서 지구대에서 조사하는 겁니까?”

“응.”

“피해자는요.”

“마침 찾아오신 부모님 차 타고 지구대로 갔어.”

“추가로 들어온 신고는 없습니까?”

“일단 위에서 우리는 이거부터 조사하라고 하셨어.”

“우리가요?”

“응.”

“우리는 간단한 조사만 하는 거고, 지구대에 있는 윗분들이 맡으셔야 하지 않습니까?”

“그건 나중에 얘기하자.”

“알겠습니다.”

부우웅.

차가 출발했지만, 거리를 가득 메운 차들 틈에 끼여 좀처럼 앞으로 가지 못했다.

박수호는 물끄러미 바깥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세 분 모두 같은 제이 대학교라고 들었습니다만.”

“예.”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인데 여긴 어떡하다 온 겁니까?”

“소개팅 때문에 왔습니다.”

김준성의 대답에 박수호는 뒤를 몸을 반쯤 돌렸다.


2 2, 2 2, 2 2.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노란색. 초록색 노란색,

이낙연은 고개를 바깥으로 돌린 채 있었고, 김준성은 박수호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의 바로 뒤에 있는 김민국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그의 턱 근육이 씰룩거리는 것을 발견한 박수호는 주머니에서 사탕 봉지를 꺼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내밀었다.

“우선 이거라도 드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두 사람은 받았지만, 김민국은 움직이지 않았다.

박수호는 그에게 사탕을 내밀었다.

“제일 긴장하고 계시는 거 같은데, 드세요.”

그의 권유에도 반응이 없자, 세 명 중 가운데에 앉은 김준성이 김민국의 옆구리를 살짝 친다.

“받아.”

그제야 김민국은 오른손을 내밀어 받았다.

“반말하시는 거 보니 아는 사이신 거 같습니다.”

그의 물음에 김준성이 웃으며 말했다.

“예. 같은 동아리 사람들입니다.”

“강이슬님도-”

“아닙니다. 그년- 아. 죄송합니다. 그 여자는 다른 동아리 소속입니다. 제 동아리 졸업반에 있는 여자애가 소개해줘서 만난 사이죠.”

“그런데 어쩌다가 세 분이 한 여성분과 같이 움직이게 된 겁니까?”

그의 물음에 김준성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두 명이 폭탄-”

“크음.”

남혜미 입에서 나온 소리에 김준성의 얼굴이 굳어진다.

“마음에 들지 않았고, 강이슬님이 저희와 술 마시는 것에 동의해서 같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 몰랐지만요.”

뒤통수라는 단어에서 남혜미의 눈이 가늘어진다.

“당신들 중 누군가가 그녀 엉덩이에 손을 대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있어. 다시 말해 뒤통수를 아니지 뒤를 만진 건 당신들이라고. 알아?”

그녀의 말에 이낙연이 발끈했다.

“목격자 말만 가지고 어떻게 압니까. 솔직히 목격자랑 그 여자랑 짜고 치는 걸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녀 말로는 이곳으로 여러분이 오자고 했다는데, 집도 여기가 아니라 강북에서 사는 피해자가 여기에서 장사한 사람이랑 어떻게 알고 지낸다는 거죠?”

남혜미의 말에 이낙연은 입을 다물었다.


2 1 1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

박수호의 시선이 김민국에게 향했다.


2 2


“화나신 거 같은데, 이유가 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의 물음에 김민국과 그가 눈이 마주쳤는데, 그의 물음을 대답한 건 김준성이었다.

“아. 그게 여성분이 대놓고 이 자식은 빼자고 말했었거든요. 그래서 아까 전부터 꽁해 있었습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아까부터라...”

박수호의 시선은 그들이 입은 롱코트로 향했다.

“같은 옷인데, 자세히 보니 살짝 다르군요.”

그의 물음에 이낙연은 살짝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원래는 같은 제품으로 맞추려고 했는데, 민국 형이 돈 없다고 자기는 싼 거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야! 그 얘길 여기서 왜 해.”

