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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님의 서재입니다.

멈춰져 버린 시간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darksun0110
작품등록일 :
2019.09.09 15:33
최근연재일 :
2020.02.28 13:08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823
추천수 :
92
글자수 :
512,919

작성
19.12.27 13:23
조회
19
추천
1
글자
13쪽

끝과 시작 (1)

DUMMY

"루리야 그게..."


나는 너무나도 당황을 했고, 수진쌤도 마찬가지로 내 뒤에서 놀라서 손을 떨면서 루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루리는 행동 하나도 바뀌지 않은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내 대답을 기다렸다.


"그..."


"왜? 나는 알면 안 되는 거야?"


"그게..."


그때 루리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하지만 그걸 신경 쓰지 않은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나는 일단 루리 앞으로 다가가 루리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루리는 자신의 팔을 뒤로 뺐다.


"만지지 마."


"... 여기서 말고 옥상 가서 얘기하자."


"...."


루리는 아무 말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고는 먼저 옥상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그 뒤를 따라서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수진쌤이 나의 팔을 잡았다.


"미안해..."


"쌤이 미안할게 뭐가 있어요. 다... 제 잘못인데요."


나는 수진쌤의 팔을 풀고 아무렇지 않다는 미소를 지었다. 물론 수진쌤이 보기에는 엄청 어두워 보일게 뻔하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최대한 아닌 척을 하며 루리를 따라서 갔다.


하지만 루리는 이미 먼저 가서 옥상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나도 옥상 안으로 들어갔다. 루리는 표정 하나 없이 뒤돌아서 나를 빤히 쳐다보며 나의 대답을 기다리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면 됬지? 말해 그러면."


"너랑 싸우고... 수진쌤네 집에 갔었어."


"... 나랑 사귀면서도 갔었던 거야?"


"아냐. 거의 안 가다가 이번에 딱 한번 간 거야."


나는 약간 변명처럼 말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이라고. 너랑 사귄 다음에는 수진쌤네 집에 안 가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너한테 집중을 하려고 노력을 했단 말이야.


"... 그래서? 가서 일렀어? 우리 싸웠다고?"


"이르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아니잖아 루리야."


루리는 여전히 날 차갑게 보고 있었다. 어제 쌈 주던 루리의 모습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았고,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런 루리의 모습만 남아있다.


"그럼 뭔데? 그래서 가서 얘기 안 했어?"


"... 했어."


내 말에 루리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 또 나 때문에, 내가 판단을 잘못해서 루리를 울리고 말았다. 나는 달래 주려고 루리에게 다가갔지만 루리는 그런 날 밀었다.


"오지 마 제발. 그 눈빛으로 날 보면서 오지 말라고!"


"루리야..."


"이렇게... 하면 오빨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난 최선을 다했어. 오빠가 좋아할 거 같은 행동 하고, 오빠가 좋아한 일들을 열심히 했어. 근데... 난 결국 오빠를 가질 수 없구나."


다 맞는 말이다. 처음에 봤을 때 소심하고, 자기 할 말은 하지만 그래도 히키코모리에 사람과 어울리기 힘들어했던 게 루리였다. 나랑 지내면서 내 영향으로 조금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루리는 다 바뀐 게 아니었다.


나는 그저 루리가 원래 이런 애였나 하면서 의심도 해보고 했지만 결국 루리는 노력을 한 것이다. 나랑 사귀고 싶어서. 나랑 그저 같이 있고 싶어서 말이다.


"최악이네 역시 나..."


"아니? 오빠가 최악 아니야. 더 최악인 건... 여전히 그런 오빠가 좋은 나야."


나는 그 말에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처음 봤던 그 루리의 눈빛과 얼굴이 지금 내 앞에 나타나고 있다. 날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나는 왜 또 이렇게 된 걸까...


"오빠... 차라리 오빠가 나보고 해어지자고 하면 안 돼? 나 더 이상 못할 거 같아. 근데... 말할 자신도 없어..."


"......"


