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a********* 님의 서재입니다.

멈춰져 버린 시간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darksun0110
작품등록일 :
2019.09.09 15:33
최근연재일 :
2020.02.28 13:08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819
추천수 :
92
글자수 :
512,919

작성
20.01.03 14:55
조회
16
추천
1
글자
12쪽

끝과 시작 (4)

DUMMY

문이 왜 안 열리는 걸까? 밖에 따로 뭐 적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잠그는 것도 안에 있는데 이 문이 갑자기 열리지 않는다고? 그것도 수진쌤이랑 여기 단 둘이 있는데?


"자... 장난치지 말라니깐? 얼른 열어 윤수야."


"진짜로 안 열린다고요! 저기요! 문 좀 열어주세요!"


나는 당황을 해서 밖에 소리를 질렀다. 근데 아까까지 있던 학생들이 다 나갔는지 밖에서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수진쌤도 문 앞으로 와서 소리를 질렀다.


"애들아?! 장난치지 말고 얼른 문 열어!"


이건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다. 그랬으면 밖에서 인기척이라도 느껴졌을 텐데 그런 게 1도 없었다. 아무래도 문이 고장이 나버린 모양이다. 거기다가 여기는 겨우 환기 정도 시킬 수 있는 작은 창문뿐이었다.


"어쩌지...? 맞다 전화! 윤수야 너 얼른 전화해봐."


"아 맞다. 잠시만요!"


나는 전화를 하려고 내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찾았다. 근데 이상하게 내 주머니는 텅텅 비워져 있었고, 거기에서 나오는 건 하얀 먼지뿐이었다.


"뭐해...? 전화기 가지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러다가 나는 문득 생각이 났다. 아침에 충전이 안돼서 배터리 없는 상태로 하루를 보내다가 내 핸드폰은 지금 다목적실에서 충전기와 함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러고 놓고 왔었으니깐...


"다목적실에... 두고 왔어요."


"뭐?! 야... 거짓말이지?"


"진짜예요. 충전하느냐고 두고 왔어요."


내 말에 수진쌤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 또한 수진쌤 옆에 주저앉았다. 이럴 때 도움이 안 되다니. 나 진짜 한심한데? 거기다가 이 상태면은 나랑 수진쌤 내일까지 여기 있어야 하는 거야?


"어떡해... 여기 꼼짝 갇혀있게 생겼네."


"그럴 일 없어요. 일어나 봐요."


나는 수진쌤을 일으켜서 창문 밑에 앉히고는 거기서부터 팔에 힘을 줘서 뛰었다. 그리고는 문에 부딪혔다. 근데 역시 문이 철로 되어 있는지라 아무런 상처 없이 멀 짱 했다. 다만...


"아! 겁나 안 열리네!"


내 팔만 부러지는 듯이 아팠다. 영화에서는 이런 문도 몸으로 부딪혀서 열었는데 역시 그건 영화에 불과한 건가? 아 진짜 무슨 방법 없을까? 창문은 너무 작고 말이야...


"그냥 너도 앉아. 어차피 나 가방 교무실에 두고 와서 누군가 와서 열어줄 거야."


"그걸 보장할 수 있어요?"


"당연하지. 교무실에 내가 강당 갔다 온다고 했으니깐. 일단 앉아서 이거 마셔."


수진쌤은 그러면서 나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나는 그 물을 한입 마시면서 자리에 앉았다. 수진쌤은 포기를 한 건지 아니면 정말 그걸 믿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까 막 당황하던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우리 둘만 이렇게 있는 거 오랜만이네?"


"오랜만이긴요. 얼마 전에 루... 리랑 싸우고 난 다음에 쌤네 집에 갔었잖아요."


말을 하다가 갑자기 나는 루리가 생각이 났다. 루리 앞에서는 수진쌤 생각을 했었는데 이젠 수진쌤 앞에서 루리 생각을 하는구나 나... 정말 쓰레기 같다니깐.


"윤수한테 루리는 정말 소중했나 봐?"


갑자기 수진쌤이 그렇게 말을 하면서 굉장히 부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루리도 날 그런 눈으로 볼 때가 있었다. 내가 루리 앞에서 수진쌤 얘기를 하면 더욱더 말이다.


"솔직히 모르겠어요. 소중... 했는지 아닌지는. 루리랑 사귀면서도 쌤 생각이 났었거든요."


"내... 생각?"


"네. 이게 루리가 아니라 쌤이면 어떨까라는 생각."


이젠 해어졌으니깐 할 수 있는 얘기를 그렇게 나는 수진쌤에게 하고 있다. 분명 루리랑 있을 때에는 그게 수진쌤이길 바랬다. 물론 지금은 수진쌤이 루리였으면 그런 생각은 나지 않는다.


"갑자기 무슨 소리래..."


그나저나 수진쌤 얼굴이 빨개졌잖아? 정말 귀여운데? 어...? 거기다가 지금 수진쌤 갑자기 본인 볼도 손으로 감싸잖아? 요즘에는 막 들이대더니 갑자기 이러는 거야?


"오랜만에 쌤 예전 같네요?"