김준성이 타박하며 말했지만, 그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맺혔다가 사라졌다.


2 2


김민국 머리 위, 붉은색이었던 앞의 숫자 두 개가 검게 변하는 것을 확인한 박수호의 눈동자가 김준성에게 향했다.

“제가 주변 카메라를 확인해봤습니다. 그런데, 세 분 모두 그녀 치마와 겹쳐진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준성과 이낙연의 얼굴이 굳어졌다.


2 1 1.


초록색 붉은색 노란색.

두 사람 다 똑같은 색과 숫자였다.


2 2


붉은색 노란색.

부들거리는 김민국까지 스윽 훑은 박수호가 몸을 앞으로 돌렸다.

“다들 맨손이라서 쪽지문이라도 나오면 재판에서 무조건 집니다. 지금이라도 말씀하시면 정상참작이라도 되니까, 말씀하세요.”

그가 말을 마치고 나서 잠시 조용했던 차 안은 김준성에 의해서 깨졌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어디서 거짓말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려는 겁니까!”

“맞습니다. 저희는 절대로 만지지 않았습니다. 박수호 순경이라고 했죠? 나중에 저희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있습니다. 증거. 그리고...”

갑자기 정체가 풀려서 차는 빠르게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박수호가 계속해서 말을 했고, 나머지는 그의 말에 시시각각 표정이 달라졌다.

지구대 앞에 도착한 경찰차에서 내린 박수호가 뒷좌석 문을 열었다.

남자들이 차례로 내리고.


2 2, 4, 4


붉은색 노란색. 붉은색. 붉은색.

그들을 보는 박수호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맺혀 있었다.


*Four*

*Four*


지옥 같은 연휴가 끝나고 나서, 제일 많이 근무한 남혜미와 박수호에게는 하루의 근무 열외가 주어졌다.

검은색 패딩에 청바지,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남혜미가 두 팔을 쭉 폈다.

“으갸갸갸.”

“고생하셨습니다.”

“박순경도 고생했어. 그런데 박순경.”

“네?”

“일 끝나면 편하게 말한다며. 언제까지 존대할 거야?”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런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냥 내 차를 타고... 가지.”

이미 횡단보도가 있는 곳으로 뛰어간 그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신 남혜미는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너무 남자처럼 입고 다녀서 그런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나서 박수호는 중얼거렸다.

“남자처럼 입고 다녀서가 아닌데... 성격이-”

“저기요. 경찰 아저씨!”

뒤에서 들려온 여성 목소리에 박수호가 돌아보니, 그곳에는 크리스마스날 보았던 강이슬이 있었다.

짧은 붉은 치마와 상의로 추위가 아닌 패션을 선택했던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두꺼운 코트와 방한용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와 시선을 마주친 그녀가 숨을 고르는 사이, 박수호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두 사람에게 쫓기고 있습니까?”

“그건 아니고. 잠시만요.”

이십 초 정도 숨을 고른 그녀가 그에게 포장지로 감싼 네모난 물건을 내밀었다.

“선물 드리고 싶어서요.”

“죄송하지만, 경찰은 이런 거 받을 수 없습니다.”

“비싼 거 절대 아니니까. 받으세요.”

“알겠습니다.”

수호가 받자 그제야 활짝 웃은 그녀가 말했다.

“해피 뉴 이어.”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요.”

“아... 예. 하지만 이 선물은-”

“아저씨가 모아주신 증거 덕분에 대부분의 경우처럼 몇 달 동안 조사하느라 지연되지 않고 바로 재판에 넘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영상들을 찾으려고 수십 개의 가게를 돌아다니시면서 사장님들에게 일일이 고개 숙이고 사정했을지 모른다는 형사님 말을 들으니까, 이렇게라도 보답하고 싶었어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 전달이 더 원할하게 이뤄지게 된 시대에 들어섰다.