"부탁이야... 제발 그렇게 말해줘..."


루리는 그러면서 나에게 애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라도 다 버리고 루리를 봐야 할까? 그전에 나한테 그럴 용기가 있을까? 그리고 그럴 수 있을까?


솔직히 여전히 내 마음 한구석엔 수진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게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알고 있지만 놓지 못하겠다. 날 그렇게 밀어내고 그래도, 그리고 날 그렇게 붙잡으려고 루리가 노력을 해도 그게 마음처럼 되지가 않는다.


그럼 난...


"루리야..."


정말로 루리한테 그렇게 말을 해야 할까?


"... 알겠어."


지금 내가 하는 판단이 맞는 걸까?


"우리 그러면..."


"해어지자. 미안해..."


**


학교가 끝나는 이 시간까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무엇에도 집중을 하지 못했고, 머릿속에는 정말 한 가지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차라리 오빠가 나보고 해어지자고 하면 안 돼?'


이제는 정말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말이다. 살면서 잘못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로 인해서 큰 아픔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결국 또 그랬다.


루리가 특히나 그렇게 말을 할 때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내가 그제야 정말 루리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고, 루리한테 감정 소모만 하게 하였다. 그래서 결국 루리는 그런 부탁까지 한 것이다.


솔직히 아직도 나는 느낀다. 루리가 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또 나란 사람을 제대로 봐준 것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거지 못하고 루리의 마음을 깨트려버렸다. 혼자 지내던 그 애한테 정말 큰 실수를 한 거 같다.


그래서 더 루리가 걱정이 되었지만 무슨 배짱으로 루리를 찾아갈 수도 없었다. 오히려 지금 가면 루리한테 더욱더 상처만 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생각 때문에 지금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을 지경이다.


"오늘 왜 그래...?"


그때 내 옆에 있는, 나의 짝인 김지연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수업 내내 내가 이러고 있자 김지연도 옆에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신경은 쓰였지만 별로 대꾸를 하고 싶지는 않았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아니긴 너 오늘 아침부터 계속 이랬는데. 왜..."


"신경 쓰지 말라고! 자꾸 내 일에 다 신경 좀 쓰지 마. 너무..."


나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김지연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교실 내의 애들이 다 나를 쳐다보았다. 김지연도 놀라서 움찔거렸고, 그러다가 바닥을 쳐다보았다.


"... 미안해. 부담스러웠나 보네. 알겠어... 앞으론 안 그럴게."


김지연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교실에서 나갔다.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짜증 났다. 또 내가 이런 행동을 하여서 또 다른 상처를 주었다. 나는 자꾸 왜 이러는 걸까? 차라리 내가 없으면...


나라는 존재가 없으면 지금 같지 않을까? 그 누구도 아픔도, 피해도 없지 않을까? 나 한 명만 없으면 다들 행복해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가방을 메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는데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루리와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두 눈이 퉁퉁 부어있었고,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


"...."


루리도 나도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쳤다. 그래 차라리 루리를 이젠... 놔주자. 그래야지 루리가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그게... 루리한테 더 좋은 일이지.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자꾸만 머릿속에서 루리의 생각이 났다. 루리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루리와의 첫 키스, 같이 잠을 자던 거, 같이 데이트를 한 것까지.


그래서 나는 마지막으로 루리와 한마디만 하자는 마음으로 계단을 다시 올라갔다. 그리고 루리의 팔을 잡았다. 루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루리..."


"... 왜요 선배... 님? 할 말 있으세요?"


그때 루리는 뒤돌아서 나에게 그렇게 말을 했다. 평소처럼 오빠 라든지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니라 예전처럼 나를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루리의 턱을 타고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그... 그게..."


"죄송해요. 저... 학생회 가봐야 돼서요. 할 얘기 없으면... 저... 저... 보내주세요..."


루리는 눈물을 참으면서 그렇게 말을 하였고, 나는 잡고 싶었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그러자 루리는 일부로 미소를 지으면서 뒤돌아 다시 올라갔다. 단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고 그대로 갔다.