"예전...? 왜 요즘엔 안 그랬어?"


"뭐랄까... 일부로 더 붙으려고 하고 말 걸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굳이 안 그러셔도 되는데."


"...안 그러면 네가 더 힘들어 할거 같아서. 네가 아니라고 해도 난 책임을 느끼거든."


"쌤..."


아까까지만 해도 소녀 같은 모습을 보이던 쌤의 얼굴이 어느새 본인 나이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래 난 이런 수진쌤을 좋아했다. 계속해서 변하지만 그래도 어른다운 수진쌤을 말이다.


"그러니깐 기운 내라고. 내가 옆에서 너 도와줄 테니깐."


"... 네."


수진쌤은 그러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 미소... 내가 가장 좋아했던 미소다. 보기만 해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은 그 미소. 이게 현실인지 헷갈렸던 그 미소 말이다.


역시 난 여전히 수진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근데 예전에는 보기만 해도 두근대고 만나고 싶었던 그런 좋아함 이였다면 지금은 같이 없어도 그 사람 생각하면 미소가 나올 것만 같은 그런 좋아함인 거 같다.


"저도 역시 쌤이 좋아요."


"고맙네? 그렇게 말해줘서."


**


1시간 정도 지났다. 수진쌤이랑 계속해서 말을 이어서 했다. 루리 얘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우리의 관계...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우리의 이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말이 끊겼다. 왜냐하면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 불도 들어오고 그러지만 정말로 여기서 하룻밤을 지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말이다.


"쌤 진짜로 오는 거 맞죠...?"


"그럼. 올 거야..."


나는 슬슬 의심을 하기 시작했지만 수진쌤은 여전히 믿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뒷 말이 늘어지는 거 보니 수진쌤도 의심을 하기 시작을 한 모양이다. 거기다가 아까부터 수진쌤이 옆에서 몸을 흔들거리고 있다.


"추우세요 쌤?"


"아니. 그게..."


수진쌤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중얼거리면서 얼굴이 다시 빨개졌다. 나는 못 들어서 그저 뭐지 하면서 쳐다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설마...


"화... 장실이요?"


"응. 화장실... 급해."


그러면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망한 모양이다. 물론 나보다 더 망한 사람은 수진쌤이겠지만 이거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고. 여기서 화장실이 급하시다면...


"안 되겠다. 쌤 잠깐 나와보세요."


"응? 왜..."


나는 수진쌤을 옆으로 밀어 내고 위에 있는 창문을 보았다. 확실히 나갈 수는 없지만 거기를 통해서 소리는 지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적어도 지나가는 사람 한 명쯤은 있겠지.


그래서 나는 옆에서 공이 담겨 있는 작은 박스에서 공을 꺼낸 뒤 그걸 받침대 삼아 창문과 최대한 가까이 얼굴을 갖다 대었다. 근데 아무도... 없었다.


"에이 몰라... 살려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나는 그러면서 창 밖으로 소리를 질렀다. 참고로 창 밖은 운동장이 보였다. 강당이 운동장에 지어져 있기 때문에 바로 옆에 축구 그물이고 그 반대편으로 쭉 가면 교문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곳을 향해


"문 좀 열어주세요!"


그러면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있지 않아서 들리지도 내 소리가 닿지도 않았다. 나는 그래도 포기를 않고 계속 소리를 질렀지만 결국 아무 대답도 없자 지치기 시작했다.


"윤수야 그... 그만. 괜찮아."


"뭐가 괜찮아요! 쌤 참으면 안 된다고요!"


"그... 그래도. 일단 참아..."


나는 수진쌤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질렀다. 지금 여기 안보이더라도 교내에서 한 명쯤은 들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데 강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강당 문 열렸다. 여기요! 문 좀 열어주세요!"


나는 다시 소리를 질렀고, 수진쌤도 놀라서 같이 소리를 질렀다. 한 1분 정도 소리를 지르니 그제야 누군가 우리가 있는 문 앞으로 걸어왔고 문을 열려고 하였다.


'어...? 누구 계세요?'


"네! 문 좀 열어주세요!"


우리의 목소리가 급해 보였는지 그 사람은 문을 열려고 노력을 하였다. 근데 밖에서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자 나도 수진쌤도, 아마 밖에 있는 그 사람도 당황을 한 거 같다.


'문이 안 열려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람 불러올게요!'


그 사람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밖으로 다시 뛰어갔다. 나는 그래도 사람이 올 거라는 희망에 바닥에 앉았지만 수진쌤은 슬슬 한계가 왔는지 앉지 못하고 서있었다.


"... 나 어떡해.."


"네? 왜요 쌤?"


"너... 아파트 들어가면서 화장실 참아 본 적 있어?"


"네 있죠..."


"근데 엘리베이터가 자꾸 안 내려와. 그러다가 엘리베이터 탔어. 그러면 어때?"


"터질 거 같죠...?"


"... 지금 그게 나야."


수진쌤은 그렇게 갑자기 고백을 하더니 몸을 배배 꼬았다. 아 망했다. 이 상태에서 누가 와서 문을 열다가 수진쌤 갑자기 터... 터지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이러면 정말로 망해버린다고.