그건 경찰과 관련된 정보도 마찬가가지였는데, 무조건 경찰들의 요청에 응할 필요도 없고, 잘못하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처벌받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순순히 경찰에게 감시카메라를 보여주고 협조해주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날 제일 바쁜 시간에 하는 협조 요청을 순순히 들어줄 리 없었고, 박수호는 사장님들에게 고개를 깊게 숙여가며 부탁했다.

간신히 허락받아도, 대부분 영상을 확인하는 곳들이 좁고 구석진 곳이라서 체격이 큰 박수호는 불편한 자세로 동영상을 다운받느라 곤욕을 치렀었다.

그 과정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박수호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경찰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런 건-”

그녀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도움을 받은 시민으로서 고마움을 표한 것뿐이에요. 그리고 그 두 놈보다 저희 아버지가 돈이 훨씬 더 많고 힘이 좋거든요. 그래서 그쪽도 바로 죄송하다고 납작 엎드려서 조용히 합의하기로 했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의 말에 작게 미소 지은 박수호가 저 멀리 자기 차를 향해 걸어가는 남혜미를 살펴보며 말했다.

“잘 마무리되어서 다행입니다. 나쁜 놈들 잘못이긴 해도, 밤에 그렇게 춥게 다니시면 그런 놈들이 더 꼬입니다. 특히 술 마신 놈들이 돌아다니는 연휴에는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냥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생각하고 웬만하면 친구들과 함께 다니세요.”

“이번 일로 저도 조심하기로 다짐했어요. 그럼 나중에 봬요.”

말이 끝났을 때마침 신호등이 변했고,

“저기 나중이라...”

박수호의 말을 무시한 그녀는 다시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그러고는 대기하고 있던 차에 몸을 실었다.

“나중이라...”

고급 외제차가 떠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박수호는 몸을 돌렸다.

“철부지는 남혜미 경위만으로 충분하다고... 그래도.”

잠시 자신의 왼손에 있는 그녀의 선물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엔 작은 미소가 맺혔다.

“기분은 좋네.”


작가의말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댓글이 없으면 맥이 없어져서, 흐름이 끊어지거나, 글이 잘 안 써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꾸준히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오십 넘게 쭉쭉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비축분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중간마다 쉬는 타임이 생기더라도 꼭 완결까지 쓸 테니까, 비난 보다는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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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ur* +3 19.05.18 732 19 13쪽
60 *Four* +3 19.05.17 741 22 10쪽
59 *Three* +3 19.05.16 760 18 13쪽
58 *Three* 19.05.16 742 19 16쪽
57 *Two* +2 19.05.14 771 19 10쪽
56 *Two* +2 19.05.13 810 19 14쪽
55 *One* +3 19.05.12 842 20 15쪽
54 *One* +2 19.05.11 860 20 16쪽
53 *Zero* +1 19.05.10 845 19 12쪽
52 *Zero* +3 19.05.09 829 25 16쪽
51 *Zero* +3 19.05.08 926 22 15쪽
50 *ㅅ* +2 19.05.07 906 24 18쪽
49 *ㅅ* +3 19.05.06 879 23 15쪽
48 *ㅅ* +4 19.05.05 833 23 15쪽
47 *ㅅ* +3 19.05.04 853 24 20쪽
46 *ㅂ* +1 19.05.03 839 23 18쪽
45 *ㅁ* +1 19.05.02 890 23 16쪽
44 *ㅁ* +2 19.05.01 886 25 15쪽
43 *ㅁ* +1 19.04.30 984 27 16쪽
42 *ㄹ* +2 19.04.29 940 27 14쪽
41 *ㄹ* 19.04.28 982 27 12쪽
40 *ㄷ* +4 19.04.27 982 29 21쪽
39 *ㄷ* +4 19.04.26 975 23 18쪽
38 *ㄷ* +2 19.04.25 981 23 10쪽
37 *ㄷ* +3 19.04.24 966 25 13쪽
36 *ㄷ* +2 19.04.24 1,062 2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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