나는 루리가 올라가고 나자 계단에 주저앉았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루리는 필사적으로 나에게서 벗어나려고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었고, 그 상태에서 내가 붙잡으면 루리에게 더 상처만 줄 거 같았다.


특히나 나는 그 선배라는 말이 너무나도 아팠다. 이젠 정말로 끝이구나. 나의 잘못 때문에, 루리에게 계속 상처를 주어서 이렇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날 받아주지 않더라도 사과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냐면... 그것도 루리한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 무엇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많은 학생들이 그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반복했다. 몇몇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했고, 몇몇은 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고, 그저 루리 생각뿐이었다.


"... 여기 있었네?"


그때 내 앞에 친근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살짝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아까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수진쌤이였다. 아마 나의 모습을 보고는 이 곳으로 온 모양이다.


"선생님... 오늘은 정말 혼자 있고 싶어요."


"그래. 집에 가자. 쌤이 데려다줄게."


"... 아니에요. 오늘 그냥 혼자..."


"너 혼자 가면... 내가 너무 미안해서 그래. 같이 가게 해줘."


다른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수진쌤은 그걸 신경 쓰지 않고 나에게 그렇게 말을 하였다. 그래서 나는 일어나서 수진쌤의 얼굴을 보았다. 아침과는 다르게 수진쌤의 얼굴도 말이 아니었다.


"쌤은 왜 이렇게 어두워요..."


"내가 너네 해어지게 했잖아. 그래서... 미안해."


"해어졌다고 말도 안 했는데요?"


"너 얼굴에 쓰여있어. 그리고 아까 들었어..."


"네?"


**


윤수와 헤어지고 루리는 계단 위를 올라가면서 윤수가 안보이길 바랬다. 그리고 몇 계단 더 올라가고 난 뒤 루리는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루리는 정말 이렇게 되길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기엔... 마음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때 루리 앞으로 수진이 걸어왔다. 루리는 눈물을 참으며 아닌 척을 하려고 했는데 수진이 루리의 앞에 서서 못 가게 막았다. 루리는 그럼에도 가려고 했지만 수진은 그런 루리의 어깨를 잡았다.


"놔주세요. 제발..."


"미안해... 루리야."


수진은 갑자기 루리 앞에 고개를 숙였다. 루리는 당황을 했다. 왜냐면 다른 학생이 보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이 벌어질 거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에는 단 한 명의 학생도 없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쌤?! 그러지 마세요..."


"나 때문에 너네가... 해어져서 정말로 미안해."


수진은 루리가 막았지만 그래도 사과를 하였다. 어떻게 보면 가장 상관없는 인물이 수진이라고 루리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루리는 윤수가 일방적으로 수진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쌤 잘못 없잖아요. 그저 오빠가..."


"알아. 하지만... 나도 윤수 몰래... 좋아했었어."


"쌤..."


루리는 수진의 대답에 당황을 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은 놓이기 시작했다. 엄청 힘들고 마음은 아프지만 그럼에도 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랬구나. 다행이네요... 쌤 같은 사람이 오빠 곁에 있어서."


"루리야..."


"전 괜찮아요! 뭐... 첫사랑은 원래 안 이루어진 데잖아... 요..."


루리는 괜찮은 척을 하려고 했지만 눈물이 계속 앞을 가렸다. 수진은 그런 루리에게 다가가서 루리를 품에 안았다. 그러자 루리는 수진의 품에서 눈물을 터트렸다.


"너무 분해요... 나도... 오빠랑 잘해보고 싶었는데."


"... 그럼 잡지 그랬어. 왜..."


"오빠 마음엔 제가 없는걸요? 아니... 있더라도 그 이상으로 차지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에요."


"...."


"내가 온갖 노력을 다해도 잡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너무 지쳤어요. 더 해봤자 상처만 될 거 같고."


"... 미안..."


"쌤이 미워요... 그리고 부럽고... 그러니깐..."


"응..."


"오빠...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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