그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아마 사람을 불러온 모양이다. 하지만 수진쌤은 못 참겠는지 자꾸 몸을 배배 꼬으면서 벽에 기대었다. 정말로 한계인 거 같다.


"나... 어떡해..."


"괘... 괜찮아요 쌤. 조금만..."


그 순간 문이 열렸다. 근데 밖에는 소란스러운 것과 달리 한 사람만 있었다. 그리고 내 뒤에서는 들리지 말아야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어...? 선배님?"


문 앞에는 루리가 서 있었고, 손에는 꼬챙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밖에서 그냥 꼬챙이를 가져와서 문을 재낀 모양이다. 하지만 뒤에서는 이미 일이 터진 모양이다.


"아 루리야 그게..."


"여기 어떻게 계신 거예요?"


루리는 아무래도 눈치를 못 챈 모양이다. 냄새(?)도 다행히도 송진 냄새와 새 공 냄새 때문에 나지 않았다. 하지만 수진쌤의 얼굴은 이미 터질 거처럼 빨개져있었다.


"아 문이 망가졌나 봐. 근데 넌 어떻게 연거야?"


"이걸로 재꼈어요. 애니에서 그렇게 하길래..."


"아하... 고마워 루리야."


나는 뒤에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루리에게 평소처럼 말하기 시작을 하였다. 그러자 루리의 표정은 살짝 찌그러졌지만 루리 말처럼 선후배처럼 대하기도 해서 루리는 그냥 넘어가는 모양이다.


"어? 근데 바닥에 물이...?"


그때 루리는 바닥에 떨어진 물을 발견을 하였다. 수진쌤은 루리의 말에 당황을 하였다. 하지만 나는 이럴 거 같아서 아까 수진쌤이 준 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 아 미안. 물을 내가 흘렸다..."


나는 그러면서 수진쌤 쪽으로 물을 좀 뿌렸다. 덕분에 수진쌤의 옷도 물에 젖었다. 그래서 조금은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 오... 아니 그 수분(?)도 물로 가렸다.


"아... 그럼 제가 가서 대걸래 하고 가져올..."


"아니야 루리야 먼저 가. 내가 여기 정리할 테니깐. 수진쌤도 가야 된다고 했잖아요."


"응? 아... 응..."


수진쌤은 내 말에 얼른 밖으로 나왔고, 루리도 약간 의심을 하면서 일단 먼저 갔다. 나는 한숨을 쉬며 상황을 잘 넘겨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수진쌤이 내 옆에 붙었다.


"미안... 그리고 고마워."


그 말을 나만 들리게 말을 하고는 얼른 밖으로 뛰어갔다. 나 살짝 변태 같긴 한데 방금 수진쌤 굉장히 귀여웠는데 나 정상이지? 아니면 나 변태인 건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멈춰져 버린 시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번주 중으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20.02.25 13 0 -
공지 다음 한주는 연재 쉽니다 20.01.31 12 0 -
공지 휴재 공지 19.12.25 12 0 -
98 한 여름밤의 꿈 (2) 20.02.28 12 0 12쪽
97 한 여름밤의 꿈 (1) 20.02.26 12 0 11쪽
96 이제 진짜 시작이지? (4) 20.02.24 14 0 12쪽
95 이제 진짜 시작이지? (3) 20.02.21 14 0 11쪽
94 이제 진짜 시작이지? (2) 20.02.19 13 0 12쪽
93 이제 진짜 시작이지? (1) 20.02.17 17 0 12쪽
92 이젠 정말... (3) 20.02.14 17 0 11쪽
91 이젠 정말...(2) 20.02.12 17 1 11쪽
90 이젠 정말...(1) 20.02.12 14 1 11쪽
89 그녀들 (1) 20.01.31 17 1 11쪽
88 이제는 뭘까? (9) 20.01.29 15 1 11쪽
87 이제는 뭘까? (8) 20.01.27 16 1 11쪽
86 이제는 뭘까? (7) 20.01.24 14 1 11쪽
85 이제는 뭘까? (6) 20.01.22 20 1 13쪽
84 이제는 뭘까? (5) 20.01.22 14 1 13쪽
83 이제는 뭘까? (4) 20.01.17 15 1 12쪽
82 이제는 뭘까? (3) 20.01.15 21 1 11쪽
81 이제는 뭘까? (2) 20.01.13 17 1 12쪽
80 이제는 뭘까? (1) 20.01.10 18 1 11쪽
79 끝과 시작 (6) 20.01.08 16 1 12쪽
78 끝과 시작 (5) 20.01.06 19 1 12쪽
» 끝과 시작 (4) 20.01.03 17 1 12쪽
76 끝과 시작 (3) 20.01.01 19 1 12쪽
75 끝과 시작 (2) 19.12.30 18 1 11쪽
74 끝과 시작 (1) 19.12.27 19 1 13쪽
73 탓 (4) 19.12.23 16 1 12쪽
72 탓 (3) 19.12.20 